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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결정제도, 개선방향을 논하다

등록일
2026.01.27
조회수
1212
키워드
연명의료 연명의료결정제도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자기결정권 고령화
담당부서
경제연구원 인구노동연구실
저자
김태경 실장, 이인로 차장, 정종우 과장, 유인경 과장

「연명의료결정법」, 생애말기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강화하는 중대한 전환점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호하면서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하기 위한 논의의 결과로 「연명의료결정법」이 2018년부터 시행되었다. 법 시행 이후 우리나라 19세 이상 국민은 누구나 연명의료, 즉 회복 가능성이 없고 임종이 임박한 환자를 대상으로 임종 기간만을 연장하는 의학적 시술에 대한 선호를 미리 문서화할 수 있게 되었다. 이 법은 생애말기 환자가 연명의료를 거부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지닌다.

제도 정착에도 연명의료 환자 수는 연 6.4% 증가

제도가 정착되면서 연명의료 중단 이행 건수는 꾸준히 늘어났고,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등록자는 300만 명을 넘어섰다. 2023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이상 응답자의 84.1%는 회복 가능성이 없는 상태에서 받는 연명의료를 거부하겠다고 응답하였다. 이처럼 고령층의 거부 의향이 지배적임에도, 연명의료 실제 중단 비율은 16.7%에 불과하며 연명의료를 경험한 환자 수는 2013~2023년 중 연평균 6.4%씩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그림 1><그림 2>.

그림 1. 연명의료 의향과 실제


이 그래프는 2023년 노인실태조사 결과 및 실제 자료를 중심으로 연명의료 거부의향 및 실제 중단 비율을 비교하였다. - 항목 1: 연명의료 거부 의향 84.1% - 항목 2: 연명의료 실제 중단 16.7%
  • 주 : 1) 2023년 65세 이상 응답자
  • 2) 2023년 65세 이상 사망자 기준, 유보 및 중단 포함
  • 자료 : 노인실태조사, 건강보험DB

그림 2. 연명의료 환자 수 및 비중


이 그래프는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연명의료 환자 수 및 사망자수 대비 비중을 보여준다. 연명의료 환자 수는 2013년 10.7만 명, 2018년 12.9만 명, 2023년 19.5만명을 기록하였다. 사망자수 대비 연명의료 환자 비중은 2013년 54.7%, 2018년 55.5%, 2023년 66.9%를 기록하였다.
  • 자료 : 건강보험DB

연명의료 결정 전반에서 환자의 선택이 제약

연명의료 환자 수 증가에는 인구 고령화 요인이 전체 증가분의 59.5%를, 사회·문화·제도로 인한 의사결정 제약요인이 40.5%를 각각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보고서는 이 가운데 제도 보완을 통해 중기적으로 변화 가능성이 있는 후자를 중심으로 분석을 진행하였다. 보고서는 의사결정 제약요인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하여, 연명의료 결정 과정을 네 단계로 나누어 살펴보았다<그림 3>.

그림 3. 연명의료 관련 의사결정 시행 단계별 제약요인


이 그래프는 연명의료를 결정하는 단계별로 어떠한 제약요인이 있는지 그림으로 보여준다. 1단계: 사전 논의, 항목1: 죽음에 대한 논의 부족, 항목2:개인 의사표현의 제약 1단계에서 2단계로 넘어가는 것을 뜻하는 화살표 - 2단계: 의료기관 선택, 항목1: 의료기관윤리위원회·공용윤리위원회의 접근성 제한 2단계에서 3단계로 넘어가는 것을 뜻하는 화살표 - 3단계: 임종기 판정, 항목1: 임종기 판정의 어려움 3단계에서 4단계로 넘어가는 것을 뜻하는 화살표 - 4단계: 중단 이후 돌봄, 항목1: 호스피스 등 돌봄 인프라 부족

    ① 사전 논의 단계: 우리나라는 죽음에 대한 논의를 기피하는 문화로 인해 환자의 평소 생각이 가족과 의료진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그림 4>. 또한 현행 사전연명의료의향서는 연명의료 중단 여부만 일괄 선택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환자마다 다른 가치관과 선호를 담기 어렵다<그림 5>.

