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안녕하세요, 경제 읽어주는 남자 김광석입니다. 한국은행의 경제아카데미를 통해 여러분과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는 실물경제를 연구하고 분석하며 미래 경제를 전망하는 경제 연구자, 한국 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 김광석입니다. 오늘 함께 다룰 주제는 뉴스 속 다양한 경제 이슈들입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 우리가 반드시 숙지해야 할, 알아 두면 쓸모 있는 경제 상식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오늘의 주제는 2021년 하반기 경제 전망, 그리고 반드시 숙지해야 할 주요 경제 이슈들입니다. 앞으로 어떤 경제적 패러다임 변화가 예상되고, 그 속에서 나에게 제공될 기회와 동시에 나에게 올 수 있는 위협을 알고 이에 대해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공부할 경제 상식은 이 측면에서 여러분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미래 시나리오 2022』내용 중 저자 관점에서의 전망도 함께 공유해 드리겠습니다.
강의 진행에 앞서 몇 가지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1930년대 대공황을 경험한 적이 있으신 분 손을 한 번 들어주세요. 아무도 손을 들지 않고 계시네요. 여러분이 1930년대 대공황을 경험한 적이 없다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의 충격은 여러분이 처음 경험한 경제 충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강조하는 이유는, IMF 외환위기 때 경제 상황을 생각해 보십시오. 당시 경제는 매우 어려웠습니다. 세계 경제 성장률이 2.6%로 플러스 성장한 바 있습니다. 또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경제 상황도 매우 어려웠습니다. 당시 세계 경제 성장률은 -0.073%였으나, 소수점을 제거하면 0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경제 위기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3.3%로 기록되었습니다. 이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처음 경험한 큰 경제 충격이었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완전히 혼돈의 상황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2020년은 한 마디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2021년 경제는 어떨까요? 코로나19로 인한 모든 경제 충격을 다시 제자리로 되돌리는 역할을 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답은 백신입니다. 2021년 코로나19 및 백신과 같은 여러 대외적 변수가 등장함에 따라, 우리 경제가 어떤 변화를 겪을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2020년에 발생한 코로나19의 경제 충격을 되짚어보고, 2021년 하반기에 어떤 경제 이슈들이 현안이 될지를 본격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 주제는 바로 "백신 전쟁"입니다. 이 부분에서 세계 경제가 불균형하게 회복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국가들이 백신 확보를 위해 경주하고 있고, 이 때문에 백신 확보 능력에 따라서 그 나라의 경제 회복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겠습니다.
의미심장한 그래프가 보이시죠? 점들이 위로 치솟아 있지 않습니까? 코로나19 확진자의 증가 속도보다 백신의 접종 속도가 더 빠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그래프입니다.
또 다른 그래프를 통해 선진국들(Advanced Economies, AE)이 올해 백신 접종률을 200%까지 달성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도국들과 저소득 국가(Emerging Markets, Low Income Developing Countries)들은 녹화일 기준으로 아직 백신 구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선진국들은 백신을 먼저 확보했지만, 개도국들과 저소득 국가들은 백신 보급 속도가 매우 느려 경제 회복 속도가 불균형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를 백신 양극화라고 표현하겠습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이 2021년 하반기와 2022년 경제를 크게 들여다볼 수 있는 단어는, ‘불균형 회복’이라는 단어입니다.
이 그래프에서는 개도국과 선진국의 코로나19 이전 경제전망 시나리오가 이렇게 점선처럼 전개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2020년 1월 IMF가 이처럼 전망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2021년 들어와서 IMF가 수정 전망했습니다. 실적치도 반영됐죠. 2020년 2분기에 움푹 파여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그 전망 시나리오가 이렇게 전개됩니다. 중요한 것을 말씀드려 보면, 파란 선인 선진국들은 코로나19 이전 그 시나리오대로 코로나19 이후에 가깝게 근접해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개도국들입니다. 개도국들은 그 차이 값을 좁히지 못하고 있죠. 이것을 눈에 보이기 쉽게 그래프를 다시 그리면 이렇게 됩니다. 보시는 것처럼 선진국들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향해 좁혀져 가고 있지만, 빨간색으로 표시된 개도국들은 아직 그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회복 속도가 더디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 선진국과 개도국 간의 불균형 회복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은 세계 경제를 이해하는 중요한 시각이 될 것입니다.
