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이야기 : "어린 왕자와 함께...."]

( "어린 왕자"의 삽화가 있는 프랑스 50 프랑의 앞면과 뒷면)
중세이래 문학, 회화 등 각종 예술분야에서 많은 거장들을 배출하여 예술의 중심지로서 명성을 쌓아온 프랑스는 그 명성에 걸맞게 은행권(지폐)의 도안에 있어서도 위대한 후기 인상주의 화가인 폴 세잔느(20 프랑),「어린 왕자」의 저자인 생텍쥐페리(50 프랑), 인상주의 음악의 시조로 불리어 지는 작곡가 드뷔시(100 프랑) 등 프랑스가 자랑하는 예술 분야별 위인들의 초상을 그 주소재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프랑스의 은행권을 보면 화폐가 그 나라의 얼굴이라는 표현에 더욱 공감을 갖게 된다. 즉 프랑스의 은행권은 화폐가 국민들의 영원한 필수품이기에 모든 국민이 공감하는 정서를 담아야 한결같이 그 건전한 유통이 보장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가장 잘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생텍쥐페리의 인물초상과 더불어 50 프랑의 도안소재로 사용된 "어린 왕자"의 독특한 삽화는 "길들이기"이라는 삶의 관념 등을 통해 인간의 고독을 극복하는 "어린 왕자"의 순수한 이미지를 구체화시킴으로써 "언제나 국민과 함께 하는 화폐의 위상"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는 듯하다.
여기 "어린 왕자"의 한 대목을 상기하면서 화폐는 바로 나라의 얼굴임을 깊이 인식하고 우리의 화폐를 보다 소중히 다루는 자세를 갖도록 하자.
「"길들인다는 게 뭐지?"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건 관계를 만든다는 뜻이야. 넌 아직 나에겐 수많은 다른 소년들과 다를 바 없는 한 소년에 지나지 않아. 그래서 난 너를 필요로 하지 않고 난 너에겐 수많은 다른 여우와 똑같은 한 마리 여우에 지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나는 너에겐 이 세상에 오직 하나밖에 없는 존재가 될 거야..." 여우가 말했다.」
이와 더불어 우리를 스쳐 가는 무수한 화폐중 우리가 소지한 어느 한 장도 바로 "어린 왕자"가 여우의 가르침으로부터 깨닫게 된 "책임져야 할 장미꽃의 존재"와도 같이 발권기관인 한국은행이 국민의 편의를 위해 길들여야 할 대상임을 잊지 말자.
(이정욱 / 발권정책팀 조사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