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저는 연세대학교 경제학부의 한순구 교수라고 합니다. 오늘 우리 주변의 미시경제학이라는 주제로 여러분들과 함께 경제학 공부를 같이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몇 가지 주제로 나눠서 할 텐데요.
첫 번째로 전하고 싶은 말은 '왜 경제학을 공부해야 하느냐'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다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경제학을 하면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 한다. 정보를 잘 유지하기 위해서 한다 등등의 이야기가 있는데, 저는 경제학이라는 것은 미래, 즉, 인간 사회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행동하는가? 하는 것을 예측하기 위한 학문이라고 정의하는 것이 가장 맞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같이 한번 생각해 볼까요? 세븐일레븐 편의점의 모습입니다. 우리나라 편의점 세븐일레븐이지만요. 일본의 세븐일레븐을 총괄하는 회장님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가 본 적이 있는데요. '이분은 어떻게 해서 세븐일레븐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오르게 되었을까?' 그리고 '이분이 지금 현재도 가장 신경 쓰는 것이 무엇일까?' 라는 것에 대한 다큐멘터리였습니다. 저는 이 분이 수송 시스템이나 맛있는 도시락을 잘 개발하시는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고 이 분이 제일 잘하는 것은 '내일은 어떤 도시락이 몇 개 팔릴까?'를 알아맞히는 거라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즉,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다 보면 가장 중요한 문제는 재고 관리라는 거죠." 왜? 오늘 내일 김밥이 많이 팔릴 거라고 생각해서 김밥은 많이 만들고 우동은 조금 만들었다고 해봅시다. 그런데 막상 사람들이 내일이 되니까 점심때 우동을 먹겠다는 사람들이 많고 김밥을 찾는 사람이 별로 없으면 만들어 놓았던 김밥을 다 버려야 되고요. 우동을 먹겠다고 오신 손님들을 되돌려 보내야 되는데, 그럼 이 손님들이 다른 편의점에 가서 거기서 더 많은 소비를 하게 되니까 사실은 세븐일레븐 같은 편의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일 점심에 신주쿠 지점에서 사람들이 김밥을 몇 개나 찾고 우동을 몇 개나 먹을까? 라는 것을 오늘 맞춘다는 것이죠. 왜냐하면 오늘부터 재료를 준비해서 만들어야 되기 때문에 하루 먼저 그걸 알아야 되는데요. 그래서 세븐일레븐 회장님이 열심히 연구한 결과 날씨에 많이 좌우되는 것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즉, 오늘의 날씨와 내일의 날씨를 미리 비교하면 즉, 내일의 일기예보를 알고 오늘의 날씨를 알면 이 날씨 격차에 의해서 사람들이 먹는 것이 많이 좌우된다는 것을 깨달아서 이걸로 자기 나름의 공식을 만들었더니 그것이 딱딱 맞아 들어서 재고가 하나도 남지 않는 그런 편의점이 되는 바람에 큰 수익을 올렸다고 하죠. 즉, 우리가 이런 세븐일레븐 같은 편의점에서 김밥을 잘 만드는 사람, 우동을 잘 만드는 사람, 청소를 잘하는 사람, 진열을 잘하는 사람, 이런 사람이 중요할 것 같지만 사실은 내일 어떤 물건이 몇 개가 팔릴지 예측하는 사람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해서 회장 자리에 올랐다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왜 경제학을 배우냐, 경제학이 사람들이 어떤 행동을 할까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학문이기 때문에 경제학을 함으로써 우리가 많은 수익도 얻고 주변의 존경을 받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고스톱 게임이라는 게임을 한번 해볼까요? 우리가 아는 고스톱 게임은 아니고요. 이 게임을 보면 갑과 을이라는 두 사람이 하는데 갑과 을이 자기 차례가 됐을 때 스톱을 하면 거기서 게임이 끝납니다.
예를 들어서 처음에 갑이 stop을 하면 숫자 1, 0이 적혀 있죠. 1이라고 하는 것은 갑의 숫자 0은 을의 숫자입니다. 즉, 예를 들어서 갑이 stop을 바로 하면 갑이 1억을 얻고 을은 0, 한 푼도 얻지 못합니다. 그런데 갑이 Go를 택하면 이번에 을이 선택을 합니다. 을이 여기서 stop을 하면 0, 1 즉, 갑은 0원을 얻고 을은 1억을 얻는 거죠. 반대로 을이 여기서 또 Go를 하면 이번에 갑이 선택을 합니다. 이런 식으로 쭉 끝까지 가면 갑, 을, 갑, 을, 갑이 다 GO를 하면 5와 5, 즉, 갑도 5억, 을도 5억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게임이 있다고 할 때, 실제로 갑과 을이 한번 이 게임을 해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을 여러분은 예상하십니까?
처음에는 이거 끝까지 가겠다. 왜냐하면 처음 stop을 하면 갑은 1억, 을은 0을 얻지만 끝까지 가면 둘 다 5억씩 얻을 거 아니냐? 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겠습니다만, 이 경기를 게임을 실제로 해보면 생각보다 일찍 갑이 바로 stop을 하든지 갑이 Go를 했는데 을이 stop을 하는 결과를 얻을 수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맨 마지막에 갑이 Go를 하면 5억, 5억을 얻을 수 있지만 갑이 stop을 하면 6억을 갑이 얻을 수가 있습니다. 물론 을은 3억밖에 못 얻죠. 그렇지만 갑으로서는 5억을 벌기보다는 6억을 벌기 위해서 stop을 할 것이고요. 이것을 안 그 앞에 을은 또 자기가 Go를 하면 갑이 stop을 해서 3억을 받을 거니까 자기는 4억을 받겠다 이런 생각을 해서 차례차례 도미노가 무너지든 무너져 내려서 갑과 을이 바로 stop을 하는 이런 결과를 얻게 됩니다. 경제학에서는 이렇게 인간들이 어떤 행동을 할까 예측을 하는데 그런 한 가지 사례라서 보여드렸습니다.
그 다음에 우리가 또 다른 예측을 한번 하는 것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가 갑수, 을수, 병수, 정수라는 4명의 생산자, 판매자가 있고요. 이 사람들은 털장갑을 만들어서 파는 사람들이라고 해봅시다. 그런데 기술 숙련도에 차이가 있어서 갑수는 똑같은 털장갑을 천원이면 만들지만 을수는 삼천 원, 병수는 오천 원, 정수는 칠천 원을 들여서 만든다고 해봅시다. 당연히 갑수는 천 원 이상 받고 장갑을 팔겠죠. 안 그러면 손해니까요. 정수는 칠천 원을 받지 않으면 손해입니다. 왜? 그 장갑을 만드는 데 7000원이 들었는데 5000원 받으면 장갑을 안 만들었으면 손해가 안 나는데 장갑을 만들어서 2000원 손해가 난 것이죠.
