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8회] 통화정책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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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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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8회] 통화정책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2020.06.12, 경제연구원 송상윤 부연구위원)

(송상윤 부연구위원)
한은 금요강좌를 시작하겠습니다. 저는 오늘 금요강좌의 강의를 맡은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송상윤 부연구원입니다. 오늘 주제는 통화정책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고, 넓게 보면 이 주제는 통화정책의 파급경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통화정책이라고 하면 조금 범위가 넓은데, 오늘 제가 말씀드릴 내용에서 통화정책이란 기준금리의 운용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한국은행에서 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면 금융시장이나 실물시장에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치고, 그 안에서도 특히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주제를 오늘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강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오늘 제가 강의할 내용은 한국은행의 공식 견해는 아니라는 점입니다. 한국은행의 공식 견해를 보고 싶으시다면 2017년에 '한국의 통화정책'이라는 책이 발간되었습니다. 그 책이 서점에서도 구매할 수 있고, 한국은행 홈페이지에서도 PDF로 다운받을 수 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오늘 제가 강의할 내용 중에는 그 책에 있는 내용이 대부분이기도 하지만, 그 책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도 조금 더 소개할 것이므로 그것을 한국은행의 공식 견해라고 생각하지 않아 주셨으면 합니다. 다음 장으로 넘어가겠습니다.

[Contents]
오늘 제가 강의할 내용을 간단하게 말씀드리자면, 일단 첫 번째는 통화정책 파급경로의 이해입니다. 이 통화정책의 파급경로라는 것은 아주 과거부터 현재까지 경제학자들의 좋은 연구 거리이고, 그렇기 때문에 학자들 사이에서도 굉장히 의견이 다른 측면도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에서 현재로 오면서 학문이 굉장히 발전된 측면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그 와중에 학파에 따라 견해가 다르기 때문에 학파로 나누어 견해를 살펴볼 것입니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최신 논문을 세 편 정도를 중심으로 통화정책의 파급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를 말씀드릴 예정입니다. 특히 이 논문 세 편은 통화정책과 소비의 관계를 다룬 것입니다.

[통화정책의 파급효과 관련 언론보도 사례]
첫 번째 파트인 통화정책 파급경로의 이해를 시작하겠습니다. 일단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이 통화정책 파급효과가 언론에서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지 보겠습니다. 사실 통화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중앙은행에서 근무하거나 이쪽 분야를 전공한 경제학자들 외에는 큰 관심이 없기 때문에 전문 문헌을 들여다보긴 쉽지가 않습니다. 대신 가끔 한국은행에서 하는 정책에 대해 언론에서 기사를 많이 쓰기도 하죠. 그 와중에 통화정책이 언급되기도 하죠. 그중에서 오늘 강좌와 관련이 있는 기사를 하나 가져왔습니다.
일단 제목을 보면 '이일형 금통위원 "고령화 대비 저축 통화정책 경로 약화"'라는 제목의 기사이고, 2017년 2월 1일 연합인포맥스에 실린 기사입니다. 이일형 금통위원은 얼마 전에 퇴임하신 금융통화위원이시고, 일단 제목을 보면 '고령화 대비 저축 통화정책 경로 약화'입니다. 일단 사람들이 고령화를 대비해서 저축을 하는 것은 너무 당연한 것인데, 이게 왜 통화정책 경로를 약화시키는 것일까요? 기사의 제목만 봐도 궁금증이 떠오릅니다. 그리고 기사를 읽어보면 '이일형 위원은 1일 한은 출입기자단 오찬간담회에서 "통화정책을 통해 소비를 진작시키려고 하지만~"'이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를 통해 통화정책이 소비를 진작시키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는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완화적 통화정책이라는 것이 왜 소비 진작에 도움이 될까?"라는 것이 오늘 수업에서 중점적으로 다룰 내용이 되겠습니다.
계속 읽어보면 "소비를 진작시키려고 하지만 사람들이 미래를 걱정하면서 저축을 늘린다면 통화정책을 완화해도 정상적일 때보다 효과가 덜 나타난다"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미래를 걱정하는 것도 통화정책에서 굉장히 중요한 이슈 중 하나입니다. 미래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기대가 통화정책의 파급에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이고, 그래서 이런 경로도 '통화정책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것인가?'에 굉장히 중요한 요인이므로 하나의 경로라는 것을 이 기사를 읽으며 파악할 수 있겠습니다.
계속 읽어보면 '이 위원은 한국은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지만 이를 대비하기 위해 저축하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짧은 것이 완화적 통화정책에도 소비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 가령, 향후 50년을 더 살 것으로 전망할 경우 저축이 누적되어 있다면 정상적으로 소비를 할 수 있지만 소비주체들이 그렇지 않다고 인식한다면 계속 저축을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제가 굵은 글씨로 표시한 '저축이 누적되어 있다'라는 부분입니다. 이것 역시 중요한 Key 중 하나인데,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금리가 높은 시대에서 살았던 사람들과 금리가 낮은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의 통화정책에 대한 반응이 과연 같을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왜냐하면 금리가 평균적으로 5%였던 시대를 사람들이 있다고 가정해보면, 이 사람들은 저축을 하면 상대적으로 많은 이자수입을 얻을 수 있는 것이죠. 그러나 최근처럼 저금리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저축을 해도 이자수입이 많지 않기 때문에 이자수입보다는 자신이 번 돈으로 저축을 더 하려는 경향이 있겠죠? 그렇게 되면 통화정책으로 소비를 진작시키려고 해도 그 효과가 제약될 수밖에 없는, 그런 측면이 있겠습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이 기사를 그냥 쭉 읽으며 기정사실로 받아들일 때 그렇게 어려운 기사는 아니지만, 통화정책이 파급되는 효과에 대해서 어느 정도 이해를 하고 보면 훨씬 더 이해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오늘 강의를 들으시고 이러한 평소에 볼 수 있는 기사들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기사는 강좌가 끝난 뒤에 요약을 하며 다시 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장으로 넘어가겠습니다.

[통화정책 파급경로: 개요]
일단 통화정책의 가장 큰 목표는 물가안정입니다. 물가안정이란 중앙은행의 존재 이유로 생각하셔도 될 것 같고, 그런데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내리는 것만으로도 물가가 자연스럽게 안정되냐? 그건 아닙니다. 통화정책이 물가안정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수많은 단계가 존재하는 것이죠. 그래서 이 단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통화정책을 수행해도 물가안정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므로, 이 파급경로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한국은행뿐만 아니라 중앙은행들의 큰 의무이자 경제학자들의 주요 관심사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이 그림은 한국은행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것인데, 하나씩 보겠습니다. 일단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변경합니다. 여기서 기준금리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은행들은 보통 사람들이 저금을 하고, 또 저금한 돈을 찾아가기도 하기 때문에 항상 자금의 과부족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상황에서 한국은행에 돈을 맡기기도 하고 은행들끼리 거래를 하며 그런 과부족 상태를 메꾸며, 특히 초단기로, 오늘 빌려서 내일 갚는 식으로 자금의 과부족을 메꿔 나가죠. 이 기준금리라는 것은 한국은행과 금융기관이 자금을 거래할 때 이용되는 초단기금리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걸 조정하면 두 가지 갈래로 나누어지는데, 먼저 아래에 있는 콜금리부터 보겠습니다.
콜금리라는 것은, 앞서 기준금리는 한국은행과 금융기관 간의 금리라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했습니다. 콜금리는 금융기관 간에 거래를 할 때, 금융기관끼리도 자금이 부족하면 거래를 하기도 하죠. 이때 거래되는 초단기금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Full-Name으로는 '무담보 익일물 기준 콜금리'입니다. 무담보라는 것은 담보가 없다는 것, 익일물은 오늘 빌려서 내일 갚는다는 것이죠. 이러한 자금에 적용되는 금리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래서 기준금리를 변경하면 콜금리가 변경되죠. 그리고 시장에는 엄청나게 많은 종류의 금리가 있습니다. 우리가 자주 접할 수 있는 금리로는 은행에 저금할 때 받는 이자, 대출받을 때 추가되는 이자, 즉 여수신금리입니다. 콜금리가 변경되면 이 여수신금리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이런 경로에 대해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경로가 언론 기사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렸더니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떨어졌다'라는, 우리가 흔히 웹에서 접할 수 있는 기사이죠. 아마 많이 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위를 보시면, 이렇게 기준금리를 변경하면 자산가격, 신용, 환율, 기대심리 등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오늘 제가 말씀드릴 내용은 기준금리의 변경이 이러한 자산가격, 신용, 환율, 기대심리 혹은 시장에 있는 금리를 통해서 총수요(소비/투자/수출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중에서도 소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참고> 명목금리 vs. 실질금리]
일단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에 참고사항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게 있습니다. 바로 명목금리와 실질금리라는 개념에 대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일단 통화정책의 파급효과를 다루고 있는데, 통화정책의 파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명목금리보다 실질금리입니다. 그런데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명목금리이기 때문에 '명목금리를 변경시켜서 실질금리를 변동시키겠다'라는 말이 그 안에 내포되어 있는 것이죠.
이 식을 먼저 보시면, 한국은행에서 i_t라고 표시된 명목금리를 변경합니다. 그렇다면 거기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을 빼서 실질금리가 정해지고, 아마 이 식은 경제학과 1~2학년만 되어도 많이 볼 수 있는 식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식만 보더라도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라는 명목금리를 변동시켜서 실질금리가 변동된다는 것은 옆에서 빼지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란 것이 굉장히 안정적이라는 가정이 깔려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두 번째 다이아몬드에 있는 것처럼 기대인플레이션이란 것은 적어도 단기에 불변이므로 한국은행에서 명목금리를 조정하면 실질금리가 변동되고, 실질금리가 변동되면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파급되는 파급경로가 존재하게 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통화정책이 실물경제로 파급되기 위한 기본 조건은 '물가가 적어도 단기에는 신축적이지 않다'라는 것이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생각해볼 수 있는 의문점은 "명목금리가 변했는데 실질금리가 그대로라면 파급효과가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라는 것이죠. 이에 대해 아주 단순한 예로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오른쪽 상단에 있는 빨간색 박스를 보면 되는데, 예를 들어 설명해보겠습니다.
명목금리가 A년에는 1%, B년에는 2%라고 가정을 했습니다. 이렇게 A에서 B년으로 금리가 변했는데 실질금리는 변하지 않았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저축을 100만 원 했을 때 A년에는 101만 원을, B년에는 102만 원을 얻을 수 있겠죠? 어쨌든 명목금리는 올랐기 때문에 우리가 받는 명목소득은 만 원이 늘었습니다. 그런데 A년과 B년의 실질금리에 변화가 없다는 것은 물가가 그만큼 올랐다는 이야기죠? 식에서처럼 기대인플레이션율을 빼주기 때문에 물가가 그만큼 올랐다는 것이죠. 물가가 그만큼 올랐다는 것은 A년에 101만 원으로 살 수 있는 재화와 B년에 102만 원으로 살 수 있는 재화가 완벽하게 동일하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늘어난 소득 만 원은 단지 물가가 오른 것에 쓸 수밖에 없고, A년에 소비했던 물품에서 추가적으로 물품을 구입할 수는 없는 것이죠. 그래서 실질에는 영향이 없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상황이 되겠습니다.

