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레이션 > 십대들의 파릇파릇한 열정과 순수함이 묻어나는 이곳은 바로 배우미 중학교. 아니, 그런데 무슨 일이 있기에 학교 게시판에 이리도 많은 학생들이 모여 있단 말입니까? 먼저 오늘의 주인공을 소개합니다! 특기는 새로운 장난 만들기요, 취미는 만화책 읽기라. 게다가 제일 좋아하는 장소를 꼽으라면 주저 않고 나누미 책방이라고 외치는 재민과 강호! 그리고 교내에서 소문난 팔방미인, 송이! 그리고 송이와는 정반대 성격의 소유자, 세나!

송이: 야, 애들아. 지금 로비 게시판에 애들로 장난 아니야. 우리도 한번 가 보자.

재민: 왜? 뭐 때문인데? 뭐 재미있는 일 났어? 혹시 성적 뭐 이런 거 공개 된 거 아니야?

강호: 진짜? 진짜 그러면 어쩌지? 야, 가보자. 나 58쪽까지 봤다!

송이: 세나야! 궁금하잖아. 얼른 가 보자.

세나: 아이, 뭐겠어? 뭐, 얼마 전에 홍보 도우미 뭐 뽑는다더니, 그거 후보 아니야?

재민: 오!!! 다들 퀸카, 킹칸데?

강호: 그러게. 오, 송이 너도 나갔냐? 뭐야, 우리한테는 한마디도 안 하더니?

세나: 너 얼마 전에 혼자서 사진 찍는다고 그러더니 이거였어?

친구: 재민아, 선생님이 너랑 세나랑 교무실로 좀 오래.

재민: 나랑 세나랑? 왜? 친구: 몰라, 그냥 오라시던데?

세나: 뭐 때문에 그러신대? 재민: 몰라. 일단 오라셨대.

재민, 세나: 안녕하세요?

선생님: 어, 점심은 먹었냐?

재민: 네. 오늘 급식 반찬이 꽤 괜찮았거든요.

선생님: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소화되기 전에 체하게 해서 미안한데. 야, 너희 둘! 서로 짰지?

세나: 네? 무슨 말씀이신지…. 선생님: 중간고사 성적이 나왔는데. 내가 하도 의심스러워서 너희 둘 같이 불렀다!

세나: 헉…. 선생님. 선생님: 자! 성적표 줄 테니까 한번 봐봐라.

선생님: 둘 다 봤냐? 재민! 세나! 너희들 집에 무슨 일 있냐? 어찌 둘이 똑같아? 혹시 너희 둘 사귀지?

재민, 세나: 아휴! 선생님, 아니요. 절대 아니에요.

선생님: 그럼 이런 사태를 뭐라고 설명하면 될까? 원인이 뭘까?

선생님: 내 생각으론 말이지. 다른 건 잘 모르겠지만 둘 다 똑같이 다른 과목은 아주 좋아요. 그런데 유독 이 과목이, 생활경제과목 성적이 바닥을 치고 있다는 건데, 둘이 시험 칠 때 짜고 봤지?

선생님: 아주 웃기지? 그것도 담임과목을 이런 식으로 웃긴단 말이지?

재민: 아닙니다! 안 웃깁니다.

선생님: 그래서 내가 생각을 해 봤는데, 너희들에게 기회를 주겠어. 단 열흘간의 시간!

세나: 정말이요? 헤헤 선생님 감사합니다. 열흘이면 충분하죠. 재민: 그럼요. 선생님, 열심히 하겠습니다.

재민, 세나: 휴~. 살았다.

강호: 뭐야? 뭐 때문에 오라고 하신 거야?

송이: 혹시, 이번 성적 때문에 그러셨어?

강호: 무슨 성적?

송이: 저번 주 중간고사 성적 나왔대. 그래서 그걸로 요즘 성적 상담하잖아?

강호: 그래? 헉. 이번 시험 완전히 망쳤는데….

재민: 야, 나만큼 망쳤겠냐? 어휴~

세나: 일단 나가자.

재민: 그렇게 된 거야.

강호: 너 시험기간에도 우리 엄마 책방에 올 때부터 알아봤어. 어이구. 그래서 어떻게 하기로 했냐?

세나: 짠~ 보시라, 우리의 보충학습 교재를! 이 손 안에 다 있지.

송이: 이번에도 같이 스터디 하자고 할 때 같이 했으면 좋았잖아. 만날 둘만 쏙 빠지더니….

세나: 그래도 뭐 네 소원은 내가 풀어 줬잖냐?

재민: 뭐? 뭔데? 무슨 소원?

세나: 뭐… 뭐… 아냐.

강호: 뭔데, 뭐야? 네들끼리 비밀이냐?

송이: 세나야. 제발….

세나: 알았어. 말 안 해. 여자들만의 비밀! 너희들도 나중에 차차 알게 될 거야.

강호: 그나저나 너희들 내신 관리 안 되면 고등학교 가는 것도 지장 있는 거 몰랐냐?

재민: 그러니까 이렇게 간절히 부탁하는 거 아니겠냐? 나 진짜 ‘경제’의 ‘경’자도 개념이 안 선다니까. 어휴~.

강호: 야, 우리가 누구냐? 나누미 마을의 사총사 아니겠어? 의리 빼면 시체지!

세나: 그럼! 의리가 빠지면 우리가 있겠냐?

송이: 그래 강호야. 그러면 우리가 재민이랑 세나 도와주자.

세나: 정말? 히히히. 그러면 우리 도와주는 거지?

재민: 그래! 서로 상부상조! 꿩먹고 알먹고! 얼마나 좋냐? 헤헤헤.

강호: 알았어. 알았어. 그 대신 너희들 대충대충 하면 안 돼!

송이: 그래. 저번처럼 너희들 빠지면 정말 안 돼. 이번에는 마음 단단히 먹어.

강호: 그런 의미로 한턱 어떠냐? 오늘 학교 마치고 앞에 이모네서 어때? 떡볶이에 라면이 당기네.

재민: 알았어. 알았어. 그 정도쯤이야. 고마워, 친구!

나레이션> 생활경제 보충 공부에 돌입하게 된 세나와 재민! 그리고 얼떨결에 그들의 스승이 되어버린 강호와 송이! 과연 생활경제박사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