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서듣는경제강의 4편] 대내외 금융환경 변화와 금융시장

등록일
2021.11.10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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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금융시장
담당부서
경제교육기획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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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정연: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변정연입니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은 상당한 진폭을 보이며 변화의 흐름을 이어왔습니다. 자유로운 금융 거래와 자본의 이동이 가능한 글로벌 금융 환경 속에서 돈의 흐름, 투자의 흐름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되는 시점인데요. 대내외 금융 환경 변화와 금융시장이라는 주제로 국민대학교 이명종 교수, 한국은행 경제교육실 조홍균 부실장과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변정연: 교수님, 대내외 금융 환경 변화와 금융시장이라는 오늘의 주제에서 상당히 다양하고 광 범위한 이슈들이 예측되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다뤄질지 간략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명종 교수: 예전에 한국은행의 알기 쉬운 경제 이야기 부분에서 제가 채권 시장에 대해 다룬 적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기초로 해서 글로벌 금융 환경 변화에 따라 투자 자금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변정연: 우선 채권에 대해 궁금한 점이 생깁니다. 외국인은 왜 자국이 아닌 우리나라 채권에 투자를 하게 되는 건가요?

이명종 교수: 제가 미국에 유학 갔을 때 캐나다와 미국 국경에 걸쳐 있는 나이아가라 폭로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물이 위에서 아래로 세차게 흐르는 대자연의 원리를 새삼 실감한 적이 있는데요. 경제 현상인 돈의 흐름도 기본 원리는 같습니다. 돈의 흐름은 금리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른다는 이것만 차이가 있습니다.

변정연: 그렇군요. 높은 금리를 주는 은행에 예금을 하듯이, 글로벌 투자자들도 높은 금리를 주는 국가에 투자를 한다. 이렇게 이해하면 되겠네요.

조홍균 부실장: 그렇습니다. 다른 요인들이 모두 같다고 하면 기본적으로 높은 금리를 주는 국가로 자금이 이동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우리나라의 과거 예를 들어보죠. 2010년부터 2015년까지는 한국금리가 미국금리보다 더 높았습니다. 이때는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발행한 채권을 순매입 했습니다.

변정연: 금리의 높낮이에 따라서 돈이 움직이는 이런 기본 원리가 항상 예외가 없이 적용되는 현상인가요?

이명종 교수: 항상 그렇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보면 2017년과 2018년에는 한국 금리가 미국 금리보다 낮았습니다. 그런데 외국인들은 우리나라 채권을 순매수했거든요. 이렇게 금리만 보면 투자할 요인이 적지만, 그 이면에는 다른 요인이 있습니다. 대표적인게 환율 요인이 있습니다.

변정연: 환율 요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이명종 교수: 미국의 투자자가 우리나라에 투자하는 것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좀 극단적인 예가 되겠지만, 우리나라 금리가 0%이고 미국 금리가 10%라고 가정하면 미국인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우리나라에 투자할 요인이 없겠죠. 그런데 환율을 생각하면 그 요인은 다르게 생각할 수 있습니다. 미국인이 우리나라에 투자할 때 그 당시 환율이 1000원이면 1000원어치 국내 채권에 투자했다고 가정할 수 있죠. 그런데 환율이 1년 후에 500원이 됐다, 그러면 우리나라 금리는 0%이니까 금리에서 오는 수익은 없습니다. 그러나 환율이 500원이면 2달러로 늘어나니까 이 미국인 투자자입장에서 보면 100%의 수익률을 얻게 되는 것입니다.
참고로 우리가 환율 요인을 가늠해 보는 방법으로 ‘스왑레이트’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스왑레이트’는 이렇게 계산됩니다. 현물환율과 선물환율이 있는데 현물환율 대비 선물환율과 현물환율의 차이를 연율로 표시한 것입니다. 좀 말이 어려운데 쉽게 계산하는 방식을 말씀드리면 선물환율 빼기 현물환율을 현물환율로 나누는 것입니다. 이렇게 연율로 표시한 것인데요. 우리가 생각하기에 이 스왑레이트가 만일 마이너스가 나왔다 그러면 외국인의 입장에서 이익을 본 것이고, 플러스가 나오면 손실입니다. 앞의 예에서 우리가 선물환율이 500원이고 현물환율이 1000원이라면 그 차이만큼 500원이 외국인의 입장에서 보면 수익이 되는 것입니다.