그래서 판매자들은 자기가 그 털장갑을 만들었을 때 들어간 돈보다 더 높은 가격을 받고자 하고요. 구매자들도 갑순, 을순, 병순, 정순 이렇게 4명이 있는데 정순이는 가장 털장갑이 필요한 사람이라서 8천 원까지 주고 살라고 하고요. 갑순이는 털장갑이 별로 필요하다고 생각을 안 해서 2천 원 이상 내라고 하면 털장갑을 아마 안 살 겁니다. 이렇게 4명의 판매자와 4명의 구매자가 만나서 털장갑을 사고 팔고자 하면 과연 털장갑이 몇 개 팔릴까요? 라는 것도 경제학에서 아주 중요한 질문입니다. 그럼 이 문제에 대해서 우리가 한번 예측을 해볼까요? 여러분들은 몇 개 팔릴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제가 지금 교수를 하면서 학생들에게 물어본 결과 4개가 다 팔릴 겁니다. 라고 대답한 학생들도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이 학생들의 얘기를 들어오면 되게 그럴듯합니다. 왜? 갑수는 천 원만 받으면 되는데 갑순이는 2천 원을 주지 않으면 2천 원까지 돈을 낼 생각이 있잖아요. 그래서 갑수가 갑순이에게 1500원에 장갑을 파는 겁니다. 그러면 갑수는 1000원에 만들어서 1500원에 팔았으니까 500원을 얻는 거고요. 갑순이는 자기는 2000원까지 줄 생각이었는데 1500원밖에 안 줬기 때문에 500원의 이득을 얻는 겁니다. 똑같은 이유로 을수가 을순이에게 3500원 병수가 병순이에게 5500원 정수가 정순이에게 7500원에 팔면 장갑 네 개가 다 팔리겠죠.
과연 현실은 어떨까요? 현실은 이와 좀 다릅니다. 여러분이 갑수라면 갑순이에게 장갑을 팔고 싶을까요, 정순이에게 팔고 싶을까요? 당연히 정순이입니다. 갑순이는 아무리 높은 가격을 준다고 해도 2000원 이상 줄 소비자가 아니죠. 근데 정순이는 8천원까지 준다고 그러니까 갑수 입장에서야 내가 왜 갑순이인테 팔려고 하겠습니까? 정순이한테 팔려고 그러죠.
정순이 입장에선 또 어떻습니까? 정순은 7천원 이상을 받아야 된다고 하는데 갑수는 천원이면 팔 수도 있다 이러니까 정순이 입장에서는 내가 을수, 병수, 정수보다는 갑수에게 이거를 사는 것이 좋겠다라고 해서 딱 이 매매가 시작되면 갑수는 정순이에게 막 달려가고 정순이는 갑수에게 막 달려가서 둘이 매매를 합니다. 그 다음에 을수는 정순이가 내가 가장 거래를 하고 싶은데 이미 갑수와 거래를 했으니까 두 번째로 내 마음에 드는 병순이랑 거래를 하고자 하겠죠. 병순이도 또한 지금 갑수가 제일 좋은 판매자인데, 갑수가 이미 정순이와 거래하기 때문에 두 번째로 좋은 을수하고 거래를 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을수는 3천원 이상 주세요. 병순이는 6천원까지 내겠습니다. 둘은 또 거래를 하는 거죠. 거래가 두 개 이루어졌습니다.
세 번째는 어떡할까요? 병수하고 을순이가 거래를 하고자 합니다. 그런데 병수는 5천원 이상을 받아야 되는데 을순이는 4천원 이상은 줄 생각이 없어요.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겠죠. 정수와 갑순이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래서 4개가 다 팔린다고 생각한 학생이 있는 반면에 현실에서는 2개밖에 팔리지가 않습니다.
여러분들이 경제 원론을 보면 수요 공급을 배우는데요. 수요 공급의 기본 원리가 이렇게 '8사람이 모였을 때, 몇 개나 장갑이 팔리겠는가를 맞춰보세요' 라는 것이 수요 공급 기본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경제학이라는 학문이 이렇게 인기인 이유를 또 다른 측면에서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라면 힘이 센 친구와 친한 게 더 좋을까요? 아니면 내일의 시험 문제를 잘 맞추는 친구와 친한 게 좋을까요? 원시 시대에 이렇게 대단한 일이 없고 짐승을 사냥하고 이런 시기에 살았다면 힘 센 친구가 도움이 되겠지만 많은 여러분들이 나는 공부 잘해서 이거 시험 문제 내일 나올 것 같은데 라고 하면 그게 시험 문제에 나오는 친구 옆에서 공부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만약에 여러분이 어떤 산신령님이 나타나서 세 가지 소원 중에 하나를 들어주겠다고 하고 그 세 가지 소원은 우주의 원리를 깨닫는 능력을 줄 수도 있고요, 인생의 의미를 깨닫는 능력을 줄 수 있고요, 매일 매일 그 다음날에 주식 가격을 깨달을 수 있는 능력을 줄 수 있다라고 하면 여러분들은 어느 걸 택할까요? 우주의 원리, 인생의 의미도 다 멋있지만 제가 이걸 물어보니까 내일의 주식 가격을 맞출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싶다고 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았습니다. 사람들의 행동을 예측하는 데는 사실 여러 가지 측면이 필요하죠. 그런데 왜 제가 경제학을 하고 사람들이 경제학을 공부하고 싶어 하는가? 여러분도 왜 여기 앉아서 지금 경제학을 듣는가? 하면 한순구라는 사람이 또는 어떤 사람이 왜 그런 행동을 할까라고 봤을 때 가장 큰 부분이 그렇게 하면 돈이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즉 인간이 돈에 대한 욕망이 아주 크기 때문에 내일의 주식 가격처럼 어떻게 하면 돈이 더 생길까 하는 쪽으로 인간이 행동한다고 예측하면 대부분 맞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간의 행동을 예측한 여러 학문 분야 중에서도 경제학이 가장 각광받는 학문 분야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균형이라는 단어를 아마 여러분들이 경제학을 조금만 배웠어도 들어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수요 공급이 만나는 점을 시장균형이라고 하죠. 그런데 갑자기 균형이라는 말이 어디서 튀어나왔을까요? 균형이란 말은 물리학 용어거든요. 외부의 힘이 작용하지 않는 한 움직임이 없는 상태를 균형이라고 한다고 사전에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이런 균형이라는 단어를 경제학에서 쓸까요? 경제학의 목표는 제가 말씀드렸듯이 어떤 결과를 예측하는 겁니다. 다시 말하면 경제라는 어떤 공이 있는데 이 공을 떼구르르 굴렸을 때 그 공이 어디 가서 멈출까 이 경제가 어디 가서 멈출까라는 것을 예측하는 학문이라는 거죠. 그런데 이 공이 경사면에 있다면 멈추지 않고 계속 내려갈 겁니다. 그러다가 아주 평평하고 제일 낮은 데에 딱 서겠죠. 이렇게 딱 서 있는 상황을 물리학에서 균형이라고 부르기 때문에 경제학자들은 경제라는 공이 균형을 찾으면 경제를 예측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균형이라는 말을 예측이라는 말과 동일어로 사용합니다. 그래서 경제학에서 균형이라는 얘기가 나오면 또 이거 무슨 어려운 용어인가? 라고 생각하시지 마시고 또 경제학자들이 예측을 하려는 것이구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여기서 잠깐 여러분이 궁금해하실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의 구분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고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미시경제학과 거시경제학 말 그대로 하면 여러분이 혹시 한문을 알거나 영어로 마이크로이크나믹스, 매크로이크나믹스를 보면 마이크로 또는 작을 밑자의 미시는 작게 본다는 거고 매크로 또는 거시는 크게 본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렇게 하면 제 생각에는 정확한 구별이 안 갑니다. 국가에 대한 것은 그럼 다 거신가요? 그렇지도 않거든요. 국가에 대해서도 미시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오히려 의학에 빗대어 생각하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공동체가 있는데 이 경제가 병이 났을 때 과연 경제가 막 열이 끓어오르는데 이것이 열사병 때문인가? 몸에 균이 들어와선가? 코로나 때문인가 폐렴 때문인가? 이거를 명확히 구분해서 코로나라면 코로나에 맞는 약 폐렴이면 폐렴이면 맞는 약 또는 열사병이면 열사병에 맞는 처방을 해주고자 하는, 병의 원인을 밝히고 근본 치료를 하고자 하는 그런 학문이 미시경제학입니다.
