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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국 수출, 공급망 연계성 분석과 그 시사점
“23년 대중 수출 40년만에 최대 감소, 대중무역수지 또한 1992년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 수출 다변화가 필요” 올해 7월 이슈가 되었던 내용이다. 우리나라는 수출주도형 성장을 해 왔고 2000년대 이후 국내 생산활동의 상당 부분이 중국과 관련되어 있어, 대중 수출이 우리 경제의 중요한 요소로 평가되고 있다. 그 결과 최근 발생하는 대중 수출 감소는 우리의 관심사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러면 ① 대중 수출은 정말 좋지 않은 상황일까? ② 좋지 않다면 왜 그럴까? ③우리는 어떻게 되고 무엇을 해야 할까? 본 블로그에서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대답을 담아보았다.[1]
보이지 않는 대중 수출이 존재
수출 상황을 살펴보기에 앞서 수출 데이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필요가 있다. 우리가 뉴스에서 접하는 수출은 보통 타국과의 직접적인 거래를 의미한다. 한국에서 만들고 항공이나 선박을 이용해 중국으로 보냈다면 그 거래는 한국의 대중 수출 데이터로 잡힌다. 그러나 중국과의 생산 분업에는 양국간 수출에 직접 드러나지 않는 간접수출 활동이 포함된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생산된 후 베트남과 같은 제3국으로 수출되어 생산공정을 추가로 거쳐 중국의 최종재 생산에 투입되는 물품은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갔기 때문에 대중 수출로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제3국 경유 “중간재” 수출 역시 중국의 수요에 따라 이루어진 국내 생산 활동이므로, 이를 넓은 의미의 대중 수출로 볼 수도 있다. 이와 같이 타국의 최종재 생산에 쓰이기 위해 한국에서 생산된 모든 단계의 중간재 직·간접 수출을 ‘수출연계생산’으로 정의할 때, 이런 관점에서 대중 수출은 어떤 모습일까?
① 수출연계생산에서 중국의 비중은 수출에서보다 크고, 그 영향도 광범위
수출연계생산 측면에서 중국의 비중(2020년 35%)은 수출통계에서 나타나는 비중(25%)보다 높다. 또한, 2000년대 이후, 사드 사태와 같은 일시적 충격에도 크게 변동하지 않고 견조한 증가세를 꾸준히 유지하였다<그림 1>. 그 영향의 범위가 실제 수출품 산업보다 넓어, 수출연계생산에서의 산업별 집중도가 수출에서의 산업별 집중도보다 낮은 편이다. 예를 들어 IT산업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2%(2020년 기준)였지만, 수출연계생산에서는 26%에 그쳤다. 한편, 수출연계생산의 산업별 비중을 보면, 수출과는 직접 관련 없어 보이는 도소매에서도 수출연계생산이 8% 정도로 작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였다<그림 2>. 즉, 우리나라가 중국과 연계된 부분이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는 것보다 더 넓고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림 1. 수출1)2) 내 중국비중3)
주 : 1) 전산업 기준
2) 수출 = 통관수출 + 서비스수출 수출연계생산 = 수출용 중간재생산
3) 21-22년은 연장된 ICIO를 이용.
자료 : 관세청, OECD ICIO, 조사국
그림 2. 산업별 대중 수출연계생산 비중1)2)
주 : 1) 2020년 기준
2) < >내는 각 산업의 비중
자료 : OECD ICIO, 조사국
그러나 이것이 대중 수출이 괜찮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일시적 충격에도 견조했던 수출연계생산의 중국비중이 수출과 동일하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직ㆍ간접수출을 고려하더라도 대중 수출은 감소하는 추세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왜 최근에 감소하고 있는 것일까?
②-1 대중 수출연계생산에 있어, 그간 전반적인 수요 호조로 인해
생산구조 변화에 따른 감소 효과가 제대로 주목받지 못했음
수출연계생산의 변화를 Ⅰ. 최종수요변동 요인과 Ⅱ. 생산구조유발계수 변동 요인으로 나누어 분석해 보았다[2]. 최종수요 변동 요인은 글로벌 및 IT산업 경기, 중국의 내수와 같은 수요측 경기 요인이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최종수요 변동 요인은 글로벌 경기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2010년대 이전까지는 증가세가 확대되는 추세였지만, 이후 완만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0년대 이후의 증가세 둔화는 중국 성장률 하락과 내수 부진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생산구조 변화는 2006년 이후 수출연계생산을 본격적으로 감소시켰으며, 변동 요인 중 중요도가 점차 커지고 있다<그림 3>. 이는 중국의 경쟁력 강화에 따른 중간재 자립도 상승, 중국 내 생산기지의 동남아 국가 등으로의 이전에 기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산업별로는 90년대 후반 섬유·의복, 2000년대 화학·철강, 2010년대 석유제품이, 최근에는 IT산업의 대중 수출연계생산이 구조적 하락세에 접어든 모습이다<그림 4>.
