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고금리의 영향은 30∼40대 가구에도 크게 나타났다. 주요국 대비 높은 가계부채 수준을 보인 우리나라는 2020년 이후 30∼40대를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빠르게 증가하였다.<그림 17, 18> 높은 가계부채에 고금리가 더해지면서 해당 연령층을 중심으로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크게 증가하였다. 또한 30~40대 가구는 단기 금융부채가 단기 금융자산보다 많은 이른바 '금리상승 손해층'의 주된 연령층으로 금리상승에 따른 소비 감소폭이 클 수밖에 없었다.<그림 19> 이에 따라 30~40대 가구가 느끼는 체감경기는 다른 연령대보다 더 위축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일부지역 중심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자산 불평등 심화
마지막으로 팬데믹 이후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크게 상승하면서 자산 불평등이 심화된 점 또한 체감경기 부진에 일조했을 가능성이 있다. 경제주체가 느끼는 체감경기에는 심리적 요인도 작용하므로 자신의 소득이나 자산변동뿐 아니라 다른 주체와의 상대적 격차에도 영향을 받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소득 불평등 정도는 주요 선진국에 비해 높지 않으나,<그림 20> 불평등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는 여타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이다.<그림 21>
그림 20. 소득 불평등 추이1)
주 : 1) 상위 10% 소득 비중
자료 : World Inequality Database
그림 21. 소득·자산 불평등에 대한 주관적 인식1)
주 : 1) 소득·부의 불평등이 크다고 응답한 비중
자료 : OECD(2023)
이는 부동산을 중심으로 자산 불평등 정도가 단기간에 급격히 심화됨에 따라 계층 간 상대적 박탈감이 확대된 데 주로 기인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팬데믹 초기에 나타난 주택가격의 가파른 상승과 작년 상반기 이후 서울 등 주요 선호지역을 중심으로 한 주택가격 차별화는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켰다.<그림 22, 23>
그림 22. 지역별 아파트매매가격 추이1)
주 : 1) 실거래가 기준
자료 : 한국부동산원
그림 23. 팬데믹 전후 국가별 자산불평등1) 비교
주 : 1) 지니계수를 통해 나타낸 자산 불평등도로 0~100 사이의 값을 가지며, 100에 가까울수록 자산 불평등도가 높음을 의미
자료 : Credit Suisse(2019), UBS(2023)
실제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가격이 오름세를 보였던 2018년 및 2020년을 살펴보면, 부동산을 소유한 가계의 자산 증가폭이 소유하지 않은 가계에 비해 더 컸다.<그림 24> 또한, 부동산을 소유한 가계 중 수도권에 위치한 부동산을 소유한 가계의 경우 비수도권에 부동산을 소유한 가계보다 자산 증가폭이 더 큰 모습을 보였다.<그림 25>
그림 24. 부동산 소유 여부에 따른 가계 평균자산
자료 : 가계금융복지조사
그림 25. 소유 부동산 위치에 따른 가계 평균자산
주 : 가계금융복지조사
앞으로 체감경기는 점진적으로 개선되겠으나,
경제구조 개선을 위한 정책적 노력도 병행할 필요
향후 우리경제는 내수가 회복흐름을 재개함에 따라 수출·내수간 격차가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물가 둔화 흐름도 지속되면서 체감경기 부진이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체감경기 부진에는 경기적 원인 외에도 구조적 요인의 영향도 있는 만큼 체감경기는 점진적인 속도로 개선될 것으로 판단된다.[10] 따라서 체감경기를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경기 대응책뿐 아니라 수출·내수 산업의 균형발전, 유통구조 효율화를 통한 물가수준 안정, 가계부채의 안정적 관리 등과 같은 구조개혁 정책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1] Bolhuis et al.(2024)·Goldman Sachs(2024)에 따르면 선진국 중 높은 인플레이션 수준과 변동성을 경험하지 않은 국가일수록 소비자심리가 인플레이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국내 금융시스템을 통한 자금조달이 원활한 국가일수록 금리 변동에 따른 경제주체의 심리 변화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 우리나라의 경우 <그림 2>에서 볼 수 있듯이, 경기동행지수와 경기심리지수는 역사적으로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는데, 최근 경제심리지수가 추세 대비 낮은 수준을 기록하며 지표경기를 밑돌고 있다.