그럼 질문이 나올 거예요, 미시경제학 하나면 충분하지 왜 거시가 필요한가요? 처음에 모든 경제학자가 미시면 충분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혹시, 1929년에 대공황이라는 걸 들어보셨나요? 갑자기 전 세계 경제가 너무너무 아파서 죽어가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경제학자들이 이 원인에 대해 1년 넘게 연구를 했어요. 그래서 원인을 밝혀 치료하려고 했지만 경제라는 이 환자가 죽어버렸습니다. 여러분 막 아파서 응급실에 갔는데 치료는 안 해주고 병원에서 의사선생님이 원인을 좀 보자 X -ray 찍고 피검사하고 이렇게 해서 일주일 보내면 곧 있어 이 환자는 죽어버립니다. 그래서 경제학자들은 원인을 규명해서 정확한 처방을 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는데, 그 사이에 환자가 죽을 수 있으니까 환자가 죽지 않게 너무 원인 규명에만 매달리지 말고 일단 환자를 살려놓자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런 목적의식에서 시작한 것이 거시경제학입니다.
경제가 죽는 이유는 대개 두 가지입니다. 실업과 인플레이션이죠. 물가 상승이죠. 그래서 거시경제학은 실업과 물가 상승이 일어났을 때 왜 물가가 오르지? 왜 실업이 일어나지? 이런 질문을 하지 않고요. 일단 돈을 쏟아붓거나 돈을 회수하거나 등의 방법으로 이 물가와 실업을 해결하고자 하는 학문입니다. 그리고 일단 그래서 경제를 살려놓으면 그 다음에 미시경제학이 하나하나 근본치료를 해가자라고 하는 것이 미시와 거시의 협업관계입니다.
경제학에 대해서 또 하나 제가 드리고 싶은 결론은 경제학이란, 특히 미시경제학이란 주인을 찾아주자는 학문입니다. 여러분 혹시 이 외국에 있는 디즈니랜드나 유니버설 스튜디오라는 이런 놀이공원을 가 보신 적이 있는지 모르겠어요. 그런데 제가 어른들에게 물어봤습니다. 두 군데 다 갔다 오신 분이 계시면 꼭 물어옵니다. 디즈니랜드가 더 재밌으셨습니까? 아니면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더 재밌으셨습니까? 그러면 거의 한 70%~80 %의 어른들이 저는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더 재밌었어요. 라고 답합니다. 저 자신도 유니버설 스튜디오가 훨씬 재밌더라고요. 왜 그럴까요? 답은 되게 간단한데요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어른들을 위한 놀이동산이고, 디즈니랜드는 어린이를 위한 놀이동산입니다. 그러니 어른들은 유니버설 스튜디오를 더 좋아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래서 저는 항상 가면은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너무 좋아하고 디즈니는 이렇게 재미없게 만들었을까? 라고 생각을 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디즈니의 치명적인 결점이 또 하나 있는데요. 유니버설 스튜디오는 대개 줄을 1시간 정도 기다리면 놀이기구를 탈 수가 있어요. 그런데 디즈니랜드는 3시간은 기본입니다. 어떤 때는 5시간을 기다려야 놀이기구를 탈 수 있는 그런 날도 있죠. 그래서 줄은 더 오래 서고 놀이기구는 더 재미없고 그래서 저는 디즈니랜드는 잘못된 회사라고 생각을 했는데요. 어느 날 깨달았습니다. 누가 돈을 더 많이 버나요? 똑같은 돈 내고 하루 이용권 내고 들어가서 놀이기구를 적게 태워주는 디즈니랜드가 돈을 더 벌고 있는 거 아니겠어요? 더군다나 놀이기구 탈 줄을 한참 기다리면서 사람들이 기념품도 줄 기다리다가 지루해서 기념품도 사고 맛있는 팝콘도 사고 먹거리도 사고 하기 때문에 디즈니랜드 가면 돈을 훨씬 더 쓰고 나오게 됩니다. 디즈니가 장사를 훨씬 잘하는 거죠. 그런데 왜 디즈니가 돈을 더 벌까요? 그 이유는 이미 말씀드렸듯이 디즈니는 어린이 상대의 장사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 초등학생 어린이가 디즈니랜드를 갔는데 너무 좋았어요, 어린이는 디즈니랜드에 또 언제 가고 싶다고 할까요? 제 경험에는 다음 주에 가겠다고 합니다. 다음 주말에 또 가요 아빠, 엄마라고 막 조릅니다. 재밌으니까 당연히 가겠죠. 어른들은 저를 비롯한 어른들은 유니버설 스튜디오 가서 너무 재밌었어요, 그럼 언제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또 갈까요? 제가 여러분께 물어봤는데 대개 한 5년쯤 후에 갑니다. 누가 이상한 걸까요? 어른들은 애들은 철이 없다고 얘기하지만 어린이들은 재밌으면 매일 가야죠라고 얘기할 겁니다. 이 둘의 차이는 경제학적으로 명확합니다. 어린이는 디즈니랜드 갈 때 돈을 얼마 썼나요? 하나도 쓰지 않았습니다. 아빠 엄마가 내줬거든요. 어른들은 유니버설 스튜디오 갈 때 돈을 얼마 썼나요? 몇 백만 원을 썼어요. 특히 이게 외국에 있기 때문에 비행기표 호텔비까지 포함하면 돈이 아주 많이 들어갑니다. 어른들은 돈까지 생각해서 너무 자주 가면 안 되겠다. 내가 번 돈 여기다 다 쓰겠다. 어린이들은 이거 공짠데 왜 안 가나요? 여러 번 가야죠 이런 마음 상태가 되는 거죠. 그래서 어른과 어린이가 차이가 있는 게 아니라 남의 돈으로 가는 어린이는 막 쓰고 싶어하고 자기 돈으로 가는 어른들은 아껴 쓰려고 한다는 것이죠.
