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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 기조하 금융불안 발생시 주요국 중앙은행의 대응 사례 및 시사점

등록일
2023.04.14
조회수
15061
키워드
긴축 기조하 금융불안 중앙은행의 대응 사례
담당부서
통화정책국장
저자
홍경식
첨부파일

국내에서 SVB와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이지만 부동산 PF 등과 관련한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고 물가 전망과 관련한 불확실성도 높은 상황인 만큼 향후 금융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는 경우에는 지난해에 그렇게 했듯이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을 위해 긴축기조를 이어나가고 금융불안에 대해서는 시장안정화 조치 등을 통해 분리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


SVB 사태는 물가안정을 위한 통화긴축 과정에서 나타난 금융불안 사례


지난 3월 국제금융시장은 미국 실리콘 밸리 은행 파산과 스위스 크레딧 스위스 매각 사태(이하 SVB·CS 사태)를 겪으면서 크게 출렁거렸다. SVB는 보유 유가증권의 평가손실에 대한 우려[그림1. 참조]와 이에 따른 대규모 예금인출(뱅크런)이 일어나면서 결국 파산[1]하였고, CS는 2021년 이후 실적과 평판이 지속적으로 악화되는 상황에서 SVB 파산 이후 재무상황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UBS에 매각[2]되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하지만 SVB·CS 사태는 근본적으로는 금융기관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이어졌던 저금리 환경에서 장기물 국채 등 유가증권 매입을 늘리고 위험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온 상황에서 2022년 이후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를 빠르게 인상하는 과정에서 자산·부채 만기 불일치, 고위험 투자 부문에서의 부실 등으로 촉발된 금융불안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지난해 9월 영국에서 국채금리 상승으로 연금펀드의 부채연계투자(LDI, Liability Driven Investment) 관련 증거금 부족(마진콜)이 발생하고 증거금 충당을 위한 국채 투매로 국채금리가 재차 급등하는 악순환이 나타났던 연금펀드 사태[3]의 근본 원인도 이와 같았다.


주요국 중앙은행은 물가안정과 금융불안에 동시 대응


SVB 사태 등은 높은 물가 오름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발생하였기 때문에 주요국 중앙은행도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기조를 이어나가되 금융불안에 대해서는 국채매입, 신규 대출제도 도입 등 별도의 수단을 통해 대응하였는데,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영란은행(BOE)은 지난해 9월 국채금리 급등에 대응하여 650억 파운드 규모의 국채 매입을 결정[4]하면서 동 조치가 금융안정 목적이며 물가안정을 위한 통화긴축 기조와 배치되지 않음을 강조하였다. 한편 이후 11월에 개최된 통화정책회의에서는 정책금리를 당초 예고한 대로 75bp 인상(2.25%→3.00%)하였고 국채 매각[5]도 계획대로 진행하였다.

미 연준(Fed)의 경우 지난 3월 12일 SVB 사태의 여타 지방은행 확산을 막기 위해 은행을 대상으로 한 신규 대출 프로그램(BTFP, Bank Term Funding Program)을 도입하였고,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설립한 가교은행[6]에도 유동성을 공급[그림2. 참조]하였다. 3월 22일 개최된 FOMC 회의에서는 정책금리를 25bp 인상(4.50~4.75%→4.75~5.00%)하고 양적긴축(QT)도 기존 계획대로 지속하기로 결정하였다.

스위스 중앙은행(SNB)도 지난 3월 19일 UBS가 CS를 인수·합병하는데 최대 2,000억프랑의 유동성을 지원하고, 그 다음주 개최된 통화정책 결정회의에서는 정책금리를 50bp 인상(1.00%→1.50%)하였다.

그림 1. 미 은행의 증권투자 미실현손실


이 그래프는 2008년 1/4분기부터 2022년 4/4분기까지 미국 은행의 증권투자 미실현손실을 매도가능증권, 만기보유증권별로 구분하여 보여줍니다.

자료: 미 FDIC

그림 2. 미 연준의 정책금리 및 대출


이 그래프는 2022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미 연준의 정책금리 및 대출 잔액 흐름을 보여줍니다. 2023년 4월 5일 기준으로 미 연준의 대출잔액 총액은 3,324억달러로, 대출종류별로 보면 재할인창구를 통해 697억달러, BTFP를 통해 대출잔액이 790억달러, 가교은행을 통해 1,746억달러의 유동성을 공급하였습니다.