두 번째 주제로 백신 여권의 확산에 관해 이야기하겠습니다. 다시 말해, 백신의 보급 속도를 앞당길 주요 수단으로 작용하는 그 주인공, 백신 여권 제도에 대해 다뤄 보겠습니다. 백신을 접종한 사람들은 우리나라에 방문해 관광을 즐기거나 면세점을 이용하며 항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백신 접종자들의 경우 우리나라에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다양한 백신 여권 제도와 백신 인센티브가 점점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의 해외 관광객 현황을 보면, 코로나19 충격 이후에는 거의 제로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그러나 2021년 6월부터 해외 관광객 수가 다시 증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백신의 보급 속도가 빨라져서 해외여행이 더 이상 큰 걸림돌이 되지 않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자가격리 2주 기간 없이 자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실제 코로나19의 경제 충격을 집중적으로 받은 대표적인 산업은 여행업입니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2020년 실적을 보면, 특히 모두투어의 실적이 가장 저조했던 때는 5월입니다. 이때 매출은 -99.8%입니다. 이는 1,000만 원을 벌던 사람이 2만 원을 버는 상황과 같습니다. 얼마나 힘들었을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랬던 기업들이 이제는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제가 표시해 놓았듯이, 항공, 여행, 면세점 업 등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산업이었지만, 이제는 서서히 회복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밖에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던 산업으로는 어떤 산업이 있을까요? 이런 산업들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어떻게 될까요?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산업을 이렇게 구분하게 되었는데, 이전에는 산업을 이런 방식으로 구분한 적이 없습니다. 바로 대면 서비스업과 비대면 서비스업입니다. 대면 서비스업은 코로나19 충격이 집중된 영역들입니다. 그런데 백신의 보급으로 인해 이러한 영역에서 Pent-up demand, 보복 소비가 일어납니다. “아, 그동안 여행을 못 갔는데 이제 갈 수 있겠어,” “쇼핑몰에 못 갔는데 이제 갈 수 있겠어,”라는 식으로, 백신이 보급되면서 불확실성, 위기감, 공포감이 사라지자, 오프라인 쇼핑몰에도 사람들이 북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변화가 전개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실제 우리들의 소비 심리와 기업들의 투자 심리를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경기실사지수는 이미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습니다. 2020년 2분기를 기억하십니까? 정말 큰 혼란이 있었죠. 약국 앞에는 길게 줄이 늘어섰고, 공장은 셧다운되었으며, 해운 물동량은 완전히 멈췄습니다. 또한 아이들은 원격 수업을 하면서 큰 혼란을 겪었죠.
그 당시의 심리와 지금의 심리는 무엇이 다를까요? 소비자심리지수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습니다. 업들의 투자 심리와 기업경기실사지수를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이미 돌아왔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심리가 제자리로 돌아오면서 불안감은 의미가 없어지고, Pent-up demand, 보복 소비가 실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기업의 실적이나 경제가 어떻게 흘러가는지를 보여주는 전반적인 경기 종합지수를 봐도 그렇습니다. 최근 경제 지표가 이렇게 높게 나타난 적은 드물었습니다. 실물 경제마저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백신 여권의 역할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세 번째로, 경기가 회복되면 우려되는 것이 있습니다. 많은 기사에서 등장하는 키워드인 "인플레이션"입니다. 인플레이션 위협이 정말 다가오고 있는가에 대해 답변드리고 싶습니다.
실제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 추이를 보면 크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물가상승률이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있을까요? 왜 기사들은 인플레이션 위험을 경고하고 있을까요?
이유를 말씀드리자면, 첫 번째로, 주요국들이 정책 금리를 제로금리로 설정하면서 돈의 가치가 크게 떨어졌습니다. 유동성, 통화량을 크게 공급한 것이죠. 이렇게 되면서 돈의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였고,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물건의 가치는 상승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인플레이션이 왜 위협적인가에 대해 질문하시는 분들께 드리는 첫 번째 이유는 경기 회복입니다. 중국, 미국, 인도 등 주요 국가를 포함한 OECD 경기선행지수를 보면, 2020년 2분기에 충격을 받았지만 이미 제자리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경기가 회복되면 다양한 완제품 수요, 예를 들어 자동차와 스마트폰 등의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과정에서 함께 증가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원자재 수요입니다. 철, 비철금속, 에너지 등 다양한 원자재 수요가 늘면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가격 상승이 물가에 반영되면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구조적 변화가 함께 맞물리고 있습니다. 많은 국가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발표하면서 탄소 배출권 거래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기업들은 배출권을 저감 노력하지 않은 기업에 판매할 수 있습니다. 탄소 저감 노력을 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발생하고, 저감 노력을 하지 못한 기업들은 배출권을 구매해야 합니다. 이러한 비용이 가격에 반영되면서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런 여러 가지 복합적인 요인들이 인플레이션을 가져왔다고 볼 수 있지만, 더 지배적인 요인 한 가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물가상승률의 개념이 무엇인지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460여 가지 품목의 가격 변동률을 계산하여 물가상승률을 산출합니다. 예를 들어, 2021년 6월의 물가상승률은 2020년 6월과 비교하여 가격 변동 폭을 가중평균하여 계산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래프에서 물가는 2020년 2분기와 비교하고 있는 것이며, 이는 기저 효과에 따른 물가 반등이라는 뜻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소비자물가와 수입 물가 모두 2020년 5월과 비교하여 2021년 5월에 크게 상승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 물가 상승률은 2020년 5월과 비교한 결과입니다.
한국은행의 목표 안정 물가가 몇 퍼센트입니까? 2%입니다. 지난 시기 물가상승률이 2%를 계속 밑돌았지만, 최근 4월과 5월 들어 물가상승률이 2%를 초과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인플레이션이라기 보다는 기저 효과에 따른 일시적인 물가 상승이라고 봅니다. 오히려 저는 이렇게 기저 효과를 감안했는데도 불구하고 겨우 2%대의 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합니다. 따라서 인플레이션 때문에 금리를 인상하는 일은 매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5월 27일에 물가 전망치를 발표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021년 1.8%, 2022년 1.4%로 예상됩니다. 기저 효과가 반영되더라도, 백신 보급 이후 실제 많은 원자재 수요가 늘고 완제품 수요가 증가하더라도, 우리나라의 목표 물가 안정 수준인 2%를 밑도는 물가 상승률이 예상됩니다. 우리나라는 오히려 그동안 디플레이션이 우려되던 경제였기 때문에 이제 물가가 적당히 올라가 주고 있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 위협보다는 "착한 인플레이션", 즉 리플레이션(reflation)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런 관점에서 “기준금리 인상할까?”라는 주제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해당 질문에 대해 먼저 "기준금리는 왜 인상하는가?"에 대한 답변을 먼저 드리겠습니다.