제가 아들이 이제 다 컸는데요. 10년 전에 아직 저희 아들이 어렸을 때 한 가지 실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저희 아들이 장난감 가게 가면 막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거예요. 그래서 이제부터 장난감을 안 사주고 네가 착한 일을 했을 때 동그라미라는 것을 주는데 너는 그 동그라미 하나로 500원짜리 장난감을 살 수 있고 10개를 모으면 5천 원짜리도 살 수 있어 라고 얘기를 해주고 평소에 동그라미를 줬습니다. 그랬더니 아들이 이제 장난감 가게를 가도 아빠가 사주는 것이 아니고 자기가 자기 동그라미를 이용해서 사야 된다는 것을 깨닫고 어떻게 했을까요? 그 다음부터는 고민하고 찬찬히 보고 다른 가게랑 비교하고 해서 꼭 필요한 장난감만 사더라고요. 그러니까 아빠의 돈은 공짜지만 자기의 동그라미는 자기 것이기 때문에 제 아들이 한 여섯 일곱 살 때 이미 아 이거는 내 돈이다 라는 주인의식이 생김으로써 자기의 동그라미를 아껴 쓰게 된 것이죠.
어린이들 말고 우리 사회에 자기 돈이 아닌 남의 돈을 펑펑 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굴까요? 바로 정부의 중요한 결정을 하는 정치인들입니다. 우리나라도 이상하게 시청 건물 같은 곳을 너무 크게 짓는다든지 지방 도시에서 별로 필요하지 않은 축제를 하는 등의 일이 많이 있습니다. 일본도 많은 다리 같은 것을 놓습니다. 아카시 해업 대교라는 것은 이것이 지어졌을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긴 다리였는데요. 지진이 많은 일본에서 이렇게 긴 다리를 지었는데 지진이 나도 하나도 흔들림이 없고 부서지지 않는다는 건 공학적으로 상당히 대단한 일이라고 공대에 있는 제 친구 교수가 얘기를 하더라고요. 근데 제가 말했습니다. 그 아카시 해업 대교에 과연 자동차가 몇 대 다니게요. 거의 안 다녀요. 세이 칸 터널이라는 거는 홋카이도 섬과 혼시 섬을 바다 밑으로 뚫어서 바다 밑에 있는 터널이거든요. 이것도 시간이 십 년 이상 걸리고 돈이 엄청나게 많이 들었는데요. 여기로 기차가 하루에 10대도 안 다닌다는 거예요. 그렇게 정부나 정치인들은 이 돈이 자기 돈이 아니고 국민의 세금을 이용한 돈이죠. 그러다 보니까 조금만 우리 터널이나 다리를 놔 달라고 요청하면 그래 내 돈도 아닌데 놔주지 라는 식으로 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당연히 우리 국민이 이런 정치인들이 자기 돈이 아닌 돈을 막 낭비하지 않도록 잘 감시해야 합니다. 그래서 결론은 아무리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자기 돈을 쓸 때는 현명해지고,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도 남의 돈을 자기가 공짜로 쓸 때는 아주 바보같이 낭비를 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경제학은 그래서 주인의식을 가진 또는 주인이 이 돈을 쓸 수 있도록 찾아주는 학문이다 라는 것을 중요한 사명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경제학자의 입장에서 인간은 어떻게 행복해질까요? 경제학자들의 생각으로는 인간이 행복해지는 유일한 방법이 독점입니다. 독점이란 무엇이냐? 어떤 일을 나만 할 수 있다, 또는 굉장히 적은 수의 사람만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러분 스타워즈, 스타트랙 이런 영화를 보신 적 있는지 모르겠어요. 우주를 막 날아다니면서 외계인을 만나는 겁니다. 이 왼쪽에 있는 털복숭이 외계인의 이름은 추바카입니다. 여러분 아버님 어머님들이 어렸을 때 많이 본 스타워즈 영화에 나오는 사람이죠. 이 우주인은 목소리가 이렇습니다.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런데 인간들이 이걸 다 알아들어요. 또 인간이 이렇게 말을 하면 추버카가 또 다 알아들어요. 신기하죠? 오른쪽은 스타트랙에 나오는 퍼랭기라는 종족의 모습입니다. 이렇게 우주를 날아다니는 이런 영화들을 보면은 이상하게 서로 다른 우주인들끼리 지구인하고 다 이야기가 통합니다. 제가 자세히 봤더니요. 만능 통역기라는 것이 미래에 개발이 돼서 그것을 다 머릿속에 받고 있으면 텔레파시처럼 상대방이 어떤 나라 어떤 외계 언어로 이야기하든 다 알아듣고 또 내가 얘기하면 그 사람도 알아듣고 이런 기술이 생긴다는 거예요.
이것 때문에 저는 스타워즈 스타트랙을 볼 때마다 밤에 잠을 잘 못 자요. 많은 사람들은 스타워즈, 스타트랙이 공포영화라고 생각을 안 하실 겁니다. 그런데 저에게는 스타워즈, 스타트랙이 가장 무서운 공포영화입니다. 이유는 뭘까요?
여러분들 아마 모르실 텐데 미국의 유명한 경제학자인 하버드의 에릭 매스킨 교수님과 MIT의 드루 후덴버그 교수님의 모습입니다. 누구시냐고요? 제 지도 교수님이세요. 제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 이 두 분의 지도를 받았습니다. 에릭 매스킨 교수님은 2007년도에 노벨 경제학상을 받으셨어요. 드루 후덴버그 교수님은 아직 노벨 경제학상은 받지 못하셨지만 미시경제학의 정말 유명한 교수님이십니다. 그러면 여러분 생각에 에릭 메스킨, 두루 후덴버그 교수님하고, 저 한순구 교수하고 누가 경제학을 더 잘할까요? 이거는 정말 질문 같지도 않은 질문입니다. 저는 이분에 비하면 만분의 1도 경제학을 몰라요. 어떻게 감히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제학자이신 지도 교수님과 저를 비교를 하겠습니까? 제가 경제학을 가르친다고 하면 두 분은 아유, 네가 뭘 안다고 가르치냐 이렇게 말씀을 하십니다. 그러면 오늘 왜 이 자리에 에릭 메스킨 교수님이나 드루 후덴버그 교수님이 아닌 한순구 교수, 경제학을 잘 알지도 못하는 한순구 교수가 서 있는 걸까요? 몇 가지 이유가 있겠죠? 일단 이 강의를 촬영하기 위해서는 서울로 와야 되는데, 저는 집이 서울이에요. 지금 택시 타고 한 30분 만에 여기 와서 촬영을 하고 있습니다. 이 두 분은 미국 보스턴에 계시죠. 비행 시간만 거의 15시간이 걸리고요. 또 공항에서 여기 오셔야죠. 그럼 벌써 오시는데 하루가 걸리고 여기서 호텔에 숙박하시고 여기 강의하시고 다시 또 호텔에 하루 더 쉬시다가 가려면 아마 한 사흘 내지 나흘의 시간이 걸릴 겁니다. 반면 저는 점심 먹고 와서 촬영하고 집에 가서 저녁 먹을 수 있죠. 즉, 거리적으로 저는 너무 가까운 겁니다.
