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는 어떤 이야기일까요?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고양이 때문에 늘 불안한 쥐들. 그래서 어떻게 하면 고양이로부터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에 대해 모두 모여 회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쥐1 : 어떻게 하면 좋을까? 쥐2 : 좋은 생각이 있어. 고양이 목에 방울을 매달아두면 그 방울 소리를 듣고 고양이가 오는 것을 미리 알 수 있어서 쉽게 도망갈 수 있지 않을까? 나머지 쥐들 : 와 그거 정말 좋은 생각인데! 쥐3 : 그런데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지?
쥐들은 모두 좋은 의견이라고 기뻐하였으나 서로 쳐다보기만 할 뿐 대답하는 쥐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이것은 이솝 우화 중 하나인 ‘양이 목에 방울 달기’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아야 한다면 쥐들 중 누가 나서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까요? 아마도 자발적으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닌 곳은 힘들 것입니다. 왜냐하면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는 경제학에서 이야기하는 전형적인 공공재의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공공재가 무엇이고,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가 왜 공공재인지 살펴볼까요? 여기서 공공재는 공기와 국방 서비스처럼 모두가 공동으로 이용하는 재화와 서비스를 말하는데요, 이들은 일반적인 상품과 달리 배제불가능성과 비경합성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배제불가능성은 누군가 돈을 냈다고 해도 그 물건을 대가를 지불하지 않은 다른 사람이 이용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뜻인데요. 예를 들면 골목길의 가로등은 골목길에 지나는 사람이면 누구나 그 혜택을 누리게 되므로 특정한 사람이 가로등 불빛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비경합성은 한 사람이 더 이용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누리는 혜택이 줄어들지 않는 성질을 말하는데요. 예를 들면 어느 한 사람이 가로등 불빛을 사용한다고 해도 다른 사람이 그 불빛을 사용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일단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고 나면 고양이가 움직일 때마다 울리는 방울 소리를 특정한 쥐만 골라서 못 듣게 하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어느 주가 고양이 목에 달린 방울 소리를 듣는다고 해서 다른 쥐가 그 소리를 들음으로써 얻는 편익이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것은 앞에서 말씀드린 배제불가능성과 비경합성이라는 속성을 모두 가지므로 공공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이러한 공공재는 누가 공급해야 할까요? 공공재는 배제불가능성을 가지므로 비용을 지불하지 않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 이용을 막을 수 없게 되고, 이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당연히 그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그것을 생산해서 공급하려고 할까요?
마찬가지로 쥐들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더라도 다른 쥐들에게 대가를 받을 수 없고, 또 누군가가 나서서 방울을 단다면 자신은 아무런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으므로 스스로 비용을 들여 방울을 달려고 하지 않을 것입니다. 마치 골목길에 가로등 전구가 나갔다고 해서 지나다니는 사람 중 하나가 전구를 사서 다는 것을 기대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이렇듯 공공재가 시장에서 민간기업에 의해 공급되어질 수 없다면 방법은 하나. 정부가 해결할 수밖에 없습니다. 어떤 공공재에 사회적 총 이득이 총비용보다 크다고 확신한다면 정부는 국민에게 거둔 세금으로 그 공공재를 공급하면 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게 됨으로써 얻는 이득, 즉 안전한 삶이 방울을 다는데 필요한 비용보다 크다면 쥐들의 정부가 나서서 세금을 걷어 방울을 달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