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글로벌 교역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자유무역주의 확산, 중국의 WTO 가입 등을 계기로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나 2010년대 들어서는 선진국들의 저성장과 보호무역 움직임, 중국의 글로벌 생산거점 역할 축소 등의 영향으로 둔화되었다. 이러한 교역환경 변화의 흐름은 2020년 이후 팬데믹과 전쟁을 거치면서 가속화되고 있다.
2. 구체적으로 ①보호무역 이슈가 주요국들의 산업정책 및 무역규제 강화로 확산되고 있으며, ②교역과 투자 활동에서 지정학적 분절화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③중국의 경제구조 전환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요국들의 대중 수출이 둔화되고 있다.
3. 한편, 미-중간 직접무역은 둔화되었으나 범용제품을 중심으로 간접무역을 통한 교역관계는 지속되는 등 최근의 교역패턴의 변화는 단절de-coupling이라기보다 복잡다단한 재편re-shuffling or re-globalization으로 평가할 수 있다
4. 글로벌 교역환경 변화의 영향에 대한 모형분석 결과, 우리나라는 일부 국가에 대한 높은 수출의존도로 인해 글로벌 분절화의 부정적 영향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지만 이와 동시에 수출다변화에 따른 이득도 큰 것으로 평가된다.
■ (제한적 분절화) 주요국들이 첨단 산업(전기전자 및 운송장비)의 자급률을 높이고자 수입관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 수출은 장기적으로 해당 산업을 중심으로 3% 내외 감소하며, 글로벌 수출은 약 2% 감소하였다.
■ (분절화 심화) 주요국들이 두 블록으로 나뉘어 블록간 무역장벽이 강화되고 블록내에서도 보호무역조치가 시행될 경우 우리 수출은 최대 10% 감소하고 글로벌 수출은 4% 내외 감소하였다. 산업별로는 화학, 기계, 전기 등의 수출 감소폭이 큰 것으로 추정되었다.
■ (블록간 분절화 심화, 블록내 무역장벽 완화) 블록간 분절화가 심화되는 가운데에도 블록내 장벽은 완화되는 경우 우리 수출은 3% 중반 감소하면서 분절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상당폭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5. 최근의 글로벌 교역환경의 변화는 우리 경제에 위험과 기회를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 우리 수출은 일부 국가 및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분절화의 부정적 영향에 더 크게 노출되어 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2010년대부터 수출시장 다변화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미래 핵심산업에서 높은 경쟁력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6. 급변하는 글로벌 교역환경 속에서 우리 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품목별·지역별 수출다변화를 꾸준히 추진하고 산업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 기업들은 글로벌 선도기업들과의 기술제휴 확대 등을 통해 기술경쟁력을 향상시키고, 정부는 기업 투자환경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한편 여러 국가들과의 통상협력을 강화하면서 기업들의 수출시장 다변화를 뒷받침해 나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