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12회] 경제모형의 이해와 활용

등록일
2025.11.1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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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금요강좌
담당부서
경제교육기획팀
첨부파일

자막

[제1012회] 경제모형의 이해와 활용
(2025. 10. 31(금), 경제모형실 거시모형팀 강석일 과장)

(강석일 과장)

오늘 금요강좌에서는 경제모형의 필요성과 경제전망이나 정책분석에 있어서 모형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하는데요. 깊게 파고들 수록 해야되는 내용이 굉장히 많아지기 때문에 이걸 전부 다룬다기보다는 경제모형을 큰 틀에서 어떻게 바라보고 이해해야 되는지, 그리고 실질적으로 어떻게 활용하는지 감을 잡으실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재작년에 비슷한 주제로 금요강좌를 했었었는데 이번에는 그래도 좀 더 좀 친화적이고 이해하기 쉬운 방향으로 가다듬어 봤고요. 그리고 재작년에도 웃긴 얘기는 웃기게 얘기를 하려고 했는데 아무도 안 웃으셔서, 웃긴 얘기다 싶으면 자유롭게 웃으셔도 되니까 그렇게 생각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경제전망의 필요성 ] (p.1)

아무래도 경제모형이 활용되는 가장 중요한 활용처는 경제전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일단 경제전망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 이야기 드리려고 합니다. 우선은 피상적으로는 경제전망이 중요하다는 것에 다 공감대가 있을 것 같은데 좀 구체적으로 얼마나 중요한지 어떤 점에서 중요한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다양한 통화정책이 있지만 가장 대표적으로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통해서 정기적으로 기준금리 결정을 하는 통화정책을 하고 있는데, 이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정책, 기재부나 정부에서 하는 재정 측면에서의 정책도 가장 중요한 요소가 시차가 존재한다는 겁니다. 말 그대로 정책을 시행하고 그게 파급이 돼서 효과가 나타나는 데까지는 바로바로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시차가 변동하는지조차 좀 가늠하기 어렵게 변동성이 있고. 그 시차가 어떻게 발효되는지에 대해서도 항상 예의 주시를 해야 됩니다. 유명한 경제학자인 밀튼 프리드먼이 예전에 아주 재미있는 예시를 통해서 시차가 어떤 의미인지 좀 설명했는데요. 원래는 샤워실의 바보라고 설명이 돼 있는데 바보라고 하기엔 좀 가혹한 거 같아서 그냥 샤워실에서 물 온도를 맞추는 걸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자기 집에서 샤워할 때는 능숙하게 잘할 수도 있는데 어디 놀러 가거나 새로운 곳에서 샤워를 하게 되면 가끔씩 물 온도가 처음에 너무 차갑게 나올 때는 빨리 뜨겁게 하려고 뜨거운 물로 밸브를 빨리 돌리는데 바로바로 일어나지를 않으니까 계속 돌리다가 갑자기 어느 순간 엄청 뜨거워져서 또 급하게 찬물로 했는데, 또 반응이 없으니까 더 이렇게 하다가 또 찬물이 나오고 이걸 무한반복하면서 영원히 원하는 적정 온도를 못 맞추면서 고생한다는 게 비유의 포인트인데. 말하자면 밸브를 통해서 정책을 결정을 할 때 실제로 물 온도로 반영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건데요. 이게 얼마나 걸릴지를 잘 알고 있으면 그 시간에 맞춰서 미리 선제적으로 정책을 펼칠 수도 있고, 정책을 펼쳤는데 효과가 언제 나올지를 잘 알고 있으면 그 시간을 잘 버티고 넘어갈 수 있을 텐데, 이런 걸 알지 못하면 샤워실의 바보처럼 계속 밸브를 왔다 갔다 하면서 부작용이 또 다른 부작용을 낳게 되는 그런 악순환이 지속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밸브를 통해서 물 온도가 어떻게 변하는지에 대해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예측하는 것은 그런 의미에서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 경제정책으로서의 경제전망 ] (p.2)

그리고 경제전망은 정책의 수단일 수도 있지만, 중요한 목적이자 중요한 상품 그 자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우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경제전망을 하는 것은 통화정책을 판단할 때 있어서 기준이 되기 때문에 이거를 잘 살피는 것은 중요하고요. 정기적으로 하고 있는 한국은행뿐만 아니라 주요 국책기관이나 심지어 민간 투자은행 등에서도 경제전망을 주기적으로 발표를 하고 있는데 특히 공공기관에서의 경제전망은 경제주체들에 있어서 의사결정을 할 때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 자체로 중요한 공공 정보이자 공공재가 됩니다. 오른쪽 그림을 보면 아마 어릴 때 다들 이런 경험이 있을 텐데 부모님이나 어른이 운전을 할 때 뒤에서 아기가 언제 도착하냐고 계속 보채잖아요. 근데 아무래도 언제 도착하냐고 할 때 대답을 안 하면 대답해 줄 때까지 끝까지 계속 물어보게 됩니다. 근데 이제 10분 뒤면 도착한다 이렇게 말하면 10분은 대체 뭐냐 이런 식으로 질문을 하기는 하지만 아이가 납득할 수 있는 대답을 해 주면 그 답이 설령 조금 틀린다고 해도, 예를 들어 실제로는 생각보다 더 오래 걸렸지만 지금 봤을 때 어느 정도에 도착할 수 있다, 이런 얘기를 들으면 좀 진정이 되잖아요.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운전하다가 화장실이 엄청 급할 때가 있는데 네비에 찍힌 숫자를 보고 좀 안도할 때가 있거든요. 내 몸이 나도 모르게 반응을 한다고 볼 수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도 경제전망 자체가 좀 중요합니다. 이게 얼마나 어떻게 지속될 것인가를 알려 줄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고 네비게이션처럼 앞으로 100m 뒤에 우회전을 해야 된다, 아니면 100m 뒤에 공사구간이 있다. 이런 식으로 앞부분을 미리 전망을 해 주는 것 자체가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경제전망의 역할 ] (p.3)

그러면 경제전망이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구성되고 어떻게 돼야하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많은 분들이 궁극적으로 경제전망뿐만이 아니라 모든 측면에 있어서 날씨를 예측한다든지 미래 주가를 예측한다든지 수정 구슬 같은 영험한 게 있어서 그 안에서 전망이 완벽하게 되면 그게 최고로 좋은 전망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당연히 전망의 종류에는 저런 수정 구슬로 맞혀야 되는 영험한 힘을 빌려서만 해야 되는 전망이 있을 수도 있지만 과학적으로 운영돼야 하는 통화정책에 있어서 경제전망은 이런 수정 구술로 되는 숫자 예측을 넘어서서 그 뒤에 논리와 가정이 구체적이고 명시적으로 좀 드러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전망 자체의 숫자를 딱 아는 그 사실보다도 왜 이러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왜 이런 전망을 하게 됐는지에 대해서 그 배경을 설명하는 것이 경제 전반의 흐름을 이해하고 앞으로 또 어떤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지에 대해서 훨씬 더 풍성하게 얘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은 스토리텔링 ] (p.4)

