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부문의 통화불일치 평가와 발생요인 분석(금융경제연구 제393호)
저자: 서영경, 김근영
외화부채와 외화자산간 차이를 의미하는 통화불일치(currency mismatch)
는 신흥시장국 경제의 대외취약성을 초래하는 주요 요인으로 인식되어
왔다. 우리나라의 경우 경제 전체의 대외채권과 대외채무가 비슷한 수준
으로서 대외순채무가 안정적 범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개별 금융
기관별로 볼 때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외화유동성 비율규제 부과에 힘
입어 외화자산과 외화부채간 차이가 미미한 수준이다. 이같이 우리 경제
전체는 물론 개별 금융기관 차원에서 통화불일치 문제가 제기되지 않았
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의 전파과정에서 단기외채의
만기연장 애로로 인해 외화유동성 충격이 크게 나타났다. 본고는 이러한
우리나라 외화유동성의 위기취약성이 은행부문의 통화불일치 문제에 비
롯된 측면이 크다고 보았다.
우리나라는 경제전체의 대외자산과 대외부채간 차이가 크지 않으나
대외자산은 통화당국, 대외부채는 은행부문에 집중된 비대칭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경우 외자 조달비용과 운용수익의 차이로 인해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경제충격시에 대외자산과 대외부채간 유동
성의 비대칭적 변화로 인해 외화유동성이 악화될 위험이 잠재되어 있다.
은행별 대차대조표를 살펴보면 외화유동성 비율규제가 부과되고 있는
국내은행의 경우 외화자산과 외화부채가 동행적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
나 비율규제가 부과되지 않는 외은지점은 통화불일치 정도가 매우 크다.
거주자간 외화거래를 제외한 대외 통화불일치(external currency
mismatch) 기준으로 보면 국내은행과 외은지점 모두 통화불일치 문제
를 보이고 있고, 특히 외은지점의 경우 2006년 이후 만기불일치 문제도
심화되었다.
이러한 은행부문의 통화불일치 문제를 초래한 원인을 실증분석한 결
과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먼저 외채통계를 기준으로 대외 통화불일
치 발생요인을 추정한 결과, 장기 통화불일치(장기대외순채무)는 국제유
동성 사정과 국내 경기가 호전되는 경우 커지는 경기순응성을 보였으며,
단기 통화불일치(단기대외순채무)는 재정거래유인, 파생거래규모 및 선
박수주액에 유의한 정(+)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 결과의 강
건성을 확인하기 위하여 개별 금융기관의 대차대조표를 이용한 패널분
석을 추가로 실시한 결과, 국내은행과 외은지점 모두 무위험금리차와 선
박수주액의 설명력이 높았으며 특히 국내은행의 경우 국내경기, 환율 등
거시경제변수의 영향도 크게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의 분석결과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을 제시한다. 첫째, 은행부문의
통화불일치를 완화하기 위하여 외화유동성 비율규제, 갭비율 등 미시건
전성 규제수단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국내은행뿐만 아니라
외은지점을 외화유동성 및 갭비율 규제에 포괄하고, 비율 산정에 있어
단순한 양적 기준보다는 다양한 질적 기준을 감안하는 방향으로 개선하
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외환시장에서 일방향으로
환헤지가 이루어지고 선물환 수급불균형이 발생하는 관행을 개선할 필
요가 있다. 셋째, 재정거래유인이 지속되는 구조적 요인을 분석하고 이
를 해소하기 위한 정책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국내 금융부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거시건전성 정책 논의를 외
환부문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금융기관의 외자조달 또는 통화불일치
가 경기순응성을 보이면서 경제의 변동성을 확대하는 주요 경로중 하나
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I. 머리말
II. 통화불일치 수준의 평가
1. 주요 논의
2. 우리나라의 경우
Ⅲ. 통화불일치 발생요인 분석
1. 기존 연구
2. 외채통계를 이용한 분석
3. 대차대조표 자료를 이용한 패널분석
Ⅳ. 시사점
<부록 1> 자본시장 불안정성 지표
<부록 2> 분석대상 은행
<참고 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