여기서 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위에 적어놓은 저 식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통화정책의 파급효과에서 실질금리가 중요하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그 이유는 명목금리의 경우 하한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아마 여러분들께서도 이런 말을 들어보지 못했을 겁니다. 은행에 가서 저축을 하려는데 "금리가 마이너스입니다"라는 것이죠. 금리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이자수익 없이 저축을 하면 그 대가로 은행에 돈을 더 내야 한다는 것이죠.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이런 일이 발생한 적이 없고, 명목금리가 0%라는 것은 거의 하한으로 정해져 있으므로 요즘처럼 명목금리가 매우 낮은 상황에서는 각 중앙은행들이 "실질금리를 어떻게 변동시키냐?"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죠. 그리고 명목금리를 변동시킬 수 없으니 기대인플레이션율을 변동시키는 것이죠.
기대인플레이션율을 어떻게 변동시키냐에 대해서는 아마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언론에서 많이 들어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비전통적 통화정책' '양적완화'와 같은 정책을 사용해서, 명목금리를 변동시킬 수 없으니 이런 정책을 통해 실질금리를 변동시키고 통화정책이 실물경제나 금융시장으로 파급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명목금리와 실질금리에 대해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기억하실 부분은 통화정책의 파급효과는 중앙은행이 단지 명목금리를 조정해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이것이 어떠한 경로를 통해 실질금리를 움직임으로써 통화정책의 파급효과가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통화정책 파급경로: 접근 방식]
다음으로 넘어가면, 통화정책의 파급경로에는 접근 방식이 있습니다. 조금 과거부터 말씀드리자면 Mishkin이라는 사람이 1996년에 논문을 썼습니다. 이 사람이 논문에서 말하고자 한 바는 "생각을 해보니 중앙은행에서 금리를 내리면 이러한 효과들이 있는 것 같다"라며 각각의 효과들을 나열한 논문을 쓴 것이죠. 거기에 나온 것이 금리경로, 자산가격경로, 환율경로, 기대경로, 신용경로 등입니다.
이후에 이 사람이 쓴 논문을 여러 경제학자가 발전시켰고, 그래서 2010년에 또다시 Mishkin이 'Handbook of Monetary Economics'라는 책의 '통화정책의 파급 경로'를 한 챕터로 빼서 서술했는데, 거기에는 과거보다 좀 더 자세하게 나와있고 두 가지의 경로가 나와있습니다. 여기에 영어로 적어놨는데, 오른쪽에 한글로 번역한 것을 보면 '신고전학파 경로'와 '비신고전학파 경로'의 두 가지죠. 그래서 이 두 학파의 통화정책 파급경로에 대한 설명이 다른 것이죠.

위에 있는 신고전학파의 경로부터 보면, 이 신고전학파 경로는 수요 측면의 요인을 매우 중시합니다. 이 말이 무슨 말일까요? 어떤 사람이 은행에 가서 돈을 빌리려고 합니다. 그래서 금리 등을 보고 의사결정을 내린 뒤 은행에 찾아가면 그 은행은 큰 문제 없이 돈을 빌려준다는 것입니다. 이건 그 사람의 수요가 있기 때문이란 것이죠. 그래서 공급 측면보다 수요 측면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investment나 consumption 같은 것들은 수요 측면의 요인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게 생각되는 것이죠.
제가 방금 말씀드린 수요 측면의 요인에는 상당히 큰 가정이 깔려있습니다. 바로 '금융시장은 완전하다'라는 가정입니다. 이 말이 무슨 말일까요? 예를 들어 기업이 은행에 가서 대출을 받으려고 했는데 은행이 대출을 안 해준다면, 그 기업은 주식이나 채권을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죠. 이 말은 100만 원을 빌리려고 하는데 은행에서 대출을 못 받아도 주식이나 채권발행을 통해 빌릴 수 있는 의미이고, 수요자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측면에서 세상을 바라보다 보니 이런 경로로 설명되지 않는 경제현상들이 너무 많이 있던 것이죠. 그래서 등장한 것이 비신고전학파가 되겠습니다. 이 비신고전학파 같은 경우는 위에서 제가 '금융시장은 완전하다'라는 가정을 한다 했는데, 여기서는 '금융시장은 불완전하다'라는 가정을 하는 것이죠. 앞에서 설명드린 맥락에서 말씀드리자면, '금융시장이 불완전하다'라는 것을 단순하게 말하자면 '어떤 개인이나 기업이 은행에 가서 돈을 빌리고 싶더라도 마음대로 빌릴 수 없다'라는 것이죠. 즉, 공급 측면이 어느 정도 고려되는 경로가 되겠습니다.
이러한 생각을 왜 하게 되었냐? 신고전학파의 경로를 따르자면 기업들이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금리가 되어야 합니다. 금리가 낮을 때는 자금조달비용이 낮으니 돈을 좀 더 많이 빌려야 하고, 금리가 높으면 덜 빌리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기업의 투자 결정이 꼭 그런 금리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현금흐름이란 것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죠. 이 현금흐름이란 단순하게 말해 '기업이 돈을 얼마나 벌어들이는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예를 들어 기업이 작년에 돈을 어느 정도 벌었다면 올해에는 그 벌어들인 돈으로 투자를 하는 것이죠. 그런데 예를 들어 금융시장에서 돈을 자유롭게 빌려준다고 생각하면 현금흐름과는 무관하게, 즉 돈을 좀 못 벌었어도 은행에 가서 돈을 빌리면 되는 것이므로 현금흐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런데 현실을 보니 그렇지 않다는, 은행들이 돈을 잘 안 빌려주다 보니 기업들은 자신들이 번 돈으로 투자를 하는 현상이 데이터 상에서 많이 관측되는 것이죠. 이런 것을 보니 "과연 금융시장이 완전하다고 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품게 되었고, 그런 과정을 통해 나온 것이 비신고전학파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다음 장으로 넘어가겠습니다.