그래서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은 스토리텔링에 훨씬 더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거는 8월에 있었던 통화정책방향 중에서 기자간담회에서 총재님이 하신 말씀을 일부 발췌했는데요. 매번 기자간담회 때 자주 나오는 질문 중에 하나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상향을 했는데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변동이 없이 가게 된 배경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다음과 같이 실제로 답변이 되어있는데요. 우선은 경제심리 개선으로 소비 회복세 등과 또 반도체 경기 호조가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민간 소비와 수출 부분에 있어서 원래 전망보다도 조금 더 상향되었다 이런 설명이 있고요. 내년 같은 경우에는 글로벌경제 관련해서 여러 가지 이슈 때문에 그런 이슈들이 구체화되고 본격화되면서 수출 둔화폭이 좀 더 커질 가능성을 염두에 뒀을 때 25년에 올라간 성장률의 흐름이 26년에는 반영이 안 될 수도 있다, 이런 식으로 설명이 되는데. 단순히 숫자가 0.1 올랐다, 이번에 변동이 없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설령 그게 정확하다 한들 그렇게 숫자만 딱 제시한다면 다른 생각이 있거나 아니면 다른 판단이 있거나 이런 거를 어떻게 반영해야 될지 생각하기가 어려울 텐데요. 그렇기 때문에 왜 이걸 이렇게 했는지에 대해서 근거를 밝히고 그 근거가 논리적이고 합당한지에 대해서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는 것이 숫자 자체를 얘기하는 것보다 혹은 그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경제전망의 목표 ] (p.5)

그러면 경제전망이라는 게 아까 말씀드린 수정 구슬이라고 쉽게 얘기를 하긴 했는데. 오늘은 AI나 기계학습 같은 최근에 아주 각광을 많이 받고 있는 모형들을 염두에 두면서 계속 말씀을 드리고 싶은데요. 제가 생각했을 때 경제전망에 있어서 중요한 포인트를 비율을 섞어서 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AI가 특히 초창기에 많은 각광을 받고 처음에 중요한 개선점이나 발전안으로써 많이 제시가 됐던 게 자동차 번호를 인식한다든지 혹은 지금 보시는 것처럼 강아지와 고양이 사진을 보여주고 이후에 계속 트레이닝을 시킨 다음에 실제로 강아지나 고양이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게 강아지인지 고양이인지 맞혀보라고 하는 식으로 했을 때, 요즘은 거의 오답률이 없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굉장히 잘 맞힐 겁니다. 그 이유는 고양이와 강아지 사진을 몇십억 장을 학습을 하게 되면 데이터가 축적이 됨에 따라서 그 특성들이 통계적으로 학습이 될 텐데. 그 과정에 있어서 불확실성은 사실상 거의 사라지게 됩니다. 쉽게 말해서 거의 안정적인, 매우 낮은 확률로 수렴을 하게 될 겁니다. 돌려 말하면 사진이 많으면 많을수록,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불확실성은 제거되는 방향으로 가게 되는데. 반대로 또 비슷하지만 좀 다른 이슈는 주사위를 굴렸을 때 무슨 숫자가 나오느냐를 맞히는 문제가 있습니다. 아마 기계한테 주사위를 10만 번, 몇 억 번을 굴려도 제대로 된 학습이 있다면, 그리고 사실 이거는 정답이 있긴 하죠. 정육면체의 기본적인 주사위를 굴렸을 때 무슨 숫자가 나올 것이냐에 대한 과학적인 답은 똑같은 확률로 숫자 1부터 6까지 동일한 확률로 나올 것입니다. 쉽게 말해서 숫자 1은 1/6의 확률로 2 3 4 5 6 모두 1/6의 확률로 숫자가 나올 것이다. 그래서 가운데 기대값은 아마 3.5죠 정확히는. 어쨌든 그런 식으로 저희가 줄여나갈 수 없는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중요한 포인트는 어떤 문제들은 정보가 쌓이면 쌓일수록 명확해지는 부분이 있지만 주사위 굴리기와 같은 문제들은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이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이거는 어느 시점에서는 데이터가 많이 쌓인다고 하여도 그 불확실성을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경제를 전망하는 게 강아지와 고양이를 구분하는 문제라기보다는 주사위를 굴렸을 때 무슨 숫자가 나오느냐에 훨씬 가깝다고 생각하는데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연속으로 주사위 숫자를 굉장히 여러 번 맞힌다고 하였을 때, 어떻게 맞혔냐라고 했을 때 지난번 꿈에서 봤다라고 할 수도 있고 아니면 굉장히 납득 가능한 나의 동체 시력이 엄청 좋아서 이걸 다 봤다라고 할 수도 있고 근거는 되게 다양하게 될 수 있습니다. 근데 문제는 사후적으로 왜 그 숫자가 나오는지 붙일 수 있는 이유는 5만 가지가 될 수 있는데, 이거를 사전적으로 왜 이런 일이 일어날 것인지 이런 현상에 대해서 어떤 불확실성은 얼마나 있는지에 대해서는 말할 수가 없을 겁니다. 그리고 설령 그렇게 말을 해도 반복적인 현상을 관측하면서 데이터가 쌓여 나가면서 그런 문제들이 수정이 되겠죠. 그래서 경제를 전망한다는 건 숫자를 맞히는 그 행위보다도 실제 경제의 진짜 문제는 주사위가 대체 몇 개의 면을 갖고 있는지, 그 면에 무슨 숫자가 있는지, 심지어는 주사위의 모양이 일정한지, 어떤 쪽은 면이 훨씬 넓고 어떤 쪽은 면이 되게 작아서 어떤 모양으로 굴러 나갈지 이런 거를 예측하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겁니다. 거기에 추가적으로 경제구조가 변하고 산업구조가 바뀌고 여러 가지 훨씬 더 복잡한 현상에 의해서 주사위의 모양 자체가 또 변화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이거를 숫자를 정확하게 예측하려고 하는 행위는 당연히 중요하고 끝까지 추구해야 되는 목적이기도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불확실성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식별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좋은 모형이 해야되는 중요한 역할은 우리가 사전적으로 알 수 있는 부분과 알 수 없는 부분의 선을 명확하게 그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쉽게 말해서 주사위 예로 돌아가면 좋은 경제전망이라는 것은 과학적으로 주사위의 확률이 어떻게 되느냐를 답하듯이 주어진 가능한 현상들이나 이벤트에 대해서 서술하고, 그 가능성이 어떻게 되는지 확률적으로 분포가 어떻게 되는지를 말할 수 있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 경제전망과 경제모형 ] (p.6)

그래서 이제는 본격적으로 경제모형에 대해서 얘기해 보려고 하는데요. 지금까지 경제전망이 무엇이고 어떤 역할이고 목표는 무엇이고 또 우리가 전망을 해야 되는 대상인 경제란 어떠한 개념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 말씀드렸는데, 그러면 이 시점에서 모형에 대한 정의를 처음엔 조금 추상적으로 말씀드리자면 경제모형은 계속 변하고 어떻게 관측할 수 없고 알 수 없는 무형의 어떤 존재이지만 분명히 있는 경제라는 개념을 정합적 틀에 잘 담아내는 것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경제구조에 대한 관점을 구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자면 당연히 가장 진실에 가까운 진짜 경제모형을 구현하는 것이 중요할 수도 있지만, 사실 무병장수 불로장생처럼 불가능한 목표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저희가 정말 더 나은 모형을 만들려고 노력해야 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이것을 정말 진실되고 오차가 하나도 없는 완벽한 모형을 만들어내는 식으로 방향이 잡혀 있다기보다는 모형 제작자의 생각을 명시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훨씬 중요합니다. 그래서 특히 모든 면을 다 아울러서 총 망라해서 하나의 완성된 모형을 만들다기보다는 생각해 보고자 하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그리고 또 전달하고자 하는 부분을 중심으로 구축하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모형이라는 건 쉽게 말해서 친구들과 편한 자리에서 간단하게 시작할 수 있는 토론 같은 게 있을 수 있는데. 가위바위보를 하는데 가위가 더 좋은 거냐 바위가 더 좋은 거냐 보가 더 유리하냐 이런 식으로 말로만 얘기하기 시작하면 아마 끝도 없이 순환되고 끝나지 않을 텐데, 이거에 대해서 자기의 생각을 왜 이렇게 생각하는지 가정을 세우고 전제를 명시화해서 나의 논리가 이렇다. 라고 하는 누구나 공유할 수 있고 똑같이 관찰할 수 있고 명시적으로 잘 드러난 생각의 틀을 제시해 주면 그걸 보고 너는 이런 생각을 이 가정 때문에 했구나. 그럼 이 가정이 달라지면 너의 생각도 달라지려나? 서로 그런 식으로 좀 발전적으로 이야기가 진행이 될 수가 있겠죠. 예전에 경제이론의 옛날 역사에서도 아마 교양수업이나 경제학원론 수업을 들어보신 분들은 들어보셨을 수도 있는데 예전에 현재소득과 항상소득 중에 소비를 무엇이 결정하느냐? 아니면 소득이 소비를 결정하느냐? 반대로 소비가 소득을 결정하느냐? 이런 경제학적으로 되게 중요한 논쟁들이 많았는데. 이거를 그냥 입으로 계속 싸우려면 끝도 없이 싸우게 됩니다. 심지어 말하다가 너 10초 전에 방금 그 소리 반대로 얘기했는데 왜 이번엔 또 뒤집어서 얘기하냐?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게 되는데 말하는 본인도 내가 무슨 가정을 갖고 있는지 말하다 보면 좀 뒤틀릴 수가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경제모형은 정합적이고 일관적인 생각을 잘 표현하고 전달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러한 의견을 받고 피드백을 받고 개선해 나가기 위해서 명시적으로 논리적으로 잘 표현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좋은 모형이란 무엇일까 ] (p.7)