변정연: 이렇게 말씀을 들어 보니까 외국인이 다른 나라에 투자할 때 금리와 환율을 동시에 고려할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식 투자를 할 때 기업의 가치를 비롯해서 여러 요인을 참고하듯이 말이죠. 금리와 환율 같은 가격 변수 말고 다른 요인들도 반영될 것 같은데요. 가령 우리 경제에 대한 신뢰 아니면 또 높은 수출 경쟁력이라든지 양호한 대외 건전성이라든지 이러한 것들이 반영이 될 거 같아요.

이명종 교수: 아나운서님이 설명을 잘 해주셨습니다. “나무를 보되 숲을 보고, 숲을 보되 산을 보라”는 명언이 생각납니다. 국가 간 자금이 이동할 때는 금리나 환율 변동 같은 가격 요인뿐만 아니라 투자 대상국 경제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 또한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됩니다. 특히 채권의 경우 만기까지 이자를 지급해야 되고 만기에 원금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소위 지급불능 사태가 날 수도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주의를 기울이게 됩니다.

조홍균 부실장: 교수님이 강조하신 투자 대상국 경제에 대한 종합적 판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국제금융의 흐름을 주도하는 투자 주체들은 투자 대상국의 유동성이나 신용 위험 그리고 중장기 경제 여건의 안전성 등을 면밀히 들여다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투자를 많이 한다는 것은 우리 경제의 기초 체력, 흔히 기초경제여건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국제금융시장으로부터 매우 양호한 평가를 받고 있다는 시그널입니다. 즉, 신뢰하고 투자할 수 있는 그런 나라라는 뜻입니다.

변정연: 네, 기초경제 여건이 취약할 경우에는 자국 금리가 해외 금리보다 높더라도 투자 자금이 빠져나간다는 말씀이신데요. 그러고 보니까 금리가 높은 일부 신흥국에 투자 자금이 몰리지 않는 사례도 그런 예일 것 같네요.

조홍균 부실장: 네, 유럽에서는 10여년 전에 일부 국가를 중심으로 재정위기가 발생했습니다. 유럽재정위기라고 하는데 이들 국가는 경기부양을 위해서 재정지출을 늘렸습니다만은 경기침체로 세수가 감소하고 재정상태가 악화되었습니다. 그래서 부채를 갚을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투자 감소와 시장 불안으로 이어진 바 있었습니다.

변정연: 아무래도 투자는 돈을 빌려주는 차원이니까 돈을 빌리는 국가가 그 돈을 갚을 능력이 있는지 따져보게 될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한 나라의 돈을 갚을 수 있는 능력, 신용도는 어떻게 평가하나요?

이명종 교수: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국가신용등급과 CDS 프리미엄이라는 방법이 있습니다.

변정연: 국가신용등급에 대해서는 좀 많이 들어봤는데, CDS 프리미엄은 아무래도 생소한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이명종 교수: 우선 국가신용등급은 S&P나 무디스같은 국제적인 신용평가회사에서 국가의 신용도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등급을 매기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 새로 배울 부분은 바로 ‘Credit Default Swap’, CDS 프리미엄이라는 개념입니다. CDS에 대해서 간단히 말하자면 국가가 부도났을 때를 대비한 보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변정연: 생명보험이나 자동차 보험과 비슷한 개념인가요?

조홍균 부실장: 네, 그렇습니다. CDS를 자동차 보험에 비유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보험회사는 사고가 나면 계약대로 보상을 해주죠. 그렇지 않으면 보험료만큼 이익을 얻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CDS의 경우도 어떤 나라의 국채를 샀다고 했을 때 그 나라가 부도가 나면 계약대로 보상을 해줍니다. 그렇지 않으면 보험료를 챙기는 거죠. 이때 보험료를 CDS 프리미엄이라고 합니다.

