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이처럼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낮아진 가운데 성장 전망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도 완화되기 시작한 만큼 통화긴축 정도를 소폭 완화하고 그 영향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여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한 것이다.
앞으로의 금리인하 속도는 정책변수 간 상충관계 등을 고려하여 신중하고 균형있게 결정
향후 통화정책 운용방향과 관련해서는 물가상승률이 2% 내외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기준금리를 중립적인 방향으로 점차 조정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그 속도는 정책변수 간 상충(trade-off), 팬데믹 이후 정책 여건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 등을 점검하면서 신중하고 균형있게 결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정책변수 간 상충 정도를 나타내는 ‘Bullseye Chart[3]’를 통해 금번 및 과거 네 차례 인하기를 비교해보면, 물가갭·GDP갭 조합은 금번 인하기에 3 사분면에 위치하면서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 물가·성장 간 상충 우려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GDP갭·가계부채 증가규모 조합은 과거 인하 시작 시기는 대체로 3 사분면에 위치한 반면, 금번은 2 사분면에 위치하고 있어 성장·금융안정 간 상충 우려가 과거보다 큰 상황이며, 지난주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부채에 미치는 영향 등과 관련한 리스크에도 여전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림 8. Bullseye Chart

주 : 1) 현재는 24.3/4분기, 과거는 인하기 시작분기 기준(GDP갭은 HP필터로 통화정책국이 자체 추정(λ=1,600))
2) 인하 시작기의 증가규모 – 직전 1년간 분기평균 증가규모(자금순환 기준)
자료 : 한국은행, 통계청, 금융위원회
아울러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인플레이션 동학,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파급영향, 중립금리 수준 등의 정책 여건이 구조적으로 변화하였을 가능성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인플레이션은 무역규제 강화 등에 따른 글로벌 분절화, 이상 기후의 물가 영향력 확대, 지정학적 리스크 지속 등과 같은 공급측 요인의 영향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고, 팬데믹 이후 저금리 상황하에서의 자산가격 급등 경험 등으로 인해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의 금리 민감도가 높아져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아울러 장기적인 잠재성장률 둔화 추세, 높아진 가계부채 수준, 미국의 장기금리 상승 등으로 국내 중립금리 추정의 불확실성이 커졌으며, 이러한 정책 여건의 변화로 인해 통화정책의 파급효과가 달라졌을 가능성도 점검해 나가야한다.
이처럼 성장과 금융안정 간 상충관계가 과거 기조 전환기보다 큰 상황이고 정책 여건의 구조적 변화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앞으로의 인하 속도 등도 과거보다 신중하고 균형있게 접근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그림 9. 무역규제 강화와 글로벌 분절화
주 : 1) 9.24일 추출, 보고 시차를 고려한 조정치 기준
2) 2024년은 1~8월중
자료 : Global Trade Alert, Caldara et al.(2022)
그림 10. 가계부채의 이자율 민감도1)2)
주 : 1) 대출금리 하락 충격에 대한 가계부채 반응
2) 5변수(가계대출금리, 주택순수익률, 경제성장률, 가계대출증가율, 대출규제(DTI 비율)) BVAR로 추정
자료 : 통화정책국
[1] 이 결정에 대해 장용성 위원은 기준금리를 3.5%에서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나타내었다.
[2] 우리나라는 주요 선진국과 달리 팬데믹 기간 중 여성·고령층을 중심으로 노동공급이 확대되었는데 이러한 양호한 노동공급 여건도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3] 정책변수 조합이 2·4 사분면에 위치하고 원점에서 멀어질수록 상충이 큰 상황으로, 1·3 사분면에 위치하고 원점에서 멀어질수록 금리조정 필요성이 커지고 결정이 용이(less conflicting)한 상황으로 각각 평가할 수 있다.(‘The Bullseye Chart’, Chicago Fed, 2020.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