그러면 그렇게 생각의 틀을 담아내는 것은 알겠는데 그러면 실전적으로 어떠한 모형을 좋은 모형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얘기를 할까 합니다. 제가 그냥 넘겨짚자면 많은 분들이 최근에 정말 급변하고 있는 산업현장을 생각해 봤을 때 기계학습이나 인공지능이나 심지어는 경제모형까지도 굉장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모형을 만드는 게 어떤 소수의 특정한 직업이나 산업군에 속한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내용이었다면 아마 앞으로는 모형을 만드는 게 엄청 복잡하고 어떤 수준을 넘어서는 모형뿐만이 아니라 간단한 모형이라도 누구든지 다뤄야 되는 세상이 오고 있는 거 같은데. 그런 면에서 주제 넘게 몇 가지 조언이나 경험을 공유해 보려고 하는데요. 우선 좋은 모형이란 무엇일까에 대해서 아주 오래 전에 이미 유명한 통계학자인 조지 박스가 '모든 모형은 다 틀렸는데 일부는 쓸모가 있다' 라고 논문에 썼는데요. 나중에 모형 만드시고 혹시 누군가가 좀 불만 사항을 제기하면 이 내용을 잘 기억했다가 활용하시면 그 상황을 모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근데 저 얘기를 했을 때 실제로 전달하고자 하는 논문의 후반부에 좋은 모형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 아주 크게 딱 두 가지로 정리를 했는데, 하나는 다룰 수 있을 만큼 간단해야 된다는 것과 또 하나는 한계의 명확성이라고 해서 내가 이 모형을 만들 때 놓치게 된 부분은 무엇인지를 잘 인지하고 있어야 된다고 했습니다. 그 옆에 그림으로 보시는 자동차 사고실험에 쓰는 더미가 굉장히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는데, 일단 먼저 다룰 수 있을 만큼 간단해야 된다. 즉 유용함에 있어서 우리가 자동차 사고실험을 할 때 더미가 한 번 만들 때 몇백 억씩 든다 그러면 아마 실험을 거의 진행을 못 하겠죠. 실험을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좀 다양하게 써 봐야 되는데 너무 비용이 많이 든다든지, 모형 하나당 몸무게가 100톤이 넘어서 이걸 들고 차에 싣고 이렇게 할 수도 없을 만큼 너무 무겁다든지, 아니면 너무 정교하게 만들어서 조금만 움직여도 바사삭 부서져 버리면 또 활용할 수 있는 가치가 많이 떨어지겠죠. 그래서 우리가 하고자 하는 실험이나 시뮬레이션을 활용할 수 있을 만큼 간단해야 된다는 게 첫 번째 덕목이고요. 그리고 또 고려해야 되는 건 내가 이 모형을 이렇게 간단하고 활용할 수 있을 만큼 규격화했을 때 혹은 명시화했을 때 내가 놓치게 된 부분이 무엇인지를 계속 인지하고 있어야 된다는 것입니다. 자동차 더미 얘기로 계속 해 보면 사용할 수 있을 만큼 가벼워야 되니까 플라스틱으로 만들었다고 치면 이게 플라스틱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실제 인간의 피부나 조직이랑은 또 느낌이 다르겠죠. 그러면 실제로 차를 크게 박아봤을 때 플라스틱은 부서져버리는데 인간의 피부는 그거랑 좀 다르게 행동한다든지 아니면 인간은 또 심지어 앞에 환경이 어떻게 펼쳐지는지를 보고 반응을 하기 때문에 더미는 그냥 팔 축 내려놓고 자동차를 박아 버리는데 먼저 팔을 들어올린다든지 몸을 피한다든지 그런 행동을 또 인간은 할 수도 있잖아요. 그러면 그런 부분을 내가 놓치고 있다는 걸 감안을 했을 때 비로소 더미를 갖고 한 실험을 통해서 인간이 사고를 당했을 때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전문적인 판단을 가미할 수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결과를 해석하고 활용할 때 있어서는 그 한계가 내가 놓치게 된 부분이 무엇인지를 잘 인식하고 있는 것이 모형을 만들고 활용하는 사람이 갖춰야 될 덕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말씀드리고 나면서 느끼는 게 첫 번째 덕목은 모형이 가져야 될 덕목이라고 할 수 있고 두 번째는 모형을 활용하는 사람이 명심해야 되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 요즘 뜨는 인공지능/기계학습과 경제모형 ] (p.8)