잠깐 2008년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당시 미국 경제는 거의 파탄 상태였습니다. 파란색 그래프를 보시면, 글로벌 금융위기 때 미국은 금리를 제로 금리로 만들었습니다. 왜 이렇게 금리를 인하했을까요? 금리를 인하하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자연스럽게 금리가 낮아지면 기업들의 투자가 늘어납니다. 이는 당연한 일입니다. 투자가 늘어나면 고용도 늘어나겠죠. 일자리가 늘면 많은 사람들의 소득이 늘어날 것입니다. 소득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소비하고 싶어집니다. 소비가 실제로 늘어나면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싶어질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투자가 늘고, 고용이 증가하며, 소득이 올라 소비가 늘어납니다. 그러면 다시 투자가 증가하여 경제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이루게 됩니다. 이를 "경제 선순환 구조"라고 하죠.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경기를 부양하는 것입니다.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경제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 통화 정책의 일환으로 제로금리를 도입한 이유도 이것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도 제로금리를 도입했고, 우리나라도 역사상 최저 수준의 기준금리를 설정했습니다. 이렇게 낮은 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까?”라는 질문은 사실상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언제 돌아올까?”라는 질문과 비슷합니다.
우리 경제가 언제 돌아올지를 판단할 수 있는 좋은 지표 중 하나가 GDP 갭 전망입니다. 조금 어려운 개념이지만, 잠재 성장률과 실질 경제 성장률 간의 차이를 의미합니다. 잠재 성장률이 2.5%인데, 2020년의 실질 경제 성장률이 -1%였다면, 차이값은 2.5에서 -1을 뺀 -3.5%입니다. 이 -3.5%가 우리나라의 GDP 갭이었던 것입니다. 즉, GDP 갭이 0이 되는 순간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IMF는 주요국의 GDP 갭이 2022년이나 2023년에 제자리로 돌아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이 "그렇다면 기준금리는 2022년이나 2023년 정도에 인상될 것인가?"라고 질문하시지만, 반드시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미국이 실제로 금리를 인상하는 시점은 2022년 이후가 될 수 있지만, 이미 미국의 시중금리는 상승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국 경제가 강하게 성장하면서 미국 돈의 가치가 자연스럽게 올라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신흥국들은 여전히 경제 회복이 더디죠. 그러면 신흥국과 선진국 간의 돈의 가치 차이는 어떻게 될까요? 벌어지게 됩니다. 그러면 신흥국에 투자되었던 자금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오겠죠. 이를 외환위기라고 부릅니다.
미국은 아직 금리를 인상할 만한 여건이 갖추어지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경제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국이 경제 회복을 이유로 금리를 인상하면, 시중금리가 올라가게 되어 돈이 신흥국에서 빠져나오게 됩니다. 그래서 이러한 나라들은 먼저 기준금리를 인상하여 외환위기에서 벗어나려 합니다. 브라질이나 터키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선진국들도 기준금리를 정상화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먼저 기준금리를 인상할 만한 여건이 조금씩 마련되고 있습니다. 경제 회복뿐만 아니라 시중금리 차이로 인해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서도 그렇습니다. 이렇게 여러 가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정상화할 시점은 2021년 하반기에서 2022년 상반기 정도가 될 것입니다. 금리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시하면서 모니터링해 보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여러분께 질문드립니다. 1980년대 짜장면 한 그릇의 가격은 얼마였나요? 500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짜장면 한 그릇의 평균 가격은 대개 5,000원에서 6,000원 정도로 약 10배 이상 상승했습니다. 짜장면값이 이렇게 오르는 동안 짜장면의 가치도 실제로 10배 올랐습니까? 아닙니다. 1980년대 짜장면은 우리 아버지가 월급날에만 먹을 수 있었던 음식, 졸업식 때 먹을 수 있었던 음식이었죠. 요즘 짜장면은 어떻습니까? 그렇지 않죠. 그래서 옛날 노래에서도 어머니께서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다는 가사가 나오죠. 짜장면이 비싼 음식이었던 겁니다. 짜장면의 가치는 오히려 떨어진 것 같은데, 가격은 왜 이렇게 올랐을까요? 돈의 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1980년대에는 500원을 가지고 가면 짜장면을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500원으로 짜장면을 살 수 없어요. 돈의 힘이 떨어진 것이죠. 돈의 가치 변화를 지켜봐야 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여러분, 코로나19 충격 이후에 가정에서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 다 받으셨습니까? 네, 헬리콥터 머니, 다 받으셨을 겁니다. 재난 지원금과 기본소득 개념이 이미 시작되었고, 4차 추경에 이어 2021년 들어서 6차 추경까지 이어졌습니다. 한국은행은 역사상 처음으로 무제한 양적 완화를 시행했으며, 기준금리도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으로 설정되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뭡니까? 헬리콥터 머니입니다. 그동안 돈의 가치가 순식간에 떨어진 거죠. 우리나라만 그럴까요? 오히려 우리나라는 보통입니다.
주요 국가들도 돈의 가치가 순식간에 떨어지면서 자산 가치가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메인 스트리트와 월 스트리트 간의 갭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메인 스트리트는 실물 경제를 의미하며, 아직도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경제 주체들을 지칭합니다. 반면에 월 스트리트는 자산 시장을 의미하며, 자산 가치가 높아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렇게 메인 스트리트와 월 스트리트 간의 갭이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저는 K자형 회복이라고 표현하여 칼럼에 발표했습니다.
