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배경] 최근 자영업의 경영여건이 크게 악화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내수부진 등 경기적 요인과 함께 빠르게 성장한 온라인플랫폼의 영향력도 주요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온라인플랫폼은 수요-공급 간 원활한 매칭과 정보비용 절감으로 소비자 편익을 크게 증대시켰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플랫폼의 수혜를 받은 자영업자와 그렇지 못한 업자 간 격차를 확대시켰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본고는 온라인플랫폼 성장 과정에서 나타난 자영업 양극화의 양상을 분석하고 이에 대응한 정책방향을 제언하고자 한다.
② [자영업 양극화] 온라인플랫폼 등장으로 자영업에서 나타난 구조변화를 보다 세밀하게 파악하기 위하여, 자영업자 비중이 가장 높은 소매업과 음식점업을 중심으로 온라인플랫폼의 영향을 분석하였다.
⑴ 온라인유통플랫폼(소매업): 지역, 업체 및 산업 특성 등에 따라 유통플랫폼 확산의 영향이 상이하게 나타났다. 먼저 지역측면에서는 온라인소비에 따른 무점포소매(통신판매 등)의 성장이 수도권에 집중되었고, 비수도권은 전통적인 점포소매의 쇠퇴가 두드러짐에 따라 지역간 격차가 확대되었다. 또한 점포소매업 중에서 자원과 인지도를 가진 대형 업체인 경우, 그리고 온라인판매를 도입하거나 상품구성이 다양한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성과를 보인 반면, 다른 업체들은 경영성과가 더욱 악화되었다.(일례로 지역내 온라인소비 비중이 1%p 상승하면 매출 상·하위 20% 소매 자영업체간 성장률 격차가 수도권 5.1%p, 비수도권 7.2%p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연관 산업에서는 택배업 일자리가 크게 늘어나고 레저, 스포츠 등 시간집약적 서비스 수요가 증가한 반면, 상업용부동산임대업은 상가 공실률 상승 등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
⑵ 음식배달플랫폼(음식점업): 플랫폼의 등장으로 음식점업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나면서 대형 음식점이 더 큰 혜택을 받았고, 이런 현상은 비수도권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지역내 배달플랫폼 비중이 10%p 상승하면 매출 상·하위 20% 업체간 성장률 격차가 수도권 3.2%p, 비수도권 6.3%p 확대) 또한 업력이 길거나 배달비중이 높은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 간 성과도 크게 차별화되었다.
③ [자영업 금융지원 효과] 코로나19 팬데믹, 공급과잉, 온라인플랫폼 확산 등으로 상당수 자영업체의 경영이 악화되자 정부는 자영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확대하였다. 지원받은 업체별로 그 성과를 분석한 결과 금융지원은 수혜업체의 매출을 증가(평균 +8.8%)시키고 폐업확률을 낮추는(-1.6%p) 효과가 있었으며, 지역별로는 업황이 더 어려운 비수도권에서 효과가 더 컸다. 다만 부문별로 보면 창업초기, 청년층, 소규모 업체 등 일부 집단에만 효과가 집중되었고 나머지 그룹에서는 효과가 작았다. 소액지원(2천만원 미만)과 장기간 지원의 경우에도 효과가 매우 미미했다. 또한 생산성이 매우 낮고 매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업체의 경우, 금융지원이 자원배분의 비효율을 초래하여 다른 업체의 성장을 저해하는 부정적 외부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석기간중 상대적으로 효과가 작은 자영업체 그룹과 생산성이 낮은 업체에 대한 금융지원 비중이 오히려 상승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④ [정책제언] 온라인플랫폼의 소비자편익 및 생산성 제고 효과를 감안하면 플랫폼 경제의 확산은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따라서 향후 자영업 지원은 경쟁에서 밀려난 자영업자의 충격을 완화하는 '안전망정책'과 잠재력이 큰 자영업자에게 자본접근성을 높여 성장기회를 보장하는 '성장정책'으로 구분하여 투트랙으로 추진해야한다. 구체적으로,
⑴ 금융지원은 혁신적인 자영업자가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성장정책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창업초기, 청년층, 소규모 업체를 중심으로 선별하여 충분한 규모를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선별을 위한 사전심사와 사후평가를 강화하여 과도한 창업과 도덕적 해이를 막는 것 역시 중요하다.
⑵ 경쟁에서 밀려난 자영업자의 재기를 돕는 실업보험 등 사회 안전망은 '사업 보호'가 아닌 '사람 보호'를 목표로 해야 한다. 실업보험은 보험 가입대상 확대, 수급요건 완화 등을 통해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⑶ 온라인플랫폼에 더 큰 타격을 받고 있는 비수도권에서는 거점도시 중심의 소비거점 구축, 지역별 서비스업 특화, 온라인 접근성 개선과 함께 지역 자영업 지원기관의 제도 기획 및 지원대상 선별 능력을 확충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