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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비스 수출, 우리나라가 나아갈 길

등록일
2025.03.28
조회수
2009
키워드
서비스 수출 서비스업 지식재산권 지식서비스
담당부서
조사국 거시분석팀
저자
조사역 안병탁, 과장 최준

서비스 수출이란 무엇이며, 왜 중요한가

“수출”이라고 하면 다들 컨테이너를 가득 싣고 항구를 떠나는 거대한 컨테이너선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무형의 서비스도 엄연히 국경을 넘나들며 사고파는 거래가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가정에서 해외 OTT(넷플릭스 등)를 구독하는 것, 게임이나 캐릭터 상품을 구매할 때 해외의 지식재산권 소유자에게 이용료를 지급하는 것 등이 국가간 서비스 거래에 해당된다. 상품교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성장이 정체되고 있으나 서비스교역은 디지털 기술 발전 등에 힘입어 나날이 그 비중과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다. 최근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증대로 상품교역이 이전처럼 빠르게 증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중국의 기술력 제고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까지 직면한 우리 경제 입장에서는 서비스 수출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한국의 서비스 수출은 선진국뿐 아니라 신흥국에도 뒤처지는 모습

우리나라는 그동안 반도체, 자동차 등 상품 수출 주도의 경제성장을 해오면서 서비스 수출은 여타 선진국에 비해 성장이 더뎠다. 구체적으로, 우리나라 서비스 수출은 2010~23년중 연평균 3.1% 증가하는 데 그쳐, 인도·중국 등 신흥국은 물론 미국·영국 등 선진국보다 저조하였다<그림 1>. 그 결과 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도 동 기간중 1.9%에서 1.6%로 하락하였다<그림 2>. 이는 세계 서비스 수출 시장에서 금융‧보험, 회계‧컨설팅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는 미국‧영국 등 선진국들에, 저임금 기반 서비스에서는 중국‧인도 등에 경쟁력이 뒤처지면서 그 사이에서 독자적인 입지를 구축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서비스 수출이 운송, 판매지원 등 주로 상품 수출을 보조하는 역할에 그치면서 글로벌 공급망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정도의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것도 주된 요인이다.

그림 1. 주요국 서비스 수출 연평균 증가율


  • 주 : 1) 2010~23년 기준
  • 자료 : WTO

  • 그림 2. 주요국 서비스 수출 점유율


  • 자료 : WTO
  • 지식서비스 수출은 빠르게 성장하면서 전체 서비스 수출을 견인

    이처럼 전반적인 우리 서비스 수출의 성장은 더뎠지만, 일부 분야에서는 빠른 성장이 확인되고 있다. 특히 지식서비스 분야에서의 수출은 2010~24년중 연평균 13.4%로 가파르게 증가하였으며, 이는 여타 국가들에 비해서도 빠른 속도이다<그림 3>. 지식서비스 수출은 크게 지식재산권 사용료, 정보‧통신 서비스, 문화·여가 서비스, 전문·사업 서비스 등 4개 영역1)으로 구분되는데 이들은 각각 12~18% 수준의 연평균 성장률을 나타내었다<그림 4>. 전체 지식서비스내 비중을 보면 지식재산권 사용료54.0%가 가장 크고, 전문·사업27.0%[2]과 정보·통신14.1%이 그 뒤를 잇는다<그림 4>. 문화·여가 서비스 수출은 비중이 4.9%로 가장 낮지만, 2020년 이후 OTT 플랫폼 확산 등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였으며[3] 앞으로 서비스 수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림 3. 국가별 지식서비스 수출 비교 (2010~23년간 성장세)


  • 주 : 1) Digitally Delivered Services(DDS) 중 지식재산권 사용료, 정보·통신, 전문·사업, 문화·여가 기준
  • 자료 : WTO

  • 그림 4. 우리나라 지식서비스 유형별 수출


  • 주 : 1) ( )안은 10년~24년중 연평균 성장률
  • 2) <> 안은 전체 지식서비스 수출내 각 유형 비중
  • 자료 : 한국은행
  • 제조업‧서비스업간 융합, 경쟁력 있는 콘텐츠가 지식서비스 수출 성장의 배경

