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나라 반도체의 최종수요 구조를 살펴보면 모바일 비중(44.0%)이 가장 높아 국내 반도체 경기는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국별로 보면 미국과 중국의 수요가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의 경우 국내 기업의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낮지만 중국내 제조업체들의 생산과정에서 국산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2. 다음으로 데이터센터에 사용되는 서버 수요가 미치는 영향(20.6%)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서버는 국내 메모리 반도체의 가장 큰 수요처이며 국별로는 미국 데이터센터 투자의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되었다. 글로벌 서버 시장에서 소수의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점유율이 높아 이들 기업의 업황과 투자집행이 국내 반도체의 수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3. 이와 같은 국내 반도체의 수요구조와 최근 국별 수요여건을 살펴보면 국내 반도체 경기는 중국의 스마트폰 소비와 미국의 데이터센터 투자의 회복 여부에 주로 영향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스마트폰 소비는 팬데믹 기간 중 크게 늘어난 데다 고금리의 영향 등으로 앞으로 크게 확대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의 경우 지난해 봉쇄조치의 영향으로 스마트폰 소비가 상대적으로 부진하였으나 리오프닝 이후 시차를 두고 점차 회복되면서 국내 반도체 경기의 부진을 완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데이터센터 투자는 팬데믹 기간중 과잉투자와 일상회복에 따른 대면소비 확대 등으로 단기적으로 위축되었으나 향후 경제의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AI) 서비스 확대 등으로 고성능 서버를 중심으로 완만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4. 한편, 우리나라 반도체 경기의 변동성이 여타 국가보다 큰 만큼 비메모리 분야의 경쟁력 강화, 수요처 다변화 등을 통해 진폭을 줄일 필요가 있다. 국내 반도체 경기의 변동성은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높은 데다 비메모리 반도체의 경우에도 모바일 의존도가 커 여타 국가보다 큰 것으로 판단된다. 향후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작은 비메모리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고 성숙기에 접어든 모바일, 수요과점의 위험성이 높은 서버 중심에서 벗어나 자동차, AI 등으로 수요처를 다변화함으로써 반도체 경기 진폭을 줄일 필요가 있다. 또한 국내 반도체 수요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과 중국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어 이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도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