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이번 8월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월 0.8%에서 0.9%로 소폭 상향조정하였다. 조정폭은 결과적으로 0.1%포인트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1]
경제전망은 기본적으로 여러 여건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조건부 예측이다. 지난 전망 이후 국내외 여건이나 美관세정책 등 핵심 가정들이 바뀌거나, 새로 입수된 데이터가 당초 예상과 차이를 보이면, 이를 반영하여 전망치가 조정된다.
<그림1>에서 보듯이 올해 성장률 조정 요인을 나눠보면, ➊ 2차 추경과 경제심리의 빠른 개선이 소비 등 내수를 활성화시킬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성장률을 약 0.2%포인트 높이는 데 기여하였다. ➋ 또한, 반도체 수요 호조와 예상보다 크지 않았던 美관세 영향으로 수출 측면 역시 성장률을 0.2%포인트 내외 높였다. 이처럼 소비와 수출만 놓고 보면 성장률이 1%를 넘길 가능성도 있지만, ➌ 건설경기의 부진 심화가 약 0.3%포인트의 성장률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여 전체 상향조정폭을 제한했다.
그림 1. 25년 성장전망 조정(요인별)

➊ 2차 추경과 빠른 심리개선 → +0.2%포인트 내외 성장제고 효과
먼저, 7월부터 집행된 2차 추경은 올해 성장률을 0.14%포인트 높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차 추경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소비쿠폰의 지급 효과가 +0.1%포인트 이상을 차지한다. 과거 추경에 비해 효과가 좀 더 빠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평가되는데, 이번 소비쿠폰의 경우 일부 차등·선별 지급[2]되는 데다 사용기한(11월말)이 정해져 있어 일반적인 현금 이전지출의 효과보다 클 것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카드사용액, 소매판매 등에서도 7월 이후 소비는 뚜렷한 개선세가 확인된다.<그림 2>
빠르게 개선된 경제심리 역시 소비 등 내수를 통해 올해 성장률을 약 0.05~0.1%포인트 높이는 요인이다.[3] 5월 이후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새 정부 출범에 따른 기대감, 증시 호조 등으로 소비자심리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었다.[4]<그림 3>
그림 2. 카드사용액 및 소매판매 증감률1)
- 주 : 1) 실질 기준, 25.8월 카드사용액은 1~28일 기준
- 자료 : 한국은행, 통계청
➋ 반도체 수요 호조 및 예상보다 작았던 美관세 영향 → +0.2%포인트 내외
대외부문에서도 반도체 경기가 확장국면을 이어가는 가운데 美관세의 영향이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나면서, 이들 요인이 주로 수출을 통해 올해 성장률을 0.2%포인트 내외 높일 것으로 평가되었다.
먼저, 반도체 경기 호조는 금년 성장률을 0.1%포인트 이상 제고할 것으로 분석된다. AI 확산세 지속으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투자계획이 상향조정[5]되는 등 고성능 반도체(HBM 등)에 대한 견조한 수요가 지속[6]되고 있으며, 미국의 반도체 관세 부과 가능성 등에 대비한 선수요도 최근까지 이어지는 모습이다.<그림 4>
다음으로, 美관세가 미국뿐 아니라 우리 경제에 미친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던 점 또한 올해 성장률을 0.1%포인트가량 높일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까지 관세의 실질적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이유는, 미국 기업들이 관세부과 이전에 재고를 축적하여 대응하고 대미수출 기업들은 미국 내 점유율 확보 등을 위해 수출가격을 낮추거나<그림 5> 미국 이외 국가로의 수출전환을 모색했기 때문이다.
관세협상의 경우 7월말 한-미 협상이 비교적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최근 정상회담에서도 협상의 결과가 재확인되었다. 이번 협상으로 상호관세는 높아졌지만 자동차관세가 낮아져 전체 평균관세율에는 큰 변화가 없었고, 이는 전망치를 크게 바꿀 만한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다.
그림 4. 품목별 수출 추이1)
- 주 : 1) 통관수출 기준
- 2) 복합구조칩 집적회로 기준
- 자료 : 관세청
그림 5. 미국 완성차 수입가격1)
- 주 : 1) 국가별 대당 수입단가
- 자료 : USITC, 자체추정
➌ 건설경기 부진 심화 → -0.3%포인트 내외
건설투자는 지난 2/4분기까지 5분기 연속 역성장을 기록하는 등<그림 6> 건설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심화된 점이 올해 성장률을 약 0.3%포인트 낮추는 방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는 구조적 하방요인들이 누증[7]되어 온 가운데 국내 정치 불확실성, 기상악화, 안전사고 등 경기적·이례적 요인까지 겹친 데 따른 것이다.