자료: 미 연준


물가·금융불안에 분리대응,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신속·한시적·선별적 수단 활용이 주요국 중앙은행 정책 대응의 특징


앞서 살펴본 주요국 중앙은행 정책 대응의 주요 특징은 ①물가안정과 금융안정에 대한 분리대응, ②명확하고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및 ③신속하게 대응하되 물가안정을 저해하지 않도록 한시적이고 선별적인 수단 활용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순서대로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①우선 각국 중앙은행은 물가안정 리스크와 금융불안이 동반 확대됨에 따라 목적별로 각각 다른 수단을 활용하는 분리대응 방식으로 접근하였다. 즉, 물가안정을 위해서는 금리인상 기조를 지속하는 한편 금융시장에 발생한 불안에 대응하여서는 대출, 국채 매입 등을 통한 시장안정화 조치로 대응하였다. ②다음으로 시장안정화 조치는 금융안정 목적이며 물가안정을 위한 금리인상 기조와는 별개라는 입장을 시장에 명확히 전달하였다. 금융불안에 대한 대응은 통화정책의 주된 파급경로인 금융시장 기능의 원활한 작동을 도모하기 위한 조치라는 점을 강조하였고, 정책금리는 인플레이션·성장·고용 등 거시경제 안정에 초점을 두고 결정한다는 점을 재확인하였다. ③마지막으로 시장안정화 조치는 매우 신속하게 실시되었으며, 그 대상과 기간은 기본적으로 선별적이고 한시적이었다. 영란은행은 국채시장 불안 발생 3영업일 만에 국채매입 계획을 공표하였는데, 매입기간은 9월 28일부터 10월 14일까지로 매우 짧았고 매입대상도 20년 이상 국채로 한정하였다. 미 연준은 SVB에서 뱅크런이 발생한 직후(이틀 후 일요일) BTFP를 발표하였고 실시기간도 1년으로 한정하였다[7] .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경험에 비추어 볼 때 금융위기 발생 시 그 경제적 비용이 매우 크기 때문에 불안 발생 초기에 적극 개입하여 위기를 방지하는 것이 사회 후생 측면에서 우월하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아울러 한시적·선별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시장안정화 조치가 통화긴축 효과를 제약하거나 인플레이션 기대를 자극하지 않도록 유의하였다.


지난해 한국은행의 부동산 PF 관련 자금시장 불안 대응도 주요국과 유사


지난해 4/4분기중 한국은행의 부동산 PF 관련 자금시장 불안에 대한 대응도 주요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선 적격담보증권 범위 확대, 환매조건부(RP) 매입 등 한시적·선별적 시장안정화 조치[8]를 통해 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하면서도 11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는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를 25bp 인상하는 등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나갔다. 이러한 정책 대응과 함께 금융안정을 위한 시장안정화 조치가 물가안정을 위한 통화긴축 기조와 배치되지 않으며 앞으로도 필요시 분리대응해 나갈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전달함으로써 시장의 불안심리가 조기에 안정되는 데 기여하였다.


국내에서 SVB·CS 유사 사태 발생 가능성은 제한적이나 불안요인이 잠재해 있고 

물가 전망과 관련한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


영국 연금펀드와 SVB·CS 사태, 그리고 각국 중앙은행의 대응을 살펴보았는데, 국내에서 이와 유사한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국내 금융부문은 예금과 대출을 중심으로 영업을 하고 있어 주요국과 자산·부채 구조가 상이하고 유동성 및 건전성 관련 규제비율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통화긴축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주택시장의 조정도 이어지고 있어 부동산 PF 등 관련 익스포져가 높은 비은행금융기관 등에 대해서는 계속 면밀히 점검해나갈 필요[그림3. 참조]가 있다.

한편 국내 물가 상황을 보면 소비자물가 오름세가 높은 수준에서 점차 둔화되고 있고 앞으로도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기조적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그림4. 참조]되고 있는 가운데 산유국의 추가 감산 결정으로 국제유가 움직임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커졌고 공공요금의 인상 시기와 폭, 그리고 2차효과 등와 관련한 불확실성도 여전하기 때문에 물가가 안정될 것이라고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물가 상황을 감안할 때 향후 금융부문의 리스크가 증대되는 경우에는 지난해 4/4분기에 그렇게 했듯이 통화정책은 물가안정을 위해 긴축기조를 이어나가고 금융불안에 대해서는 시장안정화 조치 등을 통해 분리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중장기적으로는 금융부문이 통화정책 운용을 제약하는 금융우위(financial dominance) 상황[9]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해 나갈 필요가 있겠다.

