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9월 자원봉사의 날 행사 보고

구분
등록일
2007.09.17
조회수
3106
키워드
담당부서
대외협력팀(기획혁신팀 민성기 차장(02-759-4050))
첨부파일

매달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는 당행은 지난 1일(토)에도 서울 청량리에 위치한 다일복지재단 밥퍼나눔운동본부를 찾아 독거노인과 노숙자 등 소외된 이웃에게 든든한 점심식사를 대접하였습니다.

봉사에 참여한 직원 17명은 아직은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2시까지 반찬재료만들기, 배식 및 설거지 등의 모든 과정에 참여하며 몸소 섬김의 후원을 하였습니다.

아래의 글은 섬김의 손길을 통해 봉사의 즐거움을 가슴 가득 안고 돌아온 아름다운 직원(채권시장팀 김민영 조사역)의 봉사 후기입니다.

  “하루에도 백번씩 나는 나의 삶이 살아있는 혹은 죽은 사람의 노고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되새긴다. 그리고 받은 것만큼 되돌려 주기 위해 얼마나 많이 노력해야만 하는가를 스스로 일깨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말이다. 입행후기의 첫마디를 그의 말로 장식하며 내게 주어진 무한한 기회를 안겨준 세상에 감사의 마음을 품은지도 반년이 훌쩍 지났다. 그럼에도 바쁜 하루를 쪼개어 내가 아닌 타인을 생각할 마음의 여유를 실천한다는 것.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지나가 버린 날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퇴근할 때의 일이다. 생활관에서 매일 버스로 출퇴근 하던 나는 지리는 잘 몰랐지만 산책기분도 낼 겸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서울역이 보이는 곳에 다다르자 더 이상 길을 건널 수 없어 나는 지하보도로 내려섰다. 순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지하보도를 가득 메운 사람들은 내가 지날 수 있는 약간의 통로만을 남겨둔 채 열을 맞추어 앉아있었다. 그들의 차림새와 거친 말투로 어느 새 나는 기가 죽어있었고, 짧은 그 순간에도 내가 그들 사이를 무사히 지날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도대체 그들은 왜 이곳에 모여 있을까. 행여 해코지는 하지 않을까. 이러한 궁금증과 두려움은 앞치마를 두른 채 국자를 들고 뜨거운 국물을 휘젓고 있는 사람들을 보자마자 사라졌다. 그들은 무료급식을 받기위해 온 것이었고 마침 그 자리를 지나던 나는 눈이 휘동 그래진 채 지레 겁먹었던 것이다.


‘이랬던 그녀가’ 이젠 밥퍼 봉사활동을 한다. 비 오는 토요일의 청량리. 예상과는 달리 잘 정돈된 부엌과 어렵게 오신 분들이 마음 놓고 식사 할 수 있도록 식당까지 마련되어 있었다. 일찍이 식당에 나와 점심을 기다리고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의 박수와 환영을 받으면서 이렇게 따뜻한 환대를 받을 자격이 있을까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는 두 어깨에 드리워진 하루짜리 책임감을 되새긴다. 벌써 몇 년째 봉사활동을 하시는 분들과의 서먹하고 어색한 또 하나의 관계를 시작하는데 있어 첫 발을 먼저 내딛기는 어렵지만, 한 걸음 더 가까워진 우리는 눈빛만 마주쳐도 웃음이 오간다. 바쁜 배식시간 중 작은 속삭임에 즐거워하며 내가 담은 반찬이 부족하진 않을까 세심한 배려에 마음이 가는 우리는 이제 완연한 밥퍼 식구가 된다.


오늘의 밥퍼 봉사활동은 초콜릿 박스를 연 기분이다. 어떤 일은 두 번, 세 번을 하더라도 ‘한 번 더’를 외칠 만큼 좋았던 것이 있는 반면, 어떤 일은 꼭 필요하긴 하지만 재미없고 힘들기만 했다. 그러나 맛있는 것만, 내게 의미 있고 즐거운 것만 골라먹는다면 초콜릿 박스에 남겨진 것은 어렵고 힘든 일의 연속일 뿐이다. 지금 당장은 마늘 냄새가 손바닥 가득 남아있고 식사를 마친 후의 대걸레질이 힘겹게 느껴지더라도 그 사이사이 느껴지는 달콤한 초콜릿을 마음껏 즐기는 여유를 갖게 된다면 보람과 즐거움으로 밥퍼의 하루를 마감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그 달콤함을 혀 끝 뿐만 아니라 마음 속 깊이 음미하고 있으며, 가끔은 그 달콤함이 어느 새 사라질까 불안하기도 하다. 그러나 행복해지는 단 하나의 길은 지금 이 순간을 사는 것이라기에 불안한 마음은 한 편에 두고 더 자주 이곳을 찾아 초콜릿의 달콤함을 맛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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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당부서
기획협력국 대외협력팀
전화번호
02-759-4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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