[Neoclassical Channel Ⅰ: Investment-based Channel]
첫 번째로 볼 것은 일단 제가 앞에서 말씀드린 신고전학파의 경로부터 하나씩 짚어가겠습니다. 첫 번째는 투자경로를 먼저 보겠습니다. 그래서 Investment-based Channel이라고 되어있는데, 첫 번째 다이아몬드를 보겠습니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단기/장기시장금리가 하락하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자금조달비용이 다이렉트로 하락하게 됩니다. 이 말은 최근에도 주택담보대출금리가 굉장히 많이 떨어졌고, 기업도 기준금리가 떨어졌기 때문에 은행에서 과거보다 훨씬 싼 비용으로 돈을 빌릴 수 있게 된 것이죠. 이러한 요인 때문에 기업투자 혹은 가구의 내구재 소비, 내구재란 쉽게 말해 주택, 자동차 등이 되겠습니다. 즉, 싼 금리로 큰돈을 빌릴 수 있게 되므로 이러한 소비가 증가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 경로가 작동하기 위해 중요한 것은 단기금리시장금리보다는 장기시장금리입니다. 왜냐하면 기업들이 투자 결정을 하거나 우리가 집을 사기 위해 은행에 돈을 빌리러 가죠? 그래서 오늘 몇 억 원이 되는 큰돈을 빌렸는데 당장 내년에 갚으라고 할 수 없고, 그래서 만기를 매우 길게 줍니다. 만기가 길다는 것은 장기라는 것을 의미하고, 그래서 이런 맥락에서 기준금리가 하락해서 장기시장금리가 하락하는 경로가 똑바로 작동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게 됩니다.
그런데 몇몇 기사만 찾아봐도 알 수 있는데, 기준금리가 하락한다고 해서 장기시장금리가 항상 하락하는 것은 아닙니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 몇몇 예외적인 상황들도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장기시장금리라는 것은 아주 단순하게 말했을 때 단기시장금리의 합에다 어떠한 프리미엄, 예를 들어 유동성 프리미엄 같은 것들이 추가된 것이기 때문이죠. 예를 들어 10년짜리 금리라고 생각해보면 1년짜리 10개의 금리를 대충 평균 내고, 거기에 프리미엄이 가산된 것이죠. 예를 들어 미래에 금리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된다면 지금 현재의 기준금리 하락이 장기시장금리로 이어지지 않을 수도 있으므로, 이 경로가 항상 작동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금리가 기업의 투자에 영향을 미치는 것에 대해 'Tobin's q'라는 이론이 있습니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주식가격이 상승하죠? 기준금리가 하락하는데 왜 주식가격이 상승할까요? 여러 가지 경로가 있겠지만 단순하게 말해 금리가 떨어지면 사람들이 은행에 맡길 돈을, 은행에 맡겨도 이자가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그 돈을 다른 곳에 투자하려는 것이죠. 그렇다면 돈이 주택시장으로 갈 수도, 주식시장으로 갈 수도, 어쨌든 이런 경로로 주식시장에 돈이 흘러가므로 주식가격이 오르게 되는 것이죠. 주식가격이 오르면 q라는 것이 상승하게 되는데, q의 정의는 기업의 시장가치를 기업의 실물자본 대체비용으로 나눈 것입니다. 즉, 기업에 있는 자본들을 모두 판 것과 기업의 시장가치를 비교한 것이 q가 되겠는데, 이게 높다면 그 기업은 지금 주식을 발행하면 좀 더 싼 가격에 자본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주식가격이 오르면 기업의 시장가치라는 분자가 상승해서 q가 상승하고, 이를 통해 투자가 증가하는 경로가 있겠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부분에 나온 것처럼 과연 우리나라에서는 이 경로가 잘 작동할까요? 한 번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이 경로가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일단 기준금리 하락이 주식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는 경로가 잘 작동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같은 경우 주식시장에서 주식가격이 기준금리 외의 다른 요인들에 의해 영향을 너무 많이 받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도 굉장히 많기 때문에 대외환경의 영향도 많이 받고, 우리나라의 경제구조 자체가 내수보다는 수출 위주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의 경제에 우리나라의 경제가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또한, 기업의 자금조달 자체가 주식발행보다는 내부자금이나 채권 등을 통해 많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 경로는 우리나라에서 잘 작동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Neoclassical Channel Ⅱ: Consumption-based Channel]
다음은 소비입니다. 소비에서 첫 번째는 부의 효과입니다. 부의 효과란, 방금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자산가격이 상승하죠. a라는 경로처럼 시장금리가 하락하면 경제주체들은 저축보다 자산구입을 선호하고, 이와 더불어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이 가능한 것이죠. 금리가 5%일 때는 "이자가 너무 비싸서 집을 못 사겠다"라고 하던 사람들이 금리가 1%가 되면 이자가 얼마 안 되니 집을 사려고 시도라도 해보는 것이죠. 이런 과정을 통해 자산가격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이미 집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가계의 부가 상승하게 되겠죠. 예를 들어 가지고 있던 집이 원래는 1억이었는데 어느 날 이러한 경로를 통해 1억 2천으로 가격이 올랐습니다. 그렇다면 자신이 부자가 되었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죠. 이런 상황을 그림으로 표현했는데, 자신이 부자가 되었다고 느끼며 돈을 쓰기 시작합니다. 이를 통해 소비가 증가하는 경로가 되겠습니다.
이걸 조금 더 formal하게 이야기하자면, 경제학에는 생애주기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건 매우 단순한데, 검은색 삼각형을 보겠습니다. x축은 시간이 되고 y축은 가지고 있는 자산입니다. 10세부터 자산이 축적되기 시작해서 죽을 때는 자신이 0이 되죠. 이러한 과정에서 소비는 파란색 선으로 표시되어 있는데, 가지고 있는 자산을 이용해서 평생 거의 유사한 수준의 소비를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죠. 젊을 때 저축을 하고, 은퇴하면 저축했던 돈을 소비하는 것입니다. 기준금리가 하락해서 가계의 부가 상승하게 된다면 검은색 삼각형, 즉 부가 증가하기 때문에 위로 상승하게 되겠죠? 그렇다면 파란색 선인 소비도 같이 증가하게 되고, 이러한 생애주기모형으로도 설명이 가능하겠습니다.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Neoclassical Channel Ⅱ: Consumption-based Channel(con'd)]
두 번째는 기간 간 대체효과라는 것입니다. 이건 사실 경제학에서 현재의 소비와 미래의 소비를 이야기할 때 거의 모든 모형이 이걸 사용해서 설명합니다. 기간 간 대체효과란 현재의 소비에는 기회비용이 존재한다는 것이죠. 만약 지금 하고 있는 소비를 하지 않고 투자를 하거나 은행에 맡기면 이자소득이 발생한다는 것이죠. 그 이자소득이 바로 기회비용이 될 텐데,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현재소비에 대한 기회비용이 하락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금리가 5%일 때는 100만 원을 소비했을 때 기회비용이 5만 원이었는데, 1%가 되면 만 원이 되므로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현재소비에 대한 기회비용이 하락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따라 "저축을 해도 이자가 얼마 안 되니 그냥 쓰자"라는 생각으로 소비가 증가하게 될 것이고, 이는 꽤나 합리적인 생각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들어봤던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 DSGE 같은 경제학 모형의 경우 대부분 소비가 이 경로에 의해 설명됩니다.
좀 더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이 부분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는 분들은 Skip하셔도 되겠습니다. 조금 Technical한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경제학에서는 보통 소비를 이용해서 Utility를 계산하고, 그래서 어떤 사람이 2기간만 산다고 가정했을 때 그 사람의 효용은 현재의 소비와 미래의 소비의 합으로 구성될 것입니다. 대신 미래의 소비는 현재의 소비와 같진 않죠. 어쨌든 미래의 소비이기 때문에 할인율이 붙고, 앞에 붙은 β가 할인율이 되겠습니다. 그런데 소비를 무한정 할 수 있을까요? 당연히 그건 아닙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평생의 부, 여기서는 W가 되겠습니다. 평생의 부가 고정되어 있는 상태에서, 그 안에서 소비를 할 수 있는 것이죠. 결국 2기간을 사는 사람은 U라고 하는 Utility를 극대화시키되, 그 예산제약은 아래에 있는 식의 형태로 계산될 것입니다. 그래서 이걸 풀어보면 아래에 있는 오일러 방정식이 나오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기준금리가 떨어졌다고 가정했는데, 여기에서 R이 기준금리라고 가정하면, 오른쪽의 항이 떨어졌기 때문에 왼쪽 항은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 되겠죠? 왼쪽 항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소비함수, concavity의 특성 때문에 오늘의 소비는 올라가야 하는 것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R이 떨어지면 현재소비는 올라가고 미래소비는 떨어지는 경로가 작동하게 되는 것이죠.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NeoClassical Channel Ⅲ: International-trade based Channel]
환율경로입니다. 환율 같은 경우는 소비와는 크게 관련이 없습니다만 간략하게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그렇게 되면 원화표시 금융자산 수익률도 하락하겠죠? 이 경로는 왜 작동할까요? 다른 나라의 금리가 고정되어 있다는 가정 하에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당연히 우리나라 원화로 바꿔서 투자하면 금리가 낮기 때문에 투자율이 낮겠죠? 그렇기 때문에 원화 표시 금융자산의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원화 수요가 감소하게 되는 것이죠.
아래에서 제가 설명한 ⓐ를 읽어보시면, 다른 나라의 금리가 일정하다는 가정 하에 우리나라의 시장금리가 하락할 경우 상대적으로 우리나라 금융상품의 가격이 하락하게 되고, 자금이 우리나라에서 해외로 유출되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원화 수요는 감소하고 달러 수요는 증가해서 환율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경로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원화가치가 하락해서 환율이 상승하게 되면 수출품 가격이 하락하게 되고 수입품 가격은 상승하게 됩니다. 이 말은 무슨 말일까요? 환율이 1달러에 1,000원일 때와 1,200원일 때를 생각해보면, 우리가 1달러짜리 상품을 수입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우리는 그 상품을 예전에는 1,000원에 살 수 있었는데 환율이 1,200원으로 오름에 따라 1,200원을 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수출품 가격이 하락한다는 것은 우리가 제품을 팔 때 전세계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경상수지가 개선되고 물가가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 경로에서 중요한 것은 국가의 경제구조 및 상황에 따라 경로가 굉장히 다르게 작동할 수 있습니다. 환율이 바뀐다는 것은 자금이 국경을 통해 이동하면서 발생하는 현상인데, 제가 위에서 말씀드린 경로 외에도 자금이 이동하는 다양한 경로가 존재하는 것이죠. 아래 설명을 읽어보면, 자금유출입의 상당 부분이 주식시장에서 이루어지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기준금리의 하락은 주식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이는 오히려 원화의 수요를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는 것이죠. 그렇게 되면 제가 위에서 말씀드린 수출품과 수입품 가격을 통하는 경로와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므로, 이 환율경로 같은 경우는 국가의 자본유출입이 어디에서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가에 따라 좌지우지된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Credit View Ⅰ: Bank-based Channel]
제가 지금까지 말씀드린 것은 신고전학파의 경로가 되겠습니다. 지금부터는 비신고전학파의 경로로 넘어가겠습니다. 다시 한번 정리를 해드리면, 이 신고전학파 같은 경우는 수요를 굉장히 중시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비신고전학파로 넘어오면서 학자들이 한 생각은 "이 세상에서는 공급 측면도 굉장히 중요하다"라는 것이죠. 그래서 제가 지금부터 말씀드릴 내용에는 '공급'이라는 말이 굉장히 많이 나옵니다.