그림 3.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1) 및 업권별 PF 관련 익스포저


이 그래프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의 연도별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와 업권별 PF 관련 익스포저 흐름을 보여줍니다. 2022년의 경우 9월 기준으로 계산되었습니다.

주: 1) 금융기관 및 보증기관의 가계 및 부동산 관련 기업에 대한 여신과 부동산 관련 금융투자상품의 합계

2) MBS, 부동산펀드, 리츠, 부동산 관련기업 발행 회사채 및 CP

자료: 한국은행, 금융기관 업무보고서

그림 4. 기조적 물가상승 압력1)


이 그래프는 2015년 1월부터 2023년 2월까지의 근원물가와 기조적 물가의 전년동기대비 상승률 흐름을 보여줍니다. 기조적 물가의 경우 근원물가 품목을 대상으로 공통요인을 추출하여 계산되었으며 재화, 서비스, 기타 품목별로 나뉘어서 표시되고 있습니다.

주: 1) 근원물가 품목을 대상으로 공통요인을 추출

2) 전세, 월세, 상수도료 등

자료: 한국은행, 통계청


[1] 미국 실리콘 밸리 은행은 실리콘 밸리의 기술 및 의료 관련 신생기업에 벤처금융(venture capital)을 제공하는 회사를 주요 고객으로 하는 은행으로 그간 소수 고액예금을 바탕으로 수익성이 높은 장기 채권에 투자하였다. 지난해부터 금리인상 기조 및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따른 벤처금융사의 투자 감소 등으로 투자자금이 감소하고 보유채권 평가손실 급증으로 수익성은 크게 악화되면서 대규모 예금인출(뱅크런)이 발생하면서 3월 10일 파산하였다.

[2] 크레딧 스위스 은행은 스위스에서 자산 규모가 두 번째로 큰 은행으로 지난해 4/4분기 이후 재무건전성 악화 등으로 파산 우려가 제기되면서 예금인출이 지속되었으며 금년 3월 미국 SVB 사태의 영향 등으로 동 은행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크게 저하되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CDS가 급등하였다. 스위스 정부는 스위스 최대은행인 UBS가 크레딧 스위스 은행을 30억프랑에 인수합병한다고 3월 19일 발표하였다.

[3] 영국에서는 지난해 9월 정부의 대규모 감세안 발표 이후 국채공급 증가와 국가신용도 하락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였다. 이로 인해 국채금리가 상승하면서 연금펀드의 부채연계투자(LDI) 관련 증거금 부족(마진콜)이 발생하고, 증거금 충당을 위한 국채 투매로 국채금리가 재차 급등하는 악순환이 촉발되었다.

[4] 지난해 9월 28일 잔존만기 20년 이상의 장기국채를 9월 28일에서 10월 14일 중 매입하겠다고 발표하였다.

[5] 지난해 9월 28부터 10월 14일까지 매입한 193억 파운드 규모의 국채를 11월 29일부터 금년 1월 12일까지 11차례에 걸쳐 매각(완료)하였다.

[6] 미국 Dodd-Frank Act에 따르면 미 연준이 개별 금융기관에 대한 구제금융을 목적으로 직접 대출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어 미 정부는 예금취급기관(Depository institution)으로 분류되는 가교은행 설립을 통해 연준의 대출제도를 활용하였다.

[7] 다만 미 연준의 BTFP는 실시 기간을 1년으로 한정하고 있으나 대상기관, 적격담보 범위·매입가격, 금리 등에서 선별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8] 적격담보증권 범위 확대는 3개월 단위로 연장 여부를 결정해오고 있으며, RP매입 확대는 증권금융, 채권시장안정펀드 참가 기관 등으로 한정하여 실시하였다.

[9] ① 금융충격으로 인한 손실은 금융부문이 적립한 대손충당금 등을 통해 자체 흡수하는 것이 최적이지만, ② 금융부문의 비중이 커지고 금융충격 발생시 손실 규모도 크게 증대됨 따라 금융부문이 정책당국 개입 등에 대한 기대로 자체적인 자본확충을 소홀히 할 사전적 유인이 커지고, ③ 이로 인한 금융불안 우려로 인해 정책금리 인상 등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운용이 제약되는 상황을 의미한다(Brunnermeier,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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