    그림 4.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미작성 사유1)


    이 그래프는 고령 암 환자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미작성자 285명을 대상으로 미작성 사유를 조사한 결과이다. 그래프 항목1: 죽음을 생각하기 싫음, 50.8% 그래프 항목2: 필요성을 느끼지 못함, 37.9% 그래프 항목3: 제도를 잘 알지 못해서, 32.6% 그래프 항목4: 가족의 반대 혹은 반대 예상, 22.4%
    • 주 : 1) 고령 암 환자 500명 중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미작성자 285명 대상(중복응답 가능)
    • 자료 : 자체 설문조사

    그림 5.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 환자의 선호1)


    이 그래프는 고령 암 환자 500명 중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자 131명을 대상으로 연명의료 시술에 대한 선호를 조사한 결과이다. 그래프 항목1: 일부 시술을 받기 원함, 58.8% 그래프 항목2: 어떤 시술도 동의하지 않음, 41.2%
    • 주 : 1) 고령 암 환자 500명 중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작성자 131명 대상
    • 자료 : 자체 설문조사

    ② 의료기관 선택 단계 : 연명의료 중단을 시행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제한적이다. 중소병원, 요양병원의 경우 연명의료 중단을 위해 필요한 의료기관윤리위원회 설치 비율이 낮아 환자와 가족이 연명의료결정제도를 실질적으로 활용하기 어렵다<그림 6>.

    그림 6. 의료기관별 윤리위원회 설치 기관 수 및 비율1)2)


    이 그래프는 의료기관 종류에 따라 의료기관윤리위원회, 또는 공용윤리위원회가 설치된 기관의 비중과 수를 조사한 그래프이다. 그래프 항목1: 상급종합병원, 설치 비중 100%, 설치기관 수 47개 그래프 항목2: 종합병원, 설치 비중 65%, 설치기관 수 217개 그래프 항목3: 요양병원, 설치 비중 11%, 설치기관 수 149개 그래프 항목4: 병원, 설치 비중 3%, 설치기관 수 47개

    • 주 : 1) 2025년 7월 기준
    • 2) 공용윤리위원회 위탁 설치 포함
    • 자료 : 공공데이터포털

    ③ 임종기 판정 단계: 현행법은 ‘회생이 불가능하고 임종이 임박한 상태’로 정의되는 ‘임종기’에만 연명의료 중단을 허용한다. 이 경우 환자가 연명의료 중단을 희망하더라도 임종에 임박할 때까지 시술이 지속되어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할 수 있다<그림 7><그림 8>.

    그림 7. 연명의료 중단 시점1)2)


    이 그래프는 2023년 기준 임종 1개월 내 연명의료를 중단한 환자 30,708명을 대상으로 시점별로 연명의료를 중단한 비중을 표시한 그래프이다. 그래프 항목1: 사망 전 22~28일, 13.6% 그래프 항목2: 사망 전 15~21일, 19.8% 그래프 항목3: 사망 전 8~14일, 26.6% 그래프 항목4: 사망일~사망 전 7일, 40%
    • 주 : 1) 2023년 기준
    • 2) 임종 1개월 내 연명의료를 중단한 환자 30,708명 기준
    • 자료 : 건강보험DB

    그림 8. 중단 시점별 연명의료 평균 시술 수1)2)


    이 그래프는 2023년 기준 임종 1개월 내 연명의료를 중단한 환자 30,708명을 대상으로 시점별로 연명의료 시술 수의 평균을 표시한 그래프이다. 그래프 항목1: 사망 전 22~28일, 3.8건 그래프 항목2: 사망 전 15~21일, 4.2건 그래프 항목3: 사망 전 8~14일, 4.6건 그래프 항목4: 사망일~사망 전 7일, 6.8건
    • 주 : 1) 2023년 기준
    • 2) 임종 1개월 내 연명의료를 중단한 환자 30,708명 기준
    • 자료 : 건강보험DB

    ④ 연명의료 중단 이후 돌봄 단계: 호스피스·완화의료는 생애말기 돌봄의 핵심 수단이지만, 인프라 부족 등으로 인해 호스피스 이용을 희망하는 비율과 실제 이용률 간의 큰 괴리가 나타나고 있다<그림 9>.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 환자들은 ‘병원 내 사망’이라는 일원화된 죽음 방식을 따를 수 밖에 없다<그림 10>.