여세를 몰아서 요즘에 뜨고 있는 인공지능/기계학습 모형과 일반적으로 지금 많이 사용하고 있는 전통적인 차원에서의 경제모형을 비교를 해 볼까 합니다. 학계 수준에서는 당연히 인공지능과 기계학습이 경제학계에도 많이 들어와 있고 활용 방도도 굉장히 점점 광범위해지고 있는 것도 사실인데, 반면에 경제학이 조금 인공지능과 기계학습의 모형과 결을 달리하는 부분도 분명하게 있습니다. 우선 인공지능하고 기계학습의 모형이 작동하는 중요한 구성 원리는 아까 강아지 고양이 사진 인식할 때 말씀드린 것처럼 데이터를 정말 총동원해서, 심지어는 그것이 판단을 할 때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인간의 시선이나 관점에서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못하는 모든 요소까지 총 망라해서 육안으로 드러나지 않는 패턴까지 전부 포착을 해서 상관관계를 극대화하는, 패턴의 일관성을 극대화하는 데 좀 주력이 되어있습니다. 심지어 이 패턴을 파악하는 메커니즘 자체도 다양한 차원에서 비선형성이 기반이 되기 때문에 데이터 설명력이 극대화 됩니다. 비선형성이라고 하면 어떤 변수가 이만큼 올랐을 때 그 결과는 이만큼 변한다, 이 관계가 매번 일정하지가 않다는 겁니다. 그래서 이거는 어떻게 보면 인간의 직관적인 사고는 가격이 이만큼 오르면 수요가 이만큼 떨어진다. 이렇게 1:1의 선형적인 일반적인 관계로 일반화해서 받아들이는 게 좀 직관적인 인식이라면, 기계는 가격이 올랐을 때 날씨가 어떻고 날짜가 언제였으며 심지어는 인구 구성이 어떻고 그런 모든 요소들을 굉장히 복잡하게 청기가 올라가고 백기가 내려가고 빨간기는 안 올라가고 내렸다가 이런 모든 인풋이 다 들어갔을 때 그 패턴이 결정이 되는데, 그거를 사람의 인지능력으로는 해석하거나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정도로 굉장히 복잡해집니다. 많이들 사용하고 계실 것 같은 대규모 언어 모형 같은 GPT나 Gemini 같은 언어모형 같은 경우도 문장 하나 분석하고 예측하는 데 있어서 단어 하나에 할당되는 게 몇천 개의 관계를 기본적으로 구성을 하는데. 그 몇천 개의 관계를 또 몇만 개의 레이어를 통해서 연결을 하기 때문에 이거를 어떻게 대화를 하고 예측을 하느냐를 설명할 때 있어서는 아마 인간의 말로 서술하기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제가 경제학의 잘 알려져 있는 이론이라고 할 수 있는 필립스 방정식을 예시로 비교를 해 보고 싶은데요. 먼저 가운데 위에 있는 거시라고 괄호쳐져 있는 식을 보시면 이거는 경제학 이론에서 이렇게 저렇게 도출이 된 결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의 물가상승률 인플레이션은 내일 물가가 얼마나 상승할지에 대한 기대와 또 지금 실물경기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그리고 기타의 부수적인, 이 두 관계와 상관없이 외생적으로 주어진 기타 요인 이렇게 세 개로 나뉘어진다라고 해석을 할 수가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거시 식의 우변에 처음 보시는 물가상승률 기대가 굉장히 안정적이어서 변화가 없다라고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그렇다면 오늘의 물가상승률하고 실물경기의 관계는 안정적으로 앞에 제가 알파벳 K를 붙여 놨는데 K의 관계만큼 움직이겠죠. 예를 들어 K가 0.3이라면 실물경기가 1% 올라가면 물가는 그 과열된 실물경기에 의해서 0.3% 올라갈 것이다. 이렇게 모형이 설명을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이런 관계에 있어서 저 K가 어떻게 구성이 되느냐, K가 왜 0.3이냐 이런 거는 실증분석을 통해서도 얘기할 수도 있고 아니면 이론적으로 가격의 경직성이라든지 유통구조라든지 기업의 수요에 대한 탄력성, 대체탄력성 이런 경제학적인 개념을 활용해서 숫자를 우리가 얘기할 수 있을 텐데요. 반대로 기계학습이나 인공지능 같은 모형의 경우에는 제가 일부러 어떤 함수가 어떤 형태로 되어 있는지 명시를 안 했는데 실제로 그렇기 때문입니다. 저 F라는 함수 안에 정말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데이터가 들어가서 이게 어떤 관계로 맺어질지에 대해서도 제약을 풀어 놓고 최대한 표본을 많이 넣어서 트레이닝을 시켜서 물가상승률을 제일 잘 맞히는 그런 모형을 하나 만들어 와라. 혹은 만들도록 저희가 조율을 해서 이게 트레이닝을 통해서 나올 수 있겠죠. 말 그대로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해서 오늘의 물가가 얼마나 오를 것이냐 이런 거를 예측하는 게 기계학습의 기본 아이디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부터는 약간 어려운 얘기일 수도 있는데, 제가 기타요인하고 전망오차라고 각 식 끄트머리에다가 붙여 놨는데 제가 단어를 좀 고심하기는 했습니다. 우선은 전망오차라고 하는 기계학습부터 보면 f 안에 있는 거는 인풋이기 때문에 내가 이러이러한 조건과 환경이 있을 때 물가상승률이 어떻게 될 것이냐라고 기계한테 물어보면 저 방대한 데이터 통해서 나오는 결과값을 말을 하겠죠. 근데 그게 실제로 내가 테스트를 했을 때 오늘의 물가상승률과 좀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거는 직관적으로 전망에 있어서의 오차라고 저희가 말할 수 있는데, 전망오차는 제가 요인이란 단어를 일부러 안 썼는데 요인에는 원인과 결과라는 그런 인과관계적인 요소가 암시적으로 내포되어 있기 때문에 제가 그렇게 표현했습니다. 돌려 말하면 전망오차는 정말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다 맞혀보려고 했는데 그래도 알 수 없는 요소 정도로는 말할 수도 있지만, 구체적으로 이게 왜 틀렸는지에 대해서 복기를 하기에는 상당히 까다롭습니다. 불가능하다고 말씀드리기에는 조금 과도한 표현인 거 같고 아마 기계학습이나 AI도 이 부분에 있어서 지금 점점 더 노력을 많이 하고 있고 실제로 많은 연구들이 진행이 되고 있는데. 우선은 기본적으로 전망오차를 그냥 극소화하는 데 주력하다 보니까 이 전망오차가 어떠한 원인으로 나왔는지에 대해서 이렇게 직관적으로 혹은 이론에 기반해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거시모형 같은 경우에는 물론 이것도 요인을 완벽하게 분해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지금 제가 식을 하나만 써서 그렇긴 한데 경제모형은 이런 필립스 방정식을 비롯해서 수많은 경제이론에서 나온 모형 식들이 통합적으로 합쳐져서 하나의 체계를 이루고, 그 체계 안에서 여러 모형에서 반영하지 않은 요인들이 외생적으로 설정이 되어 있는데. 구조가 잘 갖춰진 모형의 경우에는 그 요인들이 어떠한 사이드에서, 어떤 경제 이론에서, 어떤 측면에서 유발됐는지에 대해서 요인 분해를 할 수가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서 이게 설명하지 않은 수요 측면에서 나온 요인인지, 공급 측면에서 온 요인인지, 예상치 못한 정책 때문에 일어난 부분인지, 아니면 대외 경제현상 때문인지 이런 식으로 요인을 분해할 수가 있는데. 아까 제가 처음에 경제에 있어서 불확실성은 본질적인 요소라고 말씀드린 거를 좀 감안을 한다면 요인을 분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할 수도 있겠다라는 거를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 경제전망의 상호작용성 ] (p.9)