이처럼 최근 국내 성장률은 건설경기에 크게 영향받고 있다. 산술적으로만 보면, 건설투자의 부진이 당초 예상보다 심하지 않았다면 올해 성장률이 1%를 웃돌 가능성이 높았을 것이며, 만약 금년중 건설투자 증가율이 0%만 되더라도 성장률은 2%를 상회했을 수 있다.
그림 6. 건설투자 증감률

한편, 8월 전망 이후 2/4분기 GDP 잠정치가 발표(9.3일)되면서 2/4분기 성장률이 소폭 상향수정되었다.[8] 이는 올해 성장률의 상방요인이지만, 그 자체로는 연간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이 0.02%포인트 수준으로 제한적이다. 실제 연간 성장률 전망 조정에는 앞으로의 경기흐름에 따라 하반기 성장경로가 어떻게 될지가 더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내년 성장률은 1.6%로 유지
내년 성장률의 경우, 내수 기여도가 0.3%포인트 상향된 반면 순수출 기여도가 0.3%포인트 하향되며 5월 전망과 동일한 1.6%로 예상된다. 내수 부문에서는 소비 개선세가 지속되고 올해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건설투자도 점차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수출의 경우 올해 예상보다 작았던 美관세의 영향이 내년에는 본격화되면서 하방압력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은 이번 전망에 반영되지 않았다.[9] 예산안이 예년에 비해 상당폭 확장적인 점을 감안하면 내년 성장률의 상방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성장경로의 불확실성 지속
우리 경제는 여전히 높은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한-미 관세협상은 원만히 타결되었으나, 아직 미-중 관세협상이나 반도체 관세가 어떻게 될지 예단할 수 없는 데다 향후 실제 관세의 영향과 대미 투자펀드의 효과는 어떻게 나타날지 불확실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이 외에도 반도체 상승 사이클의 지속 여부, 철강·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의 구조조정과 관련된 상하방 리스크 또한 잠재해 있다.
[1] 보다 자세한 내용은 “2025.8월 경제전망(Indigo Book)”을 참고하기 바란다.
[2] 소득 수준 등을 기준으로 차등 지급되는 특수성을 감안하여 분위별 한계소비성향을 반영하여 추정하였다. 한계소비성향은 소득분위별로 0.1~0.5 사이로 알려져 있는데, 낮은 소득분위일수록 한계소비성향이 높게 나타난다. 따라서 저소득 가구에 대한 지원규모가 더 큰 차등·선별지급의 경우 보편지급에 비해 추가적인 소비증대 효과가 기대된다.
[3] 기존의 분석에서는 지난해 말부터의 경제심리 위축 영향이 소비 등 내수를 중심으로 올해 성장률을 약 0.2%p 낮추는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한국은행 블로그, ‘25년 1월 금통위 결정 시 한국은행의 경기 평가’)
[4] 반면 글로벌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으로 기업심리의 회복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데, 향후 미·중 관세협상이 원만히 타결되거나 반도체 관세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기업심리의 개선세도 더 나아질 것이다.
[5] 美빅테크 기업들(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의 올해 자본적지출(CAPEX) 증가율 전망치는 5월 전망 당시에는 39%였으나 현재 55% 수준(25.8.19일 기준)으로 상향조정되었으며, 내년에도 19%의 높은 증가세가 이어질 전망이다.(Bloomberg)
[6] 반도체 경기는 대체로 3~4년을 주기로 확장·수축 사이클을 반복해 왔는데, IT 인프라에 대한 기업투자 수요(B2B)로 촉발된 2000년대 초반의 IT혁명·대중화 당시나 2010년대의 클라우드 서버 증설 등의 경우 확장국면의 지속기간이 더 길었다. 이번 반도체 확장기는 AI혁명이라는 새로운 수요가 촉발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점에서 AI인프라 및 기기 수요에 힘입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7] 건설투자는 연간 기준으로 2021년부터 5년 연속 감소(25년은 전망)하며 장기 침체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는 주택수급 미스매치에 따른 지방미분양 적체, 상업용 부동산 만성적 공급과잉, 고령화로 인한 주택투자 둔화 전망 등 구조적 요인도 상당부분 작용하고 있다.
[8] 25.2/4분기 전기대비 GDP 성장률은 0.61%(속보치)에서 0.67%(잠정치)로 상향수정되었다.
[9]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은 8월 전망(8.28일) 다음날인 8.29일(금) 발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