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와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물가목표를 상당폭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근원품목(에너지, 식료품)이 최근의 오름세를 주도하는 가운데 경기회복과 함께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이 높아지면서 근원품목의 기여도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경제재개 과정에서 상품가격을 중심으로 근원물가 상승률이 큰 폭으로 확대된 가운데 에너지품목의 물가 기여도가 우리나라보다 크게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와 미국에서 높은 물가 오름세를 주도하고 있는 주요 물가 동인(drivers)을 중심으로 양국의 최근 물가상황 및 향후 물가흐름을 점검해 보았다. 첫째, 에너지가격은 양국 모두에서 최근의 높은 물가 오름세를 주도하는 공통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식료품가격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우리나라에서 농축산물을 중심으로 높은 오름세를 나타낸 것과 달리 미국에서는 상승세가 낮아지다가 최근 반등하는 모습이다. 둘째, 수요측 물가상승압력은 양국 모두에서 경기회복과 함께 외식을 중심으로 높아지고 있다. 셋째,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에서는 공급병목에 따른 물가상승압력이 자동차 등 내구재를 중심으로 크게 확대되고 있다. 넷째, 미국에서 일부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높아진 임금상승압력이 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임금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제한적인 모습이다. 다섯째, 우리나라와 미국의 CPI 주거비는 점차 오름세가 확대되고 있으며 향후에도 지속적인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위기대응 과정에서 늘어난 유동성도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주요 물가 동인을 점검해 본 결과, 우리나라에서도 물가상승압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공급병목현상의 국내 파급, 방역체계 개편에 따른 수요 증대 등으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