또 하나는 이분들은 경제학은 너무 잘하시지만 한국어를 하나도 못하시죠. 오늘 이 강의는 여러분이 한국 학생이기 때문에 한국어로 해야 되니까 아무리 훌륭한 경제학자를 모시고 와도 한국어를 못하면 소용이 없고요. 경제학은 좀 부족하지만 한순구 교수가 여기서 가르치면 한국어를 하기 때문에 이해가 쉬운 이유가 있습니다. 그래서 한순구 교수인 제가 경제학은 세계적인 경제학자에 못 미치지만 이런 강의를 할 수 있는 이유가 무엇이냐면 한국에 살고 있고 지리적으로 가깝고 한국어를 할 수 있다는 두 가지 특징 때문에 즉, 경제학자로만은 부족하고 한국어를 하면서 한국에 살고 있는 사람 중에 경제학자를 찾다 보니까 제가 찾아진 거죠. 저는 경제학자로서는 특별할 게 없습니다. 이 세상에 저만한 경제학자가 1만 명, 2만 명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한국에 살고 한국어를 할 줄 아는 경제학자라고 하니까 몇 명 없는 거예요. 그래서 제가 선택돼서 이런 좋은 강의를 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경제학에서는 이거를 독점적 지위라고 부릅니다. 몇 명 할 수 없는 또는 나밖에 못하는 그런 것이죠.
그래서 이런 메스킨 후덴버그 교수님처럼 훌륭한 세계적인 학자를 초빙하지 않고 저를 부른 건데요. 왜 이게 공포영화냐, 앞으로 만능 통역기가 나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이 미국 교수님들이 영어로 얘기해도 그게 다 여러분에게 한국말로 들리겠죠. 외계인 말도 다 이해하는데 영어쯤이야 왜 이해가 안 되겠어요. 여러분이 한국어로 질문하면 또 이런 훌륭한 하버드 MIT 교수님들이 다 알아듣고 그거를 또 말씀하시면 답변이 되는 거죠. 다른 하나는 홀로그램이라고 해서 미국에서 오실 필요도 없어요. 미국에서 그냥 텔레비전에 앉아서 얘기하시면 여러분 앞에 뿅 하고 나타난 것처럼 3차원 홀로그램으로 강의를 할 수 있게 됩니다.
그럼 저는 어떻게 되나요? 미국의 유명한 노벨상을 받은 경제학자분들이 이 세상에 강의라는 강의는 다 하실 거고, 저는 열심히 나름대로 경제학을 공부했지만 할 수 있는 경제학 강의가 없어지겠죠. 그래서 독점적인 지위를 잃어서 아마 저는 강의도 별로 할 수 없는, 돈도 별로 못 버는, 유명하지도 않은 경제학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저는 이런 스타워즈, 스타트랙 같은 영화를 보면 거기에 두려워서 잠이 잘 안 옵니다.
그래서 결론은 인생의 낙은 경제학적으로는 모두 독점에서 나온다. 즉, 아무리 뭘 잘해봐야 다른 사람들 다 잘하는 거면 여러분은 행복해지기가 어려운 거예요. 대우받기가 힘들어집니다. 그런데 별거 아니더라도 딴 사람은 못하는데 나만 할 수 있는 것, 즉 독점적인 것에 어떤 여러분이 특기가 있다면 여러분은 거기서 아주 좋은 대접도 받고 인생의 행복을 누릴 수도 있다는 거죠.
예를 들어서 우리 사회에서 가장 되고 싶은 직업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많은 사람들이 로스쿨 가서 변호사 될래요, 또는 저는 의대 가서 의사가 될래요, 라고 얘기를 합니다. 변호사와 의사, 좋은 직업이죠. 그런데 왜 사람들은 공학도가 돼서 좋은 자동차나 핸드폰, 반도체를 만들기보다 변호사나 의사가 되려고 할까요? 그것은 변호사하고 의사는 국내 경쟁이기 때문이라고 경제학에서는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자동차를 만들면 한국에서 제일 뛰어나더라도 일본 자동차, 독일 자동차, 미국 자동차와 경쟁을 해야 됩니다. 한국에서 1등을 한다고 1등 대접을 못 받아요. 왜? 그래요 한 교수가 만든 자동차 한국에서는 제일 좋은 자동차인데 그래도 저는 일본 차나 독일 차를 탈래요. 라고 사람들이 말하며 차를 안 사줄 수 있어요. 왜냐하면 독일차나 일본차나 미국차가 다 우리나라에서 살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여러분 제가 지금 소송이 걸려 있는데 한국의 김 변호사 조치가 마음에 안 들어서 미국에 있는 존슨이란 변호사를 쓰고 싶습니다. 가능한가요? 아닙니다. 존슨이란 변호사는 아무리 똑똑하더라도 한국에서 변호사 자격증이 없어요. 또 한국말도 못해요. 그래서 아무리 김 변호사님이 마음에 안 들어도 존슨이라는 변호사를 쓰지 못하고 김 변호사님께 계속 부탁할 수밖에 없다는 거죠. 의사 선생님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미국에서 병을 잘 고치는 분이라고 해도 한국에서는 병원을 개원하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한국의 의사 면허증이 없기 때문입니다. 의사 면허증이 있다고 해도 제가 한 번 미국에서 진료를 받아본 적이 있는데, 아주 훌륭한 의사 선생님이었지만 영어가 잘 안 되니까 진료를 받아도 의사소통의 한계에 따른 문제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변호사나 의사가 이렇게 좋은 대우를 받는 직업이 된 그 뒤 배경에는 언어 장벽과 자격증의 장벽이 있어서 해외의 유명한 변호사와 의사가 우리나라에서 치료를 하거나 변론을 하지 못한다는 것에 기인하는 면이 있습니다. 이렇듯 독점적인 혼자는 아니지만 한국 사람밖에 못한다는 점에서 이런 식의 독점적인 지위를 오를 수 있다면 여기서 많은 대우를 받고 행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다음 주제는 경제학은 확실하게 숫자로 답하는 것이 특징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제가 밑에 조그맣게 경제학은 장풍이다라고 적어놨죠. 그냥 재미있는 스토리라고 들어주십시오. 저는 경제학 이외의 학문은, 예를 들어 팔을 비틴다든지 발차기로 누군가를 차는 등의 격투기 교실에서 여러 가지 손발을 쓰는 기술을 가르치는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내년에 경제가 어떻게 될까요?"라는 질문에 대해 경제학자 뿐 아니라 정치학, 외교학, 사회학, 행정학 교수님들도 "내년에 이런 일이 일어날 것 같습니다" 또는 "이런 일로 인해 경제가 나아질 것 같습니다" 혹은 "나빠질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하실 수 있습니다. 때로는 경제학자보다 말솜씨가 뛰어나서요 저도 보면서 "오~ 맞네" 하고 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이분들이 절대로 못하시는 게 있습니다 뭘까요? 이분들은 숫자 얘기를 못하십니다. 경제학자는 말은 잘 못하거든요. 즉 그들은 손발을 써서 격투기하는 이런 기술은 없다고 볼 수 있죠. 그런데 오랫동안 수학, 통계학 이런 공부를 하다가 어느 날 숫자를 마치 장풍처럼 저희 경제학자가 쓸 수 있는 것는 수치입니다. 저희는 내년에 경제가 좋아지거나 나빠진다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대신 내년에 경제성장률이 2.5 %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금년에 1.9 %였으니까 0.6 %나 상승할 겁니다 라는 식으로 구체적인 수치를 줍니다. 내년에 아파트 가격이 4.29% 상승할 겁니다. 이런 식으로 구체적인 수치를 계산해서 줍니다. 항상 정확히 맞지는 않지만, 그래도 비교적 정확하기 때문에 이렇게 구체적인 수치로 준다는 것 자체가 경제학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말씀을 잘하는 분들보다 회사나 어떤 조직에서는 수치로 얘기할 수 있는 경제학자들이 더 대우를 받고 있습니다.
