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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상승과 소비 : 누가 무게를 짊어지는가?

등록일
2024.02.27
조회수
29101
키워드
금리상승 소비
담당부서
조사국 거시분석팀
저자
과장 정동재, 조사역 이승주

고물가와 고금리의 영향으로 민간소비가 부진


고물가와 고금리[1]의 영향으로 민간소비가 부진하다. 민간소비의 회복세는 2022년말부터 약해지면서 고물가·고금리 이전의 예상 추세를 크게 하회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금리 외에도 팬데믹, 고물가를 비롯한 거대한 충격들이 소비에 많은 영향을 미쳐왔다. 그럼에도 최근 소비부진에는 금리상승의 발자취가 뚜렷할까? 그렇다면 특히 누가 더 고금리의 무게를 크게 짊어지고 소비를 많이 줄이게 된 것일까?


그림 1. 민간소비 추세1)2) 및 실적


주: 1) 점선은 2015~19년 추세

2) IMF(21.4월) 중기전망(23-26년)을 활용한 추세

자료: 한국은행


그림 2. 기준금리와 가계 부담 금리1)


주: 1) 신용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예금은행 잔액기준, 실질금리는 가계대출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차감

자료: 한국은행



선명한 ‘기간간 대체’의 흔적


먼저 가계 전체적으로 소비를 보자. 금리가 오르면 가계는 높아진 예금 및 대출금리를 따라 저축(미래소비)을 늘리고 현재소비를 줄이는 선택을 한다. 이를 소비의 ‘기간간 대체’라 한다. 실제로 금리상승 이후 가계가 예금 등 이자부 자산을 늘리고 대출금 등 이자부 부채는 줄이면서 금리상승에 반응하는 모습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자부자산 대비 부채비율은 2022년말부터 빠르게 상승하여 현재 1.09수준으로, 저점이던 2021년말 0.98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가계의 저축률도 과거 평균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가계 선택의 변화는 금리상승의 ‘기간간 대체’가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그림3. 가계 순저축률


자료: 한국은행

그림4. 가계 이자부 자산/부채 비율


자료: 한국은행



가계마다 금리에 노출된 정도는 달라


앞서 본 ‘기간간 대체’는 모든 가계의 소비를 감소시키는 영향으로 작용한다. 이와는 별개로 금리상승이 가계별 상반된 영향을 주기도 한다. 예를 들어 금리가 오를 때 정기예금 금리가 높아진 가계는 전보다 더 많은 이자수익을 올리게 되지만, 대출금리가 높아진 가계는 더 많은 이자비용을 부담하게 된다. 이 예시에서 금리상승에 따른 이익과 손해는 두 가계에서 선명하게 엇갈린다. 이러한 금리의 영향은 일반적으로 가계가 금리변동에 ‘노출’된 자산과 부채를 각각 얼마만큼 보유하고 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금리익스포저’[2]라는 지표로 가계 금리 노출도를 측정해보면, 금리상승으로 이익을 보는 가계와 손해를 보는 가계는 서로 뚜렷하게 구분된다.(그림 5 참고)


그림 5. 가계 금리익스포저 분포1)                                                                   


주: 1) 가계금융복지조사(2023) 가구주 30-65세 기준

자료: 한국은행, 통계청, 한국은행 조사국

그림 6. 금리익스포저별 소비수준1) 및 한계소비성향


주: 1) 자동차 등 내구재 지출 제외

자료: 한국은행, 통계청, 한국은행 조사국


이에 착안하여 가계를 “금리상승 손해층”, “취약층”, “금리상승 이득층”의 세 집단으로 구분하였다[3]. 세 집단 가운데 금리상승으로 소비수준을 가장 많이 줄였으리라 예상되는 집단은 “금리상승 손해층”이다. 이들은 자산·부채 구성상 금리민감 자산에 비해 금리민감 부채가 많기 때문에 금리상승에 따른 이자비용 증가로 손해를 보는 데다, 한계소비성향이 높아 소득감소가 소비둔화로 이어지는 정도가 강하기 때문이다.

