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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물가-임금 관계 점검

등록일
2022.07.25
조회수
11331
키워드
임금 관계 점검 우리나라의 물가
담당부서
조사국 물가동향팀
저자
차장 김정성, 과장 임웅지

인플레이션이 돌아왔다!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가?


임금-물가 연쇄상승 발생시 고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가능성


지난 20년간 저물가 환경에 익숙한 경제주체들에게 현재의 높은 물가 오름세는 낯설고 당혹스럽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거나, 마트에서 장을 보거나, 식구들과 외식을 할 때, 뉴스에서 숫자로만 보던 높은 물가상승률을 체감하게 된다. 요즘과 같이 물가 오름세가 빠르게 높아지고 광범위하게 확산되는 상황에서 물가와 임금이 서로를 밀어 올리는 현상인 이른바 임금-물가 연쇄상승에 대한 논의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임금-물가 연쇄상승 현상은 고인플레이션의 지속가능성을 판단하는 시그널이 될 수 있으며,[1] 1970년대 고인플레이션 장기화의 주요 원인으로도 알려져 있다.[2] 실제로 과거 높은 물가 오름세와 임금 상승세가 지속되었던 시기를 보면 두 변수 간에 밀접한 관계가 관찰된다. 그렇다면 높은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는 ‘현재’가 고인플레이션이 지속되었던 ‘과거’와 다를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리의 ‘과거’가 담겨있는 물가와 임금 자료에 대한 통계적 분석을 통해 두 변수 간의 관계를 점검해 보았다.[3]


물가-임금 간에 밀접한 상호작용 존재


먼저 물가와 임금 간에는 장기균형 관계가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는 물가와 임금의 움직임이 단기적으로는 서로 괴리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안정적 관계를 유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음으로 시차상관분석을 실시해본 결과, 물가와 임금 간에 밀접한 상호작용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최근 연도의 물가상승률이 익년도 임금상승률과 높은 상관관계를 나타내고 있으며 임금상승은 인건비 비중이 높은 개인서비스 부문을 중심으로 소비자물가에 1년 정도의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림 1. 물가⇒임금 시차상관관계1)


물가와 임금의 시차 상관관계를 나타내며, 시차가 +1년일 때 상관관계가 0.62임을 보여주는 그래프

주: 1) 2000~2021년 연간 상승률 기준

자료: 저자추정


그림 2. 임금⇒물가 시차상관관계1)


임금과 물가(총지수, 개인서비스)의 시차 상관관계를 나타내며, 시차가 +1년일 때 상관관계가 개인서비스의 경우 0.75임을 보여주는 그래프

주: 1) 2000~2021년 연간 상승률 기준

2) 외식 제외

자료: 저자추정


또한 물가와 임금 간 인과관계를 살펴보기 위해 최근 20년간의 자료를 이용하여 한 변수에 충격이 발생했을 때 다른 변수가 보이는 반응을 추정해 보았다. 분석 결과, 물가 충격에 대해 임금상승률이 4분기 이후부터 유의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임금 충격에 대한 소비자물가(총지수 기준) 상승률의 반응은 유의하지 않게 추정되었다.

그림 3. 물가⇒임금 충격반응함수1)2)3)


물가상승률 1%p 충격에 대한 임금상승률의 반응을 나타내며, 음영은 68% 신뢰구간을 나타내는 그래프

주: 1) 물가상승률 1%p 충격에 대한 임금상승률 반응

2) 분석기간: 2003.1/4~2022.1/4분기

3) 음영은 68% 신뢰구간

자료: 저자추정

그림 4. 물가-임금 관계 변화


임금과 소비자물가 전년동기대비 상승률의 산점도 및 추세선을 1990년대와 2003년부터 최근까지에 대해 각각 나타낸 그래프

주: 1) 점선은 추세선

자료: 통계청, 고용노동부




물가-임금 관계는 고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향


충격반응분석에서 임금의 물가 영향이 유의하지 않게 나타난 것은 분석대상기간(2003.1/4~2022.1/4분기)의 대부분에 걸쳐 물가상승률이 낮은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었기 때문일 수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 전후로 물가-임금 관계에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하여 물가 및 임금 상승률이 최근 20년에 비해 높았던 1990년대를 대상으로 분석해본 결과, 임금 충격에 대한 물가 반응이 유의하게 나타났다. 1990년부터 최근까지의 자료를 모두 이용하여 시변(time varying) 충격반응을 추정해보아도 임금 충격의 물가 영향은 저인플레이션 국면에 비해 고인플레이션 국면에서 크게 나타났다. 아울러 15개 선진국을 대상으로 살펴본 최근 실증연구[4]에서도 임금의 물가 영향은 고인플레이션 국면에서 더 큰 것으로 분석되었다.

그림 5. 임금⇒물가 충격반응함수1)2)3)


임금상승률 1%p 충격에 대한 물가상승률의 반응을 나타내며, 음영은 68% 신뢰구간을 나타낸 그래프

주: 1) 임금상승률 1%p 충격에 대한 물가상승률 반응

2) 분석기간: 1990.1/4~1999.4/4분기

3) 음영은 68% 신뢰구간

자료: 저자추정

그림 6. 시변 충격반응함수1)2)


임금상승률 1표준편차 충격에 대한 물가 반응을 1990년 1분기부터 2022년 1분기까지 나타낸 그래프

주: 1) 임금상승률 1표준편차 충격에 대한 물가 반응

2) 분석기간: 1990.1/4~2022.1/4분기

자료: 저자추정



실증분석 결과를 종합해보면, 우리나라의 물가-임금 간에는 밀접한 상호작용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두 변수 간 상호작용이 강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분석 결과에 비추어 볼 때, 최근과 같이 물가 오름세가 높아진 상황에서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해질 경우 물가-임금 간 상호작용이 강화되면서 ‘과거’와 같이 고물가 상황이 고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선제적으로 방지하기 위해서는 인플레이션 기대심리의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적극적인 정책대응이 중요해 보인다.


[1] BIS (2022), “Are major advanced economies on the verge of a wage-price spiral?”, BIS Bulletin No. 53.

[2] Bobeica, Ciccarelli, and Vansteenkiste (2019), “The link between labor cost and price inflation in the euro area”, ECB Working Paper No. 2235.

[3] 자세한 분석 결과는 “BOK 이슈노트 제2022-26호”를 참고하기 바란다.

[4] BIS (2022), “Inflation: a look under the hood” , Chapter Ⅱ, Annual Economic Re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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