그림 3. 대중 수출연계생산 변동1) 요인별 분해
주 : 1) 대중 수출연계생산의 전년대비 증감액을 전년도 총부가가치(GDP)로 환산
자료 : OECD ICIO, 조사국
그림 4. 산업별 대중 수출연계생산 변화 누적
주 : 1) 각 산업별 총산출 대비 대중 수출연계생산 비율의 연도별 변화를 누적하고 고점을 0으로 표준화
자료 : OECD ICIO, 조사국
종합해보면, 2010년 이후에도 대중 수출연계생산이 연평균 GDP의 0.9%씩 증가한 것은 생산구조 변화로 인한 감소 효과(-0.7%)가 수요 호조(+1.6%)로 인해 상당 부분 가려져 온 결과로 판단된다. 최근에는 생산구조 변화 효과와 글로벌 및 중국 경기 부진의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을 감소시킨 것으로 보인다.
②-2 최근 미·중 통상갈등은 우리의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을 감소시킴
최근 미ㆍ중 통상갈등이 우리나라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3]. 또한 미·중 통상갈등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Ⅰ. 최종수요와 Ⅱ. 생산구조 모두에 영향을 주므로 별도 분석을 통해 살펴보았다. 2018년 미국이 대중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하면서 중국의 대미수출은 빠르게 감소하였다. 중국 또한 전략적 측면에서 ASEAN[4], 중동 등 Global South로부터의 수입 비중을 늘리는 반면, Global North에 속하는 우리나라와 일본으로부터의 수입 비중은 줄여나가고 있다. 이러한 미·중 갈등을 시나리오별로 분석한 결과[5], 미국의 대중 관세인상은 우리의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을 3~5%(EU동참시) 감소시키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만약, 트럼프 후보 측에서 공언한 대로 대중 관세를 60%(여타국 10%)까지 올릴 경우, 우리의 대중 수출과 수출연계생산이 6% 이상 하락하고, GDP도 상당폭 하락(-1.0%)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그림 5>.
그림 5. 미국 대중 관세의 우리나라 대중 수출 영향
자료 : 조사국
③ 중국의 생산구조 변화로 인해 과거만큼의 호조를 기대하기 어려워 기술 혁신이 필요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중 수출이 회복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중국의 성장 흐름도 개선된다면 단기적으로는 수요 요인에 따라 수출연계생산이 긍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생산구조 변화로 인한 감소요인이 지속되고 있어 과거만큼의 호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중국이 첨단기술 분야에서도 자립도를 높여가고 있는 만큼, 이에 발맞춰 우리나라 경쟁산업도 혁신을 통한 기술 향상이 필요할 것이다.
[1] 본 블로그 주제의 자세한 내용은 「경제전망보고서(2024년 8월)」 핵심이슈 “공급망 연계성을 고려한 對중국 수출 평가와 시사점”을 참고하기 바란다.
[2] OECD ICIO 데이터의 가용여건상 분석기간을 1995년~ 2020년으로 설정하였다.
[3] 언론 중 “美中 통상전쟁에 韓 수출 불확실성 증폭”(동아일보), “미중갈등ㆍ전쟁에 수출 고전, 수출의존도 낮춘 산업구조 개선 ‘숙제’”(뉴스핌) 등 미ㆍ중갈등이 한국의 수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4] ASEAN은 필리핀, 태국,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국가연합을 뜻하며, Global North는 미국, 유럽 주요국, 러시아, 한국, 일본 등 선진국을 뜻하고 이와 대비해 남반구나 북반구 저위도에 위치한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의 개발도상국을 Global south라고 부른다.
[5] 2018년 미국의 대중 평균 관세율이 3%에서 12%로 인상된 효과를 추정하였으며(2018 baseline), 24.5월 바이든 행정부의 추가 관세 인상 시나리오(2024 미국)와 EU가 이에 동조하여 미국과 동일한 수준의 대중 관세를 부과하는 상황을 가정한 시나리오(2024 미국+EU)를 추정하였다. 트럼프 후보 측 대중 관세 인상 시나리오에서는 EU등 미국 이외 국가의 동조는 가정하지 않았다. Antras&Chor(2018) 모형을 이용 하였으며, 경제 내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하게 유지된다는 가정하에 추정된 효과임에 유의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