[3] Matsusaka and Sbordone(1995) 등은 체감경기 지표가 GDP 등 주요 실물지표에 선행 혹은 예측력을 지니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뒷받침한 바 있다.
[4] 그간 민간소비 회복 지연의 배경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경제전망(24.8월) 보고서 중 BOX 「최근 민간소비 흐름 평가」를 참조하기를 바란다.
[5] BOK 이슈노트(2024-14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식료품 및 의류 가격은 OECD 평균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이처럼 해당 품목의 가격이 오랜 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은 낮은 생산성·개방도(과일 등), 높은 거래비용(농산물, 의류 등) 등의 영향에 주로 기인한다.
[6] 물가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2021년부터 현재까지의 소비자물가 누적 상승률은 14%에 달하며 특히 필수소비재 등 생활물가의 경우에는 16%를 상회하고 있다.
[7] 실효물가 상승률은 소득분위별로 품목별 소비지출 비중을 가중치로 적용하여 시산된다. 19.4/4분기 대비 23.4/4분기를 기준으로 소득 하위 20%의 누적상승률(15.5%)이 상위 20%(14.2%)에 비해 1%p 이상 높은 모습을 보였다.
[8]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24.6월)에 따르면 최근 전체 차주 수 대비 취약차주 수의 비중이 가계보다는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24.1/4분기말 가계 및 자영업자 취약차주 수 비중은 각각 6.4% 및 12.7%로, 22.2/4분기말 대비 자영업자 취약차주 수 비중의 상승폭(+2.0%p)이 가계(+0.1%p)에 비해 큰 것으로 나타났다.
[9] 개인사업자 폐업률은 2022년말 8.7%에서 2023년말 9.5%로 상승하였다.
[10] 수출의 내수 파급효과 저하, 높은 의식주 물가수준, 자영업자 및 부동산 관련 부채, 불평등에 대한 높은 민감도 등이 경제상황에 대한 부정적 인식에 일조하고 있다.
<참고문헌>
김재영 외 (2024), 최근 가계·자영업자 대출 동향 및 연체율 변동 특징, 금융안정보고서(24.6월), 한국은행, 2024, pp.22-26.
이준호 외 (2024), 최근 민간소비 흐름 평가, 경제전망보고서(24.8월), 한국은행, 2024.
임웅지 외 (2024), 우리나라 물가수준의 특징 및 시사점, 한국은행 이슈노트, 제2024-14호, 2024.
정동재 외 (2024), 가계별 금리익스포저를 감안한 금리상승의 소비 영향 점검, 경제전망보고서(24.2월), 한국은행, 2024, pp.38-50.
조의윤 외 (2024), 수출의 국민경제 기여효과 분석(2023년), Trade Focus, 한국무역협회, 2024년 22호.
Bolhuis, M. A., Cramer, J. N., Schulz, K. O., & Summers, L. H. (2024). The Cost of Money is Part of the Cost of Living: New Evidence on the Consumer Sentiment Anomaly (No. w32163).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Credit Suisse (2019), Global Wealth Report 2019.
Hatzius, J. (2024), Why DM Business Surveys Are So Weak(Briggs/Kodnani). Goldman Sachs, Global Economics Comment.
Matsusaka, J. G., & Sbordone, A. M. (1995). Consumer confidence and economic fluctuations. Economic Inquiry, 33(2), 296-318.
OECD (2023), Working hand in hand? Exploring people’s views of the role of different actors in fighting inequality, OECD Policy Insights on Well-being, Inclusion and Equal Opportunity, No. 13.
UBS (2023), Global Wealth Report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