그 측면에서 조금 더 깊게 들어가자면 경제전망이 정말 어려운 이유 중에 또 하나는 경제라는 것이 상호작용을 하기 때문입니다. 아까 강아지와 고양이 사진 얘기를 또 말씀드리면 기계가 강아지와 고양이 사진을 확인하는 과정에 있어서 강아지와 고양이가 관찰당하기 때문에 모양을 바꾼다든지 행태를 바꾼다든지 하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즉, 어떤 데이터를 습득하고 패턴을 인식하는 데 있어서 그 패턴의 구조 자체가 변하는 것에 대한 우려는 없다는 뜻입니다. 반면에 경제전망 혹은 분석은 우리가 경제정책을 펼치는 입장에서 더더욱 생각해 보면 관찰하고 전망하는 행위 자체에서도 이미 상호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거의 이 정도면 양자역학에 가까운 수준으로 얘기가 가는데, 말 그대로 어떻게 보면 가위바위보 게임을 생각해도 좀 비슷할 것 같은데요. 내가 이 사람이 가위를 낼 것 같다고 예측을 하면 내 행동이 바뀔 테고 내 행동이 바뀌는 걸 상대방이 또 예측하면 상대방이 가위를 낼 확률이 또 바뀌겠죠. 그러면 그 모습을 또 관측하는 내 자신은 또 행위를 바꿀 테고 이런 식으로 상호작용이 끊임없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거에 그치지 않고 아마 들어보신 분들도 많을 텐데 로버트 루카스가 예전에 거시경제가 케인즈 학파에 의해서 굉장히 각광을 많이 받고 있을 때 경제정책을 분석하는 방법론에 있어서 중요하게 간과하고 있는 부분을 굉장히 강하게 짚어주면서 소위 말해서 루카스 비판이라고 오늘날 잘 알려져 있는 중요한 이야기를 했는데요. 중요한 메시지를 딱 하나만 전달하자면 정책이 바뀌면 경제주체의 최적의 선택이 바뀌기 때문에 그동안 관찰해 왔던 경제 양상을 바탕으로 한 정책이 무효화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필립스 방정식을 기반으로 이게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해서 말씀을 드릴 텐데요. 아마 아까 제가 물가상승률 기대가 굉장히 안정적이라고 가정을 했을 때라고 말씀을 드린 걸 기억하실 텐데 물가상승률 기대가 정말 변하지 않고 안정적이라면 인위적으로 좌변에 있는 물가상승률을 올리면 실업률이라고 나와 있는 우변의 요소가 떨어지게 될 것이다. 이런 통계적으로 우리가 모형을 잘 추정하면 그 숫자 k값을 잘 알아서 거기에 대해서 정책적인 함의를 내릴 수가 있을 겁니다. 그래서 아마 이거는 통계적으로 모형을 잘 추정했기 때문에 굉장히 신뢰가 있는 숫자다라고 그 시절에는 그렇게 얘기했을 수 있을 겁니다. 근데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부분이 물가상승률의 기원이 어디서 오느냐를 경제주체들은 항상 생각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동안의 물가상승률은 여러 가지 인위적이지 않은 다양한 요소 때문에 일어난 것이고 이러한 경제구조 패턴 하에서는 물가상승률하고 그 당시 필립스가 주창한 아이디어에 의하면 실업률 간의 역의 관계가 잘 나타났을 텐데, 이 패턴을 이용해서 정책을 펼치려고 했을 때 사람들이 물가상승률이 인위적으로 아무 이유 없이 단순히 실업률을 내리기 위해서 올라간다라고 예상하게 되면 물가상승률 기대 자체도 상승하게 됩니다. 내일의 물가상승률 기대가 오늘의 물가상승률보다도 훨씬 더 오르게 되면, 이 식에서 나와 있듯이 실업률은 더 오르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게 루카스가 정확하게 비판했던 부분인데요. 즉, 사람들의 기대 그 당시 합리적인 기대라고 표현을 했는데 합리적인 기대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명시적으로 고려하지 않으면 정책에 있어서 이러한 간단한 식을 통해서 분석을 하고 데이터에 축적된 패턴을 바탕으로 과거의 패턴만으로 정책적인 변화를 예측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할 수도 있다라는 게 루카스 비판의 중요한 포인트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정책을 펼칠 때 중요한 요소는 어떤 변수가 변할 때 이 변수의 상호작용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 말할 수 있어야 되는 거고요. 이 경우에는 물가상승률 기대가 오늘 안 나타나고 내일 바로 반영될 이유, 오늘 물가상승률을 올린다는 것을 사람들이 인지하게 됐을 때 내일의 행동이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질문을 해야 되는데.

[ 경제모형의 꽃: 정책 분석 ] (p.10)

그 질문을 하기 위해서는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 구조를 잘 파악하고 있어야 된다라는 게 루카스 비판의 제일 중요한 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루카스 비판만 해도 몇 시간이고 중요한 얘기를 해야 될 거 같은데 최대한 중요한 에센스를 좀 정리하자면 경제현상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현상에 있어서 패턴이 발견됐을 때 눈에 드러나는 패턴 자체를 그냥 기계적으로 인식해서는 안 되고, 사람들이 어떠한 의사결정 구조나 환경 하에서 어떤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의 결과가 합쳐진 것이 오늘의 패턴이라면 내가 하고자하는, 변경하고자 하는 부분이 사람들의 의사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이 구조를 명시적으로 파악하고 있어야 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까 필립스 방정식을 보면 물가상승률이랑 실업률이 기계적으로 음의 관계를 선형적으로 갖고 있다. 이게 데이터로 엄청 잘 나올 수는 있는데, 대체 왜 이런 관계를 갖느냐에 대해서 명확하게 말을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 필립스 방정식에 다시 도달하기 위해서는 출발을 각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부터 시작해야 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기업의 경우에는 판매가를 결정할 때 가격 결정력을 갖고 있는 기업의 입장에서 판매가를 결정할 때 고려해야 되는 요소는 무엇인가? 그리고 오늘의 정책이 기업의 결정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 이런 것을 좀 생각해야 되고요. 또 나아가서는 기업이 그러면 판매가를 결정할 때 비용도 중요할 텐데 한계비용은 어떻게 될 것이냐? 인플레이션이 올라가면 명목임금은 어떤 영향을 받을 것이고, 명목임금은 기업의 입장에서는 한계비용이 될 수 있으니까 그 한계비용이 또 어떻게 변할 것이냐? 그리고 이 사실을 노동을 공급하는 가계의 입장에서는 또 어떻게 생각할 것이냐? 이런 것들을 다 고려해야만 상호작용의 결과로 나타나는 필립스 방정식의 음의 관계에 대해서 우리가 잘 다룰 수 있게 됐다라는 게 중요한 포인트고요. 이런 경제주체들의 의사결정구조가 특정이 되어야만 그때 비로소 우리가 이미 했던 정책이든 해보지 않은 정책이든 가상의 환경에서 모형을 통해서 시뮬레이션을 할 수가 있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루카스 비판에 대해서 현대 거시경제학이 새롭게 태동됐다고 볼 수 있는데요. 거기에 대표적으로 거시경제학 학계 혹은 중앙은행에서 가장 많이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앞서 말씀드린 경제주체의 구조를 반영해서 만든 모형이 Dynamic stochastic general equilibrium 모형이라 그래서 동태적 일반균형모형이라고도 해석이 되는데 소위 DSGE 모형을 많이 쓰고 있고요. 그다음에 SVAR 같은 경우에는 Structural vector autoregressive models 구조적 자기상관벡터모형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모형들은 지금 이 시간에 소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거 같고 경제주체들이 최적화 활동을 했을 때 다음과 같은 최적의 행동 패턴이 결정된다. 그리고 그것이 균형에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바닥부터 시작해서 구성한 모형들로 구성이 돼 있고요. 물론 SVAR 같은 경우에는 데이터 친화적으로 바꿔서 이론을 반영하는 것을 좀 더 스마트한 방향으로 데이터 친화적으로 상충관계를 좀 활용을 해서 데이터 쪽으로 좀 당긴 모형이긴 한데. 두 모형의 중요한 요소는 인과관계의 식별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아까 인위적인 물가상승률이라 그랬는데 인위적이란 표현을 조금 바꿔서 물가가 올라가는 게 지금 수요가 올라가서 물가가 올라가는 건지 아니면 공급이 줄어서 물가가 올라가는 건지 혹은 기타 다른 요소 때문에 물가가 올라가는 건지 이런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식별을 해 놓은 상태의 모형들을 저희가 구조모형이라고 보통 표현을 하는데요. 이런 식으로 모형이 많이 발전을 해 왔고 더 최근에는 또 많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 아까 보여드린 물가상승률 기대는 기대이기 때문에 아직 일어나지 않고 사람들 마음속에만 있는 것들인데 이거를 대놓고 직접 조사를 하거나 추정을 해 보자. 이런 식으로 실증적인 연구들이 굉장히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멀리 갈 것 없이 ECOS 한국은행 통계시스템에 들어가 보시면 소비자 인식이나 기업체 조사같은 것들을 통해서 기대 인플레이션율을 직접 조사를 해서 그 데이터를 만들고 있거든요. 그래서 정말 심심하실 때 한번 실제 물가상승률하고 CSI 서베이를 통해서 나온 물가상승률 또 혹은 다른 사이트나 해외 기관을 통해서 볼 수 있는 다른 쪽에서의 전문가기대 서베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한번 보시면서 그 차이를 데이터를 직접 보시는 것도 저는 되게 재밌었는데 진짜 심심하실 때 해 보시면 재밌을 수도 있습니다.