이게 무슨 말일까요? 보시는 것처럼, 고자산가들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갑니다. 근데 저임금 노동자, 세입자들은 계단을 저벅저벅 내려가요. 제가 한번 질문드려 볼까요? 여기 앞에 우리 스태프분들이 계시는데, 지난 1년 동안 정말 성실히 일하셨죠? 1년 동안 얼마 모으셨습니까? 네, 성실히 일하셔서 2천만 원, 3천만 원 모으셨다고 하십니다. 그동안 집값은 어떻게 됐습니까? 집값은 14%가 올라서, 20억짜리 집이 23억이 됐죠. 다시 말하면, 집값이 3억 오르는 동안 나는 3천만 원 모았다. 그러면 나는 3천만 원만큼 부자가 된 겁니까? 아니면 2억 7천만 원만큼 오히려 가난해진 겁니까? 네, 가난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고자산가들은 자산가치가 높게 형성되면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지만, 세입자 여러분들, 저임금 노동자 여러분들은 계단을 저벅저벅 내려가야 했습니다. 전세 가격도 10% 이상 올랐습니다. 전세가 5억 원이었다면 이제 5억 5천만 원이 된 것입니다. 세입자들은 3천만 원을 모았지만, 여전히 추가 대출을 받아야 살 수 있는 상황입니다. 이렇게 자산가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 간의 격차가 오히려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제가 회복되는 듯하지만, 이는 일부 계층에만 느껴지는 회복일 뿐입니다. 다른 계층에게는 전혀 회복이 실감되지 않는 그런 경제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이것이 K자형 회복입니다.
실제 자산가치의 증가 속도가 소득의 증가 속도보다 더 높게 형성됩니다. 그러면 내가 정말 열심히 성실히 일해서 소득을 모으는 것만으로는 나는 더 부자가 될 수 없구나, 더 가난해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어떤 자산의 가치가 더 높게 형성될 것인가를 들여다보는 일도 하나의 경제 전망이죠. 그래서 높게 형성될 자산에 내 소득의 일부를 옮겨 싣는 일, 그게 재테크 아니겠습니까?
재테크의 관점에서도 우리는 경제를 면밀히 들여다봐야 합니다. 어제 투자하고, 오늘 빼는 묻지마 투자가 아닌, 구체적으로 어떤 경제 패러다임이 전개될까, 부상하는 분야를 지켜보면서, 높게 형성될 자산에 소득의 일부를 옮겨 싣는 일, 그게 재테크 아니겠습니까? 경제를 모르고 투자하는 일은 눈을 감고 운전하는 것과 같다는 점을 항상 강조하고 싶습니다.
심지어 산업에서도 K자형 회복은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죠. 코로나19 충격 이후에 언택트 사회가 등장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사실 저는 언택트라는 개념을 이미 2013년부터 사용해 왔습니다. 실제로, 2020년 코로나19 위기 이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약 20% 증가했습니다. 그렇죠. 그런데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에도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이미 20%씩 증가했었습니다. 오프라인 쇼핑 거래액은 어떻습니까? 코로나19 충격으로 오프라인 쇼핑이 크게 감소했습니다. 그래서 마이너스 증가율이었죠. 그러나, 코로나19 이전에도 오프라인 쇼핑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었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전환은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원래부터 진행되어 온 것입니다. 코로나19 충격조차 이러한 방향을 바꾸지 못했습니다. 단지 그 속도를 바꿨을 뿐이죠.
그러면 코로나19조차도 변경할 수 없는 그 방향성, 그 거대한 트렌드를 읽어나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것이 경제 전망입니다. 우리는 이러한 경제 트렌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준비된 자세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다음 주제로 넘어갑니다.
여러분, 어쩌면 2021년 코로나19의 충격이 진정되고 백신이 보급되며 다양한 변화들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겠지만, 또 다른 중요한 변화의 서막은 바이드노믹스입니다. 바이든의 등장이죠. 오바마 대통령 시절에서 트럼프 대통령 시절로 넘어오면서 어떤 변화가 시작되었습니까? 2015년 이후, 특히 2020년까지, 가장 중대했던 경제 현안은 미중 무역 분쟁이었죠. 그 무역 분쟁은 누가 일으켰나요? 트럼프가 일으킨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미국 대통령의 중요성, 그들이 세계 경제의 경찰 역할을 할 수 있는 중요한 의사결정자임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바이든이 이끄는 경제, 바이든 리더십은 어떤 것일까요? 이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제가 지금 여러 국제기구와 국제조약들을 쭉 나열해 봤습니다. 이 국제기구와 조약들의 공통점이 있는데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요? 제가 퀴즈 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답변 한번 해보세요. 네, 답변이 여기까지 들리는 것 같습니다. 트럼프가 탈퇴한 조약, 정답입니다.
또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이든이 재가입한 조약, 정확하십니다. 이 국제기구와 조약들의 공통점은 트럼프가 탈퇴한 것이고, 바이든이 재가입한 것입니다. 미국 하면 세계의 경찰이라고 하죠. 우리 반의 반장입니다. 저도 어렸을 때 반장을 여러 번 했는데, 선생님께 많이 혼났습니다. 왜냐하면 반장이라고 뽑아 놨는데, 반장이 더 시끄러웠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광석아 너는 왜 반장이라고 뽑았는데, 네가 떠들고 있니?”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트럼프 시절 생각해 보세요. 세계의 경찰, 반장인 그 미국이 어떻게 했습니까? 더 떠들고 다녔습니다. 세계경제질서를 더 어지럽혀 놓았던 것입니다.
