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금융회계의 보수성 분석(금융경제연구 제262호)
저자: 이상욱 과장, 서유정 조사역(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경제제도연구실)
회계의 보수성이란 기업이 회계처리를 함에 있어 손실은 적극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이익은 소극적으로 평가·반영하는 회계 측면에서의 관습을 의미한다. 회계가 보수화될수록 기업경영의 안정성 및 투명성이 높아지며 회계정보에 대한 신뢰성도 제고된다. 기존 연구결과에 의하면 주요 선진국의 회계는 보수화되는 추세이며 최근에는 회계부정 사건 등을 반영하여 심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금융기관은 일반기업에 비해 외부성 및 공공성이 커 경영의 안정성과 투명성이 중시되므로 회계의 보수성이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금융기관 회계의 부실 및 오류가 외환위기 발생의 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정도이다. 한편 금융기관 회계의 보수성은 감독·회계제도, 소유지배구조 등이 주요 결정요인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본고는 우리나라에서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이루어진 감독·회계제도의 개선 전후를 중심으로 금융업종, 소유지배구조 등에 따라 금융기관 회계의 보수성이 어떻게 변하였는지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플러스(+) 또는 마이너스(-)의 주식수익률중 어느 변수가 주당순이익(회계적 이익의 대용변수)과 통계적 유의관계가 더 높은가를 실증 분석하여 보수성 존재 여부를 판단하였다.
분석결과 은행의 회계보수성은 외환위기 이전에는 없었으나 이후에는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자본이 지배하는 은행은 회계보수성이 없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비은행금융기관은 외국자본지배의 증권을 제외하고는 회계보수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석결과에 비추어 볼 때 앞으로 금융기관 회계의 보수성을 유도하고 경영안정성 및 경영정보의 신뢰성·투명성 제고를 위한 정책을 꾸준히 수립·집행할 필요가 있다. 한편 회계의 보수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비은행금융기관의 경우에는 구조조정을 조속히 마무리하는 한편 이들 기관에 대한 감독·공시제도 및 지배구조 개선 등에 정책적 초점을 둘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