[ 경제모형의 종류 ] (p.11)

어쨌든 경제모형의 종류는 루카스 비판 이후에 더 다양화되고 잘 정립이 됐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경제모형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두 가치를 축이라고 생각했을 때 데이터 적합성이 있을 수 있고 반대쪽에는 이론의 정합성이 있을 텐데. 말씀드린 것처럼 데이터 적합성은 이게 왜 이런지 설명은 좀 모자를 수 있지만, 정해져 있는 데이터에서 나와있는 안정적인 패턴을 잘 포착하는 것이 데이터 적합성이 될 것이고. 반대로 데이터의 적합성이 조금 떨어질 수 있지만 왜 이런 현상이 나와있는지에 대해서 인과관계를 명확하게 구분해서 설명할 수 있는 것이 구조모형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그래서 이론적 정합성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것들을 소위 말해서 구조모형이라고 하고요. 그다음에 데이터 적합성에 훨씬 더 치중한 모형들을 학계에서는 축약식 모형 혹은 시계열 모형이라고 표현을 하고 있습니다. 근데 좀 주의해야 될 점은 모형의 특성이 반드시 이 모형은 특정 카테고리에 꼭 들어가야 된다 이렇게 깔끔하게 나뉜다기보다는 큰 스펙트럼 안에서 모형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서 좀 더 데이터 적합성으로 갈 수도 있고, 이론적으로 정합된 모형으로 갈 수도 있고 그런 식으로 좀 스펙트럼적인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서 아까 말씀드린 VAR 같은 경우도 축약식으로 만든 VAR 같은 경우에는 데이터 적합성이나 전망에 있어서 훨씬 더 우수한 성능을 낼 수 있는데, 이거를 좀 더 인과관계를 식별하는 추가적인 조치를 취하고 나서 구조 VAR모형으로 만든 경우에는 데이터 적합성은 조금 떨어질 수도 있지만 이론적인 정합성을 훨씬 더 올릴 수 있고 이런 식으로 모형을 어떻게 쓰고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서 원하는 스펙트럼에 좀 배치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최신 방법론은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기계학습이나 AI 같은 것들이 이제 경제학 모형에도 많이 들어오고 있는데, 대표적으로는 베이지안 방식을 활용해서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를 한꺼번에 한 벡터 안에 넣고 자기상관성을 통해서 모형을 구축하는 Large Bayesian VAR 같은 게 있고요. 또 신경망이나 딥러닝 같은 거를 직접적으로 모형을 구축한다기보다는 만들어진 복잡한 구조모형의 안정적이고 유일한 해 혹은 방정식의 해를 구하기 위해서 신경망이나 딥러닝을 통해서 수치적인 해를 도출하는 그러한 방식도 굉장히 많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 다모형(Multi Model) 접근법 ] (p.12)

그런데 모형은 굉장히 다양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한국은행을 포함해서 대부분의 주요 중앙은행들이 모형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느냐에 대해서 말씀드리려고 하는데. 말씀드린 것처럼 용도별로 모형은 다양하게 존재하고 특정한 상황에 맞춰서 좋은 모형이 있고 더 쓸 만한 모형이 나오게 됩니다. 전망에 있어서는 우리가 나눠 봐야 될 시점을 단기 전망에 좀 집중할 것이냐, 아니면 중장기적으로의 흐름을 잡아낼 것이냐 이런 식으로 문제가 나뉠 수도 있고. 반대로 앞으로의 경제 패턴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치고 패턴상 앞으로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이냐라는 데이터 적합적인 전망을 하고 싶을 때가 있을 수도 있고요. 반대로 지금 정책에 있어서 어떤 변화를 주고 싶을 때, 반사실적인 가상의 환경에서의 변화 결과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이냐? 이런 거를 질문할 때는 또 정책 분석,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는 모형이 필요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좌측 하단에 보시는 게 미 연준의 금융위원회 2017년 의사록에서 발췌한 그림인데, 지금 보시면 색깔이 다양한데 밑에 보시면 이게 뉴욕 연준하고 FED 본부니까 워싱턴에 있는 본부에서의 모형하고 필라델피아 모형 그리고 시카고 모형 그리고 청록색으로 되어 있는 거는 모형뿐만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직접 전문적 판단을 통해서 내린 전망, 실질 GDP 성장률에 대한 전망을 색깔별로 의사록 안에 집어넣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모형이 꼭 똑같은 얘기를 해야만, 모든 모형이 다 같은 결과를 가리키고 있으니깐 그게 좋은 모형의 결과다. 좋은 전망의 결과다. 이렇게 보지는 않습니다. 오른쪽 그림처럼 옛날 사극 보시면 임금님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꼭 왼쪽이랑 오른쪽에 사이좋게 딱 포지션 잡아 가지고 서로 안 된다고 하고 서로 통촉해달라고 하고 막 옥신각신하잖아요. 근데 잘 보시면 아마 그럴 겁니다. 임금님 입장에서 얘는 보통 이런 거 좋아해. 얘는 좀 조심하는 거 좋아해. 그래서 얘는 항상 조심하는 의견으로 얘기해. 얘는 좀 호전적이야. 그래서 항상 호전적인 얘기를 해. 이렇게 좀 신하의 특성을 잘 알고 있고 신하가 그런 일관적인 패턴으로 논리를 갖고 얘기를 할 때 서로 다른 얘기를 하는 게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그냥 난 쟤가 싫으니까 쟤가 하는 말 반대로 할 거야. 이게 아니라 나는 정책에 있어서 신하로서 이러이러한 게 중요한 가치이고 나는 이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이런 얘기를 한다. 반대로 저 사람은 다른 거에 더 중요한 가치를 두고 있기 때문에 이러이러한 얘기를 한다. 그리고 신하들이 된다 안 된다 얘기할 때 주장에 있어서 근거를 잘 밝히잖아요. 그래서 그런 게 사실 굉장히 다양한 모형과 또 전문적인 판단을 망라했을 때 다모형을 활용해서 우리가 경제전망을 하는 아주 좋은 예시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모형으로 이걸 이식해서 생각해 보면 아까 맨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모형 제작자의 생각이 명시적이고 정합적으로 또 일관성있게 반영하고 구현화 하는 것이 모형이라고 했는데. 그렇기 때문에 모형이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만 이런 다모형 접근에 있어서 활용가치가 굉장히 높아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한국은행의 주요 모형 체계 ] (p.13)

그래서 좀 종합적으로 잘 섞어서 활용을 해야 되는데, 가끔은 어떤 신하는 쟤는 무슨 생각하는지는 모르는데 쟤가 말하는 건 주로 맞더라. 그런 신하도 쓸모가 있고. 쟤는 말하는 건 다 틀리는데 지나고 보면 왜 그렇게 말했는지 지금은 알겠더라 하는 신하도 쓸모가 있습니다. 초지일관 전쟁해야 된다는 신하도 있으면 도움이 되겠죠. 그 말을 안 들으면 되니까. 반대로 어떤 사람은 이런 얘기를 한다. 오늘은 힘드니까 집에 가서 쉽시다. 이렇게 얘기하는 신하도 쓸모가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모형의 특성을 임금님이 잘 간파하고 있으면 다양한 신하를 다양한 목적에 맞춰서 잘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한국은행도 다양한 모형을 활용을 하고 있습니다. 우선 단기전망에는 데이터 활용도가 굉장히 높은 Nowcasting 모형이라고 소위 분류가 되는 PRISM-Now 모형을 사용을 하고 있고요. 중기전망은 보통 시계열을 1년에서 2년 정도, 가끔 2년 반-3년 가까이 보기도 하는데 중기전망 같은 경우에는 경제전망하고 정책 분석이 동시에 활용 가능하도록 고안되어 있는 한국은행 BOK-DSGE 모형이나, BOK-LOOK이라 그래서 준구조의 형태로 구조모형에서의 일부분의 인과관계를 조금 완화한 반면에 데이터의 활용을 좀 더 올려서 만든 그런 모형도 있습니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기타 수많은 여러 가지 모형을 활용해서 장기적으로 경제가 어떻게 성장할지 혹은 소위 말하는 잠재성장률이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서 분석을 하거나 추정을 하는 그런 시스템까지 한국은행이 두루두루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단기전망, 중기전망, 정책분석이 다 따로따로 개별적인 테스크로 있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모형 간의 협업도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PRISM-Now를 통해서 나온 단기전망의 결과가 중기전망의 스타팅 포인트가 되기도 하고요. 혹은 잠재성장률의 결과를 다른 모형들이 또 활용을 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모형들 간의 협업도 굉장히 많이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제가 모형을 전부 다 소개해 드린 건 당연히 아니고요. 이외에도 다수의 모형이 경제모형실도 당연히 그렇고 한국은행 전반적으로 다양한 부서에서 필요에 맞춰서 모형이 개발이 되거나 활용이 되고 있습니다.

