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다양한 형태의 전자화폐가 개발·보급되고 있어 일부에서는 머지않아 이러한 전자화폐가 지폐나 주화와 같은 실물화폐를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사람들도 있다. 이에 따라 각국 화폐 발행기관에서는 앞으로 전자화폐가 어느 정도 확산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관심과 함께 장기적으로 실물화폐는 어떠한 방향으로 가져가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그런데, 대만은 오히려 많은 비용을 들여가면서 화폐의 도안과 규격을 바꾸는 등 실물화폐를 대폭 보강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을 뿐만 아니라 화폐를 통해 국민의식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대만은 현재 50, 100, 500, 1000 NT(New Taiwan)달러(圓) 등 4종류의 지폐를 발행하고 있다. 이중 2000년 7월부터 새로 발행하고는 있는 500, 1000NT달러 지폐의 앞면 도안은 종전의 장개석 전 총통 초상에서 ‘환호하는 야구 선수들의 모습’과 ‘지구본을 보면서 공부하는 아이들 모습’으로 대체함으로써 미래를 꿈꾸는 대만’을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일반 대중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서는 모습을 엿보게 한다.
이러한 대만의 실물화폐 보강노력은 눈으로 직접 가치를 보고 느낄 수 있는 실물을 우선시하는 중국인의 오랜 사회적 관습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