한번 이걸 따져보겠습니다. 민감성이라는 측면에서 따져보면요, 제가 두 가지 예를 드리겠습니다. 유조선의 가격이 100만 원 올랐습니다. 그러니까 전보다 유조선의 판매량이 줄었어요. 당연히 가격이 오르면 사람들이 덜 사겠죠. 그래서 100만 원의 가격이 상승하자 5대가 덜 팔렸습니다. 반면 귤 한 상자의 가격이 5천 원이 올랐습니다. 그랬더니 귤이 1천 상자 판매가 감소했어요. 가격이 변화할 때 판매력이 민감하게 반응한다, 민감하지 않게 반응한다는 이런 표현을 쓸 때 여러분 생각에 유조선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 건가요, 귤이 더 민감하게 반응한 건가요?
제가 이 질문을 하면 절반 정도의 사람은 뭐라고 하냐면 당연히 귤이 민감하죠. 유조선은 100만 원이 올랐고 귤은 겨우 5천 원이 올랐는데, 유조선은 100만 원이 올랐는데도 5개밖에 감소를 안 했는데, 귤은 천 개나 감소했으니 얼마나 많이 감소한 겁니까?라고 얘기하실 겁니다. 그렇지 않죠. 경제학에서 탄력성이란 개념이 있는데요, 이렇게 생각을 해야 됩니다.
유조선이 100만원 가격이 올랐다고 하는데 유조선 가격은 얼마일까요? 보통 비싼 유조선은 2천억 정도 합니다. 이 2천억짜리 유조선이 우리나라에서 한 1년에 20여대 만들어진다고 해요. 그러면 2천억짜리 유조선의 가격이 2천억 100만 원이 된 거예요. 계산해보면 가격이 0 .0005 %가 올랐어요. 정말 조금 오른 겁니다. 그런데 20대가 판매되다가 가격이 0 .0005 % 올랐다고 5대가 줄어서 15대가 팔리면 수량은 25 %가 줄어든 거죠. 이거는 보통 민감한 게 아닙니다. 가격이 조금 변동했는데, 많은 사람들이 구매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귤은 연간 2000만 상자 정도가 팔린다고 합니다. 반면 가격은 약 2만 원입니다. 그렇다면 5천 원이 오르면 2만 원에서 2만 5천 원이 되어, 귤의 가격이 25% 오른 셈입니다. 반면에 귤의 판매량은 어떻게 됩니까 0.005 %가 하락한 거예요. 2000만 상자에서 1000상자, 이건 거의 변화가 없는 거나 마찬가지죠. 그래서 경제학자들은 탄력성이라고 민감도를 측정하는 이런 수치를 보여주는데, 유조선의 경우는 가격이 0 .0005 % 변화했는데 유조선의 판매량은 25 %가 줄어 탄력성이 5만이 됩니다. 귤은 가격이 25 % 변화했는데 판매량의 변화는 0 .005 %였기 때문에 귤의 탄력성은 0 .0002가 되는 거죠. 즉, 유조선이 귤보다 천만 배 정도 더 민감하다는 결론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단순히 더 민감하다가 아니라 몇 배 더 민감하다라는 식으로 수치를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거죠.
또 하나 보실까요? 어떤 두 가지가 같은지 혹은 다른지는 간단한 문제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철학적으로 매우 복잡한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 간단히 생각해 보세요. 여러분은 언제는 점심을 먹으면서 콜라를 마실 때도 있고 또는 스프라이트라고 하는 사이다를 마실 때도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콜라와 사이다는 같은 제품인가요, 아닌가요? 당연히 처음에 반응은 콜라, 사이다가 어떻게 같아요? 색깔부터 이쪽은 까맣고 이쪽은 하얗고 다르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신문이나 어떤 글을 보면 '청량 음료 시장'이라고 해서 이 청량 음료 시장에는 콜라, 사이다뿐만 아니라 환타 많은 음료들이 같이 뭉뚱그러져 있어요. 콜라, 사이다가 그렇게 다른 상품이라면 어떻게 청량 음료라고 해서 하나의 상품으로 묶어줄 수 있을까요? 중형차 시장에 소나타라는 자동차와 SM5라는 자동차가 있습니다. 가격도 비슷합니다. 그럼 소나타와 SM5는 같은 상품일까요? 조금 더 자세히 들어가면 여기 검은색 소나타와 흰색 소나타가 있어요. 여러분 마음에는 나는 검은색 소나타나 흰색 소나타나 같은 거니까 '아무거나 주세요' 라는 마음이 드세요? 아니면 요즘은 검은색 소나타는 좋지만 흰색은 절대로 안 삽니다. 이런 마음이세요? 즉, 이런 검은색 소나타와 흰색 소나타가 같은 것이냐 다른 것이냐는 답을 딱 주기가 힘들고요. 이거에 대해서 한마디로 답을 준다고 하면 여러분은 좀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할 겁니다.