    그림 9. 호스피스 현황1)2)3)


    이 그래프는 2018년~2020년 일반성인을 대상으로 시행한 호스피스 이용 희망률과, 2023년 기준 암 사망자수 대비 호스피스 이용자 수의 비율을 비교한 그래프이다. 그래프 항목1: 이용 희망률, 91% 그래프 항목2: 실제 이용률, 23%
    • 주 : 1) 2023년 기준
    • 2) 이용 희망률은 2018~2020년 평균 (일반 성인 대상 설문)
    • 3) 이용률은 암 사망자수 대비 호스피스 이용자 수
    • 자료 : 보건복지부(2025)

    그림 10. OECD 국가별 병원 내 임종 비중1)


    이 그림은 OECD 주요 국가별 병원 내 임종 비중을 기록한 그래프이다. OECD 평균: 49% 네덜란드: 23% 스위스: 31% 루마니아: 35% 미국: 36% 스웨덴: 39% 영국: 40% 멕시코: 42% 벨기에: 45% 오스트리아: 49% 스페인: 50% 그리스: 51% 독일: 53% 에스토니아: 55% 캐나다: 59% 리투아니아: 62% 포르투갈: 64% 헝가리: 67% 한국: 70%
    • 주 : 1) 2021년 기준
    • 자료 : OECD(2023)

    환자의 권리가 더욱 온전히 구현되도록 제도를 한 걸음 더 성숙시켜야 할 때

    연명의료 제도 개선의 목표는 연명의료 자체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가치관에 부합하는 삶의 마무리 방식을 숙고하도록 돕고, 그 결정이 마지막까지 존중되도록 보장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앞서 설명한 환자의 의사결정 제약요인을 개선할 네 가지 보완방향을 제시한다<그림 11>.

    그림 11. 의사결정 제약요인에 따른 보완방안


    이 그림은 연명의료 환자의 의사결정을 제약하는 요인을 나열한 뒤, 보완방안 별로 완화할 수 있는 제약요인을 화살표로 연결하였다. 먼저 의사결정 제약요인은 아래와 같다. 제약 1. 사전 논의, 항목1: 죽음에 대한 논의 부족, 항목2: 개인 의사표현의 제약 - 제약 2. 의료기관 선택, 항목1: 의료기관윤리위원회·공용윤리위원회의 접근성 제한 - 제약 3. 임종기 판정, 항목1: 임종기 판정의 어려움 - 제약 4. 중단 이후 돌봄, 항목1: 호스피스 등 돌봄 인프라 부족 보완방안은 다음과 같다. 방안1. 개인화된 사전의향서 도입, 사전 논의 제약에 화살표 연결 방안2. 대국민 홍보 강화와 참여경로 확대, 사전논의 및 의료기관 선택 제약에 화살표 연결 방안3. 제도 사각지대 및 이행시점 문제 해소, 의료기관 선택 및 임종기 판정 제약에 화살표 연결 방안4. 중단 이후 돌봄 연속성 강화, 중단 이후 돌봄 제약에 화살표 연결

    • 자료 : 한국은행-국민건강보험공단 공동 심포지엄 발표자료

    개인화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도입: 환자의 구체적 선호와 가치관을 반영하기 위해, ‘개인화’된 사전연명의료의향서 서식 도입이 필요하다. 새 서식에는 연명의료를 원하는 사람도, 원치 않는 사람도 자신의 생애말기 의료에 대한 의사를 자유롭게 구체적으로 기록할 수 있다<표 1>.

    표 1.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변경 제안 내용


    표 1. 사전연명의료의향서 변경 제안 내용

      ② 대국민 홍보 강화와 제도 참여경로 확대: 모든 국민이 연명의료결정제도를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홍보와 접근성 제고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생애주기별 맞춤 홍보·교육을 통해 국민 누구나 연명의료결정제도의 취지와 절차를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나아가 제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평소 이용하는 동네 병·의원(1차 의료기관)에서 의료인과 상담하며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등록할 수 있어야 한다. 온라인 등록 및 AI 보조 상담 등 디지털 채널을 활용하는 방안 역시 제도 이용의 문턱을 낮추는 데 효과적일 것이다.

      ③ 제도 사각지대 및 이행시점 문제 해소: 중소병원과 요양병원을 포함한 모든 의료기관에서 환자가 자기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있도록, 제도적·재정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하지 못한 채 의사 표현이 불가능해진 환자를 보호하기 위해, 환자가 평소 신뢰하는 사람을 사전에 지정하는 「의료결정 대리인 제도」 도입에 대한 논의도 병행해야 한다. 아울러 연명의료결정제도가 점차 정착되고 있는 만큼, 현재 ‘임종기’로 한정된 연명의료 중단 이행시점을 조정할지에 대해서도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 볼 수 있다.

      ④ 중단 이후 돌봄 연속성 강화: 연명의료 중단이 단절된 의료행위로 끝나지 않도록, 중단 이후 완화의료·심리상담·가족지원 등이 끊김없이 이어지는 생애말기 돌봄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호스피스·완화의료 전문기관을 확충하고, 이들 기관과 일반 의료기관 간 협력·정보공유 체계를 정비하여, 환자가 적절한 기관과 서비스로 자연스럽게 옮겨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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