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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를 지키는 금융의 힘, 은행의 금융배출량 감축 프로젝트

등록일
2024.07.22
조회수
6069
키워드
국내은행 금융배출량 저탄소경제 기후변화
담당부서
지속가능성장실 지속가능성장연구팀
저자
과장 박상훈·김재윤, 조사역 류기봉

금융기관은 탄소중립 달성에 핵심적 역할을 담당

금융기관은 금리 차별화, 포트폴리오 조정 등 금융자원의 배분을 통해 시중자금이 고탄소산업에서 저탄소산업으로 흘러가도록 유도하는 등 우리경제 전반의 탄소중립 달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저탄소경제로의 전환에 금융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금융기관들을 중심으로 금융배출량 감축 목표를 수립하고, 이를 측정 및 관리하기 위한 노력이 강화되고 있다. 여기에서, 금융배출량(financed emissions)이란 금융기관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측정·평가하는 핵심지표로, 금융기관이 신용공급(대출, 주식, 채권 매입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에 간접적으로 기여한 배출량[1]을 의미한다.

최근 국내은행들도 탄소중립 목표를 공시하고 금융배출량 측정 및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2024년 4월말 현재, 20개 국내은행 중 13개사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하였으며, 이 중 11개사가 2030년까지의 금융배출량을 2019~22년 대비 26%~48% 감축하겠다는 중간목표를 설정하였다. 그러나, 금융배출량 측정 방법 등이 아직 개발단계에 있고 은행별 평가자산의 포괄 범위가 달라, 현재 공시된 정보들만으로는 은행간 비교가 어려운 상황이다.

금융배출량이 점차 줄고 있으나, 은행들의 중간목표를 달성하기는 어려울 전망

한국은행 지속가능성장실이 추정[2]한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은 2023년 기준 1.57억톤 수준으로 2021년 이후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가 온실가스 배출규모가 정부 목표대로 2030년에 2018년 대비 40% 줄어들 경우[3],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은 1.219~1.223억톤까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는 2019년 대비 26.7~26.9% 감소한 수준으로, 은행들의 추가적인 감축 노력이 동반되지 않을 경우 은행들이 설정한 감축목표의 평균인 -35%에는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1. 국내은행 금융배출량 추정치


이 그래프는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 추이를 추정한 값을 보여줍니다. 연도별 금융배출량 추이를 보면, 2019년 1.668억톤, 2020년 1.675억톤, 2021년 1.684억톤, 2022년 1.672억톤, 2023년 1.575억톤 등으로 추정되었습니다.

  • 주 : 1) Scope 1+2 기준
  • 자료 : NETIS, FAIRS, ECOS 및 BOMIS 활용 자체 추정

  • 그림 2. 정부 NDC 목표 실현시국내은행 금융배출량 추정치1)


    이 그래프는 정부 NDC 목표가 실현될 경우 2030년까지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이 어떻게 변화할지 추정한 값을 보여줍니다. 먼저, 차입자의 자산과 은행 익스포저가 2023년 수준을 유지한다는 시나리오 하에서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은 2030년경 1.219억톤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 다음으로, 차입자의 자산과 은행 익스포저가 최근 3개년 평균만큼 성장한다는 시나리오 하에서는 국내은행 금융배출량이 2030년경 1.223억톤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었습니다. 이 추정치들은 국내은행들이 설정한 감축중간목표(기준년 대비 평균 –35%)를 각각 13.5백만톤, 13.9백만톤 초과할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 주 : 1) 차입자 자산, 은행익스포저가 2023년 수준을 유지(1)하거나 3개년 평균만큼 상승(2)한다고 가정
  • 2) 은행감축목표 평균(-35%)을 전체 은행의 중간목표로 의제(‘19년 기준년)하고 선형축소를 가정
  • 자료 : NETIS, FAIRS, ECOS 및 BOMIS 활용 자체 추정

  • 은행의 금융배출량 감축을 제약하는 요인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의 높은 제조업 대출 비중과 중소기업 중심의 대출구조, 그리고 녹색금융상품 취급 인프라 부족 등은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 감축을 어렵게 하는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먼저, 우리나라는 여타 산업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고 배출량 감축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제조업의 비중이 높아 국내은행들이 금융배출량을 단기간에 일정 수준 이상으로 감축하는 데 한계가 있다. 다음으로, 은행 기업 대출에서 중소기업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데[4], 중소기업은 온실가스 감축 유인이 적고[5] 친환경기술 개발 역량이 부족하다. 마지막으로, 은행내 녹색금융 분류 기준[6]과 성과지표 체계가 부재한 경우가 많고, 차입자 탄소배출정보 등에 대한 인프라가 부족한 점도 은행들이 녹색금융상품 취급을 통한 금융배출량 감축 전략을 본격화하는 데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림 3. 주요국의 산업별 부가가치 비중1)