'Bank Lending Channel'이란 것을 먼저 보겠습니다. 기준금리가 하락해서 시중자금 가용량이 증가하면 은행의 대출여력이 상승하게 되는 것이죠. 대출여력이 상승하게 되면 과거에는 은행들이 돈을 빌려주지 않았던 개인 혹은 기업에 대출을 더 해주려고 하죠. 이것은 수요 측면이 아니라 대출의 공급 측면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 되겠죠. 이로 인해 투자 및 소비가 증가하게 되는 것이죠.
그리고 이 설명 안에는 굉장히 큰 가정이 깔려있습니다. 제가 옆에 괄호로도 내용을 적어놨는데, '은행과 다른 금융상품은 완전대체재가 아니다'라는 가정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은행에 가지 않아도 다른 곳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경우 은행에서 대출의 공급을 증가시키는 것이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는 대체재가 아니기 때문에 은행의 대출공급이 굉장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경로의 경우 자금조달을 은행에 많이 의존할수록 그 효과가 커지겠죠? 예를 들어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경우를 생각해보겠습니다. 대기업의 경우는 거의 상장되어 있기 때문에 주식을 발행해서도 자금을 조달할 수 있습니다. 또한, 어느 정도 기업의 신용이 좋기 때문에 채권, 회사채를 발행할 수도 있죠. 그런데 중소기업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그렇다면 이 중소기업들은 대부분의 자금조달을 은행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이 경로는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훨씬 더 크게 작동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학자들이 Mortgage 대출, 주택담보대출을 연구했는데, 이 사람들이 본 결과 Mortgage 대출 자체가 어떤 나라에서는 대부분 은행에서 하고, 또 어떤 나라는 정부에서 보증을 많이 서기도, 혹은 은행을 이용하지 않는 나라도 있는 등 각각의 나라별로 특성이 다 다른 것이죠. 그래서 나라별로 비교를 해보니 이 경로 같은 경우 주택담보대출의 대부분이 은행에서 이루어지는 나라에서 매우 잘 작동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굉장히 당연하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을 하고 연구한 학자들 때문에 당연하게 느낄 수 있게 되었다고 할 수 있죠.

다음으로 두 번째 경로는 'Bank Capital Channel'입니다. 이 경로는 위의 경로와 비교하면서 보면, 위에서는 기준금리가 하락하면서 시중자금의 가용량이 증가하는 경우를 예로 들었습니다. 반면 여기에서는 '자산가격 상승에 따른 은행 자산가치 상승 및 대출의 질 상승'이라고 되어있습니다. 이 말은 은행이 예금을 받아서 그걸 대출해 주기도 하지만, 본인들이 다른 곳에 투자하기도 하죠. 이처럼 투자한 그 자산의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고, 대출의 질이 상승한다는 것은 돈을 빌려 간 개인 혹은 기업은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갚아야 할 이자의 상환액이 줄었기 때문에 연체율 같은 것이 낮아져서 전반적으로 은행의 건전성이 좋아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런 현상을 '대출의 질 상승'이라고 한 것입니다. 이런 경로를 통해 은행의 대차대조표에서 은행이 가지고 있는 자산의 가격이 상승하고, 연체도 그렇게 많이 발생하지 않게 되어 대손충당금을 쌓을 일도 없다면 은행의 대출여력이 상승하게 되겠죠? 여기서부터는 Bank Lending Channel과 같은 경로를 통해 투자 및 소비가 증가하게 되는 것이 Bank Capital Channel이 되겠습니다.

이처럼 위에는 Bank Lending Channel, 아래는 Bank Capital Channel인데, Bank Lending Channel의 경우는 은행이 가지고 있는 자산에 대한 이야기가 없기 때문에 은행대출 경로라고 이해하시면 되고, Bank Capital Channel은 은행이 가지고 있는 자산에 의해 발생하는 대출공급 증가이므로 Capital Channel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제일 마지막 줄에 있는 'Bank-based Channel에서는 자금의 수요 요인보다 공급 요인을 더 중시한다'라는 말을 앞에서도 드렸습니다. 첨가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이 분야를 연구하는 경제학자들이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은 '기준금리의 하락은 투자 및 소비의 증가로 이어지는데, 과연 자금에 대한 수요와 공급 중에서 무엇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가?'를 이론적, 실증적으로 검증하는 것이 경제의 큰 주제가 되겠습니다.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Credit View Ⅱ: Balance Sheet Channel]
두 번째 비신고전학파의 경로인데, 이것을 'Balance Sheet Channel', 우리나라 말로는 '대차대조표 경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기업과 가계로 나누어서 볼 것인데, 기업의 경우는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자산가격이 상승하게 되죠? 이 "기준금리가 상승해서 자산가격이 상승한다"라는 말은 제가 앞에서 많이 드렸기 때문에 이해가 가실 텐데, 기업은 기업이 가지고 있는 고유 자산이 있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빌딩이나 토지가 있으면 기업의 자산이 될 텐데,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이러한 자산가격이 상승하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담보가치'라는 것 때문에 Credit View에 이 경로가 들어오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자산가격이 상승하면,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10억짜리 빌딩을 가지고 있었는데 자산가격이 상승하여 12억이 되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은행에 가면 자산가치, 즉 담보가치가 상승했기 때문에 돈을 더 많이 빌릴 수 있는 것이죠. 그럼으로 인해 대출이 증가하게 되고 투자가 증가하게 되는 것이 이 경로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개념으로, '금융가속기'라는 말을 아마 경제학과 학생들은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이 '금융가속기 경로'라는 것이 제가 위에서 말씀드린 경로로 인해 투자가 증가하게 되면, 투자가 증가한다는 것은 기업들이 자산을 사들인다는 이야기가 되죠? 그에 따라 자산의 가격이 상승하면 또 담보가치가 상승하게 되고, 그에 따라 투자가 추가적으로 증가하는 식으로 사이클이 돌게 되는 것이죠. 금융가속기라는 말이 붙게 된 것은 금융이 실물에 들어가면서 이러한 사이클을 통해 긍정적인 영향을 계속 증폭시킨다는 의미에서 붙게 된 것입니다.

