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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 분기경로의 공개 배경과 기대효과

등록일
2024.08.20
조회수
1761
키워드
경제전망 GDP 소비자물가
담당부서
조사국 조사총괄팀
저자
팀장 김대용, 차장 이종웅, 조사역 김윤재·유지원

예고한 대로 금번 8월부터 한국은행 경제전망의 공표방식이 일부 개선된다. 기존의 반기별 전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제는 향후 1년간의 성장과 물가 흐름에 대한 전망을 분기별로도 제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분기 전망경로를 Fan Chart 형태로 시각화하여 전망의 불확실성도 함께 제공하고자 한다[1]<그림 1, 2>. 이는 한국경제의 현황과 향후 전개 양상에 대한 한국은행의 분석을 보다 포괄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그림 1. GDP 성장률 분기경로 공개(안)1)



그림 2. 소비자물가 상승률 분기경로 공개(안)1)




  • 주 : 1) 해당 그래프는 공개(안)으로서 추후 변경될 수 있으며, 그래프내 수치는 당행의 전망과 무관한 임의의 숫자임을 유의하기 바란다.
  • 자료 : 조사국
  • 이러한 변화는 시장참가자와 언론 등 경제주체들에게 더욱 상세하고 시의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지만, 한국은행에는 새로운 도전 과제다. 보다 상세한 경제전망 공표가 전망오차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고조될 때 이러한 우려는 더욱 증폭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한국은행이 이러한 리스크를 감수하고 분기전망 공개를 추진하는 이유는 그에 따른 편익과 기대효과가 더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제주체와의 소통 강화를 통해 경제주체의 올바른 기대형성에 도움

    먼저, 분기별 전망경로 공개를 통해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투명성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간 한국은행은 의사록 공개시기 단축, 소수의견 위원의 실명 공개 등을 통해 정책 투명성을 상당한 수준으로 향상시켰다[2]. 경제전망 정보가 통화정책 결정 과정의 핵심요소 중 하나임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외부공개 정도는 통화정책 투명성 측면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실제로 투명성 측면에서 선도적인 국가들 대부분이 주요 경제지표에 대한 분기별 전망경로를 공개하고 있다[3]. 한국은행도 분기별 전망경로를 공개함으로써, 통화정책 투명성 정도가 미 연준 등 주요 선진국과 대등한 수준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그림 3>. 이처럼 통화정책의 투명성이 높아지게 되면 정책운용에 대한 설명책임도 원활하게 이행될 수 있게 되므로 통화정책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신뢰성도 높아질 수 있다[4].

    그림 3. 국가별 통화정책 투명성 지수1)


  • 주 : 1) 2019년 기준
  • 자료 : Dincer, Eichengreen, & Geraats(2022)

  • 그림 4. 통화정책 투명성과 시장의 정책금리 예측오차


  • 자료 : IMF(2018)

  • 다음으로 분기별 전망경로 공개는 시장에도 도움이 된다. 경제전망 정보의 폭넓은 공유는 경제주체들의 중앙은행 전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경제여건 변화에 따른 통화정책 방향성을 체계적으로 예측할 수 있게 한다<그림 4> . 그리고 이는 중앙은행의 정책결정과 시장반응 간 연결고리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5]. 2007년 미 연준이 경제전망 발표횟수를 연 2회에서 4회로 늘리고 경제전망요약(SEP)을 도입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조치는 경제주체들의 통화정책 결정 배경에 대한 심층적 이해가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한다는 인식에 기반한 것이었다[6].

    분기전망 공개를 통해 전망의 내러티브가 보다 정교해지고
    전망 관련 역량 또한 강화될 것으로 기대

    중앙은행의 '경제전망'은 단순한 수치 제시를 넘어선다. 영란은행(2015)이 주장한 바와 같이, 이는 향후 경제상황에 대한 스토리텔링과 전망경로 상의 리스크 평가까지 포함하는 포괄적 개념이다<그림 5> . 이러한 관점에서 분기전망 공개는 전망의 내러티브를 더욱 정교화하고 풍성하게 만드는 의미를 지닌다.

    물론 공개되는 정보의 양이 증가할수록 전망의 정확성 확보와 불확실성의 효과적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한국은행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A smooth sea never made a skilled sailor'라는 영국 속담처럼, 정보의 투명한 전달과 이를 바탕으로 한 통화정책의 신뢰성 제고 노력은 한국은행의 발전을 위한 바람직한 방향이다. Filardo and Guinigundo(2008)가 언급했듯이, 투명성 제고 노력은 중앙은행의 분석 능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이번 분기전망 공개를 통해 한국은행의 경제예측 능력이 장차 주요 선진 중앙은행 수준으로 높아지는 효과도 기대된다.