[ 전망과정에서 모형의 역할 ] (p.14)

그러면 조금 구체적으로 전망 과정에서 모형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 실무에 좀 가깝게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전망의 첫 기초작업은 주어진 조건이나 환경이 어떤가를 파악하는, 업데이트를 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소규모 개방경제의 입장에서는 국제유가라든지 세계경제의 전반적인 흐름은 저희한테 영향을 주지만 반대로 저희가 영향을 끼치기에는 조금 비대칭적이라고 볼 수 있어서, 이거는 역으로 생각하면 우리에게 주어진 조건이구나 이렇게 볼 수 있을 텐데요. 그런 것들을 여러 부서에서, 각 전문 분야에서 여러 가지 전망이나 혹은 데이터 수집을 통해서 기본적인 가정을 세웁니다. 예를 들어 국제유가는 앞으로 어떤 흐름을 갖고 이러한 숫자로 전망이 된다. 아니면 유가의 불확실성이 많이 확대됐다. 세계경제의 경우에도 교역 관련된 이슈가 더 확장이 되거나, 해소가 되거나 이런 것들이 저번 전망에 비해서 이렇게 업데이트가 됐다. 이런 것들이 있을 수 있고요. 경제전망이 특히 GDP 기준으로는 분기별로 데이터가 나오기 때문에 월별이나 주별이나 일별로 실시간으로 나오는 기타 데이터들도 많습니다. 그런 것들은 또 추가적으로 실시간으로 반영을 해서 그런 데이터들을 모아놓은 다음에 준비된 자료들에 기반해서 모형에 입력을 하고, 그렇게 되면 모형에 기반한 1차적인 전망치가 산출이 됩니다.
그럼 여기에서 나온 모형의 결과를 해석하는 과정이 들어가게 되는데, 모형이 이러이러한 전제치의 변화와 이러이러한 경제구조 때문에 다음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내부적으로 회의를 하면 각 분야에서의 전문적인 판단이 정성적으로 일단 들어가게 됩니다. 예를 들어 지금 GDP 전망이 몇 퍼센트로 나왔는데 이거는 어떤 부분을 간과했기 때문에 좀 더 낮게 나온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정량적으로는 조금 더 반영을 해야 될 것이다. 이런 의견이 들어왔다고 치면 아까 기타요인이라고 했던 부분에 이런 정성적인 판단을 정량적인 구체적인 수치로 전환을 해서 다시 모형의 입력치에 집어넣고 또 결과를 산출하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반복적인 작업을 거쳐서 모형이 점점 더 전문적인 판단이나 다양한 의견들이 수렴이 되는 특정 점으로 가도록 전망의 프로세스가 이루어지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최종적으로 전망이 아까 맨 처음에 말씀드린 것처럼 스토리텔링적으로 굉장히 설명을 할 수 있을 만큼 구체적이고 선명해졌다. 이런 식으로 저희가 모형의 결과를 바탕으로 또 전문적인 판단을 합쳐서 최종적인 전망, 그리고 전망의 배경에 깔려 있는 스토리텔링을 준비하는 것이 전망 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 전망과정의 구체적인 예시: 치킨값(전년동기대비)의 경제모형 ] (p.15)

여기 숫자는 제가 간략하게 실제로 데이터를 써서 추정을 좀 해 봤는데, 에코스에 있는 전년동기대비 치킨값에 대한 경제전망입니다. 저희가 지금 치킨회사라고 치고 치킨값이 앞으로 시장에서 어떻게 될지 전망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을 해 봤을 때, 아마 모형을 다루는 전문가나 이론에 기반해서 그리고 또 실증적 분석까지 감안해서, 예를 들어 좌변에 있는 오늘의 치킨값이 어제 치킨값에 강하게 연결이 되어 있고 금리나 소비자물가, 환율 이런 것들이랑 이런 관계를 갖고 있다. 어떤 치킨 전문가의 훌륭한 이론에 기반해서 이런 경제모형으로 만들어졌다고 치면, 전망하고자 하는 변수에 대해서 우리가 주요 전제치를 설정해서 넣을 수가 있을 겁니다. 맨 위에 있는 식은 과거의 데이터를 갖고 오늘의 치킨값에 피팅을 해 놓은 건데 이걸 반대로 똑같이 활용을 하면 오늘의 현재 치킨값, 금리, 소비자물가, 환율 이런 것들을 우리가 알고 있다면 미래의 치킨값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전망을 내릴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산출된 결과에 대한 치킨값의 전년 동기비 성장 혹은 상승이나 하락이 어떤 식으로 다가오는지 전문적인 평가를 내릴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치킨값이 3.1% 전년동기대비 오를 것 같다. 모형을 통해서 3.1%가 나왔는데 전문적인 판단이 다른 얘기를 할 수도 있죠. 나는 이게 3.1%보다 더 오를 것 같다. 왜냐하면 지금 이 모형에는 조류 인플루엔자나 다리가 네 개짜리 닭이 새로 개발됐다는 최신의 구조변화나 이런 것들을 반영을 못 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우리가 좀 감안한다면 치킨값의 성장이 좀 달라질 것이다. 혹은 상충되는 여러 가지 다른 요인이 있을 수도 있고요. 이렇게 옥신각신 서로 얘기를 하면서 그런 추가적인 요소를 좀 더 반영을 해서 우리가 이거를 계속 반복하게 되면 최종적으로는 맨 하단에 보시는 것처럼 우리가 최종적으로 판단하는 치킨값의 전망은 그 모형에서 나오는 치킨값 전망치에다가 전문적인 판단이 가미가 돼서, 그 요소까지 구분이 돼서 우리가 해석할 수 있는 그런 전망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모형은 사고를 돕는 도구 ] (p.16)