    이 그래프는 주요국의 산업별 부가가치 비중을 서비스업, 제조업 및 기타 산업으로 나누어 표시한 값을 보여줍니다. 국가별로 보면, OECD는 서비스업 70.1%, 제조업 13.4%, 기타 산업 16.5%입니다. 영국은 서비스업 72.2%, 제조업 8.4%, 기타 산업 19.4%입니다. 미국은 서비스업 77.6%, 제조업 10.7%, 기타 산업 11.7%입니다. 일본은 서비스업 71.4%, 제조업 19.2%, 기타 산업 9.4%입니다. 독일은 서비스업 62.7%, 제조업 18.4%, 기타 산업 18.9%입니다. 마지막으로, 한국은 서비스업 58.0%, 제조업 25.6%, 기타 산업 16.4%입니다.

  • 주 : 1) 22년 부가가치 기준(미국, OECD는 ‘21년 기준)
  • 자료 : WORLD BANK

  • 그림 4. IBK 중소기업 녹색전환 실태조사


    이 그래프는 IBK기업은행이 2022년 시행한 중소기업의 녹색전환 인식과 실천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여줍니다. 먼저, 녹색전환 실천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응답기업의 9.9%가 “하고 있음”으로 응답하였고, 4.2%는 “할 계획”이라고, 85.9%는 “하지 않음”이라고 응답하였습니다. 한편, 녹색전환 미실천 시 그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관련 없는 업종이라 생각”한다는 답변이 66.2%로 가장 높았으며, “자금부족 및 조달의 어려움”이 16.0%, “검토할 시간적 여유 부족”이 15.9%, “검토할 팀, 인력 부족”이 14.3%, “검증 기술, 설비 부족”이 6.5%를 차지하였습니다.

  • 자료 : IBK기업은행 “중소기업 녹색금융 실태조사”(2022)

  •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 기여하는 금융배출량 감축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공시한 목표치와 실적치가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은행의 경우 평판리스크에 노출되거나 글로벌 투자자금 이탈[7] 등으로 인한 경쟁력 저하에 직면할 수 있다. 아울러, 은행들이 공시목표 달성을 위해 단순히 탄소집약적 업종에 대한 대출을 줄이는 방향으로 대응할 경우, 은행의 금융배출량 감축 노력이 오히려 저탄소경제 전환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

    그렇다면, 은행의 금융배출량 감축 노력이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촉진으로 이어지도록 독려하기 위해서 어떤 방안들을 고려해 볼 수 있을까? 먼저, 금융배출량의 한계를 보완하는 대안 지표를 관리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수 있다. 예를 들어, 금융배출량을 은행의 신용공급 잔액(익스포저)으로 나눈 ‘익스포저 단위당 금융배출량’을 보완지표로 활용할 경우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에 대한 은행의 신용공급 축소 우려를 줄일 수 있다[8]. 뿐만 아니라, 동 지표 활용시 기업별 온실가스의 상대적 배출 정도를 비교할 수 있고 시점별 개선상황을 점검할 수 있어 차입자의 온실가스 감축을 촉구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보다 장기적으로는, 금융기관의 신용공급이 차입자의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한 경우 그 수준을 정량화하여 금융배출량 계산시 이를 차감하거나 별도공시하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두 번째로, 은행의 금융배출량 축소를 위해 은행 익스포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중견·중소기업의 녹색전환이 긴요한 만큼,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녹색투자를 독려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중견・중소기업의 녹색전환 활동에 대해 높은 투자세액 공제율을 적용하거나 배출권 거래 수익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9]하는 방안 등을 검토해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기업별 온실가스 배출량 데이터의 신뢰성을 높이고 금융배출량 관리의 객관성 및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산업·기업규모별 공시 범위 및 시기를 조속히 확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사업장별 온실가스 배출량 계산이 어려운 경우에 한정하여 금융기관들이 공통으로 적용할 수 있는 온실가스 배출량 지표와 및 산식 등을 표준화하여 제공할 경우 투명성 확보 등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녹색여신 관리지침 제정 및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개정[10]시 녹색대출 취급을 위한 인증 절차를 간소화할 경우 은행이 녹색대출 확대를 통해 금융배출량을 감축하려는 노력을 지원해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11].

