자막
피터 : 복잡계 물리학으로 지도를 보면, 카페와 학교가 새롭게 보인다고요? 경제와 인간을 탐구하는 경제인문학 지식쇼. 오늘 복카데미에서는 ‘통계물리학’ 전문가 김범준 교수님과 함께 거대한 시스템을 안에 복잡하게 얽힌 우리 생활 경제를 물리학으로 심플하게 해부하고, 해석하는 스킬을 배워보려고 합니다. 안녕하세요, 교수님.
교수님 : 안녕하세요.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 김범준입니다.
피터 : 오늘 교수님께서 저희를 유능한 해부학자로 만들어주신다고 들었는데요.
교수님 : 해부학자로 만들어드릴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그런데 생각해보니까 해부학하고 비슷한 부분은 있습니다. 제가 연구하고 있는 통계 물리학 그리고 복잡계 과학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전체를 이해하기 위해서 일단 구성 요소로 그걸 작은 부분에 먼저 집중하고요, 그것들이 모여서 상호작용을 통해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연구하는 그런 방법을 사용하니까요, 사회 현상도 많은 사람들이 사회 연결망을 통해서 서로 연결을 하고 그럼으로써 커다란 규모의 사회 현상을 만들어 낼 수 있잖아요. 그래서 복잡계 과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이런 관점으로 경제현상, 사회현상 그리고 물리현상 같은 것들을 비슷한 사고 방식으로 연구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피터씨, 자 먼저 두 마을이 있다고 생각해보세요. 두 마을을 각각 A마을, B마을이라고 부를게요. 면적은 똑같아요. 그런데 A마을에는 100명이 살고 있고요, B마을에는 800명이 살고 있어서 사람의 숫자가 차이가 납니다.
피터 : 그러면 인구가 여덟 배 차이가 이렇게 나네요.
교수님 : 자 그다음에 또 스스로 상상을 해 보세요. 피터 씨가 별다방 회장님이에요. 축하드립니다.
피터 : 어우 너무 좋네요.
교수님 : 네 그런데 회사의 예산이 지금 딱 두 마을에 딱 45개의 커피숍을 낼 수 있는 예산만 있어요. 그러면 문제는 두 마을에 커피숍 45개를 설치하는데 피터씨가 이 별다방의 회장님으로서 A마을과 B마을에 각각 몇 개씩의 커피숍을 설치하는 것이 좋을까요? 가 질문입니다. 커피숍 하나당 손님이 몇 명이 될까를 생각하면 900을 45로 나누면 되니까 커피숍 하나당 20명의 손님이 가면 돼요. 그런데 A마을은 100명의 손님이 있으니까 20명씩 다섯개 커피숍이 있으면 되고요, 한편 B마을은 800명이 살고 있으니까 거기에는 40개 커피숍을 설치하면 A마을과 B마을 어디서 커피숍 주인이 장사를 하든 옆 마을이 부러울게 없죠. 다 똑같습니다. 이렇게 되는 상황을 물리학자들은 평형 상태라고 불러요. 근데 흥미롭게도 경제학에서 상당히 유사한 개념이 있는데요. 경제학에 이 것을 균형이라고 불러요. 자 여기까지가 이제 그 회장님으로서 피터 씨가 몇 개씩 커피숍을 설치할까를 생각하는 문제입니다. 만약에 커피를 마시는 손님이라면 어떤게 가장 중요할까요?
피터 : 아 뭐 물론 커피 맛하고 가격 같은 것도 중요하겠지만 뭐 같은 체인이니까 똑같겠죠. 그러면 거리가 제일 중요하죠. 커피마시러 뭐 한시간 운전하지 않잖아요.
교수님 : 앞에서 A마을과 B마을이 둘 다 면적이 똑같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A마을은 커피숍이 다섯개밖에 없는 거예요. 그러면 마을 사람들은 자기 집 근처에 가장 가까운 커피숍까지 가려면 한참 가야 될 수 있죠.
피터 : 그러니까요. 불편하겠네요.
교수님 : 그럼 커피를 마시는 손님이라면 옆 마을과 우리 마을과 면적은 똑같으니까 커피숍의 개수가 똑같은 걸 더 좋아하겠죠.
피터 : 그렇죠.
교수님 : 근데 그렇게하면 별다방 회장님은 이게 효율적인 상황이 아니게 돼요, 똑같은 숫자가 되면 A마을은 사람이 100명밖에 안사는데 거기는 커피숍이 너무 많은 거에요.
피터 : 네 돈을 덜 벌겠죠.
교수님 : 맞습니다. 그래서 A마을, B마을에 커피숍 45개를 어떻게 나눠서 설치하는게 좋을까 그 질문을 누구한테 물어보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는 거에요. 자 이번에는 커피숍이 아니라 A마을, B마을 모두를 관장하는 교육청에 교육감이 되신거에요.
피터 : 이건 조금 다른 문제네요. 왜냐면 아이들 학교 가는 거리가 부모로서 진짜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요. 멀면 더 위험하고 길도 많이 건너야 되고 이거는 조금 더 공평하게 비슷하게 지어야 될 거 같은데요.
교수님 : 그래서 학교의 경우에는 커피숍과 달리 학생들의 통학거리가 중요하다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 거죠. 이때 제가 통학거리라는 개념을 생각할 때 떠올였던 경제학의 개념이 있는데요, 경제학에서는 이것을 기회비용이라고 불러요.
피터 : 아 기회비용!
