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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인재 5.7만 명 시대, 왜 기업은 사람이 없다고 할까?: 국내 AI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진단

등록일
2025.12.24
조회수
2872
키워드
AI 노동시장 미스매치 AI 전문인력 임금 프리미엄 AI 인재 채용 AI 조직 설계
담당부서
조사국 고용연구팀
저자
서동현 과장, 오삼일 팀장, 한진수 조사역

전 세계적인 ‘AI 골드러시’ 속에서 인재 확보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과제가 되었다. 한국인 110만여 명의 1,000만 건이 넘는 직무 이력이 담긴 링크드인(LinkedIn)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우리나라의 경우 AI 전문인력이 지난 10여 년간 2배 넘게 빠르게 증가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기업은 여전히 뽑을 사람이 없다고 한다. 또한 AI 인재들은 해외로 떠나고 있다. 숫자는 늘었는데 왜 ‘미스매치(Mismatch)’는 심화되는 것일까? 이번 블로그에서는 BOK 이슈노트 제2025-36호 “AI 전문인력 현황과 수급 불균형: 규모, 임금, 이동성 분석” 제4회 한국은행-대한상공회의소 세미나 토론 내용을 바탕으로 국내 AI 노동시장의 현주소를 진단해 본다.

양적 성장: 가장 빠르게 늘어나는 ‘K-AI 인재’

2010년부터 2024년까지 국내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AI 전문인력(머신러닝, 딥러닝 등 핵심 기술 보유자[1]) 규모를 추산한 결과, 2024년 기준 약 5.7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1>.

특히 증가 속도가 매우 가파르다. 2010년 대비 AI 인력 증가 추세를 보면, 우리나라는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을 제치고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그림 2>. 물론 절대적인 수치로는 미국(78만), 영국(11만), 프랑스·캐나다(7만)에 뒤지고 있지만 추격 속도가 빠르다.

그림 1. 우리나라의 AI 인력 추이1)


우리나라의 AI 인력 추이를 보여주는 선 그래프이다. 우리나라의 AI 인력은 2010년 2.8만여 명에서 2024년 5.7만여 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 주: 1) 2025.8월 스냅샷, 2010~2024년 자료

그림 2. AI 인력 추이 국제비교1)


AI 인력 추이를 2010년을 100으로 두고 증가 추세를 국제 비교한 선 그래프이다. 2023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는 206, 미국은 146, 영국은 128, 프랑스는 162, 캐나다는 149, 호주는 141, 홍콩은 144, 싱가포르는 155의 수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AI 인력 규모의 증가 속도가 제일 가파른 것이다.
  • 주: 1) 외국은 2023년까지의 스냅샷 데이터로 추산

낮은 임금 프리미엄과 해외 유출

그러나 늘어난 한국인 AI 인력의 약 16%(1.1만여 명)는 해외에서 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그림 3>. 이는 비AI 인력 대비 6%p가량 높은 수치로, 힘들게 양성한 고학력의 AI 인재들이 더 나은 기회를 찾아 국경을 넘고 있음을 보여준다[2].

이러한 ‘두뇌 유출’의 큰 원인은 ‘보상’의 격차에서 찾을 수 있다. 분석 결과, 2024년 기준 국내 AI 기술 보유자의 임금 프리미엄은 일반 근로자 대비 약 6% 수준이었다. 과거 대비 꾸준히 높아진 수치이긴 하나, 전 세계 AI 산업을 주도하는 미국은 약 25%에 달하며, 캐나다(약 18%), 영국·프랑스·호주(약 15%) 등 주요 선진국 또한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임금 프리미엄을 제공하고 있다<그림 4>. 미국의 임금 프리미엄이 가장 큰 만큼, 해외 근무를 선택한 한국인 AI 인력의 행선지는 미국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3][4].

그림 3. AI 인력 해외 근무 추이


한국인 AI 인력의 해외 근무 추이를 보여주는 선 그래프이다. 2010년 4.2천여 명에서 2020년도에는 살짝 주춤했으나 2024년 1.1만여 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 주: 1) 2025.8월 스냅샷, 2010~2024년 자료

그림 4. AI 기술 임금 프리미엄 국제비교1)


AI 인력의 임금 프리미엄을 국제 비교한 선 그래프이다. 2010년 우리나라는 1.3%, 미국은 12.5%, 영국은 6.1%, 프랑스는 7%, 캐나다는 9%, 호주는 8.3%였고, 2023년 우리나라는 5.9%, 미국은 24.2%, 영국은 14.9%, 프랑스는 15.3%, 캐나다는 18.4%, 호주는 15.3%의 수치를 기록했다. 비교 대상 모든 국가의 AI 기술 임금 프리미엄은 장기적으로 꾸준히 상승했다. 다만, 우리나라를 제외하고는 21년 이후로 오름세가 살짝 꺾이는 모습이다.
  • 주: 1) 기업, 연도 고정효과 통제

기업의 고민: 채용하고 싶지만 ‘눈높이’가 다르다

국내 기업들도 이 상황을 알고 있다. 국내 전 산업 400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자체 설문조사 결과, 대다수의 기업이 AI 인력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답했으나<그림 5>채용 시 어려움을 겪는 이유로 ‘근로자들의 높은 급여 기대’를 중소기업은 1순위로, 대기업은 2순위로 꼽았다[5].

