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 설비자본의 효율성(금융경제연구 제284호)
저자: 김대수 연구실장·전봉걸 과장(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경제제도연구실)
국내 설비투자는 외환위기 이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반면 경제성장률(생산증가율)은 수출의 호조 지속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2001~2005년 연평균 설비투자 및 민간소비 증가율은 각각 1.2% 및 2.9%에 그친 반면 GDP 및 재화수출의 증가율은 각각 4.5% 및 12.3%이다. 본고는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설비투자 축적의 결과인 설비자본의 효율성에 변화가 있었는지를 분석하였다.
구체적으로 자본을 설비자본과 건설자본으로 구분한 다음 설비자본의 생산 효율성을 살펴보았다. 즉 설비자본의 평균생산, 한계생산 및 이윤율을 계산하고 그 움직임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외환위기 이전에는 설비투자의 양적 확대로 모든 효율성 지표가 하락세를 지속하였으나 외환위기 이후에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평균생산(GDP/설비자본)은 정체되어 있으며 한계생산(설비자본소득분배율×(GDP/설비자본))은 2000년까지 상승하였다가 이후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다. 제조업 이윤율((GDP-자본비용-노동비용)/설비자본))은 급상승하고 있으나 자본의 생산성 향상이 아닌 저금리에 따른 자본비용 감소에 대부분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규투자의 부진 지속으로 설비자본의 효율성이 최근 떨어지고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된다. 특히 이러한 징후는 제조업 평균가동률이 추세를 상회하고 있는 점, 설비투자조정압력이 플러스를 지속하고 있는 점, 제품의 수명주기가 짧은 정보통신부문의 설비투자가 전체 설비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점 등에서 유추할 수 있다. 따라서 외환위기 이후 설비투자의 부진이 초기에는 구조조정의 과정으로 볼 수 있으나 장기화됨에 따라 자본축적을 둔화시키고 경제성장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향후 경제정책은 효율성이 낮은 생산설비가 정리될 수 있도록 유의하는 가운데서도 기업의 설비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기업도 저금리 지속이라는 외부적 환경에 따른 이윤 확대에 안주하지 말고 설비투자에 적극 나서 생산설비의 효율성 제고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