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금융거래에서는 만기가 정해진 채무라 하더라도 차입자가 원하는 경우 채권자가 만기를 연장해 주는 것이 보편적이나 채무 만기연장(rollover)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차입자가 유동성 위험에 노출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예상치 못한 채권자의 만기연장 중단은 개별 경제주체에게는 부도 등의 위험으로 나타나고 경제 전체로는 금융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따라서 만기연장 거부의 경제적 요인을 규명하는 것은 금융안정성 제고 등을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데 긴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채권자가 만기연장 거부 여부에 관해 의사결정을 하는 모형을 설정하여 채무자의 사업 성격(수익성, 청산가치)과 채권자의 구조가 채무 만기연장에 영향을 미치는 메커니즘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채무자의 사업 성격(수익성, 청산가치) 즉 채무자의 펀더멘털 뿐 아니라 채권자의 구조도 채무의 만기연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다음 4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될수록 채무의 만기연장에 따른 채권은행의 비용이 커지기 때문에 채권은행은 채무의 만기연장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둘째, 채권은행이 보다 근시안적이 되거나 또는 기업이 실행한 투자를 중도에 청산하는 것이 용이해질수록 채권의 조기회수(즉 만기연장 거부)에 따른 수익이 커지기 때문에 채권은행은 채무의 만기연장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셋째, 기업의 채권은행 수가 늘어나면 개별 채권은행 입장에서는 만기연장 거부시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다른 채권은행에 전가하는 것이 용이해지기 때문에 채무의 만기연장에 소극적이게 된다. 마지막으로 주거래은행의 경우 거래기업의 성공에 따른 수익이 여타 채권은행에 비해 더 크기 때문에 기업의 펀더멘털이 일정수준 이상이면 여타 채권은행보다 채무의 만기연장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러한 분석 결과가 채무자에게 시사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채무자는 만기연장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아 유동성 위기에 봉착하게 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는 우선 채무상환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다수의 금융기관과 거래 관계를 유지하는 것보다는 소수의 금융기관과 밀접한 관계(또는 주거래은행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I. 머리말
II. 모형
1. 모형 A: 동질적인 채권자
2. 모형 B: 이질적인 채권자
III. 맺음말
<참고문헌>
<부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