    표. 은행 금융배출량 관리 제약요인 완화를 위한 정책 대안


    제약 요인

    • 제조업 비중이 높은 산업구조
      • 부가가치 대비 높은 탄소배출량
      • 은행의 높은 제조업 익스포저
    • 중소기업 중심의 여신구조
      • 은행의 높은 중소기업 익스포저
      • 중소기업의 낮은 탄소감축 유인
    • 녹색금융 인프라 부족
      • 녹색분류기준, 은행내 성과지표, 차주자 배출정보 등 부족

    정책 대안

    • 금융배출량 관리지표 다양화
      • 기존 총량 기준 외에 배출집약도, 탄소상쇄량 등 대안지표 고려
    • 기업의 녹색투자 유인 제고
      • 중소기업 녹색전환활동 세액 공제
      • 배출권 거래 수익 활용기회 제공
    • 기후공시 및 녹색금융 표준화
      • 산업·기업규모별 공시시기 및 범위 확정
      • 유형별 금융배출량 지표, 산식 표준화
      • 녹색대출 취급절차 간소화

    [1]

    금융배출량(financed emissions) 수식 이미지

    이 금융배출량(financed emissions) 수식은 금융기관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측정·평가하는 핵심지표로, 금융기관이 신용공급(대출, 주식, 채권 매입 등)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에 간접적으로 기여한 배출량을 의미한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Scope 1, 2, 3로 구분되는데, Scope1 배출량은 기업이 직접 배출한 온실가스를 의미하며, Scope2 배출량은 전기·열 사용에 따른 간접배출량을, Scope3 배출량은 기업의 가치사슬에서 발생하는 기타 간접배출량을 모두 합한 것을 의미한다. 이 중 금융배출량은 Scope3 배출량에 해당한다.

    [2] 현재 공시된 정보들만으로는 시점간, 은행간 비교가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하여,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기업대출, 채권, 주식 대상) 수준과 변화 추이를 자체 추정하였다. 금융배출량 추정치는 정보제약으로 인해 개별 차입자가 아닌 산업별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을 이용하고 있어 산업별 대출의 기업규모 분포에 따라 추정치가 실제보다 과대 또는 과소 추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향후 금융배출량 계산범위를 3개 자산군 이외의 자산까지 확대하는 경우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 규모는 더욱 늘어날 수 있다.

    [3] 2021년 10월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목표를 2018년 대비 26.3%에서 40%까지 확대하는 NDC(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수정 목표와 그 이행계획을 발표하였다.

    [4] 2023년말 기준 우리나라 기업대출에서 중소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79.0%에 달한다.(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5] 중소기업은 대부분 의무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해야 하는 배출권거래제 혹은 목표관리제 적용대상 기업이 아니어서 적극적으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자 하는 유인이 적다.

    [6] 2024년 4월 국내 20개 은행을 대상으로 녹색금융 취급현황에 대해 조사한 한국은행의 서베이 결과 녹색금융 취급 절차를 수립하여 운영 중인 은행은 전체의 35%인 7개사에 불과했으며, 6개사(30%)가 녹색금융 취급을 위한 내부 절차 수립을 검토하고 있다고 응답하였다.

    [7] 미국의 BlackRock(2020년), 프랑스의 Amundi(2021년), AXA(2022년) 등은 기후 대응 미흡 기업에 대한 투자를 축소하거나 철회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8] 은행이 친환경 전환자금을 공급할 경우 금융배출량 수준은 상승하는 반면 익스포저 단위당 금융배출량은 하락하므로 동 지표 관리시 은행은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에 속한 기업에 친환경 전환자금을 확대할 유인이 존재한다.

    [9] 예를 들어, 온실가스 저감설비를 구축하는 중소기업이 배출권을 쉽게 취득할 수 있도록 온실가스 감축실적의 측정 및 인증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현재도 배출권거래제를 적용받지 않는 기업이 온실가스 감축실적 인증을 통해 배출권을 취득할 수 있으나, 절차가 복잡하여 중소기업이 이를 취득하기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10] 금융감독원의 녹색여신 관리지침 제정과 환경부의 한국형 녹색분류체계 개정이 2024년중 계획중에 있다.

    [11] 자세한 사항은 BOK이슈노트 「최근 국내은행의 금융배출량 관리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제2024-20호, 박상훈・김재윤・류기봉 著)을 참조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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