문제는 무엇이냐면 경제학은 그렇게 애매하게 답을 줄 수 없고, 확실히 답을 줘야 돼요. 이유는 무엇일까요? 경제학에서 독점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아까 얘기했지만 어떤 기업이 그 기업만 그 상품을 만들 수 있으면 그걸 독점 기업이라고 그러고요. 독점 기업이 되면 제가 얘기했듯이 이익도 많이 나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하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독점 기업이 너무 많은 이익을 얻으면 국민들이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되기 때문에 독점을 막고자 합니다. 그래서 정부는 어떤 기업이 독점인가 아닌가를 유심히 지켜보게 됩니다. 따라서 앞에서 봤듯이 소나타와 SM5가 같은 거냐 아닌 거냐가 매우 중요한 것이, 만약 소나타와 SM5가 다른 상품이면 소나타와 SM5를 생산하는 두 기업은 모두 독점 기업이 됩니다. 독점 기업은 어떤 상품을 생산하는 기업이 하나밖에 없는 경우인데, 소나타는 SM5와 다른 딱 하나의 상품인데 한 기업이 생산하고 있고 SM5도 소나타와 다른 단 하나의 자동차인데 또 한 기업이 생산하고 있으니까 둘 다 독점 기업이 되는 거죠. 그래서 독점 기업 여부를 정부가 판단해야 되는데, 그 경우에 두 상품이 같은가 아닌가에 대해서 명백한 판단 기준이 있어야 되는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그런 예가 있습니다. 지금은 아주 기본적인 기술이기 때문에 많은 작은 기업들도 비닐봉지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주 오래 전에 이 비닐봉지가 듀퐁이라는 세계적인 미국 기업에 의해서 생산되었을 때는 비닐봉지 생산 기술을 가진 기업이 듀퐁 밖에 없었어요. 그러면 미국 정부는 듀퐁을 비닐봉지의 독점 기업이라고 봐야 될까요? 안 봐야 될까요? 사실 이게 되게 중요한 문제였고 그래서 미국 정부가 많은 경제학자들을 불러 듀퐁의 독점기업 여부를 판단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건 무슨 판단할 게 있나요? 비닐봉지 만드는 기업은 듀퐁밖에 없다는 것이 그 당시에 잘 알려진 사실이에요. 그런데 놀랍게도 경제학자들의 결론은 듀퐁은 '비닐봉지의 독점 기업이 아닙니다'로 나왔어요.
경제학자가 무슨 비리를 저지른 거 아닌가요? 어떻게 이게 독점이 아니죠? 여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 세상에는 비닐봉지 말고 또 뭐가 있어요? 종이봉지가 있었어요. 당시 종이봉지는 많은 기업이 만들 수 있는 제품이었죠. 경제학자들이 비닐봉지 가격을 조금 올려봤어요. 그랬더니 비닐봉지 쓰던 사람들이 비닐봉지를 안 쓰고 다 종이봉지를 쓰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물론 이 두 제품은 똑같지는 않아요. 종이봉지는 액체가 세죠. 비닐봉지는 액체가 세지 않기 때문에 다르지만 사람들이 액체가 좀 세더라도 두 겹, 세 겹 해서 비닐봉지를 안 쓰고 종이봉지를 쓴 거예요. 이것이 뜻하는 바는 사람들이 비닐봉지와 종이봉지를 같은 것으로 인식한다는 것입니다. 경제학자들은 비닐봉지 가격이 1% 올랐을 때 종이봉지에 대한 판매량이 1% 이상 많이 늘어나면 두 제품은 사실상 같은 제품이라고 정의하자는 합의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비닐봉지는 혼자 생산하지만 비닐봉지와 종이봉지는 사실상 같은 제품이기 때문에 듀퐁이 독점기업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거죠.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예가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하이트맥주라는 회사와 진로소주라는 회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이트맥주가 진로소주라는 회사를 사려고 했어요. 여기에서 맥주와 소주가 같은 상품인지 여부가 중요한 논점이 됩니다. 만약 맥주와 소주가 같은 상품이라면, 두 기업이 예를 들어서 하이트 맥주가 맥주 시장의 절반인 50 %, 진로 소주가 소주 시장의 절반인 50 %를 차지하고 있는데 맥주 소주 시장 전체를 50 대 50이라고 가정하면, 각각 25 %를 차지하고 있는 두 기업이 합쳐져 맥주 소주 시장의 50 %를 차지하는 거대 기업이 생기죠. 기업은 우리가 독점 기업이 탄생했다고 합니다.
정부는 거대 독점 기업이 탄생하면 많은 이익을 소비자에게 뽑아낼까 봐 좀처럼 허용해 주지 않아요. 그래서 경제학자들이 맥주하고 소주가 같은 제품이라고 결론을 내면 하이트 맥주가 진로 소주를 사지 못한다고 판결을 내릴 것이고, 맥주와 소주가 다른 제품이라고 결론을 내면 독점이 아니므로 합병을 허용을 했겠죠. 그래서 많은 경제학자가 연구해봤는데 맥주 가격이 올라도 소주에 대한 판매량이 그렇게 많이 오르지 않는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즉, 사람들이 맥주와 소주를 같은 제품이라고 인식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따라서 그 결과 하이트 맥주와 진로 소주가 합병될 수 있었다.
그래서 경제학은 이렇게 두 제품이 같은가 다른가라는 철학자들이 천년, 이천년을 쌓아오는 문제를 어떻게 보면 좀 너무 허무하고 간단하게 해결을 하지만, 그 해결 방법은 항상 수치와 명확한 기준에 의거하고 있습니다. 만약 이런 경제학적 방법을 좋아하신다면 여러분도 한번 경제학을 전공하시는 것을 생각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제 마지막 주제를 잠깐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 주제는 아마 여러분이 경제학 교과서에서 잘 보시지 못한 경제학의 최첨단 분야를 살짝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경제학이 어떤 현상을 잘 분석해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한다라는, 어떻게 보면 약간 수동적인, 경제학자가 뭘 바꾸는 게 아니라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미리 관찰하고 예측하는 이런 입장에서 경제학을 설명드렸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아담 스미스 이후 200년이 넘는 동안 경제학은 관찰자의 입장이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경제학이 새로운 영역으로 뛰어들고 있는데, 세상을 설계하는 일을 하고자 하는 경제학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분이 여기에 나온 엘빈 로스 박사이십니다. 2012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으신 분이죠. 로이드 샤플리 교수님과 공동 수상이었고요. 여러분이 혹시 경제학에 관심이 있으시면 매칭이라는 책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 엘빈 로스 교수님이 쓰신 책이고 아마 여러분이 읽어도 잘 이해가 되지만 한편으로는 심오한 내용이 담겨있는 그런 책입니다. 한번 관심을 가져주셔도 좋을 것 같고요.
