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의 현황 및 평가(금융경제연구 제281호)
저자: 이영훈 과장(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동북아경제연구실)
본 연구는 남북경협의 현황과 특징을 정리하고 남북경협의 결정요인과 남북한 경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한 후 이를 토대로 남북경협을 평가하고 시사점을 제시해 보고자 하였다.
남북경협은 1999년 이후 크게 증가하여 1998년 북한 전체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3%에서 2005년에는 26%로 확대되었으며 그중 대북지원과 투자가 무역에 비해 크게 증가하였다.
지원과 투자가 증가한 것은 민족간 거래로서 비경제적 요인이 작용하는 데다 남북한간 경제력 격차가 큰 데 기인한다. 우선 민간기업의 무역과 투자는 경제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지만 지원과 정부의 투자는 인도적·정치적 요인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한편 심화된 남북한간 경제력 격차로 인해 일반무역보다는 위탁가공무역이나 투자, 특히 개성공단사업이 북한의 저임금을 활용할 수 있어 잠재적 수익성이 높다.
남북경협은 북한리스크를 완화함으로써 남한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제어하고 북한의 식량난, 외화난 등을 해소함으로써 경제난 회복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정부 차원의 남북경협지원은 재정의 약 0.1%에 불과하지만 경협 가운데 대북 식량 및 비료지원은 북한 자체 곡물생산량의 약 1/4에 해당할 만큼 북한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처럼 남북경협은 북한경제 회복에는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북한의 개혁·개방 유도, 남북한 경제통합 촉진 등에는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는 경협의 역사가 짧기도 하지만 구조적으로 남북경협이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는데 한계가 있고 이로 인해 남북경협의 다른 목표 달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군사적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남북경협과 함께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정치군사적 협력을 병행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동서독 경협처럼 민간이 인도적 지원을 담당하고 정부는 상호주의에 입각한 대북투자를 담당하는 방식으로 이원화하여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민간의 경협은 수익성 높은 경제특구를 중심으로 추진하는 한편 개성을 남북경협의 물류중개지로 활용하여 평양, 남포 등 주요 무역 및 투자대상지로 연계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