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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외환시장 유동성의 특징

국제금융연구팀 차장 문상윤, 과장 조유정, 과장 김민, 조사역 유은혜 2024.01.29 32907

금년중 「외환시장 구조 개선방안」시행에 따른 대외개방 확대와 개장시간 연장 등의 제도 변화가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시장의 관심이 높다. 새해의 시작과 함께 외환당국의 인가를 받은 외국금융기관들(RFI, Registered Foreign Institution)이 외환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며, 하반기부터는 거래마감 시간이 오후 3시 30분에서 익일 새벽 2시로 대폭 연장됨에 따라 우리나라 외환시장 유동성 상황에도 상당한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동 블로그에서는 고빈도(high frequency, 장중 10분 간격) 데이터를 활용하여 우리나라 외환시장 유동성의 특징을 점검해 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외환시장 유동성이 하루중,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당일, 미 연준의 가파른 금리인상이 이루어진 ’22년 하반기에 각각 어떤 변화된 모습을 보였는지, 그 수준은 다른 나라에 비해 어떤지, 그리고 어떤 요인들에 의해 변동하는지가 관심이다. 먼저 외환시장 유동성 측정지표를 소개한 후, 이를 활용하여 전반적인 유동성 수준을 살펴보고자 한다.


외환시장 유동성은 어떻게 측정할까?


시장 유동성은 시장이 원활히 작동하고 기능하고 있는지 판단하는 지표이다. 일반적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시장(liquid market)에서는 규모가 큰 거래가 신속하게, 낮은 비용으로, 시장가격에 주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성사된다. 유동성을 측정하는 지표는 다양한데, 본고에서는 아래 두 가지 지표를 활용하여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유동성을 분석한다.

먼저 매수-매도 스프레드(bid-ask spread)는 유동성을 측정하는 지표 중 가장 널리 사용된다. 그 중에서도 “최우선매도호가–최우선매수호가”로 계산되는 최우선 호가 스프레드(best quoted spread)는 거래를 즉시 체결하기 위해 필요한 비용으로 이해할 수 있다. 최우선매도호가는 매도호가 환율 중 가장 낮은 가격을, 최우선매수호가는 매수호가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의미하는데 거래를 즉시 체결하기 위해 매수자는 최우선매도호가를, 매도자는 최우선매수호가를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최우선 호가 물량(best quoted depth) 또한 유동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이는 최우선매수 및 최우선매도 호가 금액의 평균으로 계산하며, 외환시장에서 즉시 체결될 가능성이 있는 물량 총액을 의미한다.

상기의 두 가지 지표를 사용하여 유동성 상황을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 있다.

    ■ 최우선 호가 스프레드의 축소는 시장 유동성의 호전을, 확대는 유동성의 저하를 뜻한다.

    ■ 최우선 호가 물량의 증가는 시장 유동성의 호전을, 감소는 유동성의 저하를 의미한다.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유동성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18.10월 이후의 고빈도 자료를 살펴본 결과 우리나라 은행간 원/달러 현물환시장(이하 외환시장)에서 최우선 호가 스프레드는 대체로 최소 호가단위인 0.10원(10전)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준을 유지하였다. 전체 관측치[1]의 평균은 0.14원이었으며, 이 가운데 최우선 호가 스프레드 값이 최소 호가단위와 같은 0.10원인 경우가 66.3%, 0.20원인 경우가 28.5%였으며, 0.30원 이상은 5.2%로 나타났다. 하지만 동 스프레드는 장중 10분 간격 기준으로는 최대 4.50원, 일별 기준으로는 코로나 위기시 최대 0.59원, 월별 기준으로는 역시 같은 때 최대 0.23원까지 확대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2].

