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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의 빠른 기초체력 저하,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등록일
2025.06.10
조회수
1957
키워드
잠재성장률
담당부서
경제모형실 모형전망팀
저자
이은경 차장, 천동민 과장, 김정욱 조사역

과거 ‘한강의 기적’으로 주목받았던 우리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단기적인 경기변동의 문제를 넘어 기초체력이 약해진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초체력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경제지표인 잠재성장률은 노동, 자본 및 생산성을 활용하여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로서 한 나라가 무리 없이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준다. 문제는 잠재성장률이 해마다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1] 본 블로그에서는 이러한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가 우리나라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인지, 아니라면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의 하락속도가 더 빠른지, 만약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살펴보았다.

경제발전 단계가 심화될수록 잠재성장률은 낮아지는 경향

한 나라의 경제가 성숙해질수록 잠재성장률이 낮아지는 현상은 선진국과 신흥국을 불문하고 공통적으로 관찰된다. 실제로 OECD 국가들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대다수 국가에서 1인당 GDP가 증가할수록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경향이 나타난다<그림 1>.

그림 1. 1인당 GDP가 증가할수록 잠재성장률은 낮아지는 경향 1)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각국의 PPP 기준 1인당 GDP와 잠재성장률 간 음의 관계를 나타내는 점도표

  • 주 : 1) OECD 24개국(1999~2024년)
  • 자료 : OECD Economic Outlook(25.6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하락속도가 특히 빠른 편

이처럼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 자체가 특이한 현상은 아니지만, 지난 30년간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6%포인트가량 낮아지며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빠른 속도로 하락하였다<그림 2>. 지난 30년간 경제발전 단계가 나라마다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여 구매력(PPP) 기준 1인당 GDP가 4만 달러에서 5만 달러로 늘어나는 동안의 잠재성장률 변화폭을 비교해보아도, 동 기간 중 우리나라의 하락폭은 여타 주요국에 비해 상당히 크게 나타난다<그림 3>. 즉, 우리 경제의 기초체력 또는 성장잠재력은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르게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경제발전 심화에 따른 자본 축적 둔화, 생산성 개선 정체 이외에도 급속한 저출생·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 증가세 둔화에 상당한 영향을 받은 결과로 보인다<그림 4~6>.

그림 2. 최근 30년간 잠재성장률 변화1)


1994년부터 2024년까지의 국가별 잠재성장률 변화폭(%p)을 나타내는 막대그래프 한국 -6.1, 칠레 -5.6, 일본 -1.9, 영국 -1.6, 오스트리아 -1.5, 호주 -1.1, 프랑스 -1.0, 네덜란드 -1.0,  미국 -0.9, 핀란드 -0.6, 이탈리아 -0.3, 캐나다 -0.1
  • 주 : 1) 1994~2024년 중 잠재성장률 변화폭
  • 자료 : OECD Economic Outlook(25.6월)

그림 3. 경제발전단계 감안 잠재성장률 변화1)


경제발전 단계를 감안하기 위해 PPP기준 1인당 GDP가 4만달러에서 5만달러로 증가하는 동안의 국가별 잠재성장률 변화폭(%p)을 나타내는 막대그래프  한국 -1.4, 이탈리아 -1.3, 영국 -1.1, 핀란드 -0.8, 프랑스 -0.4, 호주 -0.2, 오스트리아 -0.2, 캐나다 0.0, 네덜란드 0.4, 미국 0.6
  • 주 : 1) 1인당 GDP(2021기준 PPP 달러)가 4만 달러에서 5만 달러로 증가하는 동안의 잠재성장률 변화폭
  • 자료 : OECD Economic Outlook(25.6월)
  • 그림 4. 생산가능인구와 잠재성장률1)


    1992년부터 2022년까지의 생산가능인구 증가율 변화폭 및 잠재성장률 변화폭 간 양의 관계를 나타내는 점도표

    주 : 1) 1992~2022년 중 변화폭

    자료 : OECD

  • 그림 5. 합계출산율1)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 추이를 OECD 평균 및 세계 평균 추이와 비교한 그래프로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OECD 및 세계 평균보다 빠른 속도로 하락

    주 : 1) 가임여성 1명당 자녀 수

    자료 : World Bank

  • 그림 6. 노년부양비1)


    우리나라의 노년부양비 추이를 OECD 평균 및 세계 평균 추이와 비교한 그래프로 한국의 노년부양비는 OECD 및 세계 평균보다 빠른 속도로 상승

    주 : 1) 생산가능인구(15~64세) 대비 고령인구(65세 이상) 비중

    자료 : World Bank

  • 일부 선진국에서는 잠재성장률 하락세가 지속되지 않는 모습도 관찰

    그렇다면 이러한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일부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꼭 그렇지는 않아 보인다. 미국, 영국, 호주 등에서는 1인당 GDP가 일정 수준을 넘은 이후 잠재성장률 하락세가 지속되지 않고 완만해지거나 멈추는 경우도 관찰된다<그림 7>.

    그림 7. 일부 선진국에서는 잠재성장률 하락세가 지속되지 않는 모습


    한국, 호주, 영국, 미국에 대해 잠재성장률 추이와 PPP기준 1인당 GDP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

    • 자료 : OECD Economic Outlook(25.6월)

    그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잠재성장률에 대한 생산요소별 기여도를 살펴보면<그림 8>, 가장 큰 차이는 <그림 4>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생산가능인구에서 나타났다. 생산가능인구의 기여도가 우리나라에서 빠르게 축소되고 있는 것과 달리 미국, 영국 및 호주에서는 대체로 일정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한편 미국에서는 노동생산성의 기여도도 우리나라와 달리 감소하지 않고 있다. 즉, 일부 선진국에서는 생산가능인구 증가세 지속과 생산성 향상이 성장잠재력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한 자본의 기여도도 우리나라와 달리 둔화추세가 뚜렷하지 않은 모습이다.

    그림 8. 잠재성장률에 대한 생산요소별 기여도1)


    한국, 호주, 영국, 미국에 대해 잠재성장률 추이를 자본, 노동생산성, 생산가능인구, 고용률 기여도로 각각 나누어 표시한 그래프

    • 자료 : OECD Economic Outlook(25.6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구조개혁이 필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하락세가 경제발전에 따라 나타나는 측면이 어느 정도 있더라도 그 속도가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르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위에서 살펴본 일부 선진국의 사례는 기업투자환경 개선이나 혁신기업 육성을 통한 생산성 향상과 함께 출산율 제고, 외국인력 활용[2] 등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잠재성장률 하락세를 완화하거나 전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과감한 구조개혁을 통해 기초체력을 다시 다져야 할 시점이다.



    [1] 이와 관련한 보다 자세한 사항은 이은경‧천동민‧김정욱‧이동재(2024),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과 향후 전망”, BOK 이슈노트 제2024-33호를 참고하기 바란다.

    [2] 국제노동기구(ILO) 통계에 따르면 호주, 미국, 영국의 총취업자 중 외국인력(해외출생자 기준) 비중(2020년 기준)은 각각 31.2%, 17.6%, 16.4%로 우리나라의 5.2%에 비해 크게 높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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