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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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경쟁력

구분 국제경제
대상 일반인
경제교육기획팀 (--) 2008.12.16 6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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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이 전투병... 보이지 않는 나라간 전쟁

 

세계화가 몰고 온 효과 중 하나는 바로 국가 간 장벽이 낮아졌다는 점이다. 자본과 노동의 이동이 과거보다 자유로워졌고 그 결과 국가도 개인이나 기업과 마찬가지로 무한 경쟁 시대에 내몰리게 됐다. 국가경쟁력이란 말도 이래서 나왔다.

국가경쟁력이란 말을 처음 쓴 사람은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대 교수다. 그는 기업의 대외 경쟁력(국제 경쟁력)이 기업 내부의 경영 효율뿐 아니라 기업외부 여건에 의해서도 좌우된다는 점에 착안해 국가경쟁력이란 개념을 쓰기 시작했다. 이후 국가경쟁력은 한 나라의 경제성장을 결정하는 핵심 요인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국가경쟁력 순위가 내려갈 때마다 언론의 질타가 잇따르는 것이 한 예가 될 수 있다. 국가 경쟁력이 주목 받는 이유는 이 개념이 한 나라의 중ㆍ장기적 발전 가능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가령 미국의 다국적 기업이 아시아 국가 중 한 곳에 공장을 짓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어디에 지을까. 물론 사업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을 갖춘 나라를 고를 것이다. 국가경쟁력이 높다는 것은 이런 조건을 충족한다는 얘기다. 만약 이런 조건을 갖추지 못하면 한국은 다국적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지 못하고 다른 나라에 빼앗기게 된다.

다국적 기업뿐 아니다. 세계화가 진전되면서 이제 국내 중소기업들도 얼마든지 해외로 공장을 옮길 수 있다. 전 세계 각국이 투자 유치를 위해 혈안이 돼있는 상태다. 우리나라 기업을 유치하려는 나라도 많다. 해외 기업을 유치하지 못하고 국내 기업마저 외국으로 나간다면 국내에는 일자리가 줄어들게 되고 이는 결국 경제의 활력 저하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인은 뭘까. 기업의 경영 활동에 영향을 주는 일체의 요소라고 보면 된다. 생산 요소인 원재료나 노동 자본 기술 등을 공급하는 모든 부문이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다. 한 나라의 자원 보유량, 면적, 자연 조건 등도 포함될 수 있다. 노동 시장의 발달 정도나 노사관계 교육제도 등은 물론 금융 시장의 효율성, 기업이나 정부의 기술 개발 노력 등도 국가 경쟁력에 영향을 준다. 그만큼 국가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인은 많다. 실제 매년 세계 각국의 국가경쟁력 순위를 발표하는 스위스 세계경영개발원(IMD)의 경우 323개 항목을 평가 잣대로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에서 국가 경쟁력은 19세기 전쟁 역사가 클라우비츠가 고안한‘전면전(total war)’개념에 비유할 만하다. 전면전은 한 나라가 전쟁에서 동원 가능한 모든 자원을 활용해 적국의 동원 가능한 모든 자원을 파괴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국가경쟁력 확보가 국가의 경제적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얼마나 될까. 발표하는 기관마다 차이를 보이고 있다. IMD의 경우 지난해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을 세계 29위로 평가했다. 반면 세계경제포럼(WEF)은 11위, 국내 평가 기관인 산업정책연구원 (IPS)은 23위에 우리나라를 올려 놨다.