다음으로 두 번째 다이아몬드를 보시면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이자상환액이 감소하게 됩니다. 이건 너무 당연한 경로이고, 어떤 기업이나 개인이 대출을 가지고 있을 경우 기준금리가 하락하게 되면 시장금리가 떨어져서 이자상환액이 감소하죠. 그렇다면 현금흐름이 증가하게 되겠죠? 기업의 경우 이자비용이 줄어들 것이므로 영업이익이 늘어나게 되고, 개인의 경우는 가처분소득이 늘어나게 될 것입니다. 이에 따라 투자가 증가하게 되고, 이를 다른 말로는 'Cash Flow Channel'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다음으로는 가계로 넘어가겠습니다. 가계도 기업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첫 번째 다이아몬드부터 보겠습니다. 기준금리가 하락하고 주택 등의 자산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담보가치가 상승하게 되는 것이죠. 이 말은 앞서 예를 든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5억이던 주택가격이 7억이 되었을 때 은행에서는 그 상승분만큼 돈을 더 빌려주는 것이죠. 이런 것으로 인해 대출이 증가하게 되고, 소비가 증가하게 되는 경로를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두 번째도 똑같은 것이고, 앞에서 말씀드리기도 했습니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이자상환액이 감소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건 대출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 한해 작동하는 경로인데, 반대로 대출이 없이 저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경우는 이자소득이 감소하게 되겠죠? 이후 이자상환액이 감소하여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증가하게 되고, 이를 통해 소비가 증가하는 경로가 되겠습니다. 이것도 동일하게 Cash Flow Channel, 즉 현금흐름 경로라고 많이 이야기합니다.
이 경로는 최근으로 오면서 굉장히 학계의 주목을 많이 받았습니다. 과거에는 은행대출에서 가계가 대출하는 portion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특히 우리나라도 아시다시피 가계부채가 굉장히 급증했습니다. 그로 인해서 기준금리가 하락해서 이자상환액이 감소하고, 그로 인해 사람들이 소비를 늘리는 경로가 통화정책이 소비에 미치는 다양한 경로 중 굉장히 중요한 경로 중의 하나로 떠오르기 시작했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제가 마지막에 적어놓은 것처럼 "가계의 특성별로 통화정책이 다르다"라는 말과 어느 정도 연관되는 말이 될 텐데, 우리나라 전체 가계를 두고 생각해보면 주택담보대출을 가지고 있는 가구도, 없는 가구도 있을 것입니다. 또한 주택을 가지고 있지만 부채가 없는 가구 역시 굉장히 많겠죠? 이러한 가구에 따라 통화정책에 대한 반응이 다른 것이죠. 그래서 이러한 주제들이 지금 굉장히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2장에서 논물을 가지고 좀 더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pectations Channel]
다음으로 신고전학파 경로와 비신고전학파 경로 중 어느 쪽에도 포함되지 않지만 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경로를 정리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기대경로입니다. 기대경로란 '경제주체들의 미래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 경기전망 및 인플레이션 기대를 변화시킴으로써 소비, 투자, 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경로'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중앙은행이 향후 금리 수준을 낮게 유지할 것으로 시장에 신호를 보내면 장기금리가 하락하고, 금리가 하락한 것이 앞서 말씀드린 경로들을 통해 실물경제에 통화정책의 파급효과가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죠. 그런데 이건 앞에서 제가 실질금리와 명목금리에 대해 말씀드리면서 설명을 드렸는데, 이러한 중앙은행이 시장에 보내는 신호가 장기금리의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대인플레이션이 굉장히 안정적이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아까 앞에서 봤던 식을 상기해보시면 아실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전제가 깔려있는 것이죠.
이에 대한 예를 들어드리고자 제가 최근에 한국은행에서 보도된 통화정책방향을 가지고 왔습니다. 제가 중간에 굵게 표시한 것부터 읽어보면 '코로나19 확산의 영향으로 국내경제의 성장세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도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처럼 "미래에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것을 중앙은행에서 왜 이야기하는지 생각해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이야기하는 이유는 이러한 기대채널이 존재하기 때문인 것이죠. 이러한 기대채널을 통해서 통화정책이 잘 파급될 수 있도록 한국은행에서는 통화정책방향을 할 때 이런 말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Risk-taking Channel]
다음으로 마지막, 위험선호 경로가 되겠습니다. 통화정책을 하면 금융기관들이 금리의 오르고 내림에 따라 위험선호도를 변화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경로를, 두 번째 다이아몬드부터 보시면 두 가지 경로 때문에 그런 것인데,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자산가격 및 담보가치가 상승한다고 앞에서 설명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이자상환 부담 완화 역시 현금흐름 경로에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렇게 되면 자금수요자들의 부도위험이 하락하겠죠? 앞에서 대출의 질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당연히 갚아야 할 돈이 과거 대비 작아지니 부도위험이 하락하는 것이고, 금융기관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연체율 지표 등이 떨어지므로 위험에 대한 인식이 완화되는 경향이 있는 것이죠.

두 번째 경로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금융기관이 목표수익률 달성을 위한 고위험·고수익 투자를 선호한다고 되어있습니다. 금융상품들을 보면 "OO%의 목표수익률을 보장해드립니다"라고 광고하는 금융상품이 있고, 또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한 책을 보면 보험시장에 대한 예를 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험회사에서 고객들에게 일정 수준의 수익을 보장해 준다고 약속했는데 기준금리가 떨어지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사실상 그러한 목표수익률도 떨어뜨려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죠. 그래서 여기 보시는 것처럼 금융기관의 행태, 심리적 요인, 화폐환상, 화폐환상이란 명목과 실질로 설명드릴 수 있습니다. 명목이 변했는데 실질은 변하지 않은 상황에서 명목만 변한 것을 가지고 사람들이 "자신의 부가 바뀌었다" "가지고 있는 현금가치가 달라졌다"라고 인식하는 현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화폐환상과 같은 것 때문에 명목 목표수익률은 변하지 않게 되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그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 금융기관들이 좀 더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게 되는, 그런 경로가 생기기 때문에 위험경로가 작동하는 것으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심화학습을 위한 참고문헌]
1장에서는 이러한 통화정책의 파급경로에 대해 간략하게 말씀드렸는데, 여기서 보다 심화학습을 하고 싶으신 분들이나 한국의 상황에 대해 좀 더 잘 알고 싶은 분들은 앞에서 말씀드린 '한국의 통화정책'이라는 책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외국 경제학자들은 이를 어떻게 정희하고 있는지 흐름을 파악해보고 싶으시다면 오른쪽에 있는 'Handbook of Monetary Economics'라는 책을 보시면 되겠습니다.

[Ⅱ. 통화정책파급경로에 대한 최신 연구결과: 통화정책과 소비의 관계를 중심으로]
그렇다면 2장으로 넘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2장에서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통화정책과 소비의 관계를 다룬 최신 논문 세 편을 말씀드리겠습니다.

[개요]
통화정책과 가계소비를 다룬 최신 논문들을 보면 크게 두 가지 특징이 있는 것 같습니다. 첫 번째는 논문들이 대부분 가계의 이질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거시 데이터, aggregate된 데이터를 통해서 크게 보는 것을 좋아했다면, 최근에는 통화정책을 수행했을 때 모든 기업이 똑같은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는 기본 전제를 깔고, 어떤 그룹이 영향을 많이 받을 것이냐에 관심이 많다는 것이죠. 이걸 소비의 측면에서 보면 "통화정책은 모든 가계에 동일한 영향을 미칠까?"는 당연히 "아니다"라는 것이 되고, 그 이유를 보면 "주택을 가지고 있는가?" "부채가 있는가?" "소득수준이 어느 정도인가?" "유동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가, 비유동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가?" 등 때문이죠. 이건 제가 뒤에서 계속 설명을 드릴 텐데, 단순히 생각했을 때 유동자산은 현금성자산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지금 당장 쓸 수 있는 돈을 많이 가지고 있는가의 여부인 것이죠. 비유동자산으로는 주택을 생각하면 되겠죠. 주택의 경우 돈이 필요하다고 해서 지금 당장 팔아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중간에 거래비용도 존재하죠. 부동산에 가서 맡겨야 하고, 맡긴다고 해서 바로 팔릴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비유동자산에 포함된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런 것들에 따라 통화정책이 가계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것이다"라는 논문 세 편이 있고, 이 중 파란색으로 표시한 위의 두 논문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를 더 말씀드리면, "가계의 이질성이란 것이 왜 중요한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건 가계의 구성에 따라 통화정책의 영향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일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나라의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채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전국민의 80%가 부채를 가지고 있는 나라가 있는데, 반대로 또 다른 어떤 나라의 경우는 전국민의 80%가 부채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리고 부채의 보유 여부에 따라 통화정책의 영향이 다르다면, 이 두 국가는 통화정책에 의해 받는 영향이 굉장히 다르겠죠? 이런 것을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가계의 구성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두 번째는 '시계에 따른 영향 변화에 주목'이라고 썼는데, 이 주제는 '통화정책이 가계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과연 시계에 상관없이 동일한가?'에 대해 다룬 것입니다. 당연히 그렇지 않을 것이고, 다르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논문이 되겠습니다. 이에 대해 파란색으로 되어있는 논문을 뒤에서 설명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장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논문Ⅰ: Song(2019)]
제가 첫 번째로 말씀드릴 논문은 작년에 한국은행에서 BOK 경제연구 Working Paper로 발간된 것이고, 이 페이퍼는 제가 쓴 것입니다. 제가 앞에서 말씀드린 것 중 "가계의 현금흐름 경로가 과연 우리나라에서 작동하고 있는가?"에 대한 것이고, 제목을 보시면 'Cash-Flow Channel'이란 것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 Cash-Flow Channel을 주택담보대출로 가지고 있는 Mortgage Borrowers를 이용해서 연구한 논문이 되겠습니다.
이 논문의 문제의식은 간단하죠. 제가 앞에서 말씀드린 현금흐름 경로가 정책금리가 변화하면 주택담보대출의 이자상환액이 변화하고, 특히 최근에 굉장히 이자율이 많이 떨어져서 이미 주택담보대출을 변동금리로 가지고 있는 분들의 이자상환액이 많이 줄었죠. 그럼으로 인해 가처분소득이 늘어났는데 "과연 늘어난 가처분소득이 소비로 이어졌는가?"가 문제의식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만약 이런 경로가 작동했다면 "가계특성에 따른 그 영향의 정도가 상이할까?"라는 것이 이 페이퍼의 가장 큰 핵심 질문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데이터로 왜 이런 연구를 했을까요? 물론 꼭 환경이 좋지 않더라도 우리나라에서 이러한 경로가 작동하고 있는지 보는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겠으나, 국제적으로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경우 다들 아시다시피 굉장히 가계부채가 많은 나라입니다. 왼쪽 그림에 빨간색으로 표시를 했는데, 이 그래프는 GDP 대비 가계부채량이 얼마나 되는지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래프를 보면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같은 북유럽 국가들을 제외하면 우리나라가 굉장히 높고, OECD 전체 평균보다도 훨씬 웃도는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 말은 우리나라에서는 제가 연구한 이 경로가 굉장히 중요한 경로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 되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앞에서 기준금리를 변화시키면 시장금리, 그중에서도 은행의 여수신금리가 변한다고 했습니다. 오른쪽 그래프는 그걸 보여주는 그래프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아래에 있는 회색, 계단형으로 표시한 것은 2012년 1분기부터 기준금리의 변화를 표시한 것이고, 위에 있는 검은색 선은 COFIX라는 금리를 표시한 것입니다. COFIX 금리는 은행들의 자금조달 관련 정보를 기초로 산출되는 자금조달비용지수입니다. 이건 무슨 말인가 하면,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내주기 위해 예금을 받죠? 예금을 받을 때 예금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자를 줘야 하므로 그것이 자금조달 비용이 되겠습니다. 이것뿐만 아니라 은행들이 금융채권을 발행하는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죠. 이렇게 "은행이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주기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가?"라는 것이고, COFIX라는 것은 여기에서 일정 부분 가산한 금리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되므로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리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 둘의 추이를 보니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니 COFIX가 쭉 떨어지는, 그래서 앞에서 말씀드린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여수신금리로 파급되는 경로가 굉장히 잘 작동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논문Ⅰ: Song(2019)]
이 페이퍼 같은 경우는 한국은행 가게부채 DB를 이용했습니다. 한국은행 가계부채 DB에 존재하는 주택담보대출 차입자 약 10만 명의 자료를 이용했고, 한국은행 가계부채 DB는 단순히 말하자면 우리나라 전국민이 어느 정도의 부채를 가지고 있는지, 개인별로 A라는 사람은 주택담보대출이 얼마이고 B라는 사람은 얼마인지와 같은 큰 Data set이 존재하고, 그중에서 경제활동인구의 숫자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모두 사용할 수는 없고 일정 부분 Sampling을 해서 한국은행에 인별, 개인별로 쌓이고 있는 DB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 페이퍼에서 한 일은 일단 이러한 현금흐름 경로가 존재하는지 보는 것인데, 여기서는 이 사람이 변동금리인지 고정금리인지 식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죠? 왜냐하면 고정금리로 대출을 했다는 것은 아무리 중앙은행에서 금리를 내린다고 한들 그 사람들이 가지고 가는 대출금리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되기 때문에 어떠한 개인이 고정/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을 가지고 있는지 식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한국은행 가계부채 DB에는 이자상환액 정보와 대출잔액 정보가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하여 식별했습니다.

