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0년대 세계대공황과 2008년 위기(금융경제연구 제407호)
저자: 양동휴
본고에서는 1930년대 세계대공황과 2008년 경제위기를 비교분석함으로
써 대공황의 경험에서 2008년 위기에 대처할 교훈을 찾고 동시에 2008년
위기에서 1930년대 대공황을 재해석할 시사점을 얻고자 한다.
대공황은 세계 1차 대전 이후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금본
위제에 복귀한 많은 나라가 이를 유지하기 위해 긴축정책을 쓸 수밖에
없게 되면서 주식시장 붕괴, 은행위기 등을 수반하는 등 필연적으로 나타
났다. 다시 말해 30년대 세계 대공황은 최초의 총력전이었던 1차 대전 이
후 인구와 산업생산 설비를 평시체제로 복귀시키는 문제, 임금, 물가 유
연성의 하락, 국경변화로 인한 분업질서 단절, 연합국간 대부체계의 정지
와 패전국 독일에 부과된 엄청난 규모의 배상금, 초인플레이션에 따른 중
산층 저축의 소멸 등의 경제구조의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시작되었던
것이다.
미국은 1929년 주식시장 붕괴를 시작으로 1930년부터 혹독한 은행공황
이 이어졌으며 오스트리아와 독일은 애초부터 금융위기가 내재되어 있었
는데 이것이 동부 유럽, 영국으로 확대 전파되는 과정에서 세계 대공황이
시작된다. 은행위기는 금융제도의 신용창조기능을 약화시키고 소비자의
현금선호를 부추겨 통화량을 감소시킨다. 이에 따른 이자율 상승은 기업
에게 피해를 주며 또한 신용중개비용을 높이고 금융경색을 불러와 실물
경제에 충격을 준다. 1931년 미국의 통화긴축은 공황을 더욱 심화시켰다.
디플레이션정책은 한편으로는 자산가치 하락과 실질부채증가를 수반하는
debt-deflation, 다른 한편으로는 실질임금 상승과 실업증가의 메카니즘으
로 불황의 골을 깊고 길게 했다. 본문에서는 이러한 과정을 자세히 살피
고 각국의 공황대응책과 느린 회복을 검토한다. 미국의 뉴딜을 비롯한 각
국의 개별 정책들은 경기회복에 역부족이었으며 결국 금본위제를 포기하
고 팽창기조로 돌아선 것이 경기회복의 실마리가 되었다.
반면 2008년 위기에는 구소련 동구권 붕괴 이후 체제전환의 난맥상, 이
와 연결된 EU의 동구권 확장, 국내․국제적 소득불평등의 심화 및 글로
벌 불균형 등이 구조적 배경으로 자리잡고 있다. 구조적 불안정은 국제경
제에 전반적 불확실성을 가중시킨다. 구체적으로는 글로벌 불균형이 전
세계적 유동성 팽창을 초래하여 자산가격을 상승시킨다. 또한 EU의 확장
은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려 유로화가 국제 화폐로 동참하는 길을 어렵게
만들었다. 2008년 위기 원인을 실증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1987~2007년간
선진 21개국을 대상으로 로짓분석을 실시한 결과 과거의 위기는 물가상
승률, 재정수지, 국내실질 신용증가율 등 거시경제 요인들에 유의한 영향
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동 결과에 2008년 미국자료를 넣어 분
석해보면 거시경제여건과 은행부문의 건전성 등은 이번 위기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년 위기가 부동산 버블의 생
성과 소멸 과정에서 규제받지 않는 ‘섀도우 은행체계’에서 발생하였기 때
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1930년대 세계 대공황과 2008년 위기 발생 전후의 경제여건의 차
이를 보면 이번 위기는 구조적 문제점으로 인한 부담이 1930년대 대공황
에 비해 훨씬 적었을 뿐 아니라 세계화가 고조될 때 일어났다. 또한 위기
전달 메커니즘이 대공황때는 금본위제라는 통화체제 내에서 확산된 반면
금번 위기는 변동환율제하에서 신속한 국제자본의 이동에 크게 기인하였
다. 그리고 대공황때는 주식시장 붕괴→은행위기의 순서로 위기가 확산된
반면 2008년 위기는 금융위기→주가폭락의 순으로 위기가 진행되었다.
끝으로 금번 글로벌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국제공조를 통한 그 동
안의 팽창적 재정금융정책의 효과는 기대된다. 그러나 앞으로 금융팽창이
공식적 채널을 통해 효력을 발생하지 못할 것에 대비 위험관리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본다. 특히 금융경색이 심화되지 않게 유념하는 한편 회복과
정에서 인플레압력에 적절히 대응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Ⅰ. 머리말
Ⅱ. 1930년대 대공황
1. 구조적 문제
2. 대공황의 발발과 심화
3. 각국의 대응과 느린 회복
4. 대공황의 유산
Ⅲ. 2008년의 위기
1. 구조적 문제
2. 금융위기의 발발
<참고문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