자, 근데 바이든이 등장합니다. 바이든은 세계 경제 질서를 다시 바로잡고 세계의 경찰적 지위를 다시 굳건히 세우겠다고 주장하고 나섰죠. 그래서 국제기구들, 국제 조약들을 다시 재가입하기에 이릅니다. 그러면서 세계 경제 질서가 바로잡히게 되었습니다.
바이든 노믹스의 핵심 중에 하나는 특히 미중 무역 분쟁인데요. 미중 무역 분쟁의 전개가 어떻게 될까, 궁금한 분들 많이 있으실 겁니다. 바이든도 역시 중국에 대해서 강경한 태도를 갖고 있는 건 똑같습니다. 다만 바이든은 미중 무역 분쟁의 방향성이 다르다는 것을 강조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동안 트럼프의 미중 무역 분쟁을 두 마디로 요약해 볼까요? 첫 번째, 관세 전쟁입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 20% 관세를 부과합니다. 그럼 100원짜리가 120원이 되고, 이러한 제품들은 미국에서 팔리지 않게 됩니다.
두 번째, 중국에서 특정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해당 제품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공급하지 못하도록 경제 제재를 가하는 방식, 공급 차단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중국 경제를 못살게 만드는 것이 바로 트럼프식 미중 무역 분쟁이었던 것입니다.
근데 바이든은 뭐라고 말할까요? 바이든은 미중 무역 분쟁 때문에 미국 경제가 함께 힘들어진다고 말합니다. 가령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높인다면 미국의 낙농업자들은 사룟값이 올라가서 어려워진다는 것이죠. 또한 반도체 공급을 제한하면, 미국의 반도체 기업들은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중국은 큰손인데 말입니다. 큰손한테 물건 팔지 말라고 하니, 굉장히 힘들어지는 것이죠.
그래서 바이든은 뭐라고 말합니까? 미중 무역 분쟁은 패권 전쟁이기 때문에 계속 진행해야 하는 것이 맞지만, 내가 만드는 미중 무역 분쟁은 다르다고 말합니다. 바이든은 국제기구와 미국의 우방국들을 활용합니다. 우방국들과 함께 국제기구를 활용해서 중국을 공식적으로 공격하는 것이죠.
예를 들면, 배출하는 미세먼지에 비해 탄소 저감 노력을 하지 않는 중국에게 파리 기후 협약을 활용해서 우방국들과 함께 중국을 공식적으로 압박하는 미중 부역 분쟁의 방식을 채택합니다
또 다른 구체적인 예로, 전기차 구매 시 보조금이 지급된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우리나라도 전기차 구매에 대한 보조금을 지원합니다. 그런데 국산 차뿐만 아니라 해외 자동차에도 보조금이 지급됩니다. 왜냐하면 전기차 보조금은 산업 보조금 제도가 아니라 환경 정책의 일환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세계에서 유일하게 자국산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주는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중국입니다. 이로 인해 유럽 및 기타 자동차 강국들에서 불만이 제기됩니다. 미국을 포함한 여러 우방국의 입장 또한 마찬가지이기에, 자유무역 체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국에 보조금을 지급하지 말라는 공식적인 압박이 가해지게 됩니다. 이렇게 미국은 국제기구를 활용하여 우방국과 함께 중국에 대한 공식적인 압박을 취할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미중 무역 분쟁이 전개될 때, 우리 한국 경제 입장에서 걱정되는 것은 무엇이 있습니까? 사드 보복 사태입니다. 중국으로부터의 경제 보복이 걱정되는 것이죠. 지금 이미 중국이 호주를 공격하고 있죠. 호주를 공격하는 이유가 뭡니까? 호주한테 억하심정이 있어서가 아니라, 미국의 우방국이 되었을 때 호주를 공격하는 것과 같은 입장을 취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현재 중국은 호주산 와인에 대해 200%가 넘는 관세를 부과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중국으로 수입되는 1만 원의 호주산 와인이 3만 원이 됩니다. 당연히 호주산 와인은 안 팔리겠죠. 그래서 “너희들도 해 볼 테면 해 봐라.”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제가 한번 퀴즈를 내 볼까요? 우리나라 전체 수출에서 중국으로 가는 비중이 몇 퍼센트일까요? 25%가 넘습니다. 사실상 4분의 1 이상이 중국으로 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중국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데, 만약 중국으로부터의 경제 보복이 실제로 단행된다면 우리 경제에 상당한 충격이 올 수 있겠죠? 그런 관점에서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그런 시나리오가 전개될 우려가 충분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 당국은 미리 그림을 그려 차선책을 마련하고, 중국이 아닌 다른 신흥국으로 수출 대상국을 다변화하는 노력을 성실히 해 나가야 합니다. 저는 산업통상자원부 자문위원회에서 항상 이런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우리나라의 수출 대상국 다변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이행해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도 이런 부분들을 빠짐없이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 바이든이 이끄는 경제에서 중요한 한 가지만 강조해보고 싶습니다. 어떤 산업이 부상할 수밖에 없을까요? 바이든 정부의 인프라 투자안을 보십시오. 엄청난 인프라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인프라 투자는 경제 충격이 있을 경우 그 충격을 완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경제가 위축되면, 재정 투입으로 그 충격을 메꿀 수 있습니다. 이것을 '역주기 정책'이라고 합니다. 이는 바이든 정부뿐만 아니라, 트럼프 정부가 당선됐을 경우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인프라 정책으로는 '한국판 뉴딜'이 있습니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 그리고 지역 균형 뉴딜이 이에 포함됩니다. 중국을 포함한 수많은 국가 또한 비슷한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
다만 중요한 거 말씀드리면 트럼프가 만약 당선되면, 송유관을 깔고 석유화학 발전, 시추선 등 석유화학 산업을 중심으로 그 산업의 인프라를 더 많이 보강하는 방식을 채택할 것입니다. 하지만 바이든의 인프라는 재생에너지 산업, 친환경 산업에 중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잠깐 앞으로 돌아가 볼까요? 모든 국제 기구와 조약 중에서 바이든이 가장 먼저 재가입한 조약이 있습니다. 트럼프가 탈퇴했지만, 바이든이 당선되자마자 행정명령에 사인한 그 조약은 바로 파리 기후 변화 협약입니다. 이는 친환경 산업에 대한 엄청난 관심을 반영합니다. 또한, 미국의 주요 인프라가 교체 주기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따라서 인프라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바이든이 이끄는 경제에서 우리는 어떤 산업에서 기회를 찾아볼 수 있을까요? 기업 입장에서는 특히 어떤 산업에 더 적극적으로 진입해야 할까요? 또한 우리 경제의 투자자들은 어떤 변화와 산업에 주목해야 할까요? 함께 살펴보도록 합시다.