이명종 교수: 자동차 보험료와 CDS 프리미엄은 같은 성격입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운전자의 사고 가능성이 높을수록 보험사가 높은 수준의 보험료를 요구하듯이, 국가 부도 위험이 높아지면 CDS 프리미엄도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최근 한국의 외평채 5년물에 대한 CDS 프리미엄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습니다. 이는 국제금융시장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신용도가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변정연: 그렇군요. CDS 프리미엄이 국가 신용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만큼, CDS 프리미엄을 결정하는 요인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은데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이명종 교수: CDS 프리미엄은 글로벌 요인과 대내 요인 모두를 반영합니다. 먼저 대외 여건의 예를 설명해보겠습니다. 2008년에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고조되면서 CDS 프리미엄이 크게 상승했습니다. 이후 미 연준의 양적 완화 등 각국 중앙은행과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대응에 힘입어 시장이 진정되고 CDS 프리미엄은 점차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조홍균 부실장: 그리고 대내 요인을 보면 국가 부채나 재정적자 규모와 같은 국가 재정 관련 부분, 경제 성장률 등 기초경제여건과 관련된 이런 요인들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한편 우리나라의 경우 남북 관계의 여건과 같은 이른바 ‘Geopolitical Risk’라고 하는데 이런 부분도 하나의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변정연: CDS 프리미엄까지, 글로벌 투자 자금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들에 대해 짚어보고 있는데요. 요즘 제가 뉴스를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접하는 이슈가 있습니다.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에 금융시장에서 기업을 평가하는 관점이 ESG로 옮겨가고 있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살펴보니까 E는 환경(Environment), S는 사회(Social), G는 지배구조(Governance)입니다. 최근 이 ESG 기준이 금융시장에서 좀 본격적으로 주목받고 있는데, 이런 흐름은 어떻게 바라보시나요?

이명종 교수: 매우 중요한 패러다임의 변화로 보고 있습니다. 말씀하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이나 기후변화 등과 같은 요인이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때문에 금융시장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단순한 재무적 지표보다는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경영전략을 추구하는 기업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려는 경향이 높습니다. ESG 기준 역시 투자의 관점에서 새로운 트렌드의 하나로 정착될지에 대해 금융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조홍균 부실장: ESG는 최근에 뜨고 있는 기업평가와 투자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금번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특히 ESG에 베이스를 두는 지속 가능 펀드의 규모가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모건 스탠리가 서베이한 결과에 따르면 특히 젊은 층이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에 관심이 높다고 합니다. 무려 95%의 밀레니얼 세대가 지속 가능한 투자에 관심을 보였습니다.

변정연: 점차 금융시장의 주역이 될 밀레니얼 세대의 95%가 ESG로의 패러다임 변화에 관심을 보였다고 하니까 정말 놀라운데요. ESG가 이렇게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된 이유는 어떤 걸까요?

이명종 교수: 무엇보다 시장의 원리 아닐까 싶습니다. 잘 알려진 글로벌 에너지 회사 엑손모빌은 화석 연료 산업의 대표적인 기업인데요. 온실가스 배출량도 많습니다. 그래서 친환경 경영을 지지하는 주주들이 온실가스 감축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주총에서 통과시키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경영진이 이에 반발하자 투자자들이 먼저 움직였습니다. 보유 지분을 대거 매각하기 시작한거죠. 한때 미국의 시가총액 1위였던 엑손모빌의 주가는 크게 떨어졌고, 결국 1928년에 편입됐던 다우존스지수에서도 92년 만에 퇴출되기에 이르렀습니다.

조홍균 부실장: 시장의 원리를 아주 잘 보여주는 엑손모빌의 케이스를 방금 말씀하셨습니다. ESG 패러다임은 바로 이러한 시장 원리에 매우 충실한 흐름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팬데믹과 같은 위기 속에서 지속 가능한 전략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이러한 위기를 잘 헤쳐 나간다는 근거를 제공하고 있고 이 점을 바로 시장이 주목하게 된 것이죠.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응해서 투자자와 금융회사들은 물론이고 금융당국, 입법부, 교육기관 등이 무엇을 준비하고 시작해야 할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변정연: ESG 패러다임에 시장과 정부, 그리고 교육 기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대응해 나가야 한다는 말씀이 더욱 와닿았던 것 같습니다. 여기에다가 언론도 힘을 더 보태야겠죠?

이명종 교수: 예, 너무 당연합니다.

조홍균 부실장: 언론이 선도해야 합니다.

변정연: 이번 시간에는 금리와 환율, CDS 프리미엄, 그리고 ESG를 둘러싼 글로벌 투자 자금의 흐름까지 대내외 금융 환경 변화와 금융 시장의 중요한 포인트들을 알아봤습니다. 국민대학교 이명종 교수, 한국은행 경제교육실 조홍균 부실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아주 깊이 있고 명쾌한 해설 고맙습니다.

이명종 교수, 조홍균 부실장: 고맙습니다.

변정연: 다음 시간에는 기업 경영과 금융에 대해서 살펴볼 예정인데요. 계속해서 많은 시청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내용

[풀어서 듣는 경제강의 제4편] 대내외 금융환경 변화와 금융시장

  o 강의자: 국민대학교 이명종 교수, 경제교육실 조홍균 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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