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재 민 : 엄마, 엄마 가지마. 엄마. 에휴. 꿈이었구나. 엄마. 엄마. 보고 싶다!
아 빠 : 재민아. 재민아. 뭐하니? 학교 늦겠다!
재 민 : 헉. 늦었다! 늦었어.
나레이션 : 보고 싶은 엄마를 꿈에서 본 재민 그 덕분에 학교에 지각하게 생겼네요.
재 민 : 이걸 어쩌나. 너무 급히 나오는 바람에 준비물을 안 챙겨왔잖아?
세 나 : 어이. 재민! 교실로 안 들어가고 뭐하냐?
재 민 : 어? 세나야! 잘 만났다! 오늘 미술 수업에 필요한 먹물을 안 가져왔어! 급하게 문구점에서 사야할 것 같은데, 너 혹시 1000원만 빌려줄 수 있니?
세 나 : 당연하지! 1000원이면 되냐?
재 민 : 응.
나레이션 : 급한 일을 세나 덕분에 해결한 재민! 덕분에 그날 미술 수업을 무사히 받을 수 있었답니다. 그런데….
세 나 : 이상하다, 요즘, 왜 이렇게 배가 고프지. 내가 많이 허해졌나?
송 이 : 너 금방 급식 먹었잖아! 그렇게 배고프면 이따 우유라도 사먹어.
세 나 : 지금 땡전 한 푼도 없단 말이야.
송 이 : 얼마 전에 용돈 받았다며?
세 나 : 엊그제 재민이한테 1000원 빌려줬는데, 갚질 않네. 그새 잊어버렸나?
송 이 : 에이 설마. 그런 걸 잊어버릴라구. 곧 갚을 거야.
강 호 : 싫어! 나도 없단 말야.
재 민 : 100원만이라도 안되겠니? 지금 뱃가죽이 등짝에 달라붙으려고 한다. 100원만 빌려줘! 내일 갚을게.
강 호 : 너, 땡전 한푼 없으면서 옆 반에서 100원 빌리고, 앞 반에서 100원 빌리고, 찬호랑 수빈이한테 까지 100원씩 빌려서 라면 사먹으려는 거잖아!
재 민 : 오죽하면 그러겠냐. 갚을 거니까. 100원만 빌려줘!
강 호 : 쩝. 알았어.
나레이션 : 마지못해 100원을 빌려주는 강호! 하지만 그 결과, 좋지 못한 일이 벌어지고 맙니다.
세 나 : 재민이 왜 저래? 왜 저렇게 돈을 빌리고 다녀?
강 호 : 몰라, 요즘 아빠가 용돈을 안주신다나 뭐라나? 그러면서 애들한테 돈 빌려서 군것질 하네.
세 나 : 나한테도 엊그저께 준비물 사야 한다고 1000원 빌려갔는데.
강 호 : 저 녀석 아기 같은 구석이 있어서 그래! 사실, 난 100원 받아도 그만, 안 받아도 그만인데.
송 이 : 안 돼!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간다잖아. 꼭 받아내!
재 민 : 끄억. 아. 잘 먹었다! 역시 인간세계에 오길 잘했단 말이야. 이렇게 맛있는 라면도 먹고. 참. 그나저나 내가 누구한테 돈을 빌렸지? 하도 돈을 많이 빌려서 도통 생각이 나질 않네. 얼른 갚아야 할 텐데.
세 나 : 재민아. 재민아.
재 민 : 어, 나 여깄어 왜?
세 나 : 여기 있었구나. 선생님께서 널 찾으신대! 점심시간 끝나기 전에 교무실에 들리라고 하셨어.
재 민 : 그래? 그러지 뭐! 참, 세나야 나 500원만 빌려줘. 음료수가 먹고 싶은데 돈이 없네?
세 나 : 야! 너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하는구나! 엊그저께 급하다고 해서 나한테 1000원 빌려가더니 이젠 음료수 사먹겠다고 또 돈을 빌려 달래? 으이구. 돈이나 갚고 그런 말을 하셔!
재 민 : 내가 언제 너한테 돈 빌렸다고 그래?
세 나 : 어머, 어머. 이젠 오리발까지? 너 기억 안나?
재 민 : 기억 안나!
세 나 : 야!
나레이션 : 정말 재민이 해도 해도 너무하는걸요? 어쩌나. 이러다 큰 싸움 되겠네, 누가 좀 말려줘요.
함 께 : 얘들아, 왜 이래?
나레이션 : 강호와 송이 덕분에 싸움이 일단락 됐지만 재민이는 반성을 해야겠네요! 절친한 친구와 말다툼을 했으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는 재민.
아 빠 : 너 이리 좀 와봐라. 오늘 학교에서 싸웠다면서?
재 민 : 어? 아빠 어떻게 아셨어요?
아 빠 : 그건 알거 없고, 네가 오늘 뭘 잘못했는지 아니?
재 민 : 네. 그치만 아빠, 그까짓 것 얼마나 된다고, 친구들이 왜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잘 모르겠어요.
아 빠 :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렴! 네 친구가 자꾸 돈을 빌려서 잊어버리고 갚지 않으면 넌 기분이 좋겠니?
재 민 : 하지만, 아빠! 금액이 적잖아요!
아 빠 : 금액이 적건 많건 간에 넌 친구들에게 신용을 잃었다! 그건 돈을 잃어버린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을 잃는 거야!
재 민 : 그래도….
아 빠 : 그래도! 그래도! 자꾸 토 달지 말고, 방에 들어가서 네가 뭘 잘못했는지 반성문 쓰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렴!