또한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 최우선 호가 물량의 평균은 5.6백만달러로 나타났는데, 이는 최소 거래단위가 1백만달러인 점에 비추어 보았을 때 비교적 양호한 수준으로 판단된다. 다만, 외환시장의 여건에 따라 일별로는 ’22.4분기 원/달러 환율 급등기에 2.0백만달러, 월별 기준으로는 역시 같은 시기에 2.7백만달러까지 감소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림1. 최우선 호가 스프레드 및 물량의 일별 추이


자료: A외국환중개(주)

그림2. 최우선 호가 스프레드 및 물량의 월별 추이


자료: A외국환중개(주)


"<그림 1>과 <그림 2>의" 일별·월별 추이 그래프에서 보듯이 두 가지 외환시장 유동성 지표간의 상관관계는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기간 중 최우선 호가 스프레드와 최우선 호가 물량간 상관계수는 일별 기준으로 -0.53, 월별 기준으로는 -0.77이었다. 미 연준의 첫 번째 자이언트 스텝 직후인 ‘22.7월 이후의 기간에 대해 계산한 상관계수는 각각 -0.62와 -0.89로 더 높았는데, 이는 해당 기간중 시장의 유동성 사정이 악화되면서 경상 및 자본 거래규모 변동 등 여타 요인보다도 시장 유동성이 이들 지표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진 결과로 추정된다. 두 유동성 지표는 각각 시장 유동성의 다른 측면을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를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시장 상황을 판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하에서는 두 가지 지표를 활용하여 우리나라 외환시장 유동성의 특징을 분석해 본다.



오후 시간대, 장 마감 무렵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더 양호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유동성은 오전보다는 오후에, 특히 장 마감 무렵에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우선 호가 스프레드는 거래 시작과 함께 축소되고, 점심시간에 소폭 확대된 후 거래가 마감되는 시간까지 축소되는 경향을 보였다. 최우선 호가 물량의 경우는 거래가 시작될 때 가장 작았으며, 점심시간 이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다 거래가 마감되는 시간에 크게 늘어나는 경향을 나타냈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 패턴, 중국 금융시장의 개장 등이 장중 외환시장 유동성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으로 보인다. 개장 직후에는 제한된 실수요 속에 시장 흐름을 탐색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유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보인다. 이후 10시경부터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커스터디 은행을 통한 주문이 본격화되고, 10시 30분 중국의 주식 및 외환시장 개장을 거치면서 유동성이 점차 회복되는 양상을 나타낸다. 장 마감 무렵에는 종가에 가까운 환율로 거래하려고[3] 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문이 몰리면서 유동성이 크게 호전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림3. 시간대별 최우선 호가 스프레드


자료: A외국환중개(주)

그림4. 시간대별 최우선 호가 물량


자료: A외국환중개(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는 시장 유동성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이벤트


‘18.10월~’23.12월 중 총 42회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 개최일(이하 통방회의일)과 그 전후 3영업일간의 유동성 지표를 살펴보았다. <그림 5>에서 보듯이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는 통방회의일 당일에 최우선 호가 스프레드가 확대되고 물량은 감소한 후 다시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즉, 회의 당일에 그 전보다 유동성이 소폭 저하된 이후 점차 회복하는 양상이다. 또한 <그림 6>을 보면, 통방회의일 당일에는 기자간담회 시간 중에 일시적으로 외환시장의 거래가 한산한 모습을 보였는데, 이는 불확실성 증가에 따라 딜러들의 시장조성(market making) 관련 리스크가 커진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5. 통방회의일 당일과 그 전후 3영업일의 유동성


자료: A외국환중개(주)


그림6. 통방회의일 당일과 직전 3영업일의 장중 유동성1) 흐름


주: 1) 최우선 호가 스프레드

자료: A외국환중개(주)



'22년 하반기에 환율 변동성 확대와 함께 유동성 저하


일반적으로 외환시장 유동성과 환율 변동성은 서로 영향을 미치며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유동성이 악화되었을 때 작은 규모의 거래도 시장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변동성이 높아질수록 딜러들의 시장 참여가 감소해 유동성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두 지표가 높은 상관관계[4]를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특히 ‘22년 하반기 원/달러 환율 변동성의 확대와 함께 시장 유동성도 빠르게 저하된 바 있다. ‘22.3~6월중 환율 변동성의 확대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던 외환시장 유동성이, 같은 해 7~10월 사이 변동성의 추가 확대와 더불어 빠르게 저하되면서 외환시장에 쏠림[5] 현상이 발생하였다. 실제로 두 기간 중 주문 흐름(order flow)[6]의 분포를 비교한 결과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7. 외환시장 유동성 및 변동성1)의 월별 추이