질문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은 이 스튜디오 공간이 매우 뜨겁다고 느끼실 것입니다. 이는 많은 조명이 저를 비추기 때문입니다. 조명 덕분에 제 얼굴이 원래 매우 어두운 편인데, 하얗게 나오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면 조명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요? 당연히 전기가 필요할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 전체 전력 공급량의 약 10% 정도가 재생 에너지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재생 에너지 의존도를 어느 정도까지 높일 계획일까요? 2030년까지 2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를 재생에너지 2030 이행계획이라고 말합니다.
왜 이 얘기를 할까요? 바이든의 경제 전략에 관해 질문드리기 위해서입니다. 바이든은 재생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얼마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공약했을까요? 30%? 40%? 아니면 50%, 60%, 80%, 90%? 바로 100%입니다. 물론 정치인의 공약이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있을 수 있지만, 우리가 캐치해야 할 점은 바로, 바이든이 친환경 산업과 재생 에너지 산업에 매우 강력하게 집중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실제로 바이든은 친환경 산업에 2조 달러를 투자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구체적인 이행 계획 중 하나는, 전기차와 수소차의 의무 판매 제도를 도입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가 만약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한다면, 수출 규모 100대 중 15대는 전기차나 수소차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쿼터제입니다. 바이든 정부는 또한 태양광 지붕을 800만 개, 풍력 터빈을 6만 개 설치하고, 풍력 발전을 대대적으로 확대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정부 차량 300만 대와 스쿨버스 50만 대를 친환경 차로 교체할 예정이며, 이러한 구체적인 이행 계획들을 이미 발표한 상태입니다.
이와 같은 강력한 친환경 산업에 대한 집중은 바이든 정부가 세계 경제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친환경 산업의 부상은 단순히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친환경 산업에서 큰 기회를 가져올 것으로 보입니다.
이 기회 중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내용은 전기차입니다. 전기차로 교체될 경우 어떤 변화가 일어날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그 변화 중 하나를 여러분께 설명드리겠습니다. 바로 소재의 변화입니다. 전기차는 굉장히 무겁습니다. 그래서 하중을 줄이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해야겠죠. 당연히 철강 대신 알루미늄, 강화 플라스틱과 같은 소재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입니다.
또한, 중요한 점은 전기 충전 인프라의 보급입니다. 전기차가 보편화되면 충전 인프라도 필수적으로 확대되어야 합니다. 특히 친환경 산업에서는 재생 에너지가 중요한데, 재생 에너지가 많이 보급된다면 이는 분산 발전 시스템으로 전환될 것입니다. 이로 인해 전선 보급 등으로 인한 구리와 같은 철, 비철금속의 수요가 증가할 것입니다. 이 부분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또 한 가지 깊이 알아보겠습니다. 전기차의 전체 가격에서 부가가치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배터리입니다. 배터리 비용은 전체 가격의 대략 40%를 차지합니다. 이 40%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전기차를 주력으로 삼는 자동차 기업들이 취해야 할 전략은 무엇일까요? 그 자동차 기업들은 배터리 산업을 자체적으로 내재화하기 위한 전략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외부 의존으로 수급받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배터리를 생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죠. 배터리 전쟁이 이어지며, 이로 인해 배터리에 사용되는 여러 소재, 원자재 수요가 크게 증가하게 됩니다.
심지어 자동차에 사용되는 타이어도 전기차로의 전환과 함께 변경됩니다. 전기차의 무게와 특성에 맞추어 타이어의 소재와 구성이 다르게 변화합니다. 전기차의 하중을 견딜 수 있는 타이어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전기차로 전환되며 바뀌어야 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주유소도 달라지겠죠. 이처럼 무엇이 달라질 것인지, 거스를 수 없는 변화를 들여다보면서 우리 기업에게는 어떤 기회가 있고 어떤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지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한 경영 전략이 될 것입니다.
