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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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독과점과 규모의 경제_경제 에세이

구분 경제이론·교양
대상 일반인
경제교육기획팀 (010-759-5374) 2016.06.16 5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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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미국산 할리우드 영화인 “캡틴아메리카:시빌워”가 7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다. 시빌워의 개봉 첫째 주 토요일 스크린수는 총 1989개로 국내 전체 스크린 2400개의 무려 82퍼센트를 점유하였다. 다만 시빌워의 경우 작품성 또한 뛰어나다고 인정받았고 사전예매율이 높았기에 크게 논란이 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 국내에서 큰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 중 상당수는 스크린 독과점 논란에 휩싸였던 적이 있다. 2010년 이후 개봉한 영화들 가운데 관객수 상위 8개 영화를 보면 8개중 7개의 배급사가 CJ엔터테인먼트나 쇼박스로 대형 영화관과 계열사관계인 배급사였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강동원이 출연해서 유명했던 ‘검사외전’이 대표적이다. 영화진흥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검사외전은 설 연휴기간동안만 하루 9000회 상영되었다. 연휴기간임을 감안하면 그 영향력이 상당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스크린 독과점이 발생하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여기에는 영화상영산업 자체의 특성에서 오는 측면과 한국영화시장의 특수성에 기인한 측면이 모두 작용한다.


 먼저 영화상영산업의 경우 규모의 경제가 크게 발생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영화관을 운영하는데 필요한 투입요소들을 생각해보면, 먼저 영화관 건물이 필요하고, 영화를 상영하기 위한 시설들을 갖춰야한다. 또한 영화 예매를 위한 웹?모바일 서비스와 현장발권시스템이 필요하다. 추가로 팝콘, 음료수등을 판매할 수 있는 시설과 현장에서 영화관을 관리할 인력 등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투입요소들 가운데 인력과 팝콘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고정투입요소에 해당한다. 투입요소들의 금전적 가치를 비교해봐도 건물과 상영시설 등 고정투입요소의 가격이 가변투입요소에 비해 압도적이다. 따라서 처음 영화관을 신설하는 데는 비용이 많이 들지만, 일단 기반시설이 갖춰지고 나면 영화관 운영을 지속하는데 따른 한계비용은 급격하게 감소하는 구조임을 알 수 있다. 이는 초기에 통신망을 구축하는 데는 큰 비용이 발생하지만 한번 전국망이 구축되면 추가비용이 0에 수렴하는 통신사와 비슷한 구조이다. 따라서 영화상영산업은 신규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기 매우 어려운 구조임을 알 수 있다.


 영화에는 온라인배송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도 작용한다. 물론 비교적 최근에는 IPTV나 넷플릭스 등을 이용해서도 영화를 시청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영화관의 대형 스크린과 고품질 음향시설 등을 통해 영화를 시청하는 경우와 집에서 TV로 시청하는 경우의 만족도 차이가 일반적인 상품에 비해 큰 편이기 때문에 현장관객 수요의 상당부분은 대체하지 못한다. 현장관람객은 일단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영화관을 선호하기 때문에 전국에 점포수가 많은 영화관 브랜드가 더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준다.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면 거래교섭력도 증가하고, 이를 통해 카드사 제휴할인계약을 맺거나 인기있는 영화를 유치할 때 더 유리한 입장에서 협상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영화관 점포를 늘리는데서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는데, 영화관 점포수가 많을수록 시장점유율이 쉽게 증가해 규모의 경제가 이중으로 발생하는 구조라고 볼 수 있다.


 영화상영산업이 독과점이 발생하기 용이한 구조인 상황에서, 영화사의 수익구조가 영화관람수익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다. 미국의 경우 관람수익 외에도 DVD등 사후판매시장의 규모가 크다. B급영화의 경우 영화관을 통한 상영을 포기하고 DVD시장에만 집중해서 제작되기도 할 정도로 영화관 외에도 상당한 수익을 거둘 수 있을 정도이다. 반면 국내의 경우 영화관 상영이 끝나고 나면 P2P나 비트토렌트등을 통해 불법유통되는 경우가 많아 사후판매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영화상영사업자의 영향력을 더욱 확대시키기 때문에 영화관 계열 제작사의 영화를 밀어주는 스크린 독과점을 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스크린 독과점은 저예산 영화나 독창적인 시도를 하는 영화의 성공을 막아 장기적으로 영화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을 통한 영화 불법유통을 막아 사후판매시장을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 다만 현재의 스크린 독과점 구조가 생각보다 오랜기간 지속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상기했듯 이미 넷플릭스나 IPTV등 영화의 영화관 이외의 유통채널은 이미 열려있는 상태다. 여기에 3D영상기술이나 VR이 더욱 발전한다면 집에서도 영화관 수준의 만족을 얻을 수 있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 결국 시장자체의 구조적 한계로 인해 자연적으로 발생한 독과점이 시장변화로 인해 다시 자연적으로 해소되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될지도 모른다.


2016년 경제 에세이
강태준(인재개발원 강광원 차장의 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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