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문화속 경제이야기 토끼전, 토끼전은 어떤 이야기일까요?
갑자기 병으로 눕게 된 남해 용왕은 바닷속의 어떤 좋은 약을 써도 병세가 나아지지 않아, 모두들 걱정하던 중 육지에 사는 토끼의 간이 특효약이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이에 별주부 벼슬을 아는 자라가 육지로 나가 토끼를 유혹하여 용궁으로 데려옵니다. 속아서 용궁까지 온 토끼의 배를 가리키려고 할 때 절체절명의 순간, 토끼는 기지를 발휘해 '간을 육지에 놓고 왔으니 어서 멈춰!'라고 외칩니다. 육지 사정을 잘 몰랐던 용왕은 잠시 혼란스러웠으나, 자신이 살고 싶은 욕심에 토끼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죠. 별주부에게 토끼와 함께 육지로 가서 토끼의 간을 빨리 가져오라고 명합니다. 토끼가 무사히 육지에 간 다음에는 어떻게 되었을지 상상이 가시죠?
잘 보셨나요? 토끼전에서 토끼가 육지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자신만이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이를 경제학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성이라고 합니다. 누구나 동일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을 대칭 정보라 하며, 서로 다른 내용이나 동일한 사안에 대하여 다른 수준의 정보를 공유하는 상황을 비대칭 정보라고 합니다.
실생활에서는 비대칭 정보 상황이 일반적입니다. 토끼전에서 보면 육지사정을 잘 모르는 용왕은 토끼간이 배 밖에 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웠지만 살고 싶은 욕심에 토끼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앞에서 설명한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보의 비대칭성이 가져올 수 있는 문제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대표적인 예로 역선택과 도덕적 해이를 들 수 있습니다. 먼저 역선택이란 거래 제품 및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좋지 않은 제품을 선택하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상대방과 거래하게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보험시장에서 보험에 가입하려는 사람이 사고 확률이 높은 사람인지 낮은 사람인지는 본인이 잘 알고 있지만, 보험회사는 이를 구분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 보험료를 평균 수준으로 제시하면 주로 사고의 위험성이 높은 사람들이 가입하게 되는데 이러한 상황이 역선택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판매자는 좋은 자동차와 형편없는 자동차를 구분할 수 있는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구매자는 이에 대한 정보가 없어 평균적인 가격을 지불하고 자동차를 구매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판매자는 이윤을 높이려고 좋은 제품을 시장에 내놓기를 꺼리게 되고,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성능이 떨어지는 자동차를 판매하게 됩니다. 결국 좋은 제품은 자취를 감추고 성능이 낮은 제품만 남게 될 수 있습니다. 역선택의 해결 방안을 살펴봅시다. 보험회사가 사고 위험이 큰 직업이나 취미 등을 사실을 계약서에 명시하게 하거나, 중고차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도덕적 해이란 어떤 계약 또는 합의 후에 비대칭 정보를 가진 당사자가 자신의 이득을 늘리기 위해 상대방에게 바람직하지 못한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합니다. 화재보험에 가입 후 화재 예방에 대한 주의 의무를 게을리하는 경우나 전문경영인이 주주를 위해 이윤을 극대화하기보다는 자신의 이득을 더 챙기려 하는 경우가 모두 도덕적 해의의 사례입니다.
도덕적 해의를 완화하는 방안을 살펴봅시다. 보험회사가 피보험자가 위험을 줄일 행동을 할 경우, 보험료를 할인하는 것과 전문경영인이 회사의 시장가치를 높이는 행동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있습니다. 비대칭 정보는 시장에 막대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 이를 완화하기 위해 많은 학자들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조지 에커로프는 레몬과 같이 겉은 멀쩡하지만 속을 알 수 없는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를 깊게 연구한 논문 레몬 시장으로 노벨상을 수상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