    그림 5. 중앙은행 경제전망(조건부 전망)의 주요 요소1)



    그림 6. 경제전망보고서(23.5월)내 ‘시나리오 분석’ 부분




  • 주 : 1) BOE (2015), Evaluating forecast performance를 토대로 작성
  • 자료 : 조사국
  • 분기전망 공개는 경제전망 고도화를 위한 한국은행의 변화

    최근 경제 불확실성 증대로 경제전망의 고도화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에 각국 중앙은행은 현재 및 미래 경제상황에 대한 평가와 전망경로상의 리스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더욱 세밀한 전망을 수행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7]. 한국은행은 이러한 수요에 부응하고자 2023년 5월부터 경제전망보고서에 '시나리오 분석'을 확충하여 전망의 리스크에 대한 평가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번 분기전망 공개도 같은 맥락에서의 변화이다<그림 6>. 또한, 향후 분기전망 공개 관련 데이터가 쌓이면 추가적인 개선점을 모색하고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얻게 될 피드백 또한 열린 마음으로 경청할 예정이다.



    [1] 팬차트(Fan Chart)는 신뢰구간을 통해 전망경로 상의 불확실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해주는 도구로서 ECB, 영란은행 등 주요 중앙은행에서 사용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전망의 신뢰구간은 과거 전망오차를 토대로 시산되며 가장 진한 음영부터 각각 30%, 50%, 70% 확률에 해당하는 구간을 의미한다. 다만 위 팬차트는 과거 전망오차를 기반으로 도출되는 전통적인 방법으로 최근 실물 및 금융 리스크의 변화를 반영하는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는 만큼 향후 이를 감안하여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2] Barry Eichengreen 등이 작성한 통화정책 투명성 지수를 살펴보면 한국은행은 2019년 기준 112개 중앙은행 중 상위 12개국 이내 속하는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Dincer, Eichengreen, & Geraats (2022))

    [3] GDP 성장률, 물가상승률 등 주요 경제지표의 분기별 전망경로를 공개하는 국가에는 영국, 유로지역, 뉴질랜드, 캐나다, 스웨덴, 체코, 노르웨이 등이 있다.

    [4] IMF(2018)는 통화정책의 명확하고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은 정책의 신뢰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이며 중앙은행의 설명책임에도 이바지한다고 주장하였다.

    [5] Blinder et al. (2008)은 중앙은행의 커뮤니케이션이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통화정책 결정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며 잠재적으로 중앙은행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다양한 정책수단 중에서 중요하고 강력한 부분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6] Bernanke 전 연준 의장은 「21세기 통화정책」을 통해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중앙은행은 경제전망, 리스크에 대한 평가 그리고 정책금리 경로에 관해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런 투명성이 뒷받침될 때 경제주체들은 통화정책의 동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Bernanke, B. S. (2022). 21st century monetary policy)

    [7] Blinder et al. (2017)이 강조한 바와 같이 중앙은행이 경제주체의 기대를 형성하고 관리하는 데 있어 투명성과 소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참고문헌>


    Bank of England. (2015). Evaluating forecast performance. Independent Evaluation Office.
    Bernanke, B. S. (2022). 21st century monetary policy: The Federal Reserve from the great inflation to COVID-19. WW Norton & Company.
    Blinder, A. S., Ehrmann, M., Fratzscher, M., De Haan, J., Jansen, D. J., (2008), Central bank communication and monetary policy: A survey of theory and evidence, Journal of Economic Literature 46(4), 910-945.
    Blinder, A., Ehrmann, M., De Haan, J., & Jansen, D. J. (2017). Necessity as the mother of invention: Monetary policy after the crisis. Economic Policy, 32(92), 707-755.
    Dincer, N., Eichengreen, B., & Geraats, P. (2022). Trends in monetary policy transparency: further updates. International Journal of Central Banking, 18(1), 331-348.
    Filardo, A., & Guinigundo, D. (2008). Transparency and communication in monetary policy: a survey of Asian central banks. In BSP-BIS High-Level Conference on Transparency and Communication in Monetary Policy, Manila (Vol. 1).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18), Credibility, Communication, and Monetary Policy Procyclicality in Latin America. in Regional Economic Outlook: Western Hemisphere, Chapter 3, Washington, D.C., Apr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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