또한, 어떤 산업에 투자할지 결정할 때 부상 중인 산업에서 그 산업을 리딩하는 기업들에 투자하는 것이 재테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거스를 수 없는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 더 적극적으로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일곱 번째 주제로 넘어가겠습니다. 기후 리스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 그림이 무엇을 나타내는지 알아맞혀 보세요. 네, 이 그림은 지구 온도 변화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더 이코노미스트' 표지에 실린 그림인데요. 개인적으로 인상 깊은 표지 중 하나입니다. 이 그림은 현재 지구의 온도가 얼마나 크게 달궈지고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왜 기후 리스크를 강조하고 있는 것일까요? 사실 2021년 1월을 기점으로 기후 리스크가 갑자기 등장한 것은 아닙니다. 이 문제는 예전부터 계속 주목받아 왔습니다. 그렇다면 왜 지금 이 순간에 기후 리스크를 다루며 비즈니스 기회에 대해 이야기할까요? 그 이유 중 하나는 파리 기후 협약입니다.
아까 바이든이 당선되자마자 행정명령에 처음으로 사인한 것이 파리 기후변화협약 재가입이라고 말씀드렸죠? 파리 기후 협약을 제가 왜 가지고 왔을까요? 2015년 12월에 195개 나라가 함께 모여서 약속을 했는데, 뭐라고 약속했을까요? 우리 195개 나라가 각자 어떻게 이산화탄소를 저감할지에 관한 이행 계획안을 써서 그것을 파리 기후 협약 당사국 회의 주최자인 UN에 2020년 12월까지 제출하기로 한 것입니다.
따라서, 각국은 2021년 1월 1일부터 해당 계획을 추진해야 합니다. 각 국가와 그 소속 기업들은 이산화탄소 저감 노력을 실질적으로 단행해야 하는 것이죠. 이는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매우 어려운 과제입니다. 이러한 일은 우리에게 마치 “숨 쉬지 마, 숨을 덜 쉬어.”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제가 실제로 나사 홈페이지에서 그래프를 가지고 왔습니다. 이 사진에서 현재 지구 온도가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지구가 뜨거워지고 있는 지금, 기후 리스크와 관련된 한 가지 중요한 이슈가 있습니다. 바로 코로나19입니다. 코로나19와 기후는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코로나19 하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키워드는 바로 언택트 사회입니다. 언택트 사회와 기후 리스크는 어떤 관련이 있습니까? 실제로, 경제 충격이 있을 때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소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보면, 당시 이미션(Emission)이 줄었으며, 2020년 코로나19 충격 이후에도 이산화탄소 배출이 줄었습니다.
이 결과를 통해서, 우리가 노력한다면 실제로 어려울 것만 같았던 이산화탄소 저감이라는 숙제를 완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볼 수 있습니다. 그래프상에서 추계한 수치를 코로나19 이후 낮춰보자는 결단이 진행되는 것입니다.
실제로 제가 월별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를 데이터로 받아서 그래프로 그려봤습니다.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의 미세먼지 농도와 전년 평균 농도를 비교해 보십시오. 확실히 저감됐죠? 공장 가동이 멈추고, 교통량이 멈추고, 해운 물동량이 줄었으며, 항공 운송량이 줄어들었습니다. 실제 우리나라의 경제활동을 비롯해 세계의 경제활동이 줄면서 미세먼지 농도가 줄어든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의 노력이 있다면 실제 기후 리스크에 대응할 수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자동차 한 대를 사면서 핸들 커버를 구매했습니다. 박스를 열어보니 깜짝 놀랐습니다. 처음 보는 큰 박스가 나왔는데, 가전제품을 샀나 했지만 그 안에는 핸들 커버 하나가 있었습니다. 이 작은 물건을 위해 이렇게 큰 박스가 쓰일 줄 몰랐네요. 이런 온라인 쇼핑에서는 다양한 충격 완충이나 온도 유지 등을 위한 포장재가 사용됩니다. 이 경험을 통해 기후 리스크의 심각성을 깨달았습니다. 코로나19의 충격은 가능성과 필요성을 같이 인식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계기를 통해 그 어떤 리스크보다 기후 리스크가 심각하게 다뤄져야 하고, 기후 리스크에 대한 대응이 비즈니스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발표가 월드이코노믹 포럼에서 있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등장하는 ‘ESG Focus’는 현재 중요한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ESG는 전략이 아니라 본질이라는 이야기를 드렸습니다. 지금 어린이들에게 ' ESG 가 뭔지 아니?'라고 물어보면, 마치 'BTS가 뭔지 아니?'라는 질문에 답하는 것처럼 쉽게 답변할 수 있습니다.
E는 환경(Environment), S는 사회공헌(Social), G는 윤리경영과 지배구조(Governance)를 나타냅니다. 기업이 이윤추구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보호, 사회공헌, 윤리경영도 해야 함을 강조하는 키워드가 ESG입니다. 많은 기업이 ESG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친환경 산업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시간 관계상 ESG 중 환경 관점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글로벌 ESG 관련 투자에서 자산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ESG ETF 상품이 우후죽순 늘어나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왜 많은 기업이 착한 기업이 되기 위해 환경산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태양광 발전을 보급하는 등 스스로 움직일까요?
세계 각국은 파리 기후 협정과 바이든 행정부의 강력한 강조 등으로 인해 차량 배출 가스 규제를 점점 강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국가들은 가솔린과 경유를 사용하는 신차의 판매를 금지할 계획입니다. 네덜란드와 노르웨이 같은 나라들은 2025년부터 신차 판매에서 내연기관을 전면 금지할 예정입니다. 이와 같은 환경 규제 강화 과정에서 많은 국가들이 탄소 중립을 선언합니다. 2050년까지 탄소 배출을 줄이고, 탄소 포집 인프라를 구축하며 산림을 구축하는 등 우리나라를 포함한 모두가 탄소중립 2050을 선언했습니다. 중국도 탄소 중립 2060을 선언하죠.