주: 1) 통화옵션(3개월) 내재변동성

자료: A외국환중개(주), Bloomberg

그림8. 22.3~6월 및 7~10월의 주문흐름 분포1)


주: 1) 산출된 주문흐름 값들을 기반으로 커널 밀도 추정(kernel density estimation)한 분포

자료: A외국환중개(주), 자체산출



우리나라 외환시장 유동성 수준은 세계평균과 비슷, 위기시 저하 정도는 작지 않은 경향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유동성을 다른 나라와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 위해, 기존 연구를 참고하여 최우선 호가 스프레드의 대용(proxy) 지표를 자체 추정[7]하였다. <표 1>에서 보듯이 동 추정치는 국가그룹별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우리나라의 유동성은 전반적으로 세계 평균 수준이었다[8].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10.1~’23.11월)에는 선진국 및 우리나라의 호가 스프레드가 위기 이전에 비해 작아지며 유동성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국가그룹별 격차는 크게 줄어드는 양상을 나타내었다. 다만 국가별 비교시 각국의 환율제도, 금융개방도 등이 상이하다는 점에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


표1. 호가 스프레드(추정치)의 그룹별 비교


자료: Bloomberg, 자체산출


그림9. 호가 스프레드(추정치)1)의 국가별 비교


주: 1) ‘10.1~’23.11월 자료 기준

자료: Bloomberg, 자체산출


그러나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유동성은 대외여건이 나빠질 때 저하되는 정도가 선진국들에 비해 작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호가 스프레드(추정치 기준)의 장기 추이를 선진 10개국과 비교한 <그림 10>에서 보듯이 대외여건 악화시 호가 스프레드가 대체로 이들 국가 범위 내에 있으면서도 비교적 상단에 위치하는 모습이었다. 다만, ’22년 하반기 원/달러 환율의 급등기에는 스프레드 확대폭이 다른 나라에 비해 두드러지지 않았다.


그림10. 우리나라 및 선진국의 호가 스프레드(추정치) 장기 추이


자료: Bloomberg, 자체산출


우리나라 외환시장 유동성에는 글로벌 요인이 더 유의한 영향


외환시장의 유동성에 어떤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하기 위해 Karnaukh et al.(2015)의 방법론을 원용하여 국내외 시장여건이 최우선 호가 스프레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보았다. 설명변수로는 글로벌 투자심리의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VIX를, 글로벌 자금조달 여건의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BSBY[9]-Tbill spread를 사용하였다. 또한 시장간 연계(crossmarket linkage)를 감안하여 주식·외환시장이 불확실성 확대를 통해 외환시장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외 환율 및 주가의 변동성을 변수로 포함[10]하였다.

실증분석 결과, 우리나라 외환시장의 유동성에는 국내 요인보다는 글로벌 요인이 더 유의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각 변수별 추정값을 살펴보면, VIX, BSBY-Tbill spread 및 선진국 환율·주가 변동성[11]의 계수값이 부호가 예상(+)과 같으면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시장 여건 요인 중에서는 원/달러 환율 변동성[12]은 계수값의 부호가 예상과 같으면서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나, KOSPI 변동성(VKOSPI)은 그렇지 않았다.