표 1. 금리익스포저에 따른 가계의 구분



.
설명

, 표

구 분

금리익스포저

비유동성자산

유동성자산

한계소비성향

금리상승 손해층

음의 방향

많음

적음

높음

취약층

-

적음

적음

높음

금리상승 이득층

양의 방향

많음

많음

낮음


이 예상은 실제 자료로 뒷받침된다. 팬데믹 이후 가계 소비의 변화를 살펴보면, “금리상승 손해층”의 소비 회복이 가장 부진한 모습이다. (그림 7 참고) 이는 금리상승이 가계소비에 유의한 영향을 미쳐왔음을 시사하는 증거이기도 하다. 민간소비 전체적으로는 “금리상승 손해층”의 소비 부진이 “금리상승 이득층”의 소비 개선을 압도하면서, 금리상승에 따른 소비감소 효과가 더 확대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모형에서 금리익스포저를 고려한 금리 1% 상승의 소비둔화 효과는 약 0.32%p로, ‘기간간 대체’만 고려했을 경우인 0.26%p에 비해 20% 이상 커지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림 7. 금리익스포저별 소비 변화

<19년 대비 22년>1)


주: 1) 자료의 구체적인 내용은 「경제전망보고서(2024년 2월)」핵심이슈를 참고

자료: 한국은행, 통계청, 한국은행 조사국

그림 8. 금리익스포저별 소비 변화

<1% 금리상승시 모형예측치>1)


주: 1) 추정의 구체적인 내용은 「경제전망보고서(2024년 2월)」핵심이슈를 참고

자료: 한국은행 조사국



“금리상승 손해층”은 상대적으로 젊고 소득은 양호해


그렇다면 금리상승으로 소비를 가장 많이 줄인 “금리상승 손해층”은 구체적으로 누구일까? 연령 면에서는 30-40대의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젊었다. 또한 소득은 상대적으로 양호하면서, 소비는 많이 하는 계층이었다[4]. 반면 “금리상승 이득층”은 60대, 고소득 및 고자산층 비중이 높았다. “금리상승 손해층”을 “금리상승 이득층”과 비교해보면 주택보유비중과 소비수준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상대적으로 젊고 소득수준은 다소 낮게 나타났다.


그림9. 금리상승 손해층 연령분포


자료: 한국은행, 통계청, 한국은행 조사국

그림10. 금리익스포저별 주택보유비중 및 연령


자료: 한국은행, 통계청, 한국은행 조사국



앞으로의 소비는?


그간의 금리상승은 기간간 대체와 가계별 금리익스포저를 통해 가계소비를 둔화시켜 왔다. 앞으로 물가가 안정됨에 따라 금리도 점차 낮아지게 되면 가계의 소비도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간 누적된 물가상승으로 물가수준이 크게 높아진 점은 향후 소비 회복 속도를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

향후 30-40대의 부채비율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금리가 낮아질 경우, 가계부채가 재차 크게 확대되지 않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소비활동이 왕성한 경제주체의 부채 확대는 가계의 금리리스크 노출도를 높여 장기적으로 소비여력을 제한하면서 내수부문의 역동성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1] 가계의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이자율은 2021년 기준금리 최초 인상 이전보다 약 2-3%p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금리도 금리인상 이전보다 1.5%p 내외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2] 구체적으로 금리익스포저(Unhedged Interest Rate Exposure, URE)는 자산·부채 가운데 금리갱신 만기 1년 이내의 순금융자산을 기준으로 측정하였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경제전망보고서(2024년 2월)」 핵심이슈 “가계별 금리익스포저를 감안한 금리상승의 소비 영향 점검”을 참고하라.

[3] “가계를 금리익스포저의 크기에 따라 (-)방향부터 10분위로 나누고, 1-3분위를 “금리상승 손해층”, 5분위를 “취약층”, 9-10분위를 “금리상승 이득층”으로 분류하였다. 5분위는 금리익스포저 측면에서는 금리변동에 ‘중립적’이지만 그 내용을 보면 저소득·저자산·저부채 가구로 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취약층’으로 보았다.

[4] “금리상승 손해층”은 상대적으로 소득은 중상층(4-7분위)이 많고, 소비수준은 상위층(6-10분위)이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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