두 번째 2번에서는 조금 생소한 단어가 나옵니다. 'Interest-induced MPC'라고 되어있는데, 일다 MPC는 한계소비성향을 의미합니다. 한계소비성향이란 것은 우리가 교과서에서 배운 것처럼 소득이 1원 상승했을 때 소비가 얼마나 상승하는지 나타내는 것입니다. 앞에 Interest-induced라는 것이 붙은 것은, 이게 그냥 소득이 아니라 이자상환액이 줄어서 생긴 가처분소득이기 때문에 이자상환액에 의해 발생한 MPC라는 뜻에서 'Interst-induced MPC'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한계소비성향이 가계마다 다를 것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일단 제가 생각했던 것은 '유동성 제약이 있는 가구와 없는 가구' '신용접근성이 좋은 가구와 나쁜 가구' '부채가 많은 가구와 적은 가구'로 나누어서 이런 한계소비성향을 추정해봤습니다.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논문Ⅰ: Song(2019)]
이 유동성이란 것을 어떻게 측정했는지 궁금해하실 것 같아서 준비해봤는데, 가장 흔하게 쓰이는 것은 연소득입니다. 당연히 소득이 많은 사람의 유동성이 많을 것이므로 흔하게 쓰이는 것이고, 제가 두 번째로 사용한 것은 소득 대비 지출액이 얼마나 되는지 그 비율을 봤습니다. 옆에 적힌 것처럼 우선 대출로 가지고 있는 원리금 상환액에 신용카드 이용액을 더하고 이를 소득으로 나눈 것입니다. 제가 연구를 시작할 때 가정한 것은 이것이 높은 사람은 유동성이 매우 없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대출을 갚고 소비를 하면 남는 금액이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유동성을 측정할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두 가지 증거를 제시했는데, 이 표에 보시면 'Insolvency and Cash Service by EIR Ratio'라는 것이 있습니다. 제가 한 일은 일단 개인별로 위에서 말한 비율을 모두 구했고, 그것을 상-중-하로 나누었습니다. 여기서 High라는 부분이 비율이 높은 것이므로 유동성이 적은 사람이 되겠죠? 그러한 사람을 보니 유동성이 적어질수록 연체를 경험한 사람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끝에서 또 한 가지 본 것은, 우리나라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모든 사람이 신용카드를 쓴다는 것입니다. 신용카드에는 현금서비스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건 물건을 살 때 결제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현금이 필요할 때 atm에서 일정한 한도 내에서 현금을 뽑을 수 있는 것이죠. 그걸 보니 High라고 되어있는, 유동성이 부족한 사람들이 이러한 현금서비스를 이용한 비율이 굉장히 높았습니다.
이 두 가지를 근거로 제가 위에서 말씀드린 비율지표가 어떠한 사람의 유동성을 측정하는 데 꽤나 유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논문Ⅰ: Song(2019)]
다음으로 신용접근성을 가지고도 가구를 나눴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이 신용접근성을 측정하는 것은 일단 신용등급입니다. 신용등급의 경우 경험한 분들도 있으실 것 같은데, 신용등급이 좋으면 은행에서 쉽게 돈을 빌릴 수 있는 반면, 일정 등급 이하로 내려가면 은행에서 돈을 빌려주지 않으므로 어떠한 개개인의 신용접근성을 측정하는 아주 중요한 변수 중 하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업권을 사용했습니다. 여기서 생각해볼 것은 "사람들이 왜 비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빌릴까?"라는 것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담보물건의 질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서울에 있는 아파트의 경우 담보물건의 질이 굉장히 양호하겠죠? 왜냐하면 가격도 안정적이고,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가격이 별로 떨어진 적이 없기 때문에 굉장히 안정적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 서울의 아파트 이외에도 담보로 할 수 있는 물건이 굉장히 많은데 그 담보물건의 질이 좋지 않은 경우 은행에서 받아주지 않을 수도 있고, 받아준다고 해도 대출받고싶은 만큼 대출량을 충족시켜주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저축은행으로 가는 것이죠. 이건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담보물건의 질 때문에 그 사람이 신용접근성이 그다지 좋지 않고, 그렇기 때문에 업권 자체가 신용접근성을 측정하는 매우 중요한 변수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못하는 사람들의 주요 특징 중 하나가 과거에 연체 경험이 있다거나 신용상태가 매우 나쁜 상태, 앞에서 말씀드린 신용등급과 매우 유사한 이야기입니다. 그럴 경우 대출을 거절당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죠.

이 둘을 신용접근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했고, 다음으로 앞에서 부채 정도를 가지고 나눠봤다고 설명을 드렸습니다. 이건 소득 대비 부채 수준, 즉 연간 3,000만 원을 버는데 주택담보대출이 1억 원이 있다면 1억/3,000만과 같은 식으로 계산한 것입니다.

[논문Ⅰ: Song(2019)]
다시 돌아가 생각해보면 "이자상환액이 줄어서 소비를 얼마나 늘릴 것인가?"의 문제는 유동성의 측면에서 볼 때 유동성이 부족한 사람들이 당연히 늘리겠죠? 그 이유는 이미 유동성이 많은 사람의 경우 이자상환액이 줄어봤자 이미 유동성이 있는 상태에서도 소비 여력이 부족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게 늘어난다고 해서 못하던 소비를 할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이죠. 반면에 유동성이 낮았던 사람들의 경우, 현재 굉장히 빡빡하게 생활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때 그 상황에서 소득이 조금이라도 늘어나면 그것을 소비로 사용하려고 하는 것이 되겠습니다.

