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경기변동의 특징에 대한 평가(금융경제연구 제264호)
저자: 남상호 실장(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사회경제연구실)
외환위기 이후 우리나라의 경기순환은 과거에 비해 두 가지 특징을 나타내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첫째, 경기순환치가 추세로부터 지속적으로 하향 확대되고 있다. 둘째, 경기순환주기가 단기화되었다. 본고는 이 같은 최근 우리나라 경기변동의 특징에 대해 검토·평가하였는데 주요 결과는 다음과 같다.
2000.8월 이후 경기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구계열)가 추세로부터 지속적으로 하향 확대되는 현상은 관련분석에 널리 활용되는 Hodrick- Prescott(HP), 1계차분, 구간통과(Baxter-King, BK) 필터 등을 이용할 경우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통계청이 채택하고 있는 추세제거방법인 국면평균법(PAT)을 이용할 경우에는 동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외환위기를 전후한 성장추세의 하향(6%대 → 4%대 중반)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경기순환주기의 단기화와 관련하여서는 윌콕슨 검정법, 기간의존성 분석법, 그리고 스펙트럼공간 분석법 등을 이용하여 검증한 결과 확장국면과 수축국면 모두 평균 지속기간이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즉 외환위기 이후 확장국면이 지속될 확률은 낮아진 반면 수축국면이 지속될 확률은 높아진 것으로 추정된다. 순환주기 단기화의 주요 요인으로는 외환위기 이후 대외여건의 급변동, 대외의존도 및 변동성이 높은 정보통신 산업으로의 산업구조 변화, 투자부진 등을 들 수 있다.
경기순환 주기의 단기화에 비추어 정책당국은 과거에 비해 더 빠르고 정확하게 현 시점의 경기를 판단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대내외 경제환경 변화에 따른 현행 경기관련 지수의 유용성에 대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실시각(real-time)으로 정확한 경기상황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성장순환보다 선행성이 더 우수한 성장률순환에 대해 보다 큰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