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준금리 인하의 효과가 중장기 시장금리와 이에 연동된 대출금리에 선반영되었으나 기준금리와 보다 밀접한 단기 시장금리의 경우 그 성격상 선반영 폭이 크지 않았던 만큼 이에 연동된 대출금리는 향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실제 기준금리 인하 이후 장기시장금리는 소폭 등락에 그치고 있으나 CD, 은행채 등 주요 단기시장금리는 10bp 가까이 추가 하락하였다<그림 7>. 따라서 향후 이를 지표금리로 하는 변동금리 대출[8], 주체별로는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대출금리가 점차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주체들의 이자상환 부담 완화 효과도 대출금리의 기준금리 선반영 효과에 추가 하락의 영향이 더해지면서 점차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차주의 이자상환 부담을 나타내는 잔액기준 대출금리는 금년 들어 꾸준한 하락세를 나타내면서 금년 8월까지 가계대출은 -0.30%p, 기업대출은 -0.37%p 하락하였다<그림 8>. 이자부담 경감액으로 보면 각각 연간 2.7조원, 4.9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향후 신규 대출금리가 추가 하락하고 기존 대출이 차환되거나 변동금리 대출의 금리 갱신주기가 도래하면서 이러한 이자부담 경감효과는 점차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좀 더 큰 틀과 긴 시계에서 기준금리 인하의 파급과정을 이해할 필요
정리하면,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하를 선반영하여 상당폭 하락하였고 앞으로도 단기지표금리에 연동되는 대출금리가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고려할 때, 이번 기준금리 인하는 대출금리로 원활히 파급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기준금리 조정의 영향이 결정 직후 한꺼번에 나타난다면 오히려 경제주체들의 경제활동과 합리적인 의사결정에 충격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그 효과가 정책 결정을 전후하여 점진적으로 나타나도록 하는 것은 통화정책 운용 관점에서도 바람직한 측면이 있다.
중앙은행의 금리정책은 다양한 파급경로를 통해 모든 경제주체들에게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만큼 통화정책의 효과는 특정 기간이나 일부 부문에 국한된 지표의 움직임만을 가지고 판단하기보다는 좀 더 큰 틀과 긴 시계에서 종합적으로 평가할 필요가 있다. 한국은행은 앞으로도 통화정책 결정이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원활히 파급되는지를 보다 면밀히 점검해 나가면서 정책의 유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할 것이다.
[1] 은행 대출금리는 통상 장·단기 시장금리나 은행들의 자금조달 금리인 대출 지표(준거)금리에 일정한 가산금리를 더하여 산정된다. 이중 가산금리는 대출 관리비용과 적정 마진 등을 반영하여 결정되는데 은행들의 영업전략이나 대출태도 등에 크게 영향받는다<그림 2>.
[2] Roley and Shellon(1995) 등 선행연구에서도 정책 결정 이전 시장금리의 선반영 정도가 정책 결정 이후 반응보다 훨씬 큰 것으로 분석하였다.
[3]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일종으로 중앙은행이 장래의 통화정책 방향을 명시적으로 예고함으로써 경제주체들의 미래 단기금리 기대경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의미한다.
[4] 미국의 경우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5월 이후 100bp 이상 하락하였으나, 9월 17일 연준이 정책금리를 50bp 인하한 이후 상승세로 전환되어 최근에는 금리인하 이전에 비해 60bp 이상 높아진 상황이다.
[5] 스마트폰 앱 등에서 여러 금융회사의 대출 상품을 한눈에 비교하고 기존 대출을 보다 낮은 금리의 상품으로 손쉽게 갈아탈 수 있는 서비스로, 2023년 5월 신용대출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개시한 이후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로 이용대상이 확대되었다.
[6] 9월에 신규취급 기준 기업대출금리가 소폭 상승하였는데, 이는 기업대출 목표치를 달성한 일부 은행들이 영업 강도를 조정하면서 금리 감면 폭을 축소한 데 기인하였다.
[7]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가 글로벌 은행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은행들은 포트폴리오상 집중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가격(금리), 익스포저 조정,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8] 2024년 8월말 현재 잔액기준으로 국내은행 원화대출에서 변동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기업대출 63.4%, 가계대출 55.2%(주택담보대출 34.8%)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