[논문Ⅰ: Song(2019)]
제가 앞에서 말씀드린 것을 이용해서 한계소비성향이란 것을 회귀분석, 통계툴 등을 통해 분석했고, 주요 결과만 간략하게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일단 우리나라에서 금리 하락에 의한 이자상환액 감소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차입자의 소비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이건 통계적으로 의미가 있었다는 이야기죠. 이는 우리나라에서 차입자 현금흐름경로가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겠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금리 하락이 차입자 소비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는 소득, 유동성, 접근성, 부채 수준에 따라 매우 상이했습니다. 유동성 측면을 보면 유동성이 풍부한 차입자의 경우에 한계소비성향은 0.343이었습니다. 0.343의 의미는, 예를 들어 연간으로 봤을 때 금리가 떨어져서 100만 원의 이자상환액이 과거 대비 줄었으면 그중에 34만 원을 소비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마찬가지로 유동성이 부족한 차입자의 동 한계소비성향은 0.603이란 말은 100만 원이 줄었으면 그중에 60만 원을 소비한다는 말이므로 차이가 꽤 크죠?
다음으로 신용접근성도 유사한 결과를 보였습니다. 신용접근성이 양호한 차입자 같은 경우, 예를 들어 평소에 자신이 소비가 필요한 상황일 때 언제든지 은행에서 돈을 빌려 소비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이죠. 반대로 신용접근성이 낮은 사람들의 경우는 소비를 하고 싶어도 돈을 빌리기 어려워 소비를 못하던 상황이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자상환액이 줄어 가처분소득액이 증가하면 한계소비성향이 더 높게 나타났다는 것이죠.
부채 수준은 결과가 조금 재미있었습니다. 부채 수준이 높은 차입자 같은 경우에는 이자상환액 감소가 소비보다 원금상환에 더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말은 부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하나는 늘어난 가처분소득액을 소비하는 것이고, 하나는 그것을 모아 원금을 상환하는 데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채가 높고 낮음에 따라 선택이 다를 수 있는데, 부채 수준이 높은 사람들의 경우 현재 부채를 너무 많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부채 수준 자체가 너무 부담되는 것이죠. 이런 사람들의 경우는 이자상환액이 줄어든 것을 소비하는 것보다는 그것들을 모아서 부채를 빨리 갚아보자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이게 무엇을 의미할까요? 유동성 및 신용접근성이 낮아 소비에 제약을 받고 있더라도 그 사람이 부채를 너무 많이 가지고 있다면 소비보다 디레버리징, 디레버리징이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부채 수준을 낮추는 일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이 논문이 무엇을 의미하냐? 통화정책이 바뀌면 그 효과의 크기를 가늠해봐야 하는데, 그 효과의 크기가 어느 정도 될 것인가는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사람들의 특성에 굉장히 의존한다는 것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유동성이 풍부하다면 그 사람들은 반응이 크지 않을 것이고, 만약 유동성이 부족한 사람들이라면 반응을 할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또 한 가지 주효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채를 너무 많이 내준 상황이라면 그 사람들은 부채를 갚으려고 하기 때문에 통화정책의 파급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로가 함의를 가진다고 한다면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논문Ⅱ: Cloyne et al. (2020)]
두 번째 논문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첫 번째 논문은 제가 쓴 논문이었는데, 두 번째와 세 번째 논문은 굉장히 유명한 저널에 실렸던 페이퍼이고 또 굉장히 유명한 학자들이 쓴 페이퍼입니다.

두 번째 논문의 경우, 제가 앞에서 쓴 논문은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사람들만 가지고 분석한 논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논문의 경우는 그들뿐만 아니라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분석했고, 전체 가구를 세 가지 특성으로 나눴습니다. 첫 번째는 부채 없이 주택을 보유한 가구, 다음으로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가구 있을 수 있습니다. 주택담보대출은 일단 주택이 있어야 하니 이 두 그룹은 주택이 있는 것이죠? 주택이 있으면서 대출을 가지고 있는지의 차이입니다. 세 번째는 세입자 가구입니다. 집이 없기 때문에 rent로 살고 있는 가구를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이 사람이 생각한 것은 "세 그룹의 통화정책에 대한 반응이 다를 것이다"라는 것이고, 다르다면 왜 다른 것인지 그 이유를 다룬 논문이 되겠습니다. 우리가 앞에서 배운 그런 시프트를 가지고 한 번 생각해보죠. 이렇게 세 그룹으로 나눈다고 했을 때 통화정책에 대한 반응이 왜 다를까요?
첫 번째는 기간 간 대체효과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기간 간 대체효과란 금리가 떨어지면 현재소비에 대한 기회비용이 줄어들기 때문에 현재소비를 늘리려는 성향입니다. 이건 주택이나 부채가 있든 없든 모든 그룹에 동일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이죠.
부의 효과 같은 경우 통화정책으로 인해 자산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일단 주택을 보유한 가구가 영향을 받겠죠? 저 세 그룹 중에는 세입자 가구를 제외한 나머지 두 가구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다음으로 현금흐름 경로 같은 경우, 부채 없이 주택을 보유한 가구는 부채가 없기 때문에 이자상환액의 변화가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 경로는 주택담보대출을 보유한 가구에만 적용되는 경로가 되겠습니다.
네 번째는 소득 변화에 따른 소비 변화입니다. 아까 제가 앞에서도 말씀드린 것처럼 기준금리가 하락하면 기업이 투자를 늘리게 되고 사람들도 많이 고용하게 될 것입니다. 그럼으로써 개인들에게는 소득이 증가하는 영향이 발생하는데, 이러한 변화가 어떻게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초점을 맞췄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소득 변화가 소비로 이어지는 것을 한계소비성향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이 한계소비성향은 세 그룹이 굉장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죠. 따라서 여기에 초점을 맞춘 논문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논문Ⅱ: Cloyne et al. (2020)]
그래프를 보시면, 일단 이 논문은 미국과 영국의 데이터를 사용했고 첫 번째가 Mortgage를 가지고 있는 사람, 두 번째가 모기지 없이 대출을 가지고 있는 사람, 그리고 세입자로 구분했습니다. 가장 왼쪽의 그래프의 경우 "통화정책을 쓸 때 비내구재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입니다. X축의 경우 통화정책이 수행된 뒤 시간의 흐름을 의미하고, Y축은 소비의 반응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결과를 보면 주택담보대출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굉장히 반응을 더 하는 것으로, 주택담보대출이 없이 주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혹은 renters의 경우는 주택담보대출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보다 훨씬 반응이 적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논문Ⅱ: Cloyne et al. (2020)]
다음도 역시 똑같은 그림인데, 이건 내구재에 대해서 본 것입니다. 내구재의 경우 비내구재보다 훨씬 효과가 강렬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즉,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소비가 쭉 증가하는 것이죠. 그렇지만 내구재 역시 세입자의 반응은 크게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논문Ⅱ: Cloyne et al. (2020)]
다음 그림을 보시면 똑같이 내구재에 대한 그림인데, 학자들이 'Same Age'라며 동일 연령대로 구분했습니다. 이런 식의 논리를 가지고 논문을 많이 진행하는데, 이 논리는 어떤 것이냐? 이 논문에서는 그룹을 세 가지로 나눴는데, 세 가지 그룹이 '주택을 소유하면서 부채가 없는 그룹' ' 주택을 소유하면서 부채도 있는 그룹' '세입자'였습니다. 그렇지만 이것 외에도 굉장히 다른 특성들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앞에서 보인 소비의 반응이 부채, 주택으로 인한 현상이 아니라 다른 특성에 의해 나타난 현상일 수도 있는 것이죠. 그래서 경제학자들은 "내가 앞에서 나눈 특성에 의해서만 이러한 결론이 나온다"라고 자신의 주장을 강화할 필요가 있고, 그 방법 중 하나가 동일 연령을 보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만약 이것을 하지 않았다면 이러한 반론을 할 수 있겠죠? "그러한 현상은 주택 소유 여부 때문이 아니다. 주택을 소유하거나 세입을 하는 것은 연령에 따라 차이가 엄청 크기 때문에, 그 결과는 연령대의 차이로 인한 것일 수 있다"라는 비판이 나올 수 있고, 그러한 비판을 불식시키고자 한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보시면 각각의 그룹이 Middle-aged로 연령이 고정되었습니다. 그러고 난 뒤 분석을 해보니 주택담보대출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좀 더 반응을 많이 하는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현상이 연령에 따른 소비 문제는 아니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이죠.

[논문Ⅱ: Cloyne et al. (2020)]
다음 장에서 이 사람들이 "지금까지 우리가 주장한 것은 주택담보대출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반응을 했다는 것인데, 그게 왜 그럴까?"라는 것을 찾아본 것입니다. 찾아보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앞에서 제 논문에서 말씀드렸던 유동성 제약 때문이라고 나와있는데, 재미있는 것이 하나 등장합니다. Wealthy, 즉 부유한 Hand-To-Mouth라는 것이 등장합니다. 아래 각주에 제가 네모로 표시를 해뒀는데, Wealthy Hand-To-Mouth의 정의는 첫 번째, 일단 비유동자산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단순하게 이 사람들은 Mortgage, 즉 주택을 가지고 있으니 비유동자산을 가지고 있는 것이죠.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들의 월평균 유동자산이 자신의 노동소득의 절반보다 작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말은 무엇이냐? 월급날에 통장에 월급이 들어와서 그걸 한 달 동안 쓰고, 다음 월급이 들어올 때쯤에는 잔고가 거의 0이 된다는 것이죠. 이런 사람은 어떤 사람이냐? 자신이 지금 추가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유동적인 금액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을 Hand-To-Mouth라고 정의한 것이고, 앞에 Wealthy가 붙는 것은 그런 사람임에도 굉장히 고가의 주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Wealthy Hand-To-Mouth라는 명칭을 붙였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논문Ⅱ: Cloyne et al. (2020)]
결과를 보니 주택담보대출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중에는 Hand-To-Mouth와 같은 소비행태를 가진 사람들이 40% 이상 포진하고 있다는 것이죠. 이를 통해 주장하는 것은,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이 통화정책에 더 많이 반응하는 이유는 Hand-To-Mouth의 소비 경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②번을 보시면 통화정책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현금흐름 경로 같은 것보다는 가구 간 한계소비성향 이질성 경로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사람들이 현금흐름 경로, 소득, 기간 간 대체효과 등 역시 언급은 했고, 이 경로들이 앞에서 본 한계소비성향의 이질성의 경로보다는 약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넘어가겠습니다.

