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목 : 주택가격 변동과 부의 효과(금융경제연구 제181호)
집필자 : 이항용(금융경제연구원 경제연구팀 과장)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자산이 가계의 자산구성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매우 높기 때문에 주택가격의 변동이 부의 효과(wealth effect)를 통하여 가계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여타 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주택은 자산인 동시에 주거서비스를 제공하는 내구재의 성격도 가지고 있어 주택가격의 변동은 주거서비스 가격의 변동을 초래한다. 이러한 점에서 주택은 여타 자산과 구별되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이를 감안하여 본 연구에서는 단순히 주택자산의 부의 효과를 추정하는데 그친 기존의 연구와는 달리 주택자산의 부의 효과를 추정하는 외에 동 효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들도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였다.
먼저 비내구재 소비를 비주거용 소비와 주거서비스 소비로 구분하여 주택자산의 부의 효과를 추정한 결과에 의하면 주택자산의 가치가 1% 증가할 때 비내구재 소비는 대략 0.03-0.05%, 비주거용 소비는 0.06-0.09% 증가하는 데 비하여 주거서비스 소비는 0.12-0.1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주택가격의 상승이 주거서비스 소비의 감소를 초래하여 전체 비내구재 소비에 미치는 부의 효과를 약화시킴을 의미한다.
또한 주거서비스 소비와 비주거용 소비간의 대체탄력성이 1보다 작게 추정되었는데 이는 주어진 예산제약조건하에서 주택가격이 상승하는 경우 주거서비스 소비가 감소하는 만큼 비주거용 소비가 늘어나지 않음을 뜻한다.
한편 횡단면 자료를 이용한 실증분석 결과 「부채-자산」비율이 높은 가계일수록 주택자산의 부의 효과가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최근 가계의 부채규모가 크게 늘어난 가운데 주택가격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가계소비가 부진한 경제상황을 부분적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