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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통화정책 운용의 주요 리스크

등록일
2024.05.29
조회수
22367
키워드
통화정책 리스크
담당부서
통화정책국 정책총괄팀
저자
박영환 팀장, 성현구 과장

한국은행은 지난 5.23일 기준금리를 3.5%에서 동결하면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지만 성장세 개선, 환율 변동성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 등으로 물가 전망의 상방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에 현재의 긴축기조를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이 과정에서 너무 빠른 또는 너무 늦은 정책기조 전환의 리스크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해나갈 필요가 있다는 점도 강조하였는데 이하에서는 이러한 양 측면의 리스크를 좀더 구체적으로 점검해 보았다.


너무 빠른 정책기조 전환 시의 리스크


우선 정책기조를 너무 빨리 전환할 경우의 주요 리스크로는 물가의 목표수렴 지연, 환율의 변동성 확대, 가계부채 증가세 확대 등을 들 수 있다. 

국내 물가 상황을 먼저 보면, 근원물가 상승률이 완만한 둔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3% 내외의 높은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는 데다 지난 몇 개월간 증대되었던 공급충격[1]의 지속성 및 파급영향과 관련된 불확실성도 커졌다. 아직은 공급측 상방압력이 기조적인 물가 둔화 추세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되지만 기대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고 공급 측면의 리스크가 상존하는 상황에서 너무 이른 정책기조 전환이 이루어질 경우에는 물가 상승률의 둔화 속도가 느려지면서 목표수렴 시기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계량모형[2]을 이용해 분석해 보면 금리인하의 물가 영향이 기대인플레이션이 높은 상황에서는 기대인플레이션이 낮은 경우보다 1.5배 정도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그림1 참조], 팬데믹 이후 비근원물가의 근원물가 영향의 크기와 지속성이 모두 높아지고[3], 환율의 물가 전가율도 상승한 것으로 추정[4]되었다[그림2 참조].

또한 과거 물가 상승률이 둔화되는 가운데 공급측 상방압력이 높아졌던 사례를 보면, 공급충격이 단기에 그치면서 물가 둔화가 지속된 사례(16~18년)와 공급충격이 장기화되면서 물가 둔화 흐름이 정체되거나(03~05년) 다시 높아진 사례(09~12년)가 모두 존재하기 때문에 금번 공급충격의 근원물가 영향을 계속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그림3 참조].


그림 1. 기대인플레이션 수준별 금리인하에 대한 근원물가 반응1)


주: 1) 기준금리 25bp 인하의 근원물가 영향

2) 물가목표 +0.5%p 기준

자료: 통화정책국 자체추정


그림 2. 환율의 소비자물가 전가율


주: 1) 원/달러 환율 1%p 상승에 대한 소비자물가 반응

자료: 통화정책국 자체추정


그림 3. 과거 공급충격 사례


자료: 통계청


환율의 경우 미 연준의 피벗 지연에 따른 미 달러화 강세로 신흥국뿐 아니라 일본 등 선진국 환율의 변동성도 커졌다. 미달러화 지수(이하 DXY)는 미 연준 정책금리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기 때문에 연준의 피벗 시기와 인하폭 등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기 전까지는 DXY의 강세 흐름과 이에 따른 글로벌 외환시장의 높은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국내외 외환시장의 경계감이 높아져 있는 상황에서는 내외금리차가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영향도 커지는 것으로 분석[5]되었다[표1 참조]. 환율 변동성 확대는 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를 느리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뿐 아니라 자본유출입, 국내 금융기관의 재무건전성 등 금융안정 측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러한 영향에 대해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겠다.

가계부채 측면을 보면 금융권 가계대출이 지난해말 이후 감소세를 이어오다 4월 들어 증가 전환하였다. 이는 정책금융 확대, 주담대 금리 하락 등으로 주택 매수심리가 다소 개선되면서 전국 주택가격 하락폭이 축소되고 거래량도 다소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었다. 따라서 향후 정책기조가 전환될 경우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하면서 가계부채 증가세를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해 있다. 특히 금리 수준이 낮을수록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기조 전환 시에 이러한 특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그림4 참조].

표 1. 환율 수준별 내외금리차의 환율 영향


주: 1) ***, **, *는 각각 1%, 5%, 10% 신뢰수준에서 유의함을 의미

2) 구조적 단절 추정치 기준

자료: 통화정책국 자체추정


그림 4. 금리수준별 가계대출 증가율1)2)


주: 1)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2) 14.1월~24.2월 기준

자료: 한국은행



너무 늦은 정책기조 전환 시의 리스크


반대로 정책기조를 너무 늦게 전환할 경우의 주요 리스크로는 수출·내수 간 차별화 심화, 금융시장 불안 리스크 증대 등을 들 수 있다. 

