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국고채는 정부가 중장기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으로 발행규모가 크고 거래가 활발하다. 국고채 시장에서 형성되는 가격(금리)은 미래 현금흐름의 현재가치를 산정하는 시장금리의 벤치마크로 활용되며 경제 내 자원 배분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실물경제뿐만 아니라 금융안정을 위해서도 국고채 시장의 자원 배분과 가격조정 기능이 끊김 없이, 점진적으로 수행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역할에 비추어 국고채 시장이 금융시장 및 실물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가 더욱 요구된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주요국 국고채 시장에서 단기간 내 시장 유동성이 위축되거나 가격 변동성이 확대되는 market dysfunction 이벤트가 여러 차례 발생하면서 일중 국고채 시장상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 본 연구는 market dysfunction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국고채 시장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방안을 검토하였다. 이를 위해 고빈도 호가·체결 데이터를 이용하여 유동성, 변동성, 시장전위 등 시장 모니터링 지수를 시산하고, 유동성과 변동성을 기준으로 market dysfunction 이벤트(2016년 6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2016년 11월 미국 대선, 2020년 3월 코로나19 팬데믹, 2022년 12월 일본은행의 수익률곡선 조정, 2023년 3월 SVB 사태 등)를 식별하였다. 각 이벤트 당시 시장상황을 살펴본 결과, 시장 유동성 악화는 가격 변동성 확대와 함께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 국고채 시장과 관련된 예상치 못한 뉴스가 보도되면 시장 유동성이 즉시 악화되었고, 특정 뉴스에 대해서는 변동성이 확대되기 전에 유동성이 먼저 악화되었다. 그리고 시장 유동성이 크게 악화되면 수일 혹은 수주일에 걸쳐 더디게 회복되는 모습이 자주 관찰되었고, 이 경우 대체로 평상시 보다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3. 이벤트 스터디 내용을 체계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시장 유동성, 가격 변동성, 시장전위 등 모니터링 지수에 대한 계량분석을 수행한 결과, 유동성 악순환(liquidity spiral, 유동성 악화와 변동성 확대의 포지티브 피드백)을 시사하는 계수가 유의하게 추정되었다. 또한, 시장전위 확대가 유동성 악화와 변동성 확대로 이어지는 경로도 유의하게 나타났다.
4. 최근 국제금융시장이 복잡다기해지고 이에 따라 market dysfunction 현상도 빈번해지면서 일중 시장상황에 대한 모니터링과 분석이 긴요해지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주요국들은 고빈도 데이터를 이용해 채권·외환 시장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외국인 거래 증가, 알고리즘 거래기술 발전 등 국고채 시장 환경이 변화하면서, 일중 시장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우리나라 일중 시장상황에 대한 연구의 첫 단계라고 할 수 있지만, 향후 금융·외환시장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