[논문Ⅲ: Boris and Hofmann(2017)]
오늘의 마지막 논문입니다. 이 논문은 제가 앞에서 말씀드린 것 중에서 "시계에 따라 통화정책의 효과가 다를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하는 논문입니다. 제목을 볼까요? 이 논문은 제목만 봐도 내용을 알 수 있습니다. 의역하자면 "'통화정책이 언제 덜 효과적인가?'라는 것은 금리가 지속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덜 효과적이다"라는 것인데, 이게 맞는지 틀린 지 제시하고자 의문문을 사용했는데, 이 말이 맞다고 논문 내에서 지속적으로 주장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로 현황을 보면, 지금 우리는 굉장히 지속적인 저금리 기조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데이터에 의하면 이러한 지속적인 저금리 기조의 시대는 항상 위기 이후에 나타나는 현상이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빨간색 동그라미로 표시한 시기를 보면 우선 첫 번째로 대공황 때죠? 대공황 때 호주, 독일 등 네 나라의 금리들이 거의 밑바닥을 치는, 그리고 그게 장기간 이어지는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작은 동그라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인데, 그러한 현상이 또 발생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이 사람들의 주장은 "이러한 지속적인 저금리 기조는 통상적으로 위기 이후에 나타나는 현상이고, 그러므로 위기 이후의 경제상황과 결부해서 통화정책의 효과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라고 하는 것이죠.

[논문Ⅲ: Boris and Hofmann(2017)]
논문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 통화정책의 파급효과가 약해질 수 있는데, 그것은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이다"라고 주장하며 두 가지 이유를 댑니다. 첫 번째 이유는 경제상황에 따른 역풍입니다. 이건 중앙은행에서 기준금리를 변경해서, 예를 들어 위기 이후에는 아무래도 기준금리를 낮춰서 경기를 부양하려고 해도 이미 경제가 너무 나빠진 상황이므로 바람이 반대로 부는 것이죠. 그래서 통화정책이 쉽게 먹히지 않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a)부터 보시면 보통 금융위기, 경제위기 전에는 부채가 많아지고 자산가격이 많아지는 특성이 있고, 이후 위기가 오면 소득감소, 자산가격의 하락이 엄청나게 나타나는 것이죠. 그렇다면 중앙은행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금리를 확 떨어뜨리는 것이죠. 그런데 금리를 떨어뜨린다고 소비가 증가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늘어난 부채를 축소해야 하고, 미래의 불확실성이 워낙 큰 상황이므로 저축을 늘리게 됨으로써 오히려 총수요는 기대만큼 늘어나는 게 아니라 감소하는 경우도 생기는 것이죠. 이러한 이유로 통화정책이 잘 먹히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b)를 보면 경제위기가 오는 것까지는 같습니다. 그리고 경제위기가 오면 통상적으로 대출의 건전성이 나빠지고 연체가 발생하기 때문에 은행의 건전성이 나빠지죠. 그 결과 은행의 대출여력이 감소하게 되고, 그에 따라 신용공급이 감소하고 총수요가 감소하게 되는 경로입니다.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면 금리를 아무리 낮춰도 소비를 증진시키기는 쉽지 않게 되는 것이죠.

c)는 앞에서 간단하게 말씀드렸는데,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위기가 발생해서 버블이 터지고 나니 위험에 대해 시장이 겁을 먹는 것이죠. 그래서 리스크에 대한 선호가 감소하게 됩니다.

d)는 조금 색다른 이야기입니다. '좀비기업 증가에 따른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 말이 조금 어렵기도 한데, 이 말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 좀비기업이 증가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좀비기업이란 금리가 높았던 시기에서는 당연히 망해야 하는 기업인데, 금리가 너무 낮아서 여전히 살아 움직이고 있는 기업이라는 뜻입니다. 이러한 좀비기업들이 많으면 어떤 상황이 발생할까요? 사실 좀비기업들이 망해야 거기에 있는 사람들이 생산성이 높은 기업으로 이동할 수 있고, 거기에 쓰이던 자본들이 이미 생산성이 높은, 고용을 많이 하고 있는 쪽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그게 이루어지지 못한다는 것이죠. 즉, 자원 배분 및 이동이 제약되게 됩니다. 그래서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입니다. 이럼으로 인해 고용, 투자, 생산성이 하락하는 결과가 생기게 되겠습니다.

이러한 상황들 때문에 저금리 기조에서, 저금리 기조 이전에는 항상 위기가 있었고 이러한 상황과 이유들 때문에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경우 통화정책의 효과가 낮아질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논문Ⅲ: Boris and Hofmann(2017)]
두 번째는 '금리 수준에 따른 통화정책의 비선형성'입니다. 이것도 말이 조금 어렵죠? 단순하게 말하자면 이런 것입니다. "정책금리가 5%인 상황에서 금리가 떨어지는 것과, 정책금리가 1%인 상황에서 금리가 떨어지는 것의 효과가 과연 같을 것인가?"라는 것이죠. 만약 이게 선형이라면 그냥 똑같이 25bp씩 떨어진 것이므로 동일한 효과가 발생할 텐데, 여기서 주장하는 바로는 효과가 다르다는 것이죠. 그 주장에는 두 가지 증거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저금리 기조에서 금리를 내리면 이자소득이 감소하게 되고, 이자소득이 감소하게 되면 사람들이 근로소득을 가지고 은퇴 이후를 계속 준비하는데 아무리 저축을 하더라도 이자가 많이 붙지 않으니 더 많이 저축을 하게 된다는 것이죠. 이러한 성향이 강해지면 이자율이 떨어지더라도 소비가 많이 늘지 않겠죠? 그러한 경로를 말하는 것입니다.

b) 같은 경우는 저금리 기조에서 또 금리를 인하했을 때 어떠한 경제주체들의 경우는 "지금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이 정말 좋지 않은가 보다"라고 생각하게 된다는 것이죠. 이건 어느 나라에서든 마찬가지이고, 이처럼 한 경제의 상황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고, 오히려 금리하락이 경기부양에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이유로 금리 수준에 따라 통화정책의 효과가 다를 수 있고, 특히 저금리 기조에서는 더욱 다를 것이라는 게 이 사람들의 주장입니다.

[논문Ⅲ: Boris and Hofmann(2017)]
이에 대해 이 사람들이 실증적인 근거를 대는데, 31개 국가의 1995년부터 2015년까지의 자료를 이용했습니다. 왼쪽만 보겠습니다. 왼쪽이 금리 수준에 따라 소비가 어떻게 변하는지 나타내는 것인데, All 부분은 전체 데이터를 본 것입니다. 그리고 Rate가 2, 3, 4, 5보다 크다는 것으로 분류를 해서 소비의 반응을 보았습니다. 보시면 선형이 아니라 금리가 5%가 넘었을 때 효과가 젤 컸죠. 그리고 금리가 낮아질수록 효과는 떨어지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실증증거를 통해 확실히 비선형성이 존재하는 것 같고, 그렇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이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상황에 따라, 금리 수준에 따라 통화정책의 효과는 굉장히 다를 수 있다는 것이 되겠습니다.

[요약 - 다시 보는 언론보도]
이제 마지막 장입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제가 앞에서도 다시 한번 돌아오겠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기사를 다시 한번 보도록 하죠. "고령화 대비 저축 통화정책 경로 약화"를 보시면 제가 앞에서 말씀드린 내용을 떠올렸을 때 아마 "그럴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드실 것 같습니다. 지금은 우리가 굉장히 저금리 시대에 살고 있고, 은퇴 이후를 위한 저축이 증가해야 하는 상황인데 금리마저 낮은 것이죠. 이러한 상황이 되면 중앙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쓰더라도 소비효과는 감소할 수 있게 된다는 맥락에서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다음으로 '통화정책을 통해서 소비를 진작'이라는 말도 아까 강조 드린 부분입니다. 기사에서 이런 것을 보시면 제가 말씀드린 금리경로, 부의 효과, 은행경로, 대차대조표, 기대경로, 위험선호경로 등을 통해 통화정책이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떠올리시면 되겠습니다.

다음으로 '미래를 걱정'이란 키워드 역시 고령화라는 이슈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또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불확실성 확대 등의 이슈 때문에 미래를 걱정하게 되면 통화정책의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아래에 '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지만 이를 대비하기 위해 저축하는 시간은 상대적으로 짧은 것이 완화적 통화정책에도 소비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꼽았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건 아까 제가 말씀드리지 않은 부분인데, 여기서 생각하셔야 할 것은 통화정책의 효과가 꼭 제가 말씀드린 요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전체 경제구조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죠. 이는 경제의 특성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남자는 군대를 가야 한다거나, 대학진학률이 굉장히 높은 것 등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돈을 버는 연령이 계속 늦어지고 있고, 그런 것들 때문에 완화적 통화정책의 효과가 작다는 것은 금융 사이드를 떠나서 우리나라의 전반적인 특성으로 인한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다음으로 '저축이 누적되어 있다면 정상적으로 소비를 할 수 있지만'이란 키워드에서도 바로 앞장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금리 기조와 고금리 시대와의 비교를 떠올릴 수 있습니다. 저금리 기조 하에서는 저축을 하더라도 이자소득이 많지 않아 저축에 더욱 적극적이게 되는 경로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오늘 제 강의를 통해서 앞으로 언론에서 접하실 통화정책이나 한국은행에서 발표하는 통화정책에 대한 이해가 좀 더 잘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이상입니다.

내용

ㅁ 제818회 한은금요강좌

   ㅇ 일시 : 2020. 6. 12

   ㅇ 주제 : 통화정책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

   ㅇ 강사 :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송상윤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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