국내 경기 상황을 보면 수출은 높은 증가세가 지속되는 반면 1/4분기중 반등했던 소비와 건설투자는 2/4분기 들어 조정받는 등 수출과 내수 간 차별화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수출 호조는 글로벌 IT경기 등 대외요인의 영향이 크지만 내수의 부진한 흐름에는 높은 물가 및 금리의 영향이 상당한 것으로 분석[6] 되었다[그림5 참조]. 따라서 통화긴축 기조가 오래 지속되는 경우에는 내수 회복세가 약화되면서 수출·내수 간 차별화가 심화되고 물가 상승률을 전망경로보다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2018~19년 사례와 같이 국내 경기의 수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예상치 못한 대외충격 발생시 경기가 빠르게 위축될 수 있다는 점에도 유의할 필요가 있다[그림6 참조].


그림 5. 소비둔화에 대한 실질임금 감소 및 이자상환 부담의 영향


자료: 통화정책국 자체추정


그림 6. 과거 수출·내수간 차별화 사례1)


주: 1) 2024년의 경우 경제전망(5월) 기준

자료: 한국은행, 조사국(5월전망)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통화긴축 기조 지속이 중장기적으로 부동산PF 구조조정을 촉진하는 측면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부동산PF 부실 확대로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부동산PF 문제는 부동산 경기 부진, 금융비용 및 공사비 상승[그림7 참조]으로 인한 사업성 악화 등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에 통화긴축 기조가 장기화될수록 PF 부실 위험이 커지고 비은행권 대출 연체율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그림8 참조]. 이에 따라 부동산 익스포저가 큰 건설사와 비은행금융기관의 신용위험이 증대되고 관련 자금시장의 리스크도 증대될 수 있다.


그림 7. 건설공사비 및 금융비용1)


주: 1) 발행금리 기준

자료: 금융시장국 자체시산, 한국건설기술연구원


그림 8. 비은행금융기관 연체율


주: 1) 새마을금고 제외

자료: 금융감독원



양 측면의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하반기 이후의 통화정책을 운용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너무 일찍 정책기조를 전환할 경우에는 물가 상승률의 둔화 속도가 느려지고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도 확대될 리스크가 있다. 반대로 너무 늦게 정책기조를 전환할 경우에는 내수 회복세가 약화되는 가운데 연체율 상승세 지속 등으로 시장불안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따라서 하반기 이후의 통화정책은 이러한 양 측면의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결정해 나갈 필요가 있겠다.

과거 로마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아우구스투스 황제는 ‘천천히 서둘러라(Festina Lente)’를 정책 결정의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았다. 무슨 일이든 너무 서두르면(festina)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반대로 너무 기다리면(lente) 타이밍을 놓쳐 의도한 효과가 약화될 수 있기 때문에 균형적인 정책 결정이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러한 ‘Festina Lente’는 국내외 중앙은행이 앞으로의 통화정책을 결정해 나가는 데도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1] 지난 몇 개월간 높은 농산물가격 지속, 중동지역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미 연준 피벗(pivot) 지연에 따른 환율 변동성 확대 등이 공급충격 확대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2] FRB(2023) 방법론을 원용하여 5변수(국제유가, 경기동행지수,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향후 1년)의 물가목표 이탈 정도,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 기준금리) Threshold VAR로 추정하였다.

[3] 5변수(원/달러 환율,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향후 1년), 민간소비, 비근원 및 근원물가) 단기제약 SVAR 모형을 이용하여 비근원물가 +1%p 충격의 근원물가 영향을 추정한 결과, 농산물·에너지 충격에 대한 근원물가의 반응(05.1~24.3월)이 과거(05.1~19.12월)보다 확대되고 지속기간도 길어졌다.

[4] Savoie-Chabot and Khan(2015) 방법론을 원용하여 단일형 축약형 모형을 이용한 환율의 소비자물가 전가율을 추정하였다. 이때 전가율은 원/달러 환율 변동률의 계수(10년 이동회귀분석)의 합으로 계산하였다.

[5] 원/달러 환율이 종속변수이고 한·미 금리차, 달러화지수, CDS(5년), EMBI+, 경상수지가 독립변수인 회귀모형(모든 변수는 수준(level) 차분값)을 구축하여 추정하였다.

[6] 5변수(임금총액, 이자상환부담(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예금은행 가계대출 금리), 가계 금융자산, 주택가격지수, 민간소비(모두 실질 변수를 활용)) 부호제약 VAR모형을 통해 민간소비에 대한 각 변수의 충격별 기여도를 추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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