표2. 우리나라 외환시장 유동성의 변동요인 추정 결과


주: 1) 역인과관계 등을 고려하여 전기자료를 사용

2) ( )내는 표준오차이며, ***, **, *은 각각 1%, 5%, 10% 수준에서 유의함을 나타냄

3) 분석대상 기간 : ‘18.10.8일 ~ ‘23.12.12일

자료: 자체추정


우리나라 외환시장 유동성은 전반적으로 양호하지만, 대외충격 발생시에는 저하


요약하자면, ‘18.10월 이후 고빈도 자료를 이용하여 산출한 최우선 호가 스프레드 및 최우선 호가 물량을 토대로 유동성 상황을 살펴본 결과 평상시 우리나라 외환시장에는 작은 스프레드에 비교적 풍부한 대기 물량이 뒷받침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시와 ‘22.4분기 환율 급등 시기에는 유동성 상황이 뚜렷이 저하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실증분석 결과, 우리나라 외환시장 유동성에는 글로벌 요인이 국내 요인보다 더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올해 우리나라 외환시장은 커다란 변화를 맞고 있다. 따라서 향후 유동성 상황을 한층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관련 분석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1] ‘18.10.8일~’23.12.12일까지의 고빈도 자료 관측치 중 이상값(최우선매도 또는 매수 호가가 없거나 “최우선매도호가–최우선매수호가”의 값이 음수인 경우)을 제외한 45,958개를 대상으로 분석했다.

[2] 일별 자료는 장중 10분 간격 자료의 평균, 월별 자료는 일별 자료의 평균으로 계산하였다.

[3] 투자한 국내 주식에 대해 종가환율로 시가평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4] 원/달러 환율 변동성과 최우선 호가 스프레드 및 물량의 상관계수는 일별 기준 각각 0.70과 -0.58, 월별 기준 각각 0.83과 -0.79로 계산되었다.

[5] 유동성에 별다른 변화가 없는 가운데 환율 변동성만 확대되는 것은 새로운 정보가 시장에 반영되는 과정으로 볼 수 있지만, 변동성 확대와 유동성 저하가 동시에 발생하는 것은 쏠림(시장기능 저하)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6] 기존연구를 참고하여 일별로 매수자주도 주문 흐름과 매도자주도 주문 흐름의 상대적 크기를 나타내는 주문흐름의 산식을 활용하여 산출하였다. 여기서 는 장중 직전보다 최우선매수(매도) 호가가 높은(낮은), 즉 매수자(매도자)가 달러화 매수(매도)를 위해 호가를 높여(낮춰) 주문한 상황을 의미하며, 는 거래체결건수이다. 이렇게 산출된 주문흐름의 값이 0에서 크게 벗어날수록 시장에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7] 시장 유동성 측정을 위한 고빈도 호가·물량 자료에 대한 접근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가장 널리 활용되는 지표인 매수-매도 스프레드를 추정하여 분석하는 경우가 많다. 본고에서는 Abdi and Ronaldo(2017)의 방법론을 따라 Bloomberg에서 제공하는 미달러화에 대한 각국 통화 환율의 일별 종가 및 고가-저가의 중간값 자료를 사용하여 매수-매도 스프레드를 추정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 동 추정치와 실제 최우선 호가 스프레드 간의 상관관계가 높은 점(상관계수: 0.64)을 고려하면, 국가별 비교를 위한 유동성 지표로 동 추정치를 사용하는 것은 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8] 엄밀하게 말하면 해당국 통화와 미 달러화간 거래 시장의 유동성을 추정·비교한 것이지만, 이해의 편의상 국가별 비교로 표현하였다.

[9] ‘23.7월부터 Libor 고시가 중단됨에 따라 달러화 단기금융시장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BSBY(Bloomberg Short-term Bank Yield Index) 지표가 많이 쓰이고 있다. BSBY는 신용등급이 높은 글로벌 대형은행의 무담보 차입거래(CP, CD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신용위험 변화를 신속히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10] 채권시장 변동성은 모든 모형에서 계수추정값의 부호가 예상과 다르거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아 최종적으로 제외하였다.

[11] 환율 변동성으로는 JP Morgan 선진국 FX 변동성 지수를, 주가 변동성으로는 MSCI 선진국 지수 변동성을 사용하였다.

[12] 통화옵션 3개월물 내재변동성을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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