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IT와의 궁합은? - 핀테크에 대한 단상_경제 에세이

구분
지급결제·IT
등록일
2017.06.28
조회수
13445
키워드
담당부서
경제교육기획팀(02-759-5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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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과학 및 IT기술의 발달은 실로 놀랍다. 과거 전화로 컴퓨터를 할 수 있을 거라는 공상이 이젠 현실이 되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현금이나 카드도 필요없는 시대이다. 세상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금융은 예외일까? IT기술의 발전은 금융의 영역에서도 예외일 수 없으며 이러한 현상을 사람들은 핀테크(FinTech)라 부르기 시작했다. 핀테크는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송금, 결제, 대출, 보험 등  금융분야를 진보시키는 기술 또는 서비스를 통틀어 말한다. 특히 최근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생체인식기술 등이 금융과 결합하면서 금융혁신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금융업은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규제산업으로 불리며 변화보다는 안정성이 중요시되기 때문에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러한 금융에서의 IT혁신은 왠지 잘 어울릴 것 같지 않다. 과연 그럴까? 

  역사적으로 금속이나 화폐가 사용되기 전부터 거래장부가 먼저 존재하였다. 기원전 2000년경 메소포타미아인들은 진흙판에 농작물과 금속의 거래 기록을 기입했다고 한다. 17세기 영국에서 금 세공업자들이 금을 맡긴 사람들에게 보관증을 발행하고 그 장부를 관리하는 것이 은행업의 시초라고 알려져 있다. 이는 금속이나 지폐에 앞서 장부에 담긴 정보가 화폐 및 금융의 본질임을 추측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현대사회에서 대부분의 금융거래는 금융회사의 장부에 기록된 정보에 의해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 금융은 경제주체간의 자금중개와 결제 등을 통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정보처리과정으로 볼 수 있으며 금융이야말로 정보통신기술 혁신으로부터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금융이 핀테크로 인한 혁신이 이루어지는 데에는 다만 넘어야 할 장벽이 있다. 사람들이 핀테크를 다루는 기술기업, 스타트업 기업을 은행과 같이 ‘신뢰’할 수 있을까? 이러한 장벽을 넘을 수 있는 기술이 바로 비트코인(bitcoin)으로 주목을 받은 블록체인(blockchain) 기술이다. 블록체인 및 분산원장의 등장으로 은행 등 금융회사만이 장부를 관리해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무너지고 있다. 즉 은행과 같은 중앙의 관리주체 없이 모든 사람 온라인상에서 장부를 공유하고 이를 검증함으로써 위변조의 우려가 없는 온라인 장부가 통용될 수 있게 된 것이다. 한편, 생체인식기술을 활용한 보안기술은 인감도장이나 보안카드를 사용하는 기존 금융회사의 보안수단보다 보안성 측면에서도 월등하다. 따라서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으로 금융의 핵심인 ‘신뢰(Trust)’ 및 ‘보안(Security)'을 얻는 것도 가능하게 되었다.
 

  우리가 핀테크에 주목해야 할 다른 이유는 최근 IT기술의 발전과 함께 확산되고 있는 공유경제(sharing economy)이다. 예전에는 금융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금융회사만이 상품과 서비스를 독점하고 있었으나 이제는 잉여 자금을 가진 개인이 소셜미디어 등 온라인 플랫폼의 통해 자금 수요자에게 상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중개업체가 플랫폼을 활용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투자금을 모아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는 개인 간(Peer to Peer) 대출 서비스인 P2P대출이나 자금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가 불특정 다수 대중에게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 개인은 소비자로 수동적 객체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유휴자원을 공급하는 공급자로의 역할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경제활동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핀테크로 인한 금융의 생태계 변화에 대해 중앙은행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핀테크로 인한 금융혁신을 촉진시키는 것은 공유경제 활성화 등의 새로운 경제활동도 유발하여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실물경제 및 금융에 대한 영향이 통화정책에 대한 영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와 분석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하고 P2P대출도 단기간에 크게 증가하는 등 큰 관심을 받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규제완화에 따른 업체 난립 부작용 및 소비자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그러나 기술진보에 따른 핀테크의 큰 흐름은 산업혁명의 기계화 흐름을 바꿀 수 없듯이 거스를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금융생태계의 지각 변동기에 우리나라가 핀테크의 갈라파고스섬이 되지 않도록 조속히 핀테크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고 이를 통하여 금융혁신과 경제 활성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


2017년 경제 에세이
권태율 과장 (커뮤니케이션운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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