    우리 지식서비스 수출이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데는 ①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 트렌드 확산, ②K-POP 등 문화 콘텐츠의 경쟁력 향상 등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먼저, 최근 제조기업들은 생산 과정에서 고부가가치 서비스를 투입하거나 상품과 연계된 다양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함으로써 판매제품의 가치를 높이고 있다. 주요 IT 제조기업들이 모바일기기 판매와 함께 클라우드, AI 기능 등을 제공하고 있으며, 자동차 생산업체들이 차량 소프트웨어, 자율주행 기능 등을 구독형 서비스로 제공하는 것이 좋은 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뛰어난 공정기술을 기반으로 전기·전자 및 자동차를 중심으로 제조업‧서비스업간 융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그림 5>. 또한 제조부문과 별개로 K-POP, 웹툰,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으며 주목할 만한 성과<그림 6>를 내고 있는 것도 지식서비스 수출 성장의 주된 요인이다. 이러한 문화 콘텐츠의 성공은 단순한 서비스 소비를 넘어 국가 이미지 제고와 다양한 산업으로의 긍정적 파급효과[4]를 창출하고 있다.

    그림 5. 우리나라 제조업의 업종별 지식서비스 수출


  • 자료 : 한국은행

  • 그림 6. 음악 및 게임 글로벌 시장 인지도 및 점유율


  • 주 : 1) 빌보드 핫100 진입 K-POP
  • 2) 2022년 글로벌 게임시장 점유율은 미국(22.8%), 중국(22.4%), 일본(9.6%)에 이어 세계 4위
  • 자료 : Billboard, 한국콘텐츠진흥원
  • 우리 서비스 수출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개선할 점도 존재

    첫째, 우리나라 제조기업들이 주로 수출하는 R&D 기반 지재권은 주로 해외 생산 및 시장진출을 목적으로 국내 본사와 해외 자회사간에 이루어지는 거래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여타 기업들에게도 공급할 수 있는 원천기술 경쟁력은 여전히 낮아 상당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그림 7>. 둘째, 우리나라 영상 콘텐츠가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활발히 판매되고 있으나, 해당 플랫폼에만 의존할 경우 지재권 확보 및 이에 따른 추가적인 콘텐츠 확장과 고수익 창출이 어려울 수 있다. 이 같은 판매구조가 지속된다면 국내에서의 독창적인 창작 기반은 점차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와 관련해서는 일본은 캐릭터, 만화 등에서 지재권을 다수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지재권 사용료 부문에서 상당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그림 8>. 마지막으로 게임 등 일부 산업에서는 각종 규제가 추가적인 성장을 제약한다는 현장의 비판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그림 7. 우리나라 제조업의 지식재산권 사용료 수지


  • 자료 : 한국은행

  • 그림 8. 우리나라와 일본의 지재권 사용료와 문화·여가 교역1)


  • 주 : 1) 각국별로 왼쪽부터 차례대로 수출, 수입, 수지
  • 자료 : WTO
  • 기업들은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 정부는 규제완화 등을 통해 이를 뒷받침

    우리 서비스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먼저 기업들은 데이터, 지식재산권 등 무형자산의 가치와 서비스 부문의 발전 잠재력을 재인식하고 그간의 제조설비·건설 부문 중심의 투자 행태에서 벗어나 서비스 부문에 대한 투자도 적극 확대해야 한다. 이러한 투자는 서비스 품질 제고뿐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제조업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기업들의 노력은 정부의 과감한 규제완화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예컨대 정부는 업종간 경계를 허물어 기업들의 활발한 융합활동 및 신규사업 발굴에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이에 더해, 원천기술 연구개발, 문화·예술 창작 등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인재들을 초기에 발굴하여, 지원하고 양성하는 역할도 중요하다.



    [1] 각 유형에 대해 구체적인 예를 들면, ①지식재산권 사용료는 R&D 기반 권리와 상표 및 프랜차이즈권, 게임이나 음악 저작권 등, ②정보·통신 서비스는 IT 개발 및 운영, 플랫폼 서비스 등, ③문화·여가 서비스는 공연 및 전시, 미디어 제작 등, ④전문·사업 서비스는 연구개발, 회계, 컨설팅, 광고 등을 포함하고 있다.

    [2] 우리나라의 전문·사업 서비스는 주로 광고 및 PR 서비스로 본사 및 자회사간 내부거래가 대부분인 것으로 추정된다.

    [3] 2020~24년 기간중 문화·여가 부문 연평균 성장률은 30.8%를 나타낸다.

    [4] 미국,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 등 4개국의 틱톡 이용자 2,01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한류 콘텐츠로 인해 한국 제품과 브랜드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는 응답이 92%에 달했으며, 스킨케어 제품에 대한 관심 증가가 75%, 한식 경험이 57%로 조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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