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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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업과 범위의 경제_경제 에세이

구분 화폐·금융
대상 일반인
경제교육기획팀 (02-759-5321) 2017.06.28 68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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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24일 증강현실(AR)기술을 채용한 게임 ‘포켓몬 고’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올해 초 포켓몬 고 열풍이 불었다. 작년 7월 해외에서 서비스가 시작되었을 때도 열성 팬들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편법적으로 플레이가 가능했던 속초를 몰려가 이슈가 됐었는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대대적인 열풍이 분 것이다
.
  그런데 사실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한 게임은 별로 새로운 것이 아니다. 실제로 포켓몬고의 개발사인 나이엔틱은 포켓몬고와 유사한 형태의 AR기반의 땅따먹기 게임 Ingress를 이미 출시한 적이 있다. AR이 딱히 고도의 기술력을 요하는 것도 아니다. 더구나 포켓몬 고는 출시 초기부터 줄곧 열성 유저 외에는 즐길거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런데도 유독 ‘포켓몬 고’가 크게 흥행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포켓몬’이라는 킬러컨텐츠가 있었기 때문이다. 

  문화산업은 범위의 경제가 잘 적용되는 산업이다. 포켓몬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 포켓몬은 처음에 닌텐도에서 개발한 게임이었지만 이후에 포켓몬에 관한 설정들을 이용해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었고, 지금은 포켓몬게임은 해본 적이 없지만 포켓몬은 좋아하는 팬들도 많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사의 워크래프트 시리즈 또한 비슷한 사례다. 워크래프트는 1994년에 발매한 실시간 전략게임인데, 이 게임의 세계관을 활용해 2004년에 롤플레잉 게임인 월드오브워크래프트, 2014년에 카드게임인 하스스톤을 개발했고 2016년에는 실사 판타지 영화를 제작했다. 이때 포켓몬이나 워크래프트 모두 원작의 설정들이 고정자본으로 공유되면서 범위의 경제가 발휘되어 적은 비용으로 다양한 문화상품을 개발해낸 것이다. 비단 게임 뿐 만 아니라 소설을 영화화하거나 드라마를 뮤지컬화 하는 등의 사례는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처럼 문화산업에서 특히 범위의 경제가 잘 실현되는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분석할 수 있다. 먼저 첫 번째는 공유되는 자본의 역할을 하는 설정, 시나리오 등이 무형이라는 점이다. 때문에 확장성에 제한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범위의 경제의 전형적 사례인 티셔츠와 바지, 승용차와 트럭과 같은 유형의 재화의 경우 고정투입요소인 기계와 공장 등을 공유하더라도 생산의 범위를 확대하는데 물리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또한 감가상각 등으로 인해 범위의 경제의 매개체가 되는 고정투입요소가 장기적으로는 가변투입요소로 변화한다. 반면 문화산업의 경우 고정투입요소가 무형의 저작물이기 때문에 새로운 상품을 창출하는데 무한히 재활용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문화컨텐츠의 범위의 경제를 활용해 창출된 상품은 단순노출효과에 따른 소비를 유발한다는 점이다. 승용차와 버스가 같은 공정에서 생산되었다거나, 스마트폰과 냉장고가 동일하게 규격화된 반도체를 탑재하고 출시되었다고 하자. 물론 브랜드의 효과는 있겠지만 그것만으로 수요가 창출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문화 컨텐츠의 경우 성공한 작품의 속편이나 장르 변경 작품이 출시되면 속편이라는 이유만으로도 소비가 이뤄지고, 속편만 본 소비자들이 다시 원작을 찾는 시너지 효과가 발휘된다. 

  한편 문화 컨텐츠가 디지털화 되면서 규모의 경제 또한 강화되었다. 앞서 언급한 블리자드사의 다른 게임인 ‘스타크래프트’의 경우 1998년에 출시되어 CD패키지는 2000년대 초반에 이미 단종되었으나 디지털 다운로드 방식으로 변경하여 발매 후 2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판매되고 있다. 과거 극장상영과 DVD생산이 모두 중단된 영화가 디지털로 변환되어 IPTV등을 통해 판매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일단 성공해서 사람들의 기억에 남으면 수십 년 이상 극히 적은 비용과 위험만을 감수하고 판매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문화산업은 범위의 경제와 규모의 경제가 모두 적용되어 한 번 성공하면 오랜 기간 동안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효자산업이다. 한국은 음악, 드라마, 영화, 게임 등을 가리지 않고 컨텐츠 제작 역량은 충분한 상황이다. 더불어 자동화 로봇, AI 도입 등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산업구조가 변화하면 문화컨텐츠 경쟁력의 중요도는 더윽 높아질 것으로 예견된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서 방송 작가나 시나리오 작가, 연출가, 일러스트레이터, 그래픽 디자이너, 개임개발자 같은 컨텐츠 제작자는 모두 격무에 시달리고, 소득은 부족하며, 노후보장은 어려운 직업에 속한다. K팝, K드라마 등을 한국의 경쟁력 있는 상품으로 꼽고 국산 게임의 해외 매출이 뛰어나다고 칭찬하면서도 열악한 처우는 방치하는 모순적인 구조 하에서 문화산업의 경쟁력이 지속되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미래산업 육성을 위해서라도 문화산업에 대한 처우개선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2017년 경제 에세이
강태준 (재산관리실 강광원 차장 자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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