이런 차이가 나는 이유는 평가기관마다 평가 항목이 다르고 평가기관의 주

 

우리나라 국가경쟁력 순위 추이

 

관적 판단도 들어가기 때문이다. 따라서 절대적인 순위보다는 매년 순위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보는 게 더 중요하다. 예컨대 국가경쟁력 순위가 크게 하락 한다면 우리나라에 좋지 않은 신호다. 경우에 따라서는 우리나라의 국제 신용 등급에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

평가 결과를 우리 경제의 장ㆍ단점을 점검하는 데 활용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IMD 평가의 경우 우리나라의 장점으로 △근로자들이 열심히 일하고 △인터넷 기반시설이 잘돼 있으며 △수출이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반면 △생활비가 많이 들고 △노사 관계가 불안정하며 △교육 및 의료 여건이 좋지 않다는 점을 단점으로 지적했다. 결국 국가경쟁력을 높이려면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고쳐야 한다. 새 정부가‘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겠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 장,단점 비교

 

또 시대에 따라 각 평가 요소의 중요성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특정 기업 환경이 절대적으로 좋다는 기준은 없다. 오히려 경제 상황이 변화하는 데 맞춰 신축적으로 대응하는 게 필요하다.

국가경쟁력을 국가나 정부만 높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상당히 많은 요인들이 민간 부문에서 결정된다. 전면전에서는 모든 국민이‘병사’가 되듯 모든 사람이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외국 기업이나 외국 문화에 대해 개방적인 마인드를 갖추거나 우리의 전통과 미풍양속을 지키는 일, 해외 여행에서 올바른 행동으로 국가 이미지를 높이는 일 등은 모두 국가 경쟁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돋보기 서울의 수준이 곧 한국의 경쟁력

요즘은 국가 경쟁력뿐 아니라 도시경쟁력도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나라가 추진하는 금융허브 정책을 예로 들어 보자. 금융 허브는 국가경쟁력 측면뿐 아니라 후보 도시인 서울의 도시경쟁력이 갖춰져야 한다. 하지만 서울을 금융 허브로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국내 금융산업이 아직까지 미숙한 것도 이유이지만 이것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국제적 금융회사들이 우리나라에서 경제 활동을 하려면 금융산업 외에 제조업 등 다른 산업이나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 외국인에 대한 문화적 개방성이 확대돼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또 외국인이 실제 거주하는 데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각종 생활 여건이나 교육 여건이 뒷받침돼야 한다.

영어 사용 환경도 중요한 요인이다. 뉴욕 런던 홍콩 등 세계적 금융 허브 치고 영어 구사 인력이 부족한 나라는 거의 없다. 금융 허브가 되려면 국제 비즈니스 언어인 영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인력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런던의 경우 시 당국이 2~3년에 한 번씩 금융인들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실시해 부족한 점, 그들이 느끼는 애로 사항 등을 점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돋보기 국가경쟁력 높으면 GDP도 높다

국가경쟁력이 높은 나라는 대체로 국민소득도 높다. 실제 세계경영개발원(IMD) 평가를 보면 국가경쟁력이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인 나라들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4만 달러에 달했다. 또 국가 경쟁력이 60점 대인 나라들은 대개 1인당 국민소득 2만~3만 달러 대에 몰려 있다. 우리나라는 국가경쟁력이 60점을 조금 넘는 수준이며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달러 정도에 머물러 있다. 국가경쟁력이 30~40점인 나라들은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 미만이었다.

 

국가경쟁력과 국민소득의 관계

 

국가경쟁력과 1인당 국민소득 간에 정(+)의 상관관계가 존재하는 것이다. 물론 예외도 있다. 중국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국가경쟁력이 80점 정도로 우리나라보다 높지만 1인당 국민소득은 1만 달러가 채 안 된다.

중국의 경우 인구와 자원이 많고 외국인들의 투자도 적극적이란 점에서 국가경쟁력은 높지만 아직 충분한 경제 성장이 이뤄지지 않아 국민들의 소득은 낮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국가경쟁력이 높다는 것은 지금은 낮은 국민소득이 앞으로 얼마든지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 중국은 장기적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이나 미국마저 위협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국가경쟁력에 비해 국민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을 누리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우리나라가 국민소득을 현재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려면 지금보다 국가경쟁력을 더 높여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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