우리나라 기업들은 현재 수준(약 13~16%)[6]보다 더 높은 임금 프리미엄(약 18~22%)을 줄 의향이 있다고 답했지만<그림 6>, 여전히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제시하는 조건이나 구직자들의 눈높이와는 괴리가 존재하는 것이다.

그림 5. AI 인력 채용 계획


기업 규모별 AI 인력 채용 계획을 보여주는 누적 막대그래프이다. 대기업은 50% 이상 확대가 1.7%, 30~50% 확대가 8.6%, 10~30% 확대가 28.4%, 10% 미만 확대가 30.2%, 불확실이 6%, 현행유지가 6%, 계획없음이 19%이다. 중견기업은 50% 이상 확대가 2.0%, 30~50% 확대가 8.1%, 10~30% 확대가 29.3%, 10% 미만 확대가 29.3%, 불확실이 12.1%, 현행유지가 2%, 계획없음이 17.2%이다. 중소기업은 50% 이상 확대가 0.8%, 30~50% 확대가 9.9%, 10~30% 확대가 13.2%, 10% 미만 확대가 32.2%, 불확실이 10.7%, 현행유지가 4.1%, 계획없음이 28.9%이다.

그림 6. AI 인력 임금 프리미엄


기업 규모별 AI 인력에게 제공하는 현재의 실제 임금 프리미엄과, 제시할 의향이 있는 임금 프리미엄 수준을 나타내는 막대그래프이다. 대기업의 현재 프리미엄은 13.3%이고 제시 프리미엄은 21.7%이다. 중견기업의 현재 프리미엄은 16.6%이고 제시 프리미엄은 17.6%이다. 중소기업의 현재 프리미엄은 13.8%이고 제시 프리미엄은 18.2%이다.

AI ‘직무 정의’와 ‘조직 설계’도 중요

(주)리멤버앤컴퍼니의 주대웅 리서치사업실장은 지난 제4회 한국은행-대한상의 세미나 토론에서 130개 기업의 AI 직무자 채용 결정권자 및 AI 직무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임금 외에도 중요한 문제를 지적했다. 바로 직무 정의의 혼란이다.

리멤버의 분석에 따르면, 기업 내부에서도 AI 직무에 대한 정의가 불명확한 경우(30%)가 많고, 채용 공고와 실제 업무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과반이었다. 주대웅 실장은 AI 인재의 임금 프리미엄이 낮은 이유는 조직 내에서 해당 역할의 전략적 가치가 아직 낮게 평가받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며, 미스매치 해결을 위해서는 “AI 조직 설계”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고도화’로

요약하자면, 우리나라 AI 인력은 빠르게 늘고 있으나, 글로벌 수준의 보상과 명확한 직무 비전이 부족해 핵심 인재들이 해외로 떠나는 상황이다.

물론 AI 인력의 해외 진출이 반드시 국가적 손실인 것만은 아니다. 고액 연봉을 받으며 선진 기술과 노하우를 습득한 이들이 국내로 복귀한다면, AI 산업을 고도화하는 강력한 자산이 될 수도 있다. 문제는 떠난 인재들이 다시 유입될 유인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향후 정부와 기업의 AI 인재 정책이 단순한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 고도화와 인재 유출 방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글로벌 수준에 부합하는 보상 체계와 연구·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경력 개발 경로를 체계적으로 구축하여 우수 인력이 국내에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때이다.


[1]  나열된 12개 기술 중 하나라도 보유한 근로자를 AI 전문인력으로 정의하였다; Artificial Intelligence, Big Data, Cloud Computing, Machine Vision, Deep Learning, Image Processing, Machine Learning, Natural Language Processing, Neuroscience, Pattern Recognition, Signal Processing, Robotics.

[2] 이에 우리나라는 코로나로 인해 국경이 닫혔던 2020년도를 제외하면 지난 15년간 꾸준히 AI 인력 순유출 국가이다.

[3] 세부 AI 기술별로 살펴보면, 딥러닝, 머신러닝과 같이 국내 임금 프리미엄이 상대적으로 낮은 기술을 가진 AI 인력일수록 해외 근무 확률이 높게 나타났다.

[4] 또한, AI 인력은 해외 근무 비율뿐만 아니라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이직률도 타 근로자보다 높게 나타난다. AI 인력은 전반적으로 노동 이동성이 높다.

[5] 이 외에 숙련 인재 부족, 국내 기업 간 경쟁, AI 역량 검증의 어려움, 해외 기업 간 경쟁도 우리나라 기업이 AI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주는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6] 개별 기업 효과를 통제하지 않은 단순 설문조사 수치이므로 앞서 회귀분석을 통해 제시한 6%의 임금 프리미엄과는 상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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