재 민 : 네. (도대체 내가 뭘 잘 못했지? 그까짓 것 몇 백원 갖고 말야.)
할아버지 : 아범아. 재민이는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도통 모르는 눈치구나.
재 희 : 아빠, 그러지 말고 그 방법을 써보세요!
아 빠 : 아, 그거?!
재 민 : 어? 이게 무슨 소리지? 어. 어. 애들이….
강 호 : 그래, 빛나리은행에선 근무할 만하니?
세 나 : 응. 그냥 그럭저럭.
송 이 : 다들 바쁘게 사는구나. 참, 그런데 재민이는 어떻게 지낸다니?
강 호 : 재민이? 몰라. 나 걔 소식은 별로 알고 싶지 않은데! 지난번에 나한테 100만원만 빌려달라고 애걸복걸을 해서 빌려줬더니 감감무소식이야
송 이 : 정말? 걔, 학교 다닐 때도 그러고 다니더니. 어머나. 어쩜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게 딱 맞네.
세 나 : 그뿐인 줄 알아, 지난번에 보니까 우리 은행에서 3천만원을 빌려갔는데 몇 달째 이자도 안내고 있더라구.
송 이 : 재민이, 걔 정말 왜 그런다니?
세 나 : 어? 나 너무 늦었다. 자세한 얘기는 내일 모임 때 만나서 얘기하자! 강호+송이 : 그래. 안녕.
재 민 : 얘들아. 나 돈 안 빌려갔어. 내가 언제 100만원을 빌렸다고 그래.
재 민 : 여보세요. 아, 칠칠카드요? 결제대금이요. 저, 그게 그러니까….
전 화 : 고객님, 신용카드를 쓸 때는 펑펑 쓰고 다니셨으면서, 이렇게 갚지 않으시면 안 되죠. 벌써 몇 번째 전화 드리는 건데, 이러시면 저희도 곤란합니다.
재 민 : 꼭 갚겠습니다. 제발 며칠만 시간을….
동 료 : (으이구. 뭐 저런 게 다 있어? 잘하는 짓이다.)
재민 : 여보세요. 예, 전대요.
전화 : 고객님, 빛나리은행 대출부입니다. 고객님, 대출받으신 3천만원 있잖아요. 몇 달째 이자도 안내시고, 이번 달이 만기인데 원금도 안 갚으시고. 이러시면 저희들이 고객님 월급을 압류할 수밖에 없어요.
재 민 : 아니야. 아니야. 난 그렇지 않다고.
재 민 : 내 신세가 이게 뭐냐. 내가 왜 그때, 갚을 거는 생각도 안하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을까? 신용카드는 왜 그렇게 많이 쓰고 다녔고. 흑흑흑. 그 놈의 신용 때문에 직장도 잃고, 친구도 잃고. 이젠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노숙자 : 어이! 청년! 우째 젊은 나이에…. 이거나 들게.
재 민 : …….
노숙자 : 어허, 거참, 젊은이 그래도 먹어야 살지.
재 민 : 아저씨는 어쩌다가 노숙을 하게 되셨어요?
노숙자 : 나도 젊었을 때는 잘 나갔다고. 대기업에 취직해 멋진 스포츠카에, 멋진 양복에, 최고급 레스토랑에서 최고급 와인 한잔. 근데, 갓 취직한 신입사원이 돈이 어딨었겠나? 차는 은행 대출 받아서 사고, 옷 사고 밥 먹는 건 카드로 긁고 다니고.
재 민 : (나도 지금까지 그러고 살았는데….)
노숙자 : 그렇게 쓰고만 다니니, 돈을 갚을 사이도 없이 내가 연체자가 되어 있더라구. 그리고 살고 있던 집도 압류되고, 월급도 압류되고, 회사에서도 쫓겨나고. 지금 생각해 보면 갚을 것은 생각도 않고 빚만 잔뜩 내서 쓰다가 결국 요모양 요꼴이 됐다 이말이지. 그런데 자네는 어쩌다가 이렇게 됐나?
재 민 : 흐흑.
재 민 : 어. 이게 뭐야. 그럼 이게 나의 미래란 거야? 뭐가 이래? 아니야. 아니야.
재 민 : 아, 꿈이었구나.
아 빠 : 여행은 잘 다녀왔니?
재 민 : 아빠!
할아버지 : 그래 다녀온 소감이 어떻든?
재 민 : 할아버지, 아빠! 그럼, 두 분이 마법을?
할아버지 : 마법을 썼든 안 썼든 그 모습이 너의 진짜 미래란다.
재 민 : 할아버지, 무서워요! 제 자신이 너무 한심해요.
아 빠 : 그래, 신용을 잃으면 그렇게 비참하게 살아가야 하는 거야.
할아버지 : 신용의 기본은 바로 약속이야. 특히 돈과 관련된 약속은 아무리 하찮게 생각되더라도 꼭 지켜야 한다는 거, 잊지 말거라!!
나레이션 : 마법으로 미래여행을 다녀온 재민! 일일이 친구들을 찾아다니며 자신이 빌린 돈을 확인하고, 갚겠다고 약속도 하는데.
재 민 : 혹시 내가 너한테 돈 빌린 거 있니?
나레이션 : 그날, 저녁 재민은 자신의 느낀 바를 일기에 남깁니다. 살아가면서 아무리 사소한 거라도 약속은 꼭 지켜야 한다. 약속을 지키는 사람은 신용을 얻게 되고 신용은 인생의 미래를 좌우한다. 신용관리, 잘 하면 재산이 되지만 잘못하면 패가망신의 지름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