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도안이야기 - 오른쪽이냐 왼쪽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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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화폐이야기
등록일
2018.03.1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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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화폐이야기 | 은행권 도안이야기 - 오른쪽이냐 왼쪽이냐

(1950년 발행 최초 한국은행 千圓券) 사진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른쪽은 왼쪽보다 강하거나 좋은 이미지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우족(右族)이라는 용어를 명문집안이나 지체 높은 핏줄을 나타내는 반면 좌족(左族)은 서자의 자손이나 천한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며 유교의 입장에서 좌도(左道)는 이단적인 사교(邪敎)를 뜻하는 말이다.


물론 조선시대 벼슬품계를 보면 좌의정이 우의정보다 높고 같은 종1품이라도 좌찬성 이 우찬성보다 높아 왼쪽이 오른쪽보다 위에 있는 부분도 있으나 그래도 ‘낮은 관직 이나 지위로 떨어지는 것’을 의미하는 좌천(左遷)이라는 말을 떠올리면 왼쪽이 나쁜 의미로 사용되어 온 것이 더 일반적이다.


또한 영어 표현을 보면 ‘right hand'는 가장 믿을 만한 사람, 유능한 사람을 의미하고 ‘right’ 자체는 오른쪽의 의미 이외에도 ‘정확하거나 옳고 정당한’ 의미를 담고 있는 반면 ‘left-handed’는 성의 없고 서투른 의미가 있으며 ‘marry with the left hand’는 신분이 낮은 여자와 결혼한다는 의미로 쓰이는 등 왼쪽은 대부분 부정적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의식에 영향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지폐의 앞면 도안으로 인물초상을 사용하고 있는 나라의 경우 대부분 인물초상 이 오른쪽에 배치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실례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싱가포르, 인도 등 많은 나라의 지폐는 인물도안이 오른쪽에 위치해 있다. 물론 미국, 뉴질랜드, 폴란드 등과 같이 인물도안이 지폐 중앙에 있는 경우도 있으며 벨지움, 핀란드, 대만 등과 같이 인물도안이 왼쪽에 위치하고 있는 예도 있기는 하다.


한편, 한국은행 창립 이후 발행된 우리나라 지폐의 인물도안 위치에는 몇 차례 변화가 있었다. 즉 이승만 대통령의 초상이 들어간 최초의 한국은행권인 천원권을 시작으로 1954년 처음 발행된 신 백환권(新 百券)까지는 초상이 왼쪽에 위치하였다가 1956년 발행된 오백환권(五百券)에서는 중앙으로 이동하였으며 이후 1957년부터 발행된 모든 지폐에는 오른쪽으로 정착 되었다.


그리고 이후 인물초상의 중앙배치는 당시 냉전의 대립구도 하에서 좌경(左傾)에 대한 거부감이 작용한 것으로 짐작되며 중앙 에서 오른쪽으로의 이동은 전통적인 오른쪽 선호의식에 더하여 중앙의 인물배치가 지폐를 접어 사용할 경우 인물초상의 훼손 을 가져온다는 현실적 이유에 따른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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