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금융현황과 최근의 변화(금융경제연구 제174호)
북한의
금융제도는 단일은행제도, ‘원에 의한 통제’, 유일적 자금공급체계, 무현금거래와 현금거래의 분리 등과 같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금융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북한은 상환의무가 없는 국가재정이 경제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고 경제주체간 신용을 바탕으로 한 상거래를 인정하지
않음에 따라 자금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지 못하고 금융자금이 산업자금화될 수 있는 채널이 결여되어 있는 등의 문제가 초래되고 있다. 또한 기대출해준
자금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높고 만성적으로 시중에 통화가 넘치는 통화과잉현상이 나타나는 문제도 여전히 남아 있다.
7․1경제관리개선조치는
북한의 금융부문에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지만 구체적인 금융시스템 개선조치를 포함하고 있지 않은 한계를 지니고 있다. 시장기능이 활성화되면서
현금유통이 증가함에 따라 무현금유통원칙이 상당부분 퇴색하였고 국가예산에 의해 공장․기업소에 공급되던 유일적 자금공급체계가 완화되었으며 은행의
‘원에 의한 통제’기능도 약화되는 등 기존의 금융제도가 다소 변하고는 있으나 사회주의금융의 기본적인 틀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이러한 점에서 북한은 정치체제면에서는 사회주의를 유지하면서 금융개혁을 추진한 바 있는 중국이나 베트남에 비해 개혁속도가 크게 뒤떨어지고
있다.
7․1조치에
의해 북한의 경제사정이 향상될 수 있는지 아니면 금융개혁을 포함하여 보다 과감한 경제개혁조치가 필요한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가 필요하고
시간이 좀더 경과해야 할 것으로 보이나 시장경제원리가 급속히 확대되어 더 이상 국가의 계획과 통제에 의한 자금공급이 어려워지게 되면 재정기능이
축소되면서 금융개혁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북한의 금융제도 개혁 속도는 7․1조치 이후
진행되고 있는 시장시스템의 확산 정도와 그 효과에 상당히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