이제 마무리를 곧 지으려고 하는데요. 뇌가 편하려면 몸이 힘들어야 되는데 몸조차 힘들기 싫어서 기계나 컴퓨터로 모형을 만들었다 이렇게 하려고 만든 게 아니고요. 사고를 더 잘하고 사고를 정합적으로 일관성을 갖고 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도구로서의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그래서 오늘 드린 말씀을 좀 정리하자면 중앙은행의 전망은 점성술로 숫자가 더 명확하게 잘 나오는 데만 집중된 것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스토리텔링에 훨씬 더 집중돼 있다는 것을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결과가 기계적으로 그냥 이렇게 잘 나왔으니까 그동안 잘 맞혔으니까 앞으로도 그러지 않겠어? 이렇게 기계적으로 수용할 것이 아니라 왜 이런 숫자가,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해석할 수 있어야 됩니다. 그리고 그럴 수 있으려면 조지 박스가 얘기한 것처럼 다룰 수 있고, 내가 어떤 점을 놓쳤는지, 어떤 점을 반영하고 반영하지 않았는지, 그리고 반영하지 않은 요소는 이 결과에 있어서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이런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모형을 가지고 있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주사위 비유를 통해서 강조드린 것처럼 불확실성이 경제에는 내재하기 때문에 사전에 알 수 있는 것 그리고 사전에 알 수 없는 것 이것을 구분하는 그 자체에도 사실 굉장히 중요한 가치가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전망과 정책분석은 또 상호작용을 고려해야 된다는 게 경제학을 포함한 사회과학 전반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함의점입니다. 정책이 바뀌면 인간은 돌멩이나 물처럼 그냥 주어진 과학법칙에 의해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남의 행동이나 주어진 환경변화에 맞춰서 나의 행동과 의사를 바꾸기 때문에, 경제주체가 어떠한 구조나 어떠한 환경 하에서 무엇을 목표로 제약은 무엇이고 할 수 있는 선택은 무엇인지 주체에게 주어진 구조를 잘 반영한, 의사결정구조를 잘 반영한 모형을 통해서만 반사실적인 시뮬레이션 정책분석을 잘 할 수 있다. 또 이게 루카스 비판의 중요한 시사점이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얘기를 현대 거시경제학에서는 이론적으로 소위 말해서 미시적 차원에서의 경제주체들의 최적선택 행태를 일반균형 하에서 정립을 하는 게 오늘날의 거시경제학이 주로 취하고 있는 스탠스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계속해서 또 한번 강조드리자면 경제모형은 데이터도 중요하고 이론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 둘을 모두 활용해서 지금 돌아가고 있는 현상을 해석하고 이해하려고 하는, 정합적이고 명시적인 틀이라는 게 오늘 경제모형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이렇게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추가시간: 코드/알고리즘을 이해하는 좋은 방법(개인경험) ] (p.17)

그래서 끝으로 개인적으로 제 생각에 앞으로의 새로운 환경에서 하고자 하시는 일을 할 때 어떤 준비를 하면 좋을지, 그리고 구체적으로 과제가 됐든 개인 프로젝트가 됐든 무엇이 됐든간에 요즘에 코드나 알고리즘 이런 거 많이들 공부하고 계실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 이런 것들을 공부하고 배우면서 느꼈던 바에 대해서 간단하게 말씀드리고 마무리를 하려고 합니다.
아마 이미 알고 계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긴 한데 제가 개인적으로 옛날에 이런 조언을 받았으면 좋았겠다 싶어서 드리는 말씀이니깐요. 좀 편하게 들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요즘에 코드는 알고리즘이 굉장히 많아지고 워낙 공유도 잘되고 있기 때문에 어떤 코드가 궁금하다 할 때 GPT한테 물어보면 짜 주잖아요. 저 개인적으로는 제가 필요한 코드는 이렇게 짜면 꼭 열받게 애매한 곳에서 틀리긴 해서 잘 쓰지는 못하고 있는데, 어찌 됐든 컴퓨터가 짜 주든 누가 만들어 준 코드를 보고 있자면 해석하기가 좀 어렵기도 하고 쉽게 포기하게 됩니다. 그리고 교과서나 교재에 나와 있는 알고리즘 같은 경우도 당연히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심플하게 썼다고 볼 수도 있지만 너무 심플해서 이게 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체감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요. 근데 일견으로는 그런 거 몰라도 되도록 모듈화도 잘 돼 있고 몰라도 쓸 줄 아는 게 또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긴 한데, 어떤 수준을 넘어서려면 주어진 코드를 그대로 쓰는 것뿐만 아니라 좀 변형할 수도 있고 응용할 수도 있어야 되는데.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제가 정말 많이 도움이 됐던 거는 유튜버가 설명해 주는거나 더 좋은 교재를 찾거나 잘 짜여진 코드를 찾는 게 아니었고 직접 컴퓨터가 돼 보는 게 제일 좋았습니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기계학습이나 AI에서 쓰고 있는 기법들의 근원에 있는 기본적인 알고리즘들은 사실은 사칙연산을 엄청나게 반복을 하는 겁니다. 그니까 쉽게 말해서 컴퓨터는 고차원적인 어려운 일을 수행하는 장치라기보다는 되게 지루한 일을 엄청나게 무한반복하는 데 훨씬 특화가 돼 있기 때문에 이걸 역으로 말하면 사람도 시간이 무한하고 지루함을 느끼지만 않으면 똑같이 할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복잡해 보이는 코드도 사실 코드가 되게 복잡해 보이고 대부분 사칙연산이나 이런 걸 반복한다는 측면에서 코드 보면 루프 같은 거 걸려 있는 게 진짜 많은데요. 이 루프 때문에 이거 10만 번 한다고 치고 안 해보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10만 번 해 보라는 뜻은 절대 아니고요. 한두 번 많게는 세 번 정도만 그 루프에 있는 거 진짜 그냥 사람 손으로 펜이랑 간단한 계산기 들고 거기에 나와 있는 거 실제로 계산기 두드려가면서 딱 세 바퀴만 돌면 진짜로 아 이게 이래서 돌아가는 거고 이게 이래서 점점 답을 찾아가는 거구나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경사하강법이나 요즘 쓰는지 잘 모르겠는데 조금 나아가서는 뉴턴-랩슨 같은, 수치적으로 미분을 해 주는 거라든지 만약에 최적해를 찾는 그런 알고리즘 같은 경우에는 이런 방법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이게 처음에 숫자 빵빵 넣고 시작하는데 루프 몇 번 돌리고 나니깐 최적해 3.1492 이런 숫자가 나오는데 아 너무 신기한데 컴퓨터니까 되는 거겠지 그냥 이렇게 생각하지 마시고 진짜로 숫자로 이렇게 손으로 해 보면 의외로 어떤 것들은 손으로 코드 끝까지 최적해 똑같이 찾아낼 수 있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습니다. 특히 몬테카를로 이런 방법들은 이런 식으로 해 보면 굉장히 개인적으로 되게 도움을 많이 받았거든요. 그래서 저도 새로운 코드 공부할 때 교과서도 보고 노트도 많이 보지만 어떤 시점에서는 코드도 끝까지 돌아가는 것도 보고 나서 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생각보다 금방 할 수 있습니다. 이게 막연해 보이는데 몇 번 하다 보면 어느샌가 컴퓨터가 어떻게 이걸 하는지에 대해서 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코딩 공부하는 거 중요하다, 중요하지 않다, 이런 얘기를 다 떠나서 코딩 공부를 꼭 해야 되는 상황에서는 철저하게 예습복습하고 개념을 책으로 읽고 좋은 코드를 짜보고 이런 식으로 공부를 한 다음에 코드를 짜는 것도 있지만 제가 봤을 때는 짜져 있는 코드를 직접 몸으로 부딪혀 보고 코드를 짠 다음에 이게 왜 돌아가는지 하나씩 살펴보면서 깨우쳐 나가는 것도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일단 이런 식으로 개인적인 조언도 붙였지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경제모형의 이해와 활용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는데요. 오늘 드린 말씀이 한국은행의 경제모형 체계뿐만이 아니라, 앞으로 이런저런 다양한 광의적인 의미의 모형과 항상 같이 살아야 되는 새로운 시대에 있어서 어떤 식으로 모형을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되는지 그런 식으로 생각을 좀 쌓아 나가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겠습니다. 이것으로 오늘 강의는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내용

제1012회 한은금요강좌


 ㅇ 일시 : 2025. 10.31(금), 14:00~16:00


 ㅇ 주제 : 경제모형의 이해와 활용


 ㅇ 강사 : 경제모형실 거시모형팀 강석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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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부서
경제교육실 경제교육기획팀
전화번호
02-759-4269, 5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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