교수님 : 제가 이 통합거리를 기회 비용과 연결했을 때 생각했던 것은 그 기회 비용을 사회 전체로 확장한 것, 사실 모든 사람이 지불하는 기회 비용의 전체 총합 같은 거겠죠. 그런 걸 사회적 기회 비용이라고 부를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이럴 때 많이 써요. 교통 정체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길에서 낭비하는 사회적 기회 비용이 1년이면 얼마나 된다. 그런 식의 근데 여기서 통합 거리도 학생의 위험 같은 건 사실 그 물리학자들이 생각하는이 간단한 모형에 반영하긴 좀 어렵거든요. 그래서 제가 상상했던 건 상상의 마을에서 부모님이 아이를 매일같이 운전해서 학교로 데려다 준다라고 생각하면 우리 사회 전체로는 굉장히 큰 사회적 기회 비용이 돼요. 부모들이 낭비한 시간 곱하기 우리 사회에서 한 시간당 생산성을 곱하면 그게 바로 여기서 부모들이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기 위해서 길에서 낭비하는 시간 때문에 발생하는 어떤 경제적 손실이라고 우리가 추정할 수 있겠죠.
교수님 : 커피숍의 경우에는 그 손님 숫자가 커피숍 다 균등한게 가장 최적의 배치 방법이 되는 거였는데요, 학교라면 사회적기회 비용을 모든 학교가 똑같은 정도로 공평하게 분담하는 상황 그게 가장 효율적인 그런 학교의 배치가 되는거죠.
피터 : 그게 조금 복잡해지니까 저는 계산 못할 것 같아요.
교수님 : 재밌게도 각 학교가 사회적 기회 비용을 똑같은만큼 분담하는 그런 상황은 A 마을에 학교가 9개 B 마을에는 학교가 36개가 될 때입니다.
피터 : 아 커피숍 상황과 확실히 다르네요. 어 진짜 같은 뭐 조건인데도 카페와 학교 그 건물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이 답이 달라지네요.
교수님 : 네 커피숍의 경우에는 수익이 다 공평한게 가장 최적이고 학교의 경우에는 통학거리가 모든 학교가 균등한 것이 그게 최적의 상황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아주 간단한 문제인데도 불구하고 답이 무려 우리가 찾은 답이 세 개가 있다라는 것이 상당히 흥미로웠죠.
피터 : 오 그러네요 어떻게 그럴수 있죠?
교수님 : 제가 연구하고 있는 분야가 복잡계 과학 분야인데요, 이쪽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구성 요소 사이에 상호작용에 기반해서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를 연구한다라고 말씀을 드렸었어요. A마을, B마을에 대한 상상의 작은 사고실험의 결과인 거죠
피터 : 교수님 그런데 이게 진짜 리얼 그 현실에도 적용할 수 있어요?
교수님 : 제가 이 데이터 분석할 때 알파 값을 측정해서 어느 정도는 그 의미를 생각해 볼 수 있었어요. 표를 보시면 왼쪽에 있는 시설물들은 알파의 값이 상당히 1에 가까워요. 한편 오른쪽은 1보다는 작죠. 왼쪽은 돈 버는 데죠. 오른쪽은 공공 기관입니다. 그래서 영리를 추구하는 커피숍과 같은 그런 기관들이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그 방식하고 학교 그리고 뭐 소방서 같이 공공의 성격을 갖고 있는 기관들이 우리나라에 분포하는 방식이 다르고 다르다는 것을 앞에서 소개해드린 이 알파라는 숫자로 우리가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저는 상당히 흥미롭다고 생각했어요. 이 지도를 보면 사실 앞에서 우리가 나눴던 이야기들이 훨씬 더 명확하게 보이는 것 같아요.
피터 : 보건소는 곳곳에 다 있네요.
교수님 : 국민들에게 정부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 그것에 맞춰서 보건소는 그래도 우리나라 전역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구나라는 걸 이 지도에서 우리가 금방 확인해 볼 수 있었어요.
피터 : 이거 진짜 알파 값의 의미가 더 명확하게 보이는 거 같아요. 지도를 통해서. 사회적 기회 비용이 더 강조될수록 알파값이 더 낮아지는 것 같아요.
교수님 : 예 맞습니다. 그래서 이 연구를 하고 나서 제가 생각을 해본게 그 어떤 공공의 성격이 중요한 그런 기관들 그런 것들을 그 영리 추구의 목적으로 그 분포시키는 것이 사실은 이게 맞는 걸까라는 고민을이 연구를 통해서 조금 하게 됐어요. 자 오늘 이제 그 피터 님과 통계 물리학의 관점으로 물질 현상들 그리고 사회 현상 이런 것들을 모두 포함한 복잡계를 연구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함께 이야기 나눠봤는데요. 저는이 복잡계를 연구한다는 것이 복잡한 세상을 이해하는 나만의 지도를 만드는 것이다라고 생각해 보기도 했습니다.
피터 : 이해하기 쉽게 이렇게 요약해주셨네요. 물리학적인 관점으로 이렇게 문제를 이렇게 대하면 크게 이렇게 보였던 문제들도 그 해답을 의외로 진짜 작고 어떻게 보면 사소한 것에서 찾을 수 있는 거 같아요. 어 진짜 신기하네요. 오늘은 김범준 물리학 교수님과 함께 했고요, 복카데미에 궁금한 점은 꼭 댓글에 남겨주세요. 그럼 다음 시간에 다시 만날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