엘빈 로스 교수님이 어떤 걸 연구하셨냐면 매칭이라는 분야를 연구하셨습니다. 매칭이라는 걸 설명하기 위해서 제가 잠깐 진시황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진시황은 중국을 통일한 초대 황제이죠. 시황이란 황제를 처음 시작한 사람이라는 뜻인데, 진시황이 한 일 중에 경제학자로서 가장 존경하는 일이 있는데, 바로 도량형을 통일했다라는 거예요. 우리가 1CM, 1M, 1KG 이런 단위를 쓰는데요. 당시 중국에는 지역마다 한 되, 한 말이라는 단위를 쓰는데 이 단위가 지역마다 통일이 안 돼 있었던 거죠. 이로 인해 혼란이 많았는데, 진시황이 한 되는 중국 어디서나 이만큼을 한 되라고 그러고, 한 말은 이만큼을 한 말이라고 한다고 정확히 정의를 합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는 중국에서 한 되, 한 말이 얼마나 되는지 아무도 혼란이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이게 왜 중요하느냐? 우리가 아침에 에티오피아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케냐에서 나온 케냐 커피를 마시기도 합니다. 그런데 에티오피아에서 나온 커피가 다 똑같나요? 에티오피아라는 나라는 우리나라보다 훨씬 큰 나라예요. 케냐도 우리나라보다 커요. 거기서 더운 지역도 있고 높은 지역도 있고 낮은 지역도 있고 추운 지역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냥 막연히 케냐 커피라고 하면 그 커피 맛이 똑같지 않을 수 있어요. 케냐 산지에서 높은 산에서 재배한 커피와 케냐의 바닷가에서 재배한 커피가 맛이 다 다를 수밖에 없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커피점에 가서 에티오피아 커피 마시면 항상 맛이 비슷하고 케냐 커피 그러면 항상 맛이 비슷해요. 이유는 케냐와 에티오피아의 커피 전문가들이 그 커피를 하나 하나 검사해서 어떤 특정 기준에 맞아야 그걸 에티오피아 커피, 케냐 커피라고 부르도록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거예요. 즉 통일을 시킨 거죠. 진시황이 한 되, 할 말을 통일한 것처럼 에티오피아 커피의 기준을 정해놓고 그 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커피는 다 버리는 거죠. 이런 식으로 통일을 해주니까 우리가 에티오피아 커피가 지난번에 맛있었는데 이번에 맛이 없으면 어떡할까라는 걱정을 하지 않고 그냥 안심하고 돈을 내고 사 먹는 겁니다.
우리 곡물 시장도 마찬가지예요. 옛날에는 미국에서 어떤 농부는 좋은 밀가루를 생산하고 어떤 농부는 아주 형편없는 밀가루를 생산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도시 사람들이 시골로 직접 가서 밀가루를 살펴보고 A농부 밀가루를 제가 높은 가격에 사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한 거죠. 그런데 어느 순간 이 농부들이 농협 같은 걸 만들어서 객관적으로 이 밀가루는 1등급, 2등급, 3등급 이런 식으로 등급을 매겨서 1등급 밀가루는 보지 않고 사도 맛이 좋고, 3등급 밀가루는 보지 않고 사도 품질이 좀 떨어지는 이런 것을 통일해 놓은 결과 사람들이 생산지로 직접 가지않고 시카고 곡물시장에서 그걸 살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는 겁니다.
이렇게 다 품질이 통일되어 있으면 너무너무 좋을 거예요. 그런데 미국의 하바드 대학을 한번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하바드 대학에서 학생을 뽑을 때, 어떤 학생은 학비를 500만 원밖에 못 내고 다른 학생은 5억도 낼 수 있다면 하버드는 5억을 낼 수 있는 학생을 뽑고 500만 원을 내는 학생은 안 뽑을까요? 다른 예로 제가 콩을 생산해서 파는데 어떤 사람은 500원의 지불의사가 있고 다른 사람은 5만 원의 지불의사가 있다면 5만 원에 판매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저는 그냥 돈만 더 받으면 되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 하버드대학은 돈을 많이 준다고 해도 그 학생의 학업 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여 선발합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을 장학금을 줘서라도 뽑습니다. 즉 해당 시장이 통일되어 있지 않고 학업능력 등이 가격보다 더 중요한 가치인 경우, 수요자와 공급자를 효과적으로 연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을 매칭이라고 합니다.
이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가 말씀을 잠깐 드리고 오늘 강의를 끝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청년 실업이 아주 심각한 문제입니다. 취업이 힘들다는 청년들이 정말 많고 사실이 그렇습니다. 아주 국가적으로 큰 문제죠. 그런데 이런 청년들을 만나다가 제가 기업에서 일하는 사장님들을 만나서 얘기해 보면 거기 또 다른 문제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사장님이 청년 10명을 고용을 하면 그 10명이 20년, 30년 내 회사에서 근무할 줄 알았는데, 1년 지나면 10명 중에 5명 이상이 사라진다는 거예요. 사표 쓰고 더 좋은 직장에 가고 만다는 겁니다. 그러면 이 더 좋은 직장 갔으니까 그래 행복하세요라고 얘기는 하지만 이 사장님 입장에서는 아니 신입사원을 뽑아서 지금 일을 열심히 가르쳤는데, 회사에 돈을 벌어주기도 전에 떠나버리니까 손해가 막심한 거죠. 또 그 10명 중에 5명이 애시당초 1년 전에 이 회사 안 들어오고 더 좋은 회사로 들어갔다면, 그 자리에 지금 이 회사 들어오고 싶었는데 못 들어온 5명을 뽑을 수 있었을 거 아닙니까? 그래서 이 5명이 이 회사에 잘못 들어와서 1년 있다 나가는 바람에 이 자리에 들어올 수 있는 5명이 밀렸고 그 5명 때문에 또 5명이 밀렸고, 많은 청년들이 밀리다 보니까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일자리에 더 일자리가 부족해지는 거죠. 기업 입장에서는 뽑아놓은 신입사원이 자꾸 도망가니까 낭비가 보통 심한 게 아니고요.
대학도 비슷합니다. 대학도 뽑아놓으면 1년 후에 더 좋은 대학에 붙었다고 자퇴합니다. 그러면 이 학생이 작년에 더 좋은 대학에 갔으면 그 자리에 다른 학생이 들어올 수 있었을 텐데, 이 학생이 처음에 자기가 원하지 않는 대학에 들어오고 1년 후에 그거를 바꾸는 바람에, 한 칸씩 수십 명의 학생들이 밀려버리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는 거죠. 그래서 매칭은 처음에 내가 갈 수 있는 직장 중에 제일 원하는 직장에, 갈 수 있는 대학 중에 제일 좋은 대학에 처음에 입학시켜 줌으로써 1년, 2년이 지나도 이 신입사원이나 신입생이 아무도 이직을 하거나 반수를 하지 않는 이런 시스템을 만들고자 합니다. 이런 것을 수학적으로 잘 설계했을 뿐만 아니라 엘빈 로우스 교수님은 이것을 실제로 적용해서 제일 자기에게 맞는 대학에 진학하게 해주고 자기에게 가장 맞는 직장에 취직하게 해줌으로써 이렇게 1년, 2년을 많은 사람이 허비하는 낭비를 없애셨습니다.
이는 인터넷, 핸드폰 등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방법이 자꾸 개발됨에 따라 경제학이 여태까지 할 수 없었던 일들을 할 수 있게 되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아마 여러분들이 경제학을 공부해서 한 20년, 30년 후에 저와 같은 위치가 되면 지금 경제학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더 좋게 변화시킬 수 있는 경제학의 분야가 경제학의 큰 분야로 자리 잡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경제학이 워낙 어렵고 까다로운 학문이라서 제가 쉽게 좀 풀이해보고자 했으나 생각해보니까 또 아무래도 이해가 좀 어려우시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하지만 경제학이라는 분야에 좀 흥미를 느끼실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저로서는 대단히 감사하게 생각하겠습니다. 이상으로 강의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