선진국인 독일과 영국을 포함한 친환경 산업에 매우 관심 있는 나라들은 어떤 모습일까요? 그들은 탄소중립 2045를 외칩니다. 그리고 탄소 중립을 위한 액션들을 자립적, 자율적으로 하는 환경이 아닌, 법제화에 나섭니다.
이와 같은 움직임에 따라 많은 자동차 기업들도 대응 전략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일부 기업들은 2025년부터는 전기차만 생산하겠다고 선언하거나, 전기차 이외의 차량은 판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고 있습니다. ESG 포커스 하에 많은 기업들이 단순히 환경을 지켜보는 것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환경 문제에 대응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칠성사이다의 사례를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칠성사이다는 플라스틱병을 녹색에서 투명한 흰색으로 바꿨습니다. 이는 재활용률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ESG에 포커스를 둔 기업들은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충성도를 얻을 수 있습니다. 반면, 환경적 고려를 하지 않는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많은 사례를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소비자들은 친환경적 접근을 하지 않는 기업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단체로 구매하지 않는 불매운동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기업들이 ESG Focus를 두지 않으면 안 되게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참신한 아이디어 한 가지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미국에서는 탄소 계산기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습니다. 이 애플리케이션은 우리가 소비할 때마다 발생한 이산화탄소량을 알려줍니다. 그러면 소비자는 이산화탄소가 많이 발생하는 물건과 상대적으로 덜 발생하는 물건을 알게 되면서 기왕이면 이산화탄소가 덜 발생하는 제품에 대한 수요를 더 늘리려는 움직임을 취할 것입니다.
또 이산화탄소가 발생한 만큼 탄소 중립의 개념이 등장합니다. 이산화탄소를 생산한 만큼 저감하는 노력을 하면 되는 것이죠. 그 저감 노력을 어떻게 할까요? 바로 나무 심기입니다. 그래서 나무 심기라는 기금에 소비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기부를 통해 이산화탄소 저감에 동참하는 소비자의 움직임을 유도하는 금융사의 가장 대표적 활동이지 않겠습니까?
많은 기업들이 너도나도 태양광과 ESS를 적극적으로 보급합니다. 심지어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은 태양광과 ESS를 실제 비즈니스 모델로 갖춰가고 있습니다. 미래에는 주유소가 없어지겠죠? 그럼 앞으로 미래의 주유소는 이런 모습이지 않겠습니까? 이 그림은 테슬라가 예상하는 슈퍼차저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기후변화를 지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소비자들로부터 더 많은 각광을 받을 수 있고, 이렇게 적극적으로 투자해 나서는 기업들에 더 많은 투자자가 몰릴 수 있는 그런 환경이 전개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수소 부분만 더 강조해 볼까요? 서울시에 수소 충전소가 몇 개나 있을까요? 현재 서울시에 4개 있습니다. 여의도에 가면 국회에 수소 충전소가 있는데, 수소 충전을 하려면 30분을 기다립니다. 수소 충전소를 더 많이 보급해야겠죠? 이와 관련한 것이 바로 그린뉴딜 사업입니다. 현대 로템 같은 경우는 현재 수소전기트램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2021년 하반기부터 상용화됩니다. 수출도 이루어질 겁니다. 이런 것들이 친환경 산업이 부상할 수밖에 없는 과정을 설명하는 예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자 이제 마무리를 저랑 함께해 볼까요? 2021년 하반기, 2020년, 또 2023년까지 어떤 경제가 흘러갈까, 궁금한 것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2020년에는 여러분 인생에서 처음 경험하는 경제성장률인 -3.3%라는 경제적 충격을 경험하고, 2021년에는 6.0%로 뚜렷하게 반등합니다. 물론 기저효과가 반영돼서, 2020년이 너무나 충격이었기 때문에 그에 비해서 크게 GDP가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는 모습도 감안해야겠지만 어쨌든 뚜렷하게 회복되는 경로가 펼쳐지고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한국 경제는 어떻게 흘러갈까요? 2020년, -1% 수준이라는, 우리나라 경제로서는 정말 충격적인 경험을 했습니다. 2021년에는 3.5%에서 4.0% 수준의 뚜렷한 반등이 전개될 것인데, 이렇게 회복되는 경로 속에 우리도 그 회복세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을까요? 그것은 변화하는 경제 산업의 패러다임 구조 변화 속에서 유망한 산업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적극적으로 뛰어들거나, 또 그런 산업들을 포착해 중장기적 투자를 하는 경제 주체들에게만 회복의 기운이 전개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무리 멘트 하겠습니다.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헤라클레이토스라는 그리스 철학자의 말을 빌리자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제외하면 그 나머지 것들은 모두 다 변화하고 있다.” 그렇기에 변화에 투자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한 번 가 본 강물은 다시 가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다시 가보는 순간 이미 그 강물은 흘러가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그 강물이 멈춰져 있을지라도 내가 그 강물에 다시 가보는 동안 나는 이미 변해 있고, 변화조차 또다시 변화하고 있기에 우리는 어떻게 변화가 전개되고 있을지를 끊임없이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또한, 그 변화 속에 나에게 어떤 기회가 있는지 또 나에게 어떤 위협이 있는지를 먼저 들여다보고 대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경제를 읽고, 그 변화를 들여다보는 나에 대한 투자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는 걸 강조하면서 강의는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