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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이 시중銀에 싸게 자금공급…신용 낮은 中企, 유동성 지원받아

구분 화폐·금융
대상 일반인
경제교육기획팀 (--) 2013.05.06 45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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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경색 완화 수단으로 유용…지난달 금리 내리고 한도 높여
무역금융 등 분야별 지원…특정 대상에 정책효과 나타나



Q.
한국은행은 지난달 11일 총액한도대출 한도를 늘리고 금리도 내리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창업 초기 창조형 중소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총액한도대출이 뭐길래 이를 늘리면 중소기업에 도움이 된다고 하는 걸까요? 정동재 한은 금융기획팀 조사역이 총액한도대출제도에 대해 설명합니다.
A. 
한은이 ‘은행들의 은행’이라고 불린다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시중은행에 자금을 공급하는 중요한 기능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죠. 총액한도대출은 한은의 이런 자금 공급 기능을 포함하고 있는 제도예요.

◆한도 정해 은행별 배정

총액한도대출은 한마디로 한은이 시중은행에 저금리로 대출해주는 거죠. 시중은행은 한은으로부터 낮은 금리로 공급받은 돈에 가산금리를 붙여 여러 경제주체들에 빌려주게 됩니다.

현재 총액한도대출 금리는 연 0.5~1.25%로 기준금리(2.75%)보다 낮답니다. 총액한도대출은 1997년 외환위기, 2001년 미국 9·11테러,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대내외 경제충격이 발생했을 때 신용경색을 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였어요. 금융권에서 돈이 제대로 돌지 않아 기업들이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였죠. 신용경색 현상이 발생하면 기업들은 정상적인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수출입 활동에도 큰 제약을 받게 되니까요.

다만 시중은행이 이렇게 낮은 금리로 자금을 공급받기 위해선 조건이 필요해요. 보통 영세자영업자나 중소기업 등 특정 주체에 대출할 경우 한은의 총액한도대출제도를 이용할 수 있어요. 취약한 경제주체들에 대한 은행 대출을 촉진하려는 목적이죠. 다시 말해 은행들에 저금리로 돈을 빌려줄 테니, 너희도 낮은 금리로 대출해줘 시중에 돈을 돌게 하란 겁니다. 은행에서 저금리로 돈을 빌릴 수 있게 되면 부채에 시름하는 영세자영업자나, 엔화 약세로 고통받는 수출 중소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요.

이름에 ‘총액한도’가 붙은 이유는 뭘까요? 시중은행에 대출해줄 수 있는 한은의 자금 총한도를 미리 정하고 일정 기준에 따라 은행별로 배정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보통 은행별 대출실적 등을 취합해 사전한도를 배정하죠. 현재 총액한도대출 한도는 총 12조원인데, 시중은행들이 이를 나눠 대출을 받게 되는 겁니다.

◆특정 대상에 정책효과 집중

총액대출 한도가 항상 일정한 것은 아니에요. 통화량과 지역금융 동향 등을 감안해 분기별로 설정하고 있답니다. 경기가 위축될 경우엔 총액한도대출 한도를 늘려 자금을 넉넉히 시중에 공급하고요, 경기가 좋을 땐 그 반대입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엔 총액대출한도가 늘었다가 2006년 이후 줄었죠. 최근 한은은 다시 한도를 늘리고 있답니다.

총액한도대출이 지원하는 분야는 다양합니다. 무역금융지원한도, 신용대출지원한도, 영세자영업자지원한도, 지방중소기업지원한도 및 기술형창업지원한도로 나눠 운용하고 있어요. 무역금융한도(1조5000억원)는 수출금융을 지원하기 위한 겁니다. 은행의 무역금융 취급 실적이 운용의 기준이 되죠. 신용대출한도(1조원)는 은행이 담보 위주로 여신을 심사하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답니다. 취약계층의 금리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영세자영업자지원한도(1조5000억원)와 지방중소기업지원한도(4조9000억원)도 있어요. 지난 4월엔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기술형창업지원한도(3조원)를 신설했죠.

총액한도대출 한도를 늘리거나 금리를 낮추면 특정 대상에 정책효과를 집중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준금리 인하로 펼치는 통화정책과의 가장 큰 차이일 겁니다. 관건은 얼마나 실제 대출로 이어지느냐죠. 경기가 좋지 않으면 기업들은 이 대출마저 받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에요. 은행들이 대출 한도를 제대로 채우기 위해 중소기업 기술력 평가에 적극적이어야 한다는 전제도 붙습니다.

정리하자면 총액한도대출제도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곳에 안정적으로 자금을 공급, 금융비용을 줄여주는 데 효과가 있는 제도랍니다. 한은은 앞으로도 신용정책의 일환으로 총액한도대출제도를 적극 활용해나갈 계획이에요.

신설된 기술형창업지원한도는…유망 中企, 애플·MS처럼 키울 수 있어

한국은행은 지난달 11일 총액한도대출제도를 개편했어요. 기술형창업지원한도(3조원)를 신설하고 무역금융지원한도도 기존 7500억원에서 1조5000억원으로 늘렸죠. 총액한도 대출금리는 연 1.25%에서 연 0.5~1.25%로 내렸습니다.

여러 변화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건 총액한도대출 지원대상에 ‘창조형 중소기업’이 추가된 것입니다. 신설된 기술형창업지원한도가 바로 창조형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것인데요. 창조형 중소기업은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거나 연구·개발(R&D) 활동이 활발한 창업 초기의 소규모 기업을 의미합니다.

창조형 중소기업은 기술개발엔 성공하더라도 사업화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 실패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들이 총액한도대출제도를 통해 싼 금리로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려는 겁니다. 중소기업의 경우 좋은 아이디어나 기술이 있어도 담보가 없으면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리기 어렵습니다. 벤처업계에선 이를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이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기술력을 갖춘 유망한 중소기업이 자금 조달의 어려움 때문에 실패하는 것은 국가 경제적으로도 큰 손해입니다.

정리하자면 새롭게 지원되는 3조원의 자금은 기술력을 갖춘 창업 초기 중소기업들이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고 중견 및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토대를 마련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겁니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한국의 실업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한은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총액한도대출제도를 통해 한국에도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글로벌 창조기업이 탄생하길 바랍니다.

정동재 < 한은 통화정책국 금융기획팀 조사역 >
- 2013. 05. 06 일자 한국경제 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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