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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워지는 날씨, 국내 물가 영향은?

등록일
2024.07.12
조회수
5437
키워드
기후변화 인플레이션
담당부서
조사국 물가연구팀
저자
조사역 민초희

“올여름은 가장 시원한 여름이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앞으로 다가올 여름이 얼마나 더울지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문장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여름 평균기온은 1970년대에 비해 부쩍 오른 모습이다(그림1). 연평균기온 역시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는데(그림2), 기후변화가 무섭도록 체감되는 요즘이다.

갈수록 뜨거워지는 날씨는 물가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최근의 금(金)사과 사례처럼 지나치게 높은 기온에 먹거리 작황이 부진해지면 우리 식탁 물가가 위험해진다. 이에 본 블로그에서는 우리나라의 기후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장·단기 관점에서 분석하고,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1].

그림 1. 여름 평균기온1)


  • 주 : 1) 1973~2024년 6~8월 중 일평균기온을 의미
  • 자료 :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 그림 2. 연평균기온 상승 추세1)


  • 주 : 1) 파란색 점은 연평균기온을, 황색 실선은 연평균기온의 선형추세를 의미
  • 자료 : 기상청 기상자료개방포털, 저자 시산

  • ① 이상 고온에 흔들리는 먹거리 물가

    기온이 단지 일시적으로 오르는 경우에도 물가는 상승한다. 월평균기온이 1℃ 올라갈 때 전체 소비자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CPI) 상승률과 농산물가격 상승률은 각각 최대 0.07%p, 0.44%p 상승한다(그림3). 뜨거운 태양 아래서 농작물은 살아남기 어렵다. 작황이 부진하니 과일과 채소 가격이 비싸진다. 도미노처럼 이들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가공식품 가격도 상승하고, 전반적인 물가도 올라가게 된다.


    그림 3. 월평균기온 상승 충격에 대한 가격지수 상승률의 반응1)


  • 주 : 1) 음영은 68% 신뢰구간을 의미
  • 자료 : 저자 추정
  • ② 지구의 열기가 계속되면 물가는 상승한다

    그러나 기후변화는 결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다. 단기 분석(①)에서 나아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기 위해 기온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황을 가정하였다. 월중 기온이 1년 동안 올라 연평균기온이 1℃ 상승하면, 소비자물가와 농산물가격 수준이 그 전과 비교해 각각 약 0.7%, 2% 높아진다(그림4).

    그림 4. 연평균기온 상승 충격에 대한 물가수준의 반응1)


  • 주 : 1) 단기적 기온 상승 충격에 대한 각 가격지수 상승률의 누적충격반응함수이며, 연한 색 음영은 68% 신뢰구간에서 벗어난 부분을 의미
  • 자료 : 저자 추정
  • 그렇다면 미래에 예상되는 기후변화는 인플레이션을 어떻게 변화시킬까? 2040년까지의 기후변화가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기 위해 NGFSNetwork for Greening the Financial System 제4차 기후변화 시나리오를 분석에 도입하였다. 이 시나리오는 탄소 배출량 감축 정도에 따라 미래의 지구 평균 온도가 어떻게 변화할지를 총 7가지 방향으로 제시한다.

    그중 가장 이상적인 경우인 Low Demand나 Net Zero 2050 경로를 따라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면, 지구 온난화로 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누적 상승분은 0.5%p 미만에 그친다. 그러나 Current Policies 경로처럼 기후대책이 추가적으로 도입되지 않아 지구 온난화가 심화된다면, 전체 소비자물가가 0.6%까지 오르고 농산물 가격은 1% 이상 상승하게 된다(그림5).

    그림 5. 기후변화1)에 따른 미래 인플레이션 예측


  • 주 : 1) NGFS(제4차 시나리오)의 평균기온 예측치(중위값) 기준
  • 자료 : 저자 추정
  • ③ 멀리 내다보고 미리 준비할 때

    이처럼 기후변화는 단지 환경 문제를 넘어 먹거리 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2]. 농산물은 매일매일 우리의 식탁을 채우는 중요한 품목이기에 기후변화로 농산물 가격이 빈번하게 오르면 사람들의 물가 인식, 즉 기대인플레이션도 높아진다[3]. 나아가 기온이 점진적으로 상승한다면 인플레이션 수준이 기조적으로 높아지고 물가에 대한 불안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미래 물가 영향을 예측한 바(②)와 같이 미래의 물가는 지구가 얼마나 더워질 것인지,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따라 확연히 갈린다. 따라서 ‘기후플레이션Climateflation[4]’의 가속화를 늦추기 위해 우리는 멀리 내다보고, 미리 준비해야 한다.

    우선, 국가적으로는 전 세계적인 기후리스크 공동 대응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기후변화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정부는 우리나라 기후에 적합한 농작물 품종을 개발해 농가가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중앙은행은 기후변화로 인한 농산물가격 변동이 다른 품목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인플레이션 기대를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5]. 모두가 힘을 모아 기후변화라는 거대한 도전에 슬기롭게 맞설 시점이다.


    [1] 자세한 사항은 BOK 이슈노트(제2024-18호) “기후변화가 국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참조하기 바란다.

    [2] 본 블로그에서는 국내 기후변화가 국내 농산물가격에 미치는 직접효과를 주로 분석하였다. 그러나 글로벌 기후변화로 인해 국제 곡물 등 원자재가격이 변동하여 수입 경로를 통해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간접효과까지 감안하면 기후변화로 인한 국내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은 더 커질 수 있다

    [3] 유사한 사례로,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물가지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지만 자동차 사용량이 많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가격 변화를 신속하게 인지하여 기대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Kilian and Zhou, 2020).

    [4] 기후(Climate)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기후변화로 인해 농산물 등 가격이 상승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5] 일각에서는 기후변화에 내재된 높은 불확실성 등을 근거로 중앙은행이 기후변화에 직접 대응할 필요가 있는지에 입장이 다소 엇갈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기후변화가 물가안정 등 중앙